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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한달 살기를 하고 있는 일레드님의 남편입니다. 2020년 1월 7일은 필리핀에 온지 6일째 되는 날입니다. 전 날 너무 피곤했는지 너무 늦게 일어났습니다 8시가 넘어서 일어나 급하게 아침 식사를 먹어야 했어요. 전전날 남은 피자를 데우고, 계란후라이와 남은 밥을 얼른 먹고 학교로 향했습니다. 

 

아들은 학교 캠퍼스가 아닌 베니스몰에 있는 thu study에서 수업을 듣기 때문에 데려다주고 전 학교로 가야 하는 코스인데요, 대략 시간을 재보니 숙소에서 15분 전에는 출발해야 아이를 데려다주고 저도 제시간에 학교에 도착하겠더라고요.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필리핀 마닐라 보니파시오에 있는 엔더런대학교인데요, 최근에 사무실 건물을 새롭게 증축했더라고요. 

학생들과의 상담이나 사무를 별도의 공간에서 진행하게 되고 기존의 사무실은 강의실로 바뀌게 되어 더 많은 강의실이 확보가 된 것 같아요. 

 

첫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선생님이 어제 보았던 아들의 선생님이더라고요. 크리스티 선생님인데 첫 수업이 소셜 클럽이라고 주제를 가지고 여러 엑티비티를 통해 수업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리비아, 키르키스스탄, 일본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있었고요, 이번 수업은 스토리를 주제로 한 수업이어요. 

 

엑티비티를 할 때인데요, 팀을 나누어서 한명씩 나와서 배웠던 단어들에 대해서 설명하면 팀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맞춰야 하는 엑티비티였고요, 말하지 말아야 할 단어들이 적혀 있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을 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는데요, 엑티비티를 하니 역시 활기가 넘쳐납니다.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있어서 좋았는데요, 다양한 발음을 들어볼 수도 있고, 그들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했을 때 중동이나 남미애들 발음이 너무 이상해서 오히려 제가 저 발음에 물들면 어떻할까 걱정했었는데, 밖에 나와서 실제로 영어를 써보면 한국 사람들 발음은 잘 못알아 듣고, 오히려 중동이나 남미애들 발음을 더 잘 알아들어서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물어보니 한국은 보통 인토네이션이 없고 한음으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영어를 문법적으로 아무리 잘 이야기해도 못알아듣는다고 해요. 오히려 성조가 있는 중국같은 나라의 발음을 더 잘 알아듣는다고 하더라고요. 

 

다양한 국적의 학생이 있어서 또 좋은 점은 한명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는 점인데요, 제 옆에 앉은 일본인인 유하는 전날 수업에도 같이 했었기에 오늘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었어요. 유하는 1달 어학연수를 하게 되는데 이유는 이직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지난 달에 퇴사를 하고 새로운 직장에 이직을 하게 되는데 라쿠텐이라는 일본의 대기업에 취업을 하게 되었더라고요. 그런데 라쿠텐은 일본 토종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회사 내에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영어로 한다고 합니다. 말도 영어로 하고, 서류도 영어로 작성해야 하고 글로벌 기업을 염두해 둔 것인지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해서 그 전에 영어를 배우기 위해 왔다고 해요. 

 

일본은 3개의 은행이 시장을 다 점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도쿄은행이랑 NTT랑 소프트뱅크인가 그럴거에요. 이번에 그 시장에 라쿠텐이 진입할 예정이라 자신의 은행 관련된 이력이 있어서 이직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라쿠텐 주식을 살 수 있으면 사 놓고 싶더라고요 ㅎㅎ 

 

수업 쉬는 시간에 크리스티 선생님이 제안을 했습니다. 저랑 또 한분은 한단계 높은 레벨의 클래스가 나을 것 같다고 하셔서 한번 체험해보고 괜찮으면 클래스를 바꾸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쉬는 시간 후에는 다른 반으로 갔어요. 

 

이 반은 더글라스 선생님이 진행하는 반이었는데요, 중국인 3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습니다. 

 

똑같이 소셜클럽으로 스토리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다만 방식이 좀 달랐습니다. 크리스티 선생님의 반이 단어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더글라스 선생님 반은 발음과 스피킹에 더 포커스를 맞춘 것 같았어요. 

 

중국 학생은 이곳에서 대부분 3개월 이상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고요, 한명은 1년동안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페어를 이루어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저는 왼쪽에 있는 카르먼 학생과 파트너로 대화를 나누었어요. 이야기를 해 보니 이곳에 온지는 6개월이 되었고, 엔더런대학교에서 수업을 한지는 3개월 째라고 하더라고요. 현재 알바같은 것을 하고 있는데 필리핀 사람이 주인인 중국 레스토랑에서 커뮤니케이션 및 경영 보조일을 하고 있다고 해요. 광저우에 사는데 현재 중국에도 취업난이 심각한가봐요. 그래서 필리핀에서 취업을 하기 위해 왔고, 다음 달에 중국에 잠시 들어갔다가 2달 후 그 회사에 취직할 예정인 것 같더라고요. 취업 전에 영어를 좀 더 배우기 위해 왔다고 하더라고요. 

