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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랫만에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게 됐다. 나이가 든(?) 이후로 가요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지루하고 힘들어져서 자연스럽게 신곡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점점 더 유행에 뒤쳐지는 사람이 됐었는데, 올 여름엔 다르다. 여기 저기에서 귀에 익은 노래들이 흐르고 제법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도 있다. 그만큼 올 여름 우리 가요계가 뜨겁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섹시 3인방이라고 불리는 엄정화-서인영-이효리의 대결 구도이다. 나의 아주 주관적인 판단으로, 오랜 기간 동안 섹시퀸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엄정화가 단연 우세하지만 서인영과 이효리의 대결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나는 이제는 서인영이 이효리를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일각에는 서인영을 B급 가수로 취급하며 절대로 이효리처럼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내가 보기엔 서인영의 노래 가사처럼 이제 대세는 서인영이다.



서인영은 처음에 된장녀 이미지로 수많은 안티팬을 키우며 버라이어티에 뛰어 들었다. 그녀가 신상을 외치며 구두며 옷가지들을 수북히 사 댈(?) 땐 솔직히 나도 그녀가 한심스러워 보였다. 그 뿐인가? 서인영은 각종 방송에서 다른 사람들(특히 남자들)을 면박주며 매사에 성질만 부려댔고 그 때마다 나는 그런 모습이 보기 싫어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리기에 바빴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버럭버럭 소리지르는 박명수에 적응되듯 나는, 다른 시청자들은 악녀 서인영에게 서서히 적응되기 시작했다. 밉상이었던 그녀의 목소리가 매력있게 들리고, 마녀같았던 그녀의 외모가 인형같이 예뻐 보여서 그녀의 화장법을 공부하기에 이르렀다.

비호감의 전형이었던 서인영이 이렇게 많은 이들의 환심을 살 수 있었던 것은, 그저 그녀에게 적응되고 익숙해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중들이 그녀에게서 새로운 면면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버릇없고, 무식하고, 돈만 밝히는' 등등의 악녀 캐릭터를 좀 더 주의 깊게 관찰해 보고 있노라면 그 속에서 의외의 순수함과 지혜로움을 발견할 수가 있게 된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의외의 청순함(?)과 순진함이 대중들에게는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서인영에게도 이런 면이 내재돼 있음에 팬들은 감탄하게 된다. 서인영에게서 두 가지의 매력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대중들은, 이제 서인영을 된장녀라고 그저 비난만 하지는 않는다. 팬들은 그녀의 노래를 따라부르고 그녀의 패션을 따라하고 있다. 이효리의 팬들이 그러하듯 말이다.



서인영과 이효리는 늘 섹시퀸 자리를 두고 경쟁 구도를 갖는 듯, 음악 방송에서도 비슷한 순서로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자연스레 서인영을 이효리와 비교해 보게 됐는데, 그 결과 서인영이 우세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효리라는 이름이 주는 힘 때문에 이효리가 당연히 서인영 보다 잘 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냉철하게 무대를 비교해 보면 이효리는 서인영에게 밀리는 추세이다. 솔직하게 평가해보면 무대 장악력이나 춤, 심지어 외모까지 서인영이 앞선다.

모 연예 프로그램에 서인영과 이효리가 함께 나왔을 때, 이들에게 섹시 댄스 배틀을 요구한 적이 있다. 남자 연예인이 더 잘 춘 사람과 함께 커플 댄스를 추는 형식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었는데, 그 날도 역시 서인영이 이효리보다 훨씬 더 섹시해보였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효리라는 이름이 주는 힘 때문인지 남자 연예인은 이효리를 선택하고 말았지만, 그 방송을 본 많은 사람들은 나와 같이 느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조금 더 솔직하게 그 둘을 평가해 본다면, 미안하지만 이효리는 지고 서인영이 뜨고 있다. 이제는 서인영이 대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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