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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이에요.
모가 나지 않고 동근 돌이라는 뜻을 가진
몽돌은 이름도 참 예쁘네요.


동글동글 예쁜 모양을 갖게 되기 까지
얼마나 많이 부딪히고 깎이고 부서졌을까요?
그 세월을 보상이라도 하듯 동글동글 예뻐진 몽돌을 보며
한 편으로는 신기하고 또 한 편으로는 대견한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동글동글 서른 세 해 만큼의
동그랗고 예쁜 마음, 예쁜 모양을 갖길 스스로 다짐해 보았지요.




여기는 경상남도 거제에 있는 몽돌 해수욕장이랍니다.
간 밤에 비가 많이 옷 까닭에
저 멀리 산자락에는 아직 비 기운이 가시지 않았어요.
다행히 거짓말 처럼 날씨가 좋아져서
더 깨끗해고 더 맑은 거제를 볼 수 있었는데요,
아직은 해수욕을 할 때가 아니라서 그런지 무척 한산했어요.
사람 없는 바다가 약간은 쓸쓸해 보이기도 하네요.




저는 몽돌 해수욕장이 딱 한 군데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여기 거제도에만도 여러 곳이더라고요,
(여행 안 다녀 본 티가 나네요.)
저희가 간 곳은 거제도 중에서도 학동 해수욕장 안에 있는 몽돌밭이랍니다.




임시 주차장인데 저희가 갔을 땐 무료 주차가 가능했어요.
여름 성수기에는 바뀔 지도 모르겠네요.




오랫만에 바다를 보니 마음이 참 평온해졌어요.
저에게는 너무 뜨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춥지도 않은
이 때가 바다를 보기에 딱 좋은 것 같아요.
착착 파도가 밀려 오는 모양을 보니 괜스레 착해지는 기분???




앗!
몽돌을 몇 개 주워 갈 생각이었는데,
가져가면 안 된다네요.
그 넓은 해수욕장에서 제가 몽돌 몇 개를 슬쩍한다고 해도
진짜 잡을 수야 있겠냐마는 착한(?) 일레드는 슬그머니 돌을 내려놓습니다.
사실 해수욕장에서야 예쁘지 집에 가져가 봤자 처치곤란일 거예요.
아기자기한 성격도 아니고...... .




엄마, 아빠가 신이 나서
화보(?????????) 촬영을 하는 동안




작년 겨울 바다에 이어 두 번째로 바다를 본 다솔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유모차에서 내려 올 생각을 않습니다.
요즘엔 왠만하면 유모차를 쓰지 않고 걷게 하는 까닭에
다솔이는 유모차에 앉히면 잘 내리지 않으려고 해요.
처음에 걸음마를 배울 땐 걷고 싶어 안달이더니
다리 아프게 걷지 않아도 저절로 스스륵 가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안 까닭이겠죠?
점점 더 세상을 터득해 가는 다솔 군! 그러나 바다에 왔으면 바닷물을 만져 봐야지.




자자, '좋은 엄마 & 교육 좀 할 줄 아는 엄마' 모드로 급변경 해서
다솔이를 달래고 어르기 시작합니다.
다솔아, 유모차에서 내려
몽돌도 만져 보고, 파도도 만지면
훨씬 더 재미있을거야.




다솔이는 호기심도 많지만 겁은 더 많아서
낯선 것과 친해지기가 조금 힘든데요,
다솔이 스스로 돌을 쥐게 하는데 성공했어요.




얼굴 가득 호기심과 장난기가 번지기 시작했네요.
이때닷! 아빠가 번쩍 안아 다솔이를 유모차에서 내렸어요.
그, 러, 나!!!




다솔이는 바다가 너무 무서운지
아빠에게 꼭 매달려 울기 일보직전입니다.


 

겁에 질려서 몸이 바나나 모양으로 꾸덕꾸덕 굳었어요!!
아까 쥐어 준 몽돌은 손에서 놓지 않은 채
절대 일어서지 않겠노라고 절규하는 다솔 군.




우리는 그 자리에 앉아서
우선 다솔이가 몽돌과 친해질 수 있도록 재미있는 놀이를 시작합니다.
이런 것은 아빠가 전문이지요.



조금 지나자 다솔이 스스로 돌을 들어 주기도 하고
큰 것만 골라 저만치 던져 보기도 하고
한결 익숙해진 모습을 보였어요.




자, 이제는 파도를 보여줘도 될 것 같은데요?




할아버지와 함께 바다 가까이에 간 다솔이




돌 던지기에 신이 났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먼저 시범을 보여주시고




다솔이도 돌을 집어 바닷속으로 퐁당.




때마침 고등학생들이 소풍을 왔는데
남자 아이들은 돌을 던지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남자들은 애나 어른이나 돌 던지기를 좋아하나 봐요?
저는 아까 앉았던 그 자리에서 돌 구경, 바다 구경, 사람 구경을 하고 있었어요.




돌 던지기에 재미를 붙인 이다솔 군,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까와는 전혀 달라진 똘망똘망한 눈빛.




양손에 돌을 쥐고 쉬지 않고 돌던지기를 하네요.
큰 돌로만 골라 잡는 다솔이에게 할아버지께서 어마어마하게 큰 돌을 보여주셨는데요,
다솔이 아랑곳 하지 않고 그 돌로 팔매질을 하려 합니다.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 못 하는 사람은 다솔이가 아닌 다솔 할아버지.



히히히 재밌어요.




바다야, 여름에 다시 올게!
그 땐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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