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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온통 '도가니'의 '도가니'죠?
파렴치한 인화학교와 가엾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도, 공유 주연의 '영화 도가니'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위로를 받고 있는데요, 저는 태교 때문에 차마 영화를 볼 수는 없었답니다.


저는 조금 다른 '도가니', 먹는 도가니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해요.


다솔 아빠, 다솔이와 함께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너무너무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어요. 초딩 입맛 다솔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피자를 먹기로 했지요. 저는 끼니를 '밥'이 아닌 피자로 떼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평소 피자를 좋아하는 다솔 아빠를 배려하고 저와 다솔이는 샐러드바를 이용하면 되겠다는 것이 제 계산이었어요.


그런데 피자집을 찾던 중 다솔 아빠가 급히 차를 세운 곳은 바로바로 도가니탕집이었어요! 아무거나 다 잘 먹는 저이지만, 흐물흐물 물컹물컹 씹는 맛이 유쾌하지 않고 느끼하고 하얀 국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남편의 선택은 좀 당황스러웠답니다.


도가니탕은 예전에 딱 한 번, 시어머님의 추천으로 울며 겨자 먹는 기분으로 억지로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남편이 호기롭게 차를 세운 곳은 바로 그 집이었어요. 강동구에 위치한 팔복 도가니탕집.




당신 어째 점점 아저씨가 되어 가는 것 같아!!!
초딩 입맛 다솔 아빠가 도가니탕을 먹자고 할 줄이야. 남편도 점점 나이를 먹는 것 같아요.


도가니탕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김장훈인데요, 기부천사 김장훈, 소탈한 김장훈이 도가니탕이 엄청 먹고 싶어서 식당을 찾았대요. 자기가 식당에 들어서자 모든 사람들이 역시나 소박한 김장훈, 설렁탕을 먹으러 왔구나... 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 보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쫀득하고 말랑말랑한 도가니탕이 너무나 먹고 싶었으나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찬 시선 때문에 설렁탕을 선택해 먹었다는... 슬픈 일화가 있거든요.


도가니탕이 좀 비싼 음식이었더라고요.




암튼 팔복 도가니탕은 이미 입소문이 나 있는 곳이어서 평일에더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리는 곳인데요,
커다란 솥에서 24시간 진국이 끓고 있어요.




사골진국과 도가니는 포장 판매와 전국 택배 배달까지 하고 있는데, 손님들이 제법 많이 사서 가더라고요.




저희가 주문한 메뉴는 도가니탕 한 그릇과 해장국 한 그릇.
해장국은 저를 위한 것이었는데요,
다솔 아빠가 묻습니다. '당신 해장국 먹을 수 있어? 엄청 매울텐데...... .'
이런이런~ 알고 보니 초딩 입맛은 다솔 아빠가 아닌 바로 저였네요. 사실 다솔 아빠와 해장국을 사 먹으러 온 것이 처음이었거든요. 그동안 초딩 입맛이라고 놀렸던 것을 깊이 반성하게 되네요.




밑반찬은 소박해요.깻잎 김치, 양파지, 섞박지, 배추김치.
도가니탕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겠죠. 대부분의 손님들이 도가니탕이나 설렁탕을 시키고 저처럼 해장국을 주문하는 사람은 몇 없었어요.




어쩐지 더욱 아저씨처럼 보이는 다솔 아빠와,




아빠 붕어빵 이다솔 군은 군침을 흘리며 도가니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솔이도 하얀 국물을 좋아해요.




오늘도 성질급한 다솔 군, 젓가락을 밥그릇에 꽂은 채 식사 기도를 합니다.




밥 한 그릇 추가해서 다솔이 반 그릇, 아빠 한 그릇 반 먹었어요.
다솔아, 배고팠지? 이제 먹자.
다솔이가 밥 숟가락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뜨거우니까 후-- 후--- 불고
귀여운 다솔이의 입 모양 좀 보세요. 후후--
다솔이도 냠냠냠 아빠도 냠냠냠 엄마도 냠냠냠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이건 제 몫의 해장국이에요.
여보, 해장국 속에 생전 처음 보는 게 들어 있어. 이게 뭐지??? 오돌오돌 돌기가 있고 길쭉하게 생긴...... 남편 왈, '그거 위(胃)야' 괜히 물어 봤네요. 천엽이라고 하는 제 3의 위라나 뭐라나. 그러나 고급 음식이라 비싼 해장국 속에만 들어 있는 것이라는 말에 암말 안 하고 다 먹었어요. 히힛!




남편에게 도가니를 한 입 얻어 먹어 봤는데요, 아직 제 입맛에는 맛있게 느껴지지 않지만 생각보다는 괜찮더라고요. 다솔 아빠 말이 팔복 도가니탕집의 도가니탕이 양도 푸짐하고 맛도 일품이래요. 제가 그 깊은 맛을 잘 몰라서 그렇지 엄청 맛있는 집이라고 하더라고요.




가격은요,
설렁탕 7,000원/ 도가니탕 11,000원 (특)12,000원/ 모둠수육전골 40,000원/ 해장국 7,000원이에요.




정말정말 맛있다며 도가니탕 1인분을 추가로 포장해 간 '어른 입맛' 다솔 아빠.
뜨끈한 진국이 생각나실 땐, 쫀득쫀득 도가니탕 드시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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