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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를 낳기 전에 정말 궁금한 것 중 하나가 '모유 수유'에 관한 것이었어요. 큰아이를 18개월 동안 완모하긴 했지만 모유 수유가 수월해지기까지 정말 힘든 일이 많았었거든요. 출산 후 얼마 되지 않아 젖몸살이 시작됐고 유선이 막히고 염증이 생겨서 유선염 세 번이나 걸리기도 했으며 그 중 한 번은 입원까지 할 정도로 심했으니까 말예요.


모르는 사람들은 '까짓 젖몸살 정도야!' 할 수도 있지만 가슴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부풀어 오르고, 믿지 못할 정도로 딱딱해지고, 눈물이 줄줄 흐를 정도로 아픈 것이 젖몸살이랍니다. 돈 아깝게 비싼 가슴 마사지도 많이 받았고 제대로 된 전문가를 찾아 올바른 정보를 듣기 전까진 진짜 힘든 일이 많았었어요.


그 고생을 두 번 다시는 하기 싫어서, 둘째 때는 순조롭게 모유 수유를 할 수 있을지 궁금했었는데, 주위에 속시원한 답을 해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저와 비슷한 궁금증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시죠? 그래서 제가 직접 경험해 본 결과(비록 아직 한 달도 안 됐지만)를 말씀드리자면 첫째 아이 때 모유 수유에 성공하셨다면(혼합 수유 포함) 둘째 아이는 훨씬 쉬워요! 만세!!!!




출산 후 초유가 나오는 시기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자연 분만이나 제왕절개 수술이나 비슷한 것 같아요.보통 아이 낳고 이틀 후부터 가슴이 부풀고 딱딱해지기 시작하고, 삼일 후 정도부터 초유가 나오기 시작해요. 이 때 중요한 것이 유선 뚫기거든요? 이것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유선이(모유가 나오는 구멍)이 5~7개 정도 되는데 모유가 이 구멍을 통해 잘 배출이 되도록 하는 것이 성공적인 모유 수유의 시작이에요.


당연히 초산일 경우가 경험이 없으니 이 과정에서 애를 먹게 돼 있죠. 갓 태어난 아기도 젖 빠는 요령이 없고, 엄마도 처음이라 하나부터 열 가지가 어색하니 꽤 오랜 시간 끙끙댄 후에야 익숙해져요. 젖 먹이는 자세부터 서툴고 가슴은 예민해서 수유 시간이 조금만 길어도 유두가 헐고 탈이나고, 심하면 피도 나고......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으면 산후 우울감도 더 커지고...... .  


저는 초산부들에게 모유 수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엄마와 아기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혼자서 끙끙대지말고 분유의 도움을 좀 받으라고(전문가의 의견과 정반대죠? 경험해 보니 이론은 그저 이론일 뿐이더라고요.) 말씀드리고 싶어요. 모유 수유에 익숙해지면 준비물 많고 귀찮은 분유 수유 보다 훨씬 더 홀가분하고 쉬운데, 초반에 너무 힘을 빼다 보면 진이 빠져서 모유 수유에 실패하게 되거든요. 


특히 산후조리원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조리원비에 분윳값도 포함이 돼 있으니 몸조리하면서 (직접 수유도 물론 해야 되지만) 하루에 몇 번은 간호사에게 분유를 먹여 달라고 부탁하라는 말씀이에요.


그러면서 자신은 유축기와 손으로 유축을 해 가면서 가슴을 모유 수유에 익숙해지게끔 만들고, 아기는 효과적으로 빠는 연습을 한 후 다시금 직접 수유를 해도 되지요. 신생아(생후 30일 이내) 때에는 하루에 몇 번 젖병으로 먹인다고 해서 유두 혼동이 오거나 직접 수유를 거부하는 일은 없습니다. 직접 수유로 아기에게 엄마 젖을 빠는 경험도 매일 갖게 해 줄거니까요.




이제 제 경험을 살린, 둘째 모유 수유에 대해 말씀을 드릴게요. 저도 출산 후 만 이틀 후부터 가슴이 불기 시작했어요. 초유가 나오지는 않으면서 속에서는 계속계속 만들어지는지 (꽥 소리나게는 아니지만)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경산부지만 큰아이 젖을 뗀지 1년 정도가 되어서 그런지 유선이 쉽게 뚫리지는 않고 손으로 유축을 하려고 해도 맘처럼 잘 되지 않았답니다.


