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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두 남녀, 설렜던 데이트를 아쉽게 끝내고 남자가 애인을 택시에 태워서 집으로 보낸다. 좀 위험한 듯 싶어서 생각 같아서는 그녀와 동승하여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싶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러지는 못한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하는 맘으로 그녀를 태우고 떠나는 택시의 꽁무니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수첩을 꺼내 택시의 번호판을 적어두는 세심한 남자. 택시의 번호판을 적어두는 것은 드라마에서 낭만적인 상황을 연출할 때 흔히 써 먹는 방법이고 실제로 여자친구의 안전한 귀가를 걱정하는 자상한 남자친구들이 많이 실천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이다.
그런데 나는 내 가까운 사람 중 한 명이 택시 운전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마음이 살짝 상한다. 그들은 무엇을 그리도 걱정하는 것인가. 사십대 초반인 나의 막내 외삼촌은 택시 기사이다. 나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택시 근무복을 입고 운전하는 외삼촌이 아주 멋있어 보였다. 그러다 자라면서 택시 기사에 대한 주윗(특히 여학생들의)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들을 알게 됐고, 내가 좋아하는 외삼촌이 오해받는 것이 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여중과 여고에 재학중일 때는 워낙에 그런 쪽의 얘기를 많이 들어서 우리 외삼촌도 사실은 그럴지도 모른다며 우울해하기도 했었다.
몇 년 전이었을 것이다. 집에 놀러온 외삼촌과 같이 드라마를 보다가 남자 주인공이 택시 기사를 마치 잠재된 치한이라도 되는 듯 대하는 장면을 보고야 말았다. 여자 친구를 뒷자석에 앉히고 집으로 보내면서 안절부절 못하더니 척 하고 꺼낸 수첩에 다가 당연한 순서로 택시 번호판을 적어 둔다. 그리고 나서는 문자 메시지로 번호판을 적어 두었으니 안심하라는 글과 함께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바로 자기에게 연락하라는 내용을 보냈다. 택시 기사인 외삼촌과 함께 보기엔 내용이 조금 민망해서,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방금 그 장면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다. 외삼촌은 잠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금새 그럴수도 있지 한다.
요즘처럼 믿을 것 없는 세상에서 연약한 여자가 낯선 남자와 단 둘이 차를 타고 간다는 것이, 당연히 무서울 수 있단다. 그런데 사람들이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택시 기사들도 낯선 동승자가 두려울 때가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젊은 택시 운전 기사들 중에는 숱한 성추행과 성희롱을 생계를 위해 이를 악물고 견뎌내야 하는 경우가 많단다. 손님을 가려받을 수 없으니 취객부터 건달까지 얼마나 다양한 사람과 좁은 차 안에서 같이 있어야겠는가.
택시를 타는 여자들은 혼자 탈 경우와 둘 이상이 탈 경우가 확연히 다르단다. 혼자 타는 경우에는 택시 기사가 자신에게 해를 입힐 까봐 덜덜 떠는 경우도 있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없는 기사들은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한단다. 그런데 둘 이상이 탈 경우에는 무서워 하는 경우도 별로 없고, 특히나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시시콜콜한 질문에서부터 노골적인 농담과 심한 경우에는 더듬기까지 한다고 했다. 어떤 땐 여러 명이 정신을 쏙 빼 놓는 바람에 목적지까지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도 몰랐던 경우도 있었고, 또 다른 경우에는 목적지가 어느 식당이었는데 같이 식사하고 가라며 반강제로 운전석에서 끌어내려진 경우도 있단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지만 외삼촌이 나에게 자신이 겪은 모든 이야기를 다 해 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콜택시를 하고 있어서 휴대폰 번호까지 노출돼 있기에 별별 요상한 전화에서부터 장난 문자까지 외삼촌을 힘들게 만든다고 한다. 나도 여자이지만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성추행&성희롱과 여자가 남자에게 하는 성추행&성희롱은 같은 무게로 비난과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그런 일을 저질렀을 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모든 여성들이 택시 기사를 괴롭히지 않듯, 모든 택시 기사가 괴한은 아니다. 택시 기사에 대한 선입견, 그들에게는 말 못 할 상처가 되니 조심하자.
그런데 나는 내 가까운 사람 중 한 명이 택시 운전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마음이 살짝 상한다. 그들은 무엇을 그리도 걱정하는 것인가. 사십대 초반인 나의 막내 외삼촌은 택시 기사이다. 나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택시 근무복을 입고 운전하는 외삼촌이 아주 멋있어 보였다. 그러다 자라면서 택시 기사에 대한 주윗(특히 여학생들의)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들을 알게 됐고, 내가 좋아하는 외삼촌이 오해받는 것이 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여중과 여고에 재학중일 때는 워낙에 그런 쪽의 얘기를 많이 들어서 우리 외삼촌도 사실은 그럴지도 모른다며 우울해하기도 했었다.
몇 년 전이었을 것이다. 집에 놀러온 외삼촌과 같이 드라마를 보다가 남자 주인공이 택시 기사를 마치 잠재된 치한이라도 되는 듯 대하는 장면을 보고야 말았다. 여자 친구를 뒷자석에 앉히고 집으로 보내면서 안절부절 못하더니 척 하고 꺼낸 수첩에 다가 당연한 순서로 택시 번호판을 적어 둔다. 그리고 나서는 문자 메시지로 번호판을 적어 두었으니 안심하라는 글과 함께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바로 자기에게 연락하라는 내용을 보냈다. 택시 기사인 외삼촌과 함께 보기엔 내용이 조금 민망해서,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방금 그 장면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다. 외삼촌은 잠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금새 그럴수도 있지 한다.
요즘처럼 믿을 것 없는 세상에서 연약한 여자가 낯선 남자와 단 둘이 차를 타고 간다는 것이, 당연히 무서울 수 있단다. 그런데 사람들이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택시 기사들도 낯선 동승자가 두려울 때가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젊은 택시 운전 기사들 중에는 숱한 성추행과 성희롱을 생계를 위해 이를 악물고 견뎌내야 하는 경우가 많단다. 손님을 가려받을 수 없으니 취객부터 건달까지 얼마나 다양한 사람과 좁은 차 안에서 같이 있어야겠는가.
택시를 타는 여자들은 혼자 탈 경우와 둘 이상이 탈 경우가 확연히 다르단다. 혼자 타는 경우에는 택시 기사가 자신에게 해를 입힐 까봐 덜덜 떠는 경우도 있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없는 기사들은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한단다. 그런데 둘 이상이 탈 경우에는 무서워 하는 경우도 별로 없고, 특히나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시시콜콜한 질문에서부터 노골적인 농담과 심한 경우에는 더듬기까지 한다고 했다. 어떤 땐 여러 명이 정신을 쏙 빼 놓는 바람에 목적지까지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도 몰랐던 경우도 있었고, 또 다른 경우에는 목적지가 어느 식당이었는데 같이 식사하고 가라며 반강제로 운전석에서 끌어내려진 경우도 있단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지만 외삼촌이 나에게 자신이 겪은 모든 이야기를 다 해 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콜택시를 하고 있어서 휴대폰 번호까지 노출돼 있기에 별별 요상한 전화에서부터 장난 문자까지 외삼촌을 힘들게 만든다고 한다. 나도 여자이지만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성추행&성희롱과 여자가 남자에게 하는 성추행&성희롱은 같은 무게로 비난과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그런 일을 저질렀을 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모든 여성들이 택시 기사를 괴롭히지 않듯, 모든 택시 기사가 괴한은 아니다. 택시 기사에 대한 선입견, 그들에게는 말 못 할 상처가 되니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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