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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2년 간 생활했던 저희 부부.


이따금씩 중국에서 먹던 음식들이 생각날 때가 있는데요, 중국 대학의 학생 식당에는 정말 다양한 음식들을 팔거든요? 저희 부부가 근무했던 웨이팡 교육대학은 중국 내에서는 그리 규모가 큰 편이 아니었음에도, 학생 식당만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학생 식당에서 사 먹는 모든 면 요리는 즉석에서 수타를 쳐서 뽑아 내어 만들고요, 음식 가짓 수로 따지면 조금 과장해서 백 개는 족히 넘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업 끝나고 점심 식사는 늘 학교 식당에서 사 먹었기에(점심값을 결제하는 교직원용 체크 카드가 나왔거든요.) 학생 식당에서 먹던 음식들도 생각이 많이 나지만, 위상로쓰, 진장로쓰, 꼬바로우, 탕츄리지, 꿍바우지딩, 빠쓰띠과,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마라탕과 훠궈!!! 특히 훠궈를 너무너무 먹고 싶어 했었어요.




그런데 대학로에 갔다가 우연히 훠궈집을 발견했답니다. 꺅~!!
첨에는 긴가민가 했었어요. 그러다 훠궈(火鍋)라고 써 있는 글씨를 발견하곤 뛸 듯이 기뻐했지요. 저녁 식사를 하기엔 조금 이른감이 있었던 오후 5시 즈음, 바깥에서 본 식당의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아서 조금 망설이다가 훠궈집을 발견한 김에 먹어 보자고 결론 내고 안으로 들어갔답니다.




그림으로 봐도 중국에서 먹던 그 훠궈가 맞았어요. 맛도 좋아야 할 텐데......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라 걱정도 조금 됐어요.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코 끝을 간지럽히는 훠궈의 냄새.
중국에서 맡던 훠궈 특유의 냄새가 저희 부부를 흥분시켰지요. 맞네~ 맞아!



식당 내부는 중국식 인테리어를 묘하게 한국적으로 어우러지게 만들어 두었고, 식탁에는 기본적인 상차림이 미리 준비돼 있었어요. 저녁 먹기엔 이른 시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식당 안은 손님들로 꽉 차 있었고요, 남편이 화장실을 이용하느라 2층에 다녀 왔는데 2층에도 손님들이 많이 있었다고 해요. 아기용 의자도 구비 돼 있어요. 




중국 음식은 중국차와 먹어야 제 맛이죠?
느끼함과 매운맛을 없애주는 개운한 쟈스민차를 계속 계속 마시면서, 음식을 먹었어요.




중국에서 먹는 훠궈는 홍탕과 백탕을 취향껏, 혹은 반반 씩 시키는데요,
한국 '불이아'에서 먹는 훠궈는 홍탕 백탕 반반이 기본이었어요. 저희가 주문한 메뉴는 쇠고기 정식이에요. 중국 사람들은 훠궈를 먹을 때 양고기를 더 많이 먹는데 저희 입맛엔 쇠고기가 더 맞아서 쇠고기 정식으로 2인분 시켰어요.
(불이아의 자세한 메뉴판는 맨 마지막에 보여드릴게요.)




쇠고기 정식(1인분 18,500원)에는
훠궈탕, 쇠고기, 모둠채소, 모둠버섯, 기타모둠(감자, 고구마 단호박 등), 당면사리 그리고 소스가 나와요.
소스도 두 가지(2인분을 주문했으므로) 고를 수가 있는데,




저희가 선택한 것은
칠리소스 땅콩소스(마장)였어요. 중국에서는 땅콩소스를 많이 먹었고 훠궈랑 가장 잘 어울리는 소스라고 생각해서 소스 한 가지는 얼른 골랐는데, 또 하나를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추천해 주시는 칠리소스를 골랐거든요? 그런데 제 입맛에는 칠리소스는 별로인 것 같아요. 훠궈 홍탕의 매운맛을 땅콩소스가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데, 칠리소스는 역시나 또 매운 맛이라서 잘 안 어울렸어요. 안 매운 백탕도 있으나 백탕을 또 칠리소스에 찍어 먹으면 매워지잖아요. 제 생각에는 칠리소스 보다는  마늘장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중국에서 600ml에 4원 주고 사 마시던(그 땐 4원 = 약 800원도 비싸다며 600ml에 2원 하던 연경 맥주를 자주 마셨지요. ) 청도 맥주(330ml 5,000원, 640ml 8,000원)를 곁들였어요. 어차피 저는 못 마시니까 작은 것으로 한 병 시켜서 분위기만 냈답니다.



중국에서 학생들에게 제가 훠궈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아이들은 국물을 먹지 말라고 몸에 좋지 않다고 꼭 덧붙이곤 했었거든요? 중국에서는 백탕이든 홍탕이든 국물을 마시지 않아요. 


그런데 한국에서 먹는 훠궈는 탕의 색은 같으나 사골 국물에 한약재를 듬뿍 넣어 만들어 국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점이 달랐답니다. 그래서 값이 훌쩍 뛴 건가??? (중국에서 훠궈를 먹을 땐 네 명 정도가 모여서 같이 가면 실컷 배를 두드리고 먹어도 25원 = 한국 돈으로 5000원 정도 들어요. 이 다음에 다시 중국에 여행을 가게 되면 값싼 청도 맥주를 실컷, 훠궈도 실컷 먹고 올 거예요.)  