슬슬 불길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러다 또, 젖몸살? 유선염?? 끔찍했지요. 유축기 보다 손으로 젖을 짜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가슴 손상도 적기 때문에, 출산 후 만 삼일 째 되는 날부터 손으로 딱딱해진 가슴을 살살 달래가며 짜는데 초유가 방울방울 떨어져 10ml가 겨우 나왔어요. 유선이 뚫리지 않아서 10ml를 짜는데도 참 오래 걸렸답니다. 이 때 저를 도와 줄 가장 중요한 그 분!! 바로 아기 님!!! 유축기 보다, 손 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유선을 뚫어 줄 바로 그 분!!


그러나 2.77kg으로 태어나 곧 2.5kg이 되어 버리신 아기 님은 너무 작아 힘이 없기에 젖을 몇 번 빨다가 지쳐서 이내 잠들어 버리기 일쑤. 아기가 3kg 정도가 될 때까지는 조금 기다려 줘야 했어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신생아실에 달려 있는 수유실을 들락달락했지만 아기는 콜콜 잠만 잤답니다. 어쩌지, 어쩌지?? 고민하며 힘들게 손으로 유축기로 간신이 유축을 하다보니 어느새 퇴원날.


다행히 제가 가기로 한 산후조리원에서는 가슴 마사지를 1회 무료로 해 주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좀 받으면 낫겠지 싶어 가슴 마사지사를 기다렸어요. 서비스로 해 주는 마사지는 삼십 분만 (돈을 지불하면 한 시간) 해 주는 거라 그 시간에 맞게 뭉친 가슴을 풀어주고 손으로 젖을 짜서 젖병에 담아 주는데요, 럴쑤럴쑤 이럴쑤!!! 시간이 짧아서 완전하게 유축을 하지 않았음에도 출산한지 5일 만에 약 120ml의 초유가 나왔어요. (아기가 한 번에 먹는 양은 40ml거든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유선을 뚫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진짜 편하게 손으로 유축기로 젖을 짤 수 있었어요. 아기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는 하루에 두 세번만 젖을 물리고 (직접 수유를 하더라도 금방 곯아떨어지니 깨워서 젖병으로 또 먹였어요.) 대부분 젖병에 담아 젖병으로 먹였어요. 아기가 더 자랄 때까지 기다려 주자는 것이 제 생각이었고, 매일 직접 수유도 하면서 아기에게 젖 먹는 연습도 병행하게 하면, 아기는 딱딱하고 정감없는 젖병 대신 부드럽고 따뜻한 엄마의 가슴을 더 좋아하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제 생각대로 후조리원을 졸업해서 집으로 돌아 온 후 아기는 직접 수유로만 젖을 잘 먹습니다. 가슴도 하나도 뭉치지 않았고 전혀 아프지 않아요. 지금대로라면 둘째 아이도 완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으로 돌아 온 후, 둘째 아이가 태어난 것을, 또 큰아이가 오빠가 된 것을 축하하는 조촐한 파티를 열었어요. 초는 오빠가 된 다솔이가 껐고 케이크는 둘째 아이 다인이에게 맞게 귀여운 것으로 골랐어요. 모유 수유가 원활하게 되니 산후 우울감도 없고 아이 보기도 한결 쉽습니다. 걱정 마세요. 첫 아이 때 수유에 성공하셨다면(혼합 수유 포함) 둘째 아이 때도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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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유 수유를 고집한 진짜 이유 http://hotsuda.com/661
모유량 늘리는 방법 http://hotsuda.com/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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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수술 4일째가 됐어요.
정말 이렇게 아플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아프더니, 시간이 지나니까 괜찮아지네요.
이제는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 걸어 다니고
수유실에도 자주 가서 다인이를 만나 (아직 젖이 잘 나오지 않아서) 이야기도 하고 온답니다.


다인이는 양쪽 발에 이름표를 차고 있는데,
'누구누구의 아기'라고 붙여진 이름표에 어쩐지 책임감과 뭉클함이 느껴져요.
생후 4일 된 다인이를 안을 때면 저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그 조그마한 생명체가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해요.
이렇게 예쁘고 순수한 아기가 정말 제 뱃속에 들어 있었을까 하는 감탄과 뿌듯함......
이래서 아기를 낳는 것이겠죠.



