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는 네 번째(벌써!!!) 결혼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리솜 포레스트로 여행을 떠났어요. 벌써 결혼한지도 꽤 오래 되었네요. 부부로 사는 동안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가장 가까운 사이이지만 항상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첫 번째, 두 번째 결혼 기념일은 대학 강사로 일하던 중국에서, 세 번째 결혼 기념일은 다솔이를 낳느라 병원에서 보냈기에 제대로 분위기를 잡을 기회가 없었는데요, 그래서 이번 결혼 기념일에는 둘이서 조금 더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 보기로 했답니다.
낮동안 다솔 군과 신나게 놀아 주어서 다솔이는 일찍 잠들었고요, 저희가 머물렀던 리솜 포레스트 28평형에는 방이 두 개 있어서 잠든 다솔이는 옆방에 콜콜콜 재워 두었어요. 저희는 부부만의 특별한 시간을 조금 갖고 리솜 포레스트의 밤 풍경을 즐기기로 가지기로 했지요.
저희 부부가 같이 의논해서 계획한 결혼 기념일 이벤트는 '결혼식 사진을 다시 보는 것'과 '나, 남편(아내), 그리고 아이들에게 엽서를 써서 1년 뒤에 받아 보는 것'이었어요.
리솜 포레스트에는 느림 우체통이 있어서 방에 준비 돼 있는 엽서에 사연과 주소를 적으면, 봉투에 넣어 1년 뒤에 배달해 주는 특별한 배달 서비스가 있거든요.
저와 남편은 각자 1년 후의 자신에게 보내는 '미래 일기'를 쓰고,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고, 또 다솔이와 곧 있으면 태어날 작은아이에게도 편지를 썼어요. 1년 뒤에 받아 보면 정말 뭉클할 것 같아요.
엽서를 다 쓴 후에는 비장의 무기 니콘 쿨픽스 S1200pj를 활용해서 더욱 근사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니콘 쿨픽스 S1200pj에는 프로젝터 기능이 있잖아요? 실내 조명이 밝아도 무리없이 사진과 동영상을 마음껏 볼 수가 있는데요, 벽, 바닥, 천장 어디든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 정말 놀랍죠?
위치를 지정한 후에 완벽하게 세팅을 하고,
짜잔~~ 드디어 남편과 함께 미리 준비해 간 결혼식 사진을 한 장, 한 장 봤답니다. 2007년 9월의 저는 참 예뻤네요. 흑~ 어렸고요, 흑흑~ 날씬했던 것도 같아요......
그래도 결혼을 잘 해서 어디서든 자랑하고픈 듬직한 남편을 얻었고, 남편과 전부와 저의 일부를 닮은 귀한 다솔이도 낳았고, 조금 있음 제 모습을 더 많이 닮았을 거라도 확신하는 어여쁜(??!!) 딸아이도 낳게 될테니 예전보다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고 좋은 건 사실이지요!
자세를 바꿔 누워서도 보고(쿨픽스 1200pj를 아이폰, 아이패드와 연결하면 정말 다양한 것들을 프로젝트 기능을 활용해서 볼 수 있어요. 그것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 번 글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남편에게 결혼식때 참 재미있었다며, 또 한 번 웨딩 드레스를 입고 리마인드 웨딩을 하자고 졸랐답니다. 요즘 많이들 하잖아요. 둘째 출산 후에 완벽하게 다이어트를 해서 결혼 5주년에는 웨딩 드레스를 다시 입어 봐야겠어요. 한껏 로맨틱해진 기분으로 저희 부부는 밤 거리를 산책하러 나섰어요.
리솜 포레스트의 밤 풍경이에요. 곳곳에 조명이 켜져 있어서 밤이지만 포근하고 따뜻한 기분마저 드는데요,
바위 틈 곳곳에 버섯 모양의 예쁜 전등이 숨겨져 있는 덕분이랍니다. 전등이 따뜻한 불빛을 만들어 주어서 나무들이, 돌이, 별빛이 저희 부부의 결혼 기념일을 함께 축하해 주는 듯 느껴졌는데요,
밤 하늘이 정말 예쁘죠?
저희 집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별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듯 해요.
다솔이가 좋아하는 '반짝 반짝 작은 별' 노랫속 별들이 바로 저 하늘에 있노라며, 잠든 다솔이를 깨우고 싶을 만큼 둘이서만 보기엔 아까운 밤 하늘이었어요.
저희가 묵었던 방도 밤에 보니 또 다른 느낌이 들지요? 저는 부엌에 있었던 고급스러운 와인잔을 그냥 두기가 아쉬워서, 박하차를 진하게 우려 내 와인잔에 담아 분위기를 내 보았답니다.
임신 34주라 져지 원피스를 입으니, 꼭 배에 뭘 넣은 것 처럼 보이네요. 우리 둘째 '달이'도 리솜 포레스트의 밤풍경을 함께 즐긴 셈이에요.
엇! 보이시나요? 제 뒤에서 후광이!!
히힛, 조명을 이용해서 근사한 사진을 연출해 보기도 했고요,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저희 부부는 늦은 시각이라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연출 사진을 맘껏 찍어 보았어요. 배가 불룩나온 임신부의 모습으로, 민낯에, 원피스에 운동화를 신는 우스운 몰골을 하고서 한껏 폼을 잡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카메라 기능과 빛을 이용해서 하나의 사진 속에 다양한 포즈를 담아 보기도 했어요. 결혼 기념일 여행인데 뭘 한들 즐겁지 않겠어요?
다시 방으로 돌아가 다운 받아 온 영화까지 한 편 본 후에야 잠에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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