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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팀이 드디어 스태프를 이겼습니다. 저번 나주편에서는 1박 2일 스태프들에게 져서 야외 취침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탁구에서는 역전패를 당했지만, 족구와 단체 줄넘기를 연속으로 이겨서 80명의 스태프들을 야외 취침을 하게 만들어버렸죠. 그리고 설상가상 호우주의보의 비까지 내리쳐서 스태프들은 최악의 비박을 하게 됩니다.

오버해드킥으로 괜히 오버하여 족구를 하다가 무릎만 까지고, 역적이 되어 얇은 이불을 덮고 잘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강호동에게 제 7의 멤버로 인정을 받게 되기도 했죠. 이번 1박 2일이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요인은 바로 스태프들의 리얼한 모습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맘만 먹는다면 이명한 PD정도는 예우 차원에서 미리 잡아놓은 모델에서 잠을 청하게 할 수도 있었지만, 1박 2일은 달랐습니다. 아예 솔선수범하여 개집이 있는 헛간으로 가서 잠을 청하니 그 아래 사람들은 모두 야외 취침을 할 수 밖에 없었죠.

80명이 야외에서 취침하는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비가 오는 추운 가을날에 바닥에는 돗자리 하나 깔고 물이 고여 후두둑 떨어지는 천막 아래에서 잠을 청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안쓰러우면서도 큰 웃음을 주더군요. 1박 2일이 패떴과 가장 차별화 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가 보아도 짜고 친 고스톱이라 할 수 없는 리얼 그 자체를 보여준 것이니 말이죠. 몸은 정말 힘들고 감기도 걸렸지만, 시청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더욱 신뢰감을 갖을 수 있게 만들었으니 그야말로 돈으로 주고 살 수 없는 장면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를 통해 멤버와 스태프간에 원수가 되어 복수전이 계속될 지, 아니면 스태프들이 멤버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훈훈한 모습을 보여줄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아침 기상 미션에서 보여준 바로는 복수전이 예상되네요. 또 그래야 재미있으니 말이죠. ^^

막내 작가 대주와 신입 PD, 몽의 메니저 훈이는 어느덧 1박 2일의 새로운 멤버가 된 듯 익숙해졌습니다. 이것이 바로 1박 2일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도 1박 2일에 들어오면 자연스런 모습을 발산하여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것이 말이죠. 다른 프로그램은 게스트로 나온 연예인도 캐릭터를 잡아주지 못해서 쩔쩔 메고 짜고 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1박 2일은 그냥 1박 2일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캐릭터가 만들어지니 말이죠. 딱밤소녀도 그렇고, 국악고 소녀들도 그렇고, 승기 친구들도 그렇고, 와프도 그렇고... 1박 2일을 거쳐간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특징이 잘 산 캐릭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1박 2일 스태프들이 보여준 리얼 버라이어티는 1박 2일을 만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만들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제일 높은 감독들부터 신입까지 모두 한자리에서 야외 취침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회사 다니는 사람들이 더 잘 알리라 생각합니다. 더군다니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일이 한번도 없었으니 방송가에서는 더욱 힘들 일이라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스태프들이 간간히 출연하여 리얼한 모습을 더욱 강화해주고, 캐릭터도 만들고, 더불어 웃음까지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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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텔레비전을 보다가 좀 민망한 공감을 했던 적이 있다. C는 모 프로그램에 나와서 6개월 동안 머리를 한 번도 감지 않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의 발언에 경악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김C는 그 특유의 능청스럽고 순한 웃음을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6개월 동안의 고행(?)과 인내를 끝으로 머리카락을 잘라냈을 때(당시 그는 레게머리를 했었단다.)의 기분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고. 극심한 간지러움과 찝찝함을 한껏 참았다가 6개월 치의 더러움을 한 번에 씻어냈을 때의 그 쾌감. 민망한 일이지만 나도 그 기분을 안다. ?!? 그럼 나도 6개월 동안?
 

