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남편과 함께 대학로!!에 다녀왔어요.
진짜 오랫만에 가 보는 대학로, 분당으로 이사 오고 나서 너무 멀 것 같은 생각에 대학로 근처엔 갈 엄두도 못 냈었는데요, 임신 35주가 되고 보니 앞으로는 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맘 먹고 다녀왔답니다. 걱정했던 것 보다는 가까웠어요. 지하철 계단 오를 때 등산하는 기분이 조금 들기는 했지만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도 있고, 에스컬레이터도 절절히 활용하면서 잘 다녀왔어요.



얼굴은 달덩이가 됐지만 연애할 때처럼 지하철에서 셀카도 찍고...... .
지하철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임신부 배려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양보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자리가 생길 때까지 계속 서서 기다려야 했던 것이었어요. 노약자석에는 젊은 사람들이 감히(?) 앉지도 못하고 어쩌다 너무 피곤해서 앉아 있을 때도 내내 눈치가 보이잖아요? 그런데 임신부 배려석에는 9개월 된 임신부가 떡하니 앞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눈하나 깜짝 않더라고요.




아~~ 대학로!!
오랫만에 남편이랑 둘이서 대학로를 그저 걷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하고 날아갈 듯 했답니다.
다솔 군, 달이 양, 미안~




저희 부부는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왔는데요, 몇 년 만인지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참 많이 다녔었는데. 대학로에는 예전보다 소극장들이 더 많이 생긴 것 같고, 보고 싶은 공연도 참 많더라고요. 그 중에서 저희가 볼 연극은, 신의 아그네스예요. 제목은 참 익숙한데 내용은 전혀 몰라서 대강의 줄거리만 찾아보고 갔었답니다.




리빙스턴 박사 역의 윤소정, 원장수녀 역의 이승옥, 아그네스 역의 선우예요.
남자의 자격으로 유명해진 선우가 연극에까지 등장하다니, 갑자기 웬 연극??? 했는데, 징그럽게 잘 하더라고요.




연극은 10월 30일까지 계속되니까, 공연시간이랑 관람료 확인하세요.




든든한 데이트 상대자 다솔 아빠. 임신 후반부로 갈 수록 혼자 다니는 것은 너무 위험하니까 꼭 보호자와 함께 다녀야 해요. 저도 35주가 되니 집 앞에 혼자 나가는 것도 불안하더라고요. 특히나 저는 두 번째 제왕절개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조기진통이 오면 큰일이거든요.




연극이 시작되면 사진 촬영은 금지이니, 시작전에 한 장!


흠... 선우가 연기를 정말 잘 했고요, 목소리가 좋고 노래를 잘 하는 아그네스 역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연극을 보고 난 후에도 내용을 명쾌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검색을 좀 해 봐야 했답니다. 확실히 돌아가는 관객들에게 약간 묵직한 숙제를 남기는 연극인 것 같아요.



오랫만에 대학로에까지 나왔는데 연극만 보고 그냥 들어갈 수는 없죠.
대학로 맛집을 찾다가, 발견한 훠궈(중국 사천식 샤브샤브)집에서 맛있게 저녁도 먹고요,



다솔 아빠가 좋아하는 간식인 '뽑기'(제가 살던 동네에선 파짜꼼이라고 했었는데...)도 사 먹고,




연극표를 가져 가면 음료 사이즈를 업그레이드 해 준다기에, 스타벅스 가서 커피도 마신 후 집으로 돌아 왔답니다. 35주엔 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보호자가 동반한다면 반나절 정도는 즐겁게 나들이 다녀도 괜찮은 것 같아요. 정말 재미있었던 대학로 연극 데이트였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한 때 불량식품 깨나 먹어 봤다는 다솔 아빠가
소다를 사 오더니
국자와 설탕을 꺼내 가스불에서 '뽑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제가 살던 동네에선 뽑기가 아닌 '파짜꼼'이었는데
별이며 동물이며 갖가지 모양대로 뽑으면 하나 더 준대서 뽑기인가봐요?
뭐, 불량식품에 정확한 이름이 붙었을 리 없지요.