저희가 주문한 쇠고기 정식 2인분이 다 나왔어요.
저래봬도 엄청 양이 많아서, 충분히 풍족하고 만족스럽게 먹고 왔답니다. 아, 맨 아래 사진 속 연근 옆에 있는 네모 모양의 식재료는 얼린 두부예요. 중국에서 먹을 때도 좋아하던 것이었는데, 한국에서 만나니 반갑더라고요. 중국의 얼린 두부가 더 쫄깃한 식감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맛있어요.




홍탕과 백탕에 각각 재료들을 먼저 넣어 두고, 국물을 많이 떠 먹지 않으니 국물 맛을 시원하게 만들 필요는 없으나 그래도 습관처럼 채소류를 먼저 넣어 두고, 고기도 넣어 두고,




부글부글 끓어서 재료가 익으면 하나씩 건저 내어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돼요.
진짜진짜~ 진짜진짜진짜~~~ 맛있었어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약간 변형되어 더더욱 맛있게 느껴졌던듯???
남편도 먹는 내내 맛있다고 감탄을 했고, 저도 먹으면서 계속계속 감동을 했답니다.
국물이 졸아들어 부족해지면 리필 가능하고요, 소스류도 당연히 리필이 돼요.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사진은 여기서 끝!
이후부터는 훠궈에 집중을 하면서 아주아주 맛있게, 배가 불렀지만 마지막 하나까지 다~ 먹었답니다.




맨 마지막에 면을 넣어 먹어요.




매운 홍탕을 많이 먹었더니 얼굴과 입술까지 빨개졌네요.




꼭! 뽑아주세요.
식사권과 연극 관람권을 주는 이벤트가 있기에 간절한 맘으로 참여를 하고,




먹으면 개운, 상쾌해 지는 과일 후식으로 기분좋게 식사를 마무리 했답니다.
불이아 메뉴판을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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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대학로!!에 다녀왔어요.
진짜 오랫만에 가 보는 대학로, 분당으로 이사 오고 나서 너무 멀 것 같은 생각에 대학로 근처엔 갈 엄두도 못 냈었는데요, 임신 35주가 되고 보니 앞으로는 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맘 먹고 다녀왔답니다. 걱정했던 것 보다는 가까웠어요. 지하철 계단 오를 때 등산하는 기분이 조금 들기는 했지만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도 있고, 에스컬레이터도 절절히 활용하면서 잘 다녀왔어요.



얼굴은 달덩이가 됐지만 연애할 때처럼 지하철에서 셀카도 찍고...... .
지하철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임신부 배려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양보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자리가 생길 때까지 계속 서서 기다려야 했던 것이었어요. 노약자석에는 젊은 사람들이 감히(?) 앉지도 못하고 어쩌다 너무 피곤해서 앉아 있을 때도 내내 눈치가 보이잖아요? 그런데 임신부 배려석에는 9개월 된 임신부가 떡하니 앞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눈하나 깜짝 않더라고요.




아~~ 대학로!!
오랫만에 남편이랑 둘이서 대학로를 그저 걷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하고 날아갈 듯 했답니다.
다솔 군, 달이 양, 미안~




저희 부부는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왔는데요, 몇 년 만인지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참 많이 다녔었는데. 대학로에는 예전보다 소극장들이 더 많이 생긴 것 같고, 보고 싶은 공연도 참 많더라고요. 그 중에서 저희가 볼 연극은, 신의 아그네스예요. 제목은 참 익숙한데 내용은 전혀 몰라서 대강의 줄거리만 찾아보고 갔었답니다.




리빙스턴 박사 역의 윤소정, 원장수녀 역의 이승옥, 아그네스 역의 선우예요.
남자의 자격으로 유명해진 선우가 연극에까지 등장하다니, 갑자기 웬 연극??? 했는데, 징그럽게 잘 하더라고요.




연극은 10월 30일까지 계속되니까, 공연시간이랑 관람료 확인하세요.




든든한 데이트 상대자 다솔 아빠. 임신 후반부로 갈 수록 혼자 다니는 것은 너무 위험하니까 꼭 보호자와 함께 다녀야 해요. 저도 35주가 되니 집 앞에 혼자 나가는 것도 불안하더라고요. 특히나 저는 두 번째 제왕절개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조기진통이 오면 큰일이거든요.




연극이 시작되면 사진 촬영은 금지이니, 시작전에 한 장!


흠... 선우가 연기를 정말 잘 했고요, 목소리가 좋고 노래를 잘 하는 아그네스 역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연극을 보고 난 후에도 내용을 명쾌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검색을 좀 해 봐야 했답니다. 확실히 돌아가는 관객들에게 약간 묵직한 숙제를 남기는 연극인 것 같아요.



오랫만에 대학로에까지 나왔는데 연극만 보고 그냥 들어갈 수는 없죠.
대학로 맛집을 찾다가, 발견한 훠궈(중국 사천식 샤브샤브)집에서 맛있게 저녁도 먹고요,



다솔 아빠가 좋아하는 간식인 '뽑기'(제가 살던 동네에선 파짜꼼이라고 했었는데...)도 사 먹고,




연극표를 가져 가면 음료 사이즈를 업그레이드 해 준다기에, 스타벅스 가서 커피도 마신 후 집으로 돌아 왔답니다. 35주엔 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보호자가 동반한다면 반나절 정도는 즐겁게 나들이 다녀도 괜찮은 것 같아요. 정말 재미있었던 대학로 연극 데이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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