예전에 교원임용고사 경쟁률 높이기에 여념이 없었을 땐, 나도 김C 못지 않았었다. 수험 생활이 길어질수록 학원보다는 온라인 강의를 선호하게 됐기에, 내 생활은 거의 집에서 이루어졌었다. 그다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교원임용고사의 체감 난이도는 사법고시를 능가하는 것이었기에 주중에는 방에 콕 처박혀서 공부만 했었다. 고시생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그럴 수밖에 없다.) 나도 그 땐 온 종일 운동복 차림에 상투 머리를 하고서 책상 머리에 앉아 있었다. 밖에는 나갈 이유도 없거니와 나갈 필요도 없었다. 정 답답할 땐 모자 하나 눌러쓰고 동네 한 바퀴면 충분할 때였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김C처럼 6개월 동안 한 번도 머리를 감았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1주일에 한 번 교회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더러움을 유지(?) 했었던 것 같다. 참 역설적이게도 그 당시 교회에서의 내 별명은 패션 리더였다. 심할 땐 1주일에 두 번 꼴로 머리를 감는 주제에 패션 리더가 왠 말이냐 마는, 1주일에 한 번 하는 그 외출이 내겐 정말 소중한 것이었기에 교회를 갈 때 정말 공을 들였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도 없는 양말 하나도 정성껏 골랐고, 신발을 신어버리면 보이지도 않을 패티큐어까지 했으니 다른 곳은 말해 무엇하랴.



 
사람들은 내 부지런함과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에 감탄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난 속으로 미안함을 느꼈다. 그들은 절대 짐작하지 못했겠지만 1주일에 한 번, 나는 다시 태어났던 것이다. C의 말처럼 켜켜이 쌓여 있던 더러움을 한꺼번에 덜어내는 기쁨(??)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결코 알 지 못하는 것이다. 어찌나 개운한지 날아갈 것은 기분마저 든다.

 

사실, 내가 나의 민망한 얘기를 장황하게 쏟아낸 까닭은 다른 얘기가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요즘 연말이다 보니 각종 시상식 등에서 여자 연예인들의 아찔한 노출 수위가 연일 관심 거리인데, (나도 여자이지만)여자들은 노출에 관해 다소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 노출은 즐기지만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은 기분이 썩 좋지 않다나? 각종 프로그램에서 이 문제에 관해 얘기할 기회에 있으면, 뭇 여성들은 한결같이 노출의 이유는 자기 만족때문이라고 말한다. , , , 정말? 정말 그런가?

 

같은 여자끼리의 비밀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패션 리더라고 불리는 것을 은근히 즐기면서 온갖 치장을 다 하고 다니는 나이지만 집에서의 내 모습은 참혹하다. 만약 자기 만족을 위해서라면 나는 아무런 약속이 없고 집에만 쭉 있을 계획이라도 외출할 때와 동일한 화장과 옷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러나 나는 아무도 날 보지 않을 땐 늘 헐렁한 티셔츠에 상투머리이다. 그리고 집 근처에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신할 땐 그런 험한 몰골을 하고 잠깐씩 나갔다가 들어오기도 한다.


어쩌면 이 글을 보신 분들 중에 그건 게으른 네 성정 탓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으실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말 나만 그런가? 휴일 오후 자신의 모습을 곰곰이 생각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이유가 꼭 다른 이의 시선 때문이라고도 말하고 싶지 않다. 내가 추레한 모습으로 밖에 나갔을 때 온종일 기운이 없고 자꾸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도, 내 맘에 쏙 드는 차림으로 외출했을 때 저절로 발걸음이 가벼워 지는 이유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쁘고 멋진 자신의 모습 덕에 사람들은 더 당당해 질 수 있다.

우리는 외모도 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다. 자신을 관리하는 것은 어떤 땐 정말 힘이 드는 것이기에, 그 과정을 이겨내고 당당하고 멋지게 자신을 표현한 사람들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고 존경스럽다. 다만 조금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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