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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를 찍는 것도 아닌데, 끊임 없이 되살아나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처키 인형처럼(다솔아 미안) 다솔이가 좀처럼 자 주지를 않는다. 더운가 싶어서 부채를 살살 부치면서 자장가를 불러 주다가, 손바닥으로 토닥토닥 가슴을 두드려 주다가, 젖을 좀 더 물려 보다가, 다시금 끌어 안고 흔들어 보다가......(무한 반복)...... 겨우 잠 들었나 싶어 살금살금 몸을 일으키면 그와 동시에 눈을 번쩍 뜨는 다솔이 때문에 나는 몇 번이고 다시 다솔이를 재워야만 했다. 드디어! 잠, 이, 든, 다, 솔, 이.
그날따라 다솔이를 재우는 내 마음이 이리도 급했던 까닭은 아침에 배달 된 소설책 때문이다.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은 '고요'와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는데, 어찌 된 노릇인지 아기가 성장을 할 수록 점점 더 내 시간이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이제 10개월이 된 다솔이는 호기심이 왕성해서 눈에 띄는 것은 모조리 '맛'을 봐야만 하고, 잡고 서서 걸을 수 있게 된 이후부터는 가구를 잡고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기 때문에 나는 한 시도 아기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런 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라곤 밤에 아기를 재운 후 밖에 없기 때문에 나는 조금이라도 일찍 다솔이를 재우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다.
드디어 다솔이가 잠에 든, 조용하고 평화로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맞이하고 나는 눈물겹게 책장을 넘겼다. 혹자는 어차피 '지어 낸 이야기'에 불과한데 뭣 하러 시간을 들여 소설을 읽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어 하나 하나가 만들어 내는 참 재미를 알게 되는 순간, 그저 그런 이야기가 읽는 이의 인생을 훨씬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역시나 소설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끼며 힐끔 시계를 살폈는데 헉! 밤 3시가 넘었다. 너무 재미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나 보다. 한창 재밌게 읽고 있는데 책을 덮기가 너무나 아쉬웠지만, 이래서 단편 소설집을 샀어야 했다고 후회를 해 봤지만 어쩔 수 없다. 다음날 또 '다솔이 엄마'로서 열심히 살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반드시 자야만 한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밤을 꼴딱 새워 책을 읽어도 그 이튿날 늦게까지 자면 그만이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밥 하기가 귀찮으면 하루종일 라면만 먹을 수도 있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원하는 만큼의 커피와 맥주를 실컷 즐겨도 괜찮았다.
그러나,
엄마가 된 후에는 아기가 깨어남과 동시에 나의 하루도 시작되기 때문에, 맑은(?) 정신으로 놀아주고 안아주고 사랑해 주기 위해서는 일찍 자야만 한다. 귀찮음이 하늘을 찔러 부엌에 한 발짝도 들이기 싫을 지라도 아기의 일용할 양식을 빼먹을 순 없으며, 맛있고 영양있는 젖을 주기 위해 커피는 조금만 맥주는 절대로 마실 수 없다.
가장 무서운 것은,
한 번 엄마는 '영원한' 엄마라는 점이며, 힘들다고 해서 엄마라는 자리를 잠시 휴가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임신한 친구들을 만날 때 마다 한 번 엄마는 영원한 엄마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 주면서 아직 아기를 낳지 않아서 예비 엄마일 때 조금 더 많은 것을 누리라고 당부하곤 했다.
엥??
갑자기 등 뒤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 오는 것을 느끼고 뒤를 돌아 보니, 어느 틈엔가 친정 엄마께서 선풍기를 가져다 틀어 놓으셨다.(나는 잠시 다솔 아빠를 기러기로 만들어 두고 친정에서 다솔이와 지내는 중이다.) 친정 엄마 역시 딸이 장성해 결혼을 하고 아기까지 낳았지만 여전히 엄마이므로, 딸이 컴퓨터를 하는 동안 더울까봐 선풍기를 틀어 주신 것이다.
친정 엄마는 다솔이 돌보느라 고생한다시며 다 큰 딸에게 밥도 해 주시고(나는 낼름낼름 잘도 받아 먹는다.), 내가 힘들어 하면 잠시 누워 있으라고 하시면서 내 대신 다솔이와 놀아 주기도 하신다. 꾀가 나서 엄살을 살살부리면서 한숨 낮잠을 자는 동안 엄마는 짧은 시간에 참 많은 일들을 다 해치우시고도 끄떡 없어 보였다. 삼십 년 경력을 가진 고참 엄마답게 이제 막 10개월째 엄마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나와는 비교도 안 되는 내공으로 한꺼번에 수많은 일들을 착착착 잘도 처리하시는 경외스러운 엄마다. 충성!
