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도 어릴 때 엄마 화장품에 몰래 손을 댄 적이 있지만,
요즘 아이들은 정말 빠르네요.
이제 곧 태어난지 19개월이 되는 다솔 군, 슬슬 화장을 즐기기(?) 시작했답니다.
저는 초등학교 들어간 이후에야 파운데이션을 처음 발라 봤던 것 같은데 말예요.
제가 늘 다솔이가 보는 앞에서 화장을 해서 그런지
다솔이는 로션을 볼에다가 톡톡 두드려서 바르는 것도 좋아하고
어떨 땐 파우더 퍼프를 꺼내서 얼굴에 화장하는 시늉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좀 사고를 크게 쳤어요.
네, 다솔이 얼굴에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 저것은 바로바로 파운데이션이랍니다.
엄마도 하는데 나는 왜 안돼?
다솔이의 얼굴을 보고 놀라서 다솔아! 불렀지만,
다솔이는 눈도 깜짝 안 하고 여상스럽게 파운데이션을 열어 스폰지를 꺼냅니다.
이미 온 얼굴과 머리에는 손가락으로 덕지덕지 바른 파운데이션이 가득하고,
고체 파운데이션엔 온통 다솔이가 손으로 쑤셔 놓은 자국이지만
그나마 잘 쓰지 않고 몇 달째 그냥 두고 있었던 파운데이션이라 크게 화가 나지는 않았어요.
옳지, 이참에 포스팅이나 쓰자,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
저는 전문 블로거인가요?
맞아, 파운데이션은 손으로 바르는 것 보다 스폰지로 바르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다솔이는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파운데이션을 열면 바로 나오는 전용 스폰지를 꺼냈어요.
손가락에도 파운데이션이 덩어리 져 있었던 걸 보면 좀 전에는 손가락으로 마구 발랐던 것 같은데,
제가 스폰지로 슥슥 파운데이션을 바르던 게 생각났나봐요.
그래그래, 어디 맘 대로 해 보렴.
스폰지에 파운데이션을 톡톡 묻히더니,
분노의 화장질(??)이 시작되었어요.
손이 어찌나 빠른지 저도 재빨리 셔터를 눌렀음에도
스폰지가 얼굴에 닿는 모습은 포착할 수가 없었지요.
눈을 질끈감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면서 스폰지로 얼굴을 마구 두드리는 다솔 군,
제가 화장하는 모습을 유심히도 봤나봐요.
내 손이 그렇게 빨랐었나?
제가 피부 화장을 할 때 오래오래 두드리는 습관이 있거든요.
적은 양의 파운데이션을 지루할 정도로 톡톡톡 오래 두드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피부표현의 비법이라는 것을 어디서 들은 적이 있어서.
다솔 군 파운데이션을 처음 발라보는 것 치고는 꽤 그럴싸한데?
그러나 엄마는 화장하는 남자는 별론데...... .
화장 끝!
분노의 화장질을 끝낸 다솔이가 해맑게 반응을 기다립니다.
다솔아, 예쁘긴 하다만 스킨, 로션에서 끝내렴.
파운데이션은 이제 그만 그만,
색조는 절대 안 되느니라!
다솔이의 손이 빨라서 제대로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모습이 귀여워 움직이는 사진으로도 보여 드려요.
'다솔 & 다인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에게도 헤어 스타일은 중요하다! (6) | 2011.04.11 |
---|---|
머리카락과 수염을 원했던 게냐? 얼굴에 그림 그린 다솔이. (6) | 2011.03.28 |
아기 목욕탕에 국그릇이 필요한 까닭?!? (2) | 2011.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