자칭 뽑기의 고수인 다솔 아빠의 실력 한 번 보실까요?
뽑기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보시고
어렸을 때의 추억도 잠시 떠올려 보시길 바라요.




그럼 달콤 쌉싸래한 뽑기 만들기 시작할게요.
국자에 설탕을 욕심껏 넣고요,
가스불을 아주 조금만 켜고 설탕을 녹입니다.
젓가락을 휘휘 저으면서 설탕을 완전하게 녹이는 것이 중요해요.




설탕이 다 독으면 불은 처음과 동일하게 유지하고요
소다를 약간(손가락으로 한 꼬집)만 넣고 (많이 넣으면 써요)
손이 안 보일 정도로 휘리릭 휘리릭 재빨리 휘저어 줍니다.
시간이 엄청 중요하기 때문에
소다를 넣는 사진은 찍을 수가 없었어요.




여기서 잠깐!
절대로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뽑기를 팔던 '달인' 아저씨의 뽑기를 흉내내서는 안 됩니다.
그 아저씨는 말 그대로 달인인데, 경력없는 우리의 실력이 거기에 미칠 수 없겠지요.
점점 뽑기가 모양을 갖추기 시작하고
소다 덕에 설탕이 굳으면서 부풀어 오르면 불에서 내립니다.




불에서 내린 후에도 점점 더 뽑기가 부풀어 오르니까
망쳤다고 실망할 필요 없어요.




이것 보세요.
얼추 모양이 잡힌 다솔 아빠표 뽑기예요.
그럴싸하지요?




엄마, 아빠가 뽑기를 만든답시고 부엌에서 난리를 치는(?) 동안
다솔이는 홀로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요.
리모컨까지 두 손에 꼭 쥐고요.


24개월까진 절대로 영상물을 보여주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불량 엄마가 되어 갑니다.




다솔 아빠는 접시에 뽑기가 달라 붙지 않도록 설탕을 소량 뿌리고
그 위에 뽑기를 쏟아 올릴 건데요,
뽑기의 달인 아저씨들 처럼 누르개로 꾹 누르지는 않고
그냥 동그란 모양 그대로 드실 거라네요.




국자 바닥에 있던 설탕까지 싹싹 긁어서 올려 놓으니
흡사 초콜릿 무스 같아 보이네요.
아주 부드러울 것 같은 질감이지만 사실은 이미 굳어서 바삭바삭하답니다.




완성된 뽑기를 젓가락에 쏙 꽂아 넣고는 아이처럼 좋아하는 다솔 아빠
사실 저게 설탕 덩어리인거잖아요.
불, 량, 식, 품!!!
저는 절대로 먹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답니다.




안돼!!!!!
말릴 겨를도 없이 뽑기를, 설탕 덩어리를, 그 달고 쓴 것을
다솔이에게 맛 보이는 다솔 아빠,
처음 보는 음식에 호기심을 가진 다솔이는 덥썩 뽑기를 물고
그 옆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다솔 아빠네요.




다행히 다솔이도 입만 살짝 대 보고
진짜로 뽑기를 먹지는 않았어요.
참 의외인 것이 다솔이는 단 음식을 꺼리거든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고구마와 단호박 이유식을 잘도 먹더니
요즘에는 과일은 잘 먹으면서도 좀 달다 싶은 채소는 잘 안 먹는답니다.
그래서 뽑기도 제 입맛에 안 맞았던지
심하게 달려들지(??)는 않았어요.


대신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지 자꾸 입을 벌리네요.
한 차례 주의를 받은 다솔 아빠도 이제는 뽑기를 주지 않고
혼자서 냠냠 맛있게 드셨답니다.
맛이 궁금해서 저도 조금 먹어 봤는데
불량식품이 다 그렇듯 몸에 이롭지는 않지만 저를 유혹하는 맛이었어요.


요즘에도 초등학교 주위에서 뽑기를 만드는 달인 아저씨들이 계신지는 모르겠는데,
어릴 때는 불량식품도 좀 먹고 자라는 것이 추억도 되고 좋은 것 같아요.
어차피 저처럼 알 것 다 아는 어른이 되면
생각이 많아져서 절대로 못 먹게 되니까 말예요.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