수술 4일째 되는 날부터 가슴이 묵직해지면서 젖이 도는 느낌이 나기에
모자동실을 신청해서 다인이를 데려 와 수유 연습을 했어요.
큰아이 다솔이는 병원에 있는 동안에는 절대 젖을 못 빨았었는데,
다인이는 딸이라 빠는 힘은 좀 약한 듯 했지만 그래도 다솔이 보다는 오물오물 잘 빨더라고요.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더 작은 다인이의 모습.
보고만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답니다.



우리 다인이는 쌍꺼플도 있어요!!!
히힛~ 저를 닮아 속쌍꺼플이지만 그래도 좋아요.


다솔이와 다인이는 얼굴 생김새는 거의 똑같이 생겼는데,
성별이 달라서 그런지 몇 가지 차이가 있어요.
다솔이는 완벽한 앞뒤짱구, 곱슬머리에 쌍꺼플이 없고 골격이 매우 컸는데 비해
다인이는 짱구 이마가 조금 덜하고, 이마도 조금 덜 넓고, 직모에 팔다리가 정말 가늘어요.
제가 뼈마디가 가는 편인데 다인이가 절 닮았나 봐요.




너무 아픈 얘기만 써서 분만 앞두신 분들이 두려워 하실까봐 좋은 얘기만 쓰려고 했으나
사실대로 후기를 남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제 또 무서운 얘기를 좀 할게요.
수술 4일째부터는 제왕절개 수술의 아픔은 서서히 사라지는 반면,
젖몸살과의 전쟁이 시작돼요. 산 넘어 또 산이죠.


아침부터 가슴이 묵직해지기 시작하더니,
아직 유선은 덜 뚫렸고 아기는 잘 못 빨고, 아기가 먹는 양은 적은데
젖은 계속 계속 만들어져서
가슴이 럭비공처럼 커지고 부어서 너무너무 아파요.
그나마 저는 첫째 때 모유 수유에 성공했던 둘째 엄마라서 조금만 신경써 주면 금방 좋아지는데
첫 아이를 분만한 엄마들이 젖몸살은 더 심할 것 같아요.


밤에 젖몸살이 심해서 마사지를 하러 몇 번 잠에서 깰 정도로 아픈데,
마사지로 뭉친 곳을 풀고 아기에게 물리고, 유축을 해야 돼요.


아, 그리고 수술 부위가 당겨서 웃거나 기침을 하면 너무너무 아픈데
이 날 무한도전 짝꿍 1편을 남편이 다운 받아서 보여 주는데,
어찌나 웃긴지 박명수 때문에 배가 아파서 혼났어요.


식단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
산모 식단은 아침, 점심, 저녁 식사에 간식 두 번.
총 다섯끼가 나온답니다.




아침 식사,




점심 식사,




점심 후 간식




저녁 식사(분당차여성병원에서는 퇴원하기 전날 저녁에 보양식으로 녹두 삼계탕을 줘요.)
아직 입맛이 덜 돌아 와서 다리와 날개 밖에 못 먹었어요.
입맛이 없는 상황인데, 식사량이 너무 많고 아직은 수유도 하지 않으면서 꼬박꼬박 다섯끼를 받는 것이 민망해서
남편이랑 밥을 나눠 먹고 있었는데요,
하필이면 일하러 갔던 남편이 늦게 돌아오는 날에 삼계탕이 나와 버렸네요.
먹기는 싫었지만 정말 아까웠어요.




야식으로 나온 죽.
 
 
 
 
분만 후에 또하나의 골칫거리가 화장실 가기잖아요?
화장실 가는 것이 두려워서 푸룬이랑 요구르트를 양껏 먹고 있어요.
자연분만하신 분들은 회음부가 아프니까 변비약을 처방해 주시는 것 같았고
제왕절개 한 산모에겐 자연스러운 방법을 권하고 있었어요.
 
 
수술 4일 째, 퇴원 하루 전
몸은 아주 많이 좋아졌고, 젖몸살이 시작됐으며, 기침과 웃음과 화장실 가기가 두려운 상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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