친정 엄마를 뵙고 있노라면 이제 겨우 신참 엄마면서 너무 엄살을 부렸던 것 같아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나는 엄마일 것이고, 20년이 지나도 엄마일 것이다. 한 번 엄마는 영원한 엄마요, 엄마의 이름에 휴가란 없을 테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너그럽고 푸근한 엄마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날따라 다솔이를 재우는 내 마음이 이리도 급했던 까닭은 아침에 배달 된 소설책 때문이다.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은 '고요'와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는데, 어찌 된 노릇인지 아기가 성장을 할 수록 점점 더 내 시간이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이제 10개월이 된 다솔이는 호기심이 왕성해서 눈에 띄는 것은 모조리 '맛'을 봐야만 하고, 잡고 서서 걸을 수 있게 된 이후부터는 가구를 잡고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기 때문에 나는 한 시도 아기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런 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라곤 밤에 아기를 재운 후 밖에 없기 때문에 나는 조금이라도 일찍 다솔이를 재우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다.
드디어 다솔이가 잠에 든, 조용하고 평화로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맞이하고 나는 눈물겹게 책장을 넘겼다. 혹자는 어차피 '지어 낸 이야기'에 불과한데 뭣 하러 시간을 들여 소설을 읽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어 하나 하나가 만들어 내는 참 재미를 알게 되는 순간, 그저 그런 이야기가 읽는 이의 인생을 훨씬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역시나 소설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끼며 힐끔 시계를 살폈는데 헉! 밤 3시가 넘었다. 너무 재미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나 보다. 한창 재밌게 읽고 있는데 책을 덮기가 너무나 아쉬웠지만, 이래서 단편 소설집을 샀어야 했다고 후회를 해 봤지만 어쩔 수 없다. 다음날 또 '다솔이 엄마'로서 열심히 살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반드시 자야만 한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밤을 꼴딱 새워 책을 읽어도 그 이튿날 늦게까지 자면 그만이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밥 하기가 귀찮으면 하루종일 라면만 먹을 수도 있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원하는 만큼의 커피와 맥주를 실컷 즐겨도 괜찮았다.
그러나,
엄마가 된 후에는 아기가 깨어남과 동시에 나의 하루도 시작되기 때문에, 맑은(?) 정신으로 놀아주고 안아주고 사랑해 주기 위해서는 일찍 자야만 한다. 귀찮음이 하늘을 찔러 부엌에 한 발짝도 들이기 싫을 지라도 아기의 일용할 양식을 빼먹을 순 없으며, 맛있고 영양있는 젖을 주기 위해 커피는 조금만 맥주는 절대로 마실 수 없다.
가장 무서운 것은,
한 번 엄마는 '영원한' 엄마라는 점이며, 힘들다고 해서 엄마라는 자리를 잠시 휴가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임신한 친구들을 만날 때 마다 한 번 엄마는 영원한 엄마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 주면서 아직 아기를 낳지 않아서 예비 엄마일 때 조금 더 많은 것을 누리라고 당부하곤 했다.
Perfect Heart by Caro Wallis |
엥??
갑자기 등 뒤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 오는 것을 느끼고 뒤를 돌아 보니, 어느 틈엔가 친정 엄마께서 선풍기를 가져다 틀어 놓으셨다.(나는 잠시 다솔 아빠를 기러기로 만들어 두고 친정에서 다솔이와 지내는 중이다.) 친정 엄마 역시 딸이 장성해 결혼을 하고 아기까지 낳았지만 여전히 엄마이므로, 딸이 컴퓨터를 하는 동안 더울까봐 선풍기를 틀어 주신 것이다.
친정 엄마는 다솔이 돌보느라 고생한다시며 다 큰 딸에게 밥도 해 주시고(나는 낼름낼름 잘도 받아 먹는다.), 내가 힘들어 하면 잠시 누워 있으라고 하시면서 내 대신 다솔이와 놀아 주기도 하신다. 꾀가 나서 엄살을 살살부리면서 한숨 낮잠을 자는 동안 엄마는 짧은 시간에 참 많은 일들을 다 해치우시고도 끄떡 없어 보였다. 삼십 년 경력을 가진 고참 엄마답게 이제 막 10개월째 엄마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나와는 비교도 안 되는 내공으로 한꺼번에 수많은 일들을 착착착 잘도 처리하시는 경외스러운 엄마다. 충성!
친정 엄마를 뵙고 있노라면 이제 겨우 신참 엄마면서 너무 엄살을 부렸던 것 같아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나는 엄마일 것이고, 20년이 지나도 엄마일 것이다. 한 번 엄마는 영원한 엄마요, 엄마의 이름에 휴가란 없을 테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너그럽고 푸근한 엄마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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