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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모래 위를 걷는 기분, 요즘 아이들이 그 기분을 느끼기는 쉽지가 않지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동네 놀이터에서 '두껍아, 두껍아' 노래를 부르며 모래집을 짓기도 하고, 자석에 철가루를 붙인다고 모래속을 휘휘 저으며 놀기도 했었는데, 요즘에는 모래를 찾아 보기가 무척 힘든 것 같아요.


놀이터는 대부분 폐타이어로 만들어 져서 폭신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어쩐지 삭막하고, 낮에는 너무 뜨거워져서 김까지 모락모락 나는 듯도 하더라고요. 모래가 동네 길고양이들의 화장실 역할을 해서 위생상 좋지 않아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예전이라고 뭐 달랐었나요? 다 그러면서 크는 거지.




저희 집 근처에 호기심 모래놀이터가 생겨서 다솔이와 놀러를 다녀 왔어요. 두 시간에 아이는 6천원, 어른은 5천원인데, 어른들의 입장료에는 아메리카노(뜨거운 것, 시원한 것 고를 수 있어요.) 커피가 포함 돼 있습니다. 샌드위치,쿠키 등 가벼운 간식거리와 어린이용 음료수, 아이스크림이 약간 비싼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있고요, 식사가 될 만한 음식들은 없어요.


잡지가 구비 돼 있어서 아이가 노는 동안 엄마들은 잡지를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그런데 실내가 별로 넓지 않고 새 건물이라서 그런지 처음에는 눈이 따갑더라고요, 조금 있으니까 익숙해져서 괜찮았는데 예민한 아이들이라면 눈물 찔끔 흘릴 수 있을 듯...... . 옆 동네에 있는 모래 놀이터의 사진을 봐도 그렇던데, 시설은 단순해요.




비교적 작은 크기의 모래 놀이터가 있고요, 모래밭 안에는 미끄럼틀이 하나, 미끄럼틀 위에는 자석판이 있어서 숫자와 글자를 붙이며 놀 수가 있어요.




또 모래 놀이터 옆 쪽에는 모래를 담아 소꿉놀이를 할 수 있도록 조그마한 부엌 놀이 세트가 있고,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라 만한 공룡들과 트럭, 자동차 장난감이 있었어요. 두 번째 가서 조금 익숙해진(첫 번째는 아빠랑) 다솔이가 조심조심 모래밭으로 들어가는 중입니다. 다솔이는 늘 적응이간이 필요해요.




모래 위에 발을 올리는데 성공! 모래 놀이터의 모래는 일반 모래가 아니라 치료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요. 인체에 무해하며 물이 없어도 조물조물 뭉치면 모양이 단순하게나마 만들어집니다. 아이들도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데, 모래의 부드러우면서도 깔깔한 촉감을 느끼고, 모래를 뿌리고, 장난감으로 퍼 나르는 일이 재미도 있겠지만 심리적으로 아이들을 안정시키는데 좋다고 해요.




모래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신발장, 나올 때 모래를 닦을 수건,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가 마련 돼 있어요.




엄마랑 같이 놀고 싶은데, 엄마가 들어가지는 않고 계속 사진을 찍으니 다솔 군이 짜증을 냅니다. 얼른 들어와, 얼른!!! 공룡으로 유리문을 콩콩 치면서 다그치는 다솔이. 모래 놀이터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저 혼자서는 안 놀려고 하더라고요. 키즈 카페에서는 잘도 뛰어다니며 놀더니만 모래 놀이터에선 내내 엄마를 부르는 다솔 군. 힝! 나도 좀 놀자고!!




그 옆에 또 부엌 놀이 세트가 있어서 모래 놀이가 지루해진 아이들이 소꿉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했어요. 사진으로 보여드리니까 꽤 넓은 듯 싶지만 사실 거기가 다 거기고요, 무척 좁고 2시간이 조금 길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보통 키즈카페에서는 2시간이 금세 지나가잖아요?




부엌 놀이와 이어지는 곳에 모래로 글씨를 쓰며 놀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 다솔이는 좀 어려서 아직은 그림의 떡이었어요. 아! 모래 놀이터에는 유치원생까지만 놀 수가 있고, 초등학생부터는 보호자 자격으로만 입장이 가능하다네요~ 그럼 초등학생에게도 커피를 주려나?




어른 입장료가 5천원인데 비해 음료가 아메리카노 밖에 없는 것은 좀 개선해야 될 사항 같았어요. 주스라도 있으면 더 좋았으련만, 저는 임신 중이라 커피를 자제해서 마셔야 되는데, 아메리카노는 좀 억울하잖아요? 한 잔을 고심해서 마셔야 되는데, 이왕에 마실 거 카페라떼나 카페모카로 마시면 좋을 텐데 말예요.



겁이 많은 다솔이는 미끄럼은 타지도 않았지만 모래놀이는 들락날락 거리면서도 꽤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어요. 외갓집에서 삽질을 배워와서 장난감 삽으로도 아주 수준급으로 모래를 푸고, 트럭으로도 재미있게 잘 놀고, 집에는 없는 각종 공룡도 잘 가지고 놀았답니다. 그래도 결코 혼자서 놀지는 않는...... .




그 옆에 낚시 놀이터도 있어요. 낚시 놀이는 처음 해 보는 것이라 처음엔 흥미가 없더니, 제가 몇 번 오징어랑 고래를 잡아 주니까 자기도 따라하더라고요. 




아이랑 놀아주시는 분이 진짜 친절했는데요, 다솔이도 많이 따라서 집으로 돌아오기 30분 전부터 급격하게 친해졌답니다. 진작에 이랬음 엄마가 홀로 잡지를 보며 놀 수가 있었을텐데, 아쉬웠어요. 다솔이는 성격이 신중해서 늘상 적응기간이 필요하니까 이해해주고 기다려 줘야 돼요. 점점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잡은 커다란 고래를 엄마에게 보여주려고 뛰어 오는 다솔이, 멋있다고 칭찬해 주자 다시금 낚시터로 돌아갔어요. 이제 모래 놀이터 카페에 완전히 적응을 한 것이지요.






다시 모래밭으로 들어가서 소꿉 놀이도 좀 하고,




조물조물 모래도 만지며 놀다가 시간이 다 되어 집으로 돌아 왔답니다.


모래 놀이터의 좋은 점은 아이들이 평소 만지기 힘든 모래로 놀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고요, 좋지 않은 점은 공간이 너무 협소하고, 비싸고, 놀 거리가 별로 없다는 것이었어요. 또 아이들은 맨발로 다니는 곳을 엄마들은 신발을 신고 다니니까 좀-- 비가 오면 바닥이 더 더러울 텐데 말예요. 제가 갔던 호기심 모래 놀이터의 장단점도 같았는데, 여기 좋은 점 하나를 덧붙이자면 같이 놀아 주시는 분이 정말 친절하다는 것!




참 이상한 것이 거기서 놀 때는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글을 쓰는 지금 또 가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솔이가 재미있게 잘 놀았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좀 비싸고 음료의 종류가 적었던 점이 저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호기심 모래 놀이터의 전체적인 사진을 다시 보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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