 

더글라스 선생님은 발음에 대해서 매우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었는데요, 화상영어를 하면서도 NS코스라는 발음 코스를 계속 들었었는데, 역시 직접 오프라인에서 바로 교정해주는 것을 따라가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더글라스 선생님의 설명이 워낙 구체적이어서 발음을 좀 더 명확하게 배울 수 있었어요. 전 여전히 L과 R이 잘 안되는가봐요. OTL

 

수업이 끝나고 더글라스 선생님은 이 클래스가 더 나을 것 같다고 하셔서 다음 수업부터는 더글라스 선생님 수업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수업 끝나고 아이들을 데리러 오니 이미 수업을 마치고 놀고 있더라고요. 수업이 오전에는 그룹 수업이고 오후에는 1대1인줄 알았는데 오전 오후 모두 1대1 수업이더라고요. 그래서 우선은 오전에 1대1수업, 오후에 그룹수업으로 수정을 요청해 두었습니다. 6시간 내내 1대1로 하면 좋긴 한데 너무 지겨울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발음을 듣거나 엑티비티가 더 풍성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섞어서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아이들은 영어 너무 재미있다고 즐거워했습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무슨 마법을 부리신건지... 

 

점심 시간은 1시간 밖에 안되고 왔다갔다 하는데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서 얼른 숙소로 와서 라면을 끓여 먹었어요. 허겁지겁 라면만 얼른 먹고 다시 수업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학교나 베니스몰에서 점심을 먹으면 빠르게 해결할 수 있긴 한데 그냥 집이 편해서... ㅎㅎ 다음부터는 밥을 좀 더 많이 해 두어야겠어요. 얼른 차려먹을 수 있도록 말이죠. 

 

오후 수업은 인텐시브 수업이었어요. 이 수업은 문법, 읽기, 쓰기, 듣기/말하기 수업을 요일별로 번걸아가면서 진행되는 수업이었는데요, 오늘 수업은 듣기/말하기 수업이었습니다. 미스 E선생님이었는데 필리핀 항공에서 어카운트 일을 평생하다가 선생님이 되었다고 해요. 아버지께서 약간 강압적인게 있으셔서 직업을 바꾸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가 임종을 앞두고 아버지에게 선생님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더니 마지막으로 그러라고 하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지금은 자유롭게 영어 선생님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대학이나 다른 나라 대학에 가서도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정말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수업에서도 굉장히 밝은 에너지가 느껴져서 너무 좋았습니다. 

 

우선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한국에도 그런 경우 참 많은 것 같은데 부모가 직업을 정해주는 경우가 많죠. 넌 의사가 되라, 변호사가 되라, 공무원이 되라, 대기업에 취업해라등등. 자녀가 잘 되라고 그런 이야기를 해주지만 결국 그 이야기는 자녀를 불행에 빠지게 만드는 것 같아요. 자신의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좋아하는게 생기면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것만으로도 부모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반에서도 사야카라는 일본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간사이대학 2학년이고 간사이대학과 엔더런대학과 제휴가 맺어 있어서 간사이대학 학생들이 엔더런대학교로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학점 교류같은 것이 되는 것 같은데 4달간 수업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랑 돌아가는 날짜가 똑같더라고요. 4달간의 수업을 마치면 디플로마같은 자격증이 나오나봐요. 다양한 이유와 목적으로 학생들이 와 있는데 한명씩 알아가는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수업을 마치고 나서 역시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어제부터 키즈카페 노래를 불러서 베니스몰 1층에 있는 키즈카페에 다녀왔습니다. 

 

KIDZOONA라는 곳인데 일본 프렌차이즈인가봐요. 이런 종이에 정보를 기입하면 되는데 1시간에 200페소, 2시간에 300페소였어요. 그리고 부모 중 한명이 꼭 들어가야 한다고 해요. 2시간으로 끊어서 들어갔습니다. 

 

딱 12살까지만 입장이 가능했는데 입장할 때는 손등에 도장을 찍어줍니다. 

 

들어가자마자 신난 아이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영유아 아이들이더라고요. 보통 4살~7살이 이용하는 키즈카페인 것 같아요 ㅎㅎㅎ 

아직 마음은 아이인 애들인 이 놀이기구 하나로 거의 1시간을 때웠습니다. ㅋㅋㅋㅋ 

 

자전거도 작아서 타겟은 미취학아동들이라는게 분명해졌어요 

불풀도 있고, 있을건 다 있더라고요. 

전체적으로 공간은 그리 넓지는 않았는데 오목조목 있을건 다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확연히 큰 아이들. 벌써 저렇게 컸나 싶네요. 

 

아이들은 금새 친해진다고 다른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고 있네요. ㅎㅎㅎ 

2시간 신나게 놀고도 더 놀고 싶다는 아이들. 저녁 먹고 잠시 같이 놀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먹을게 다 떨어져서 장을 좀 봤어요. 물 5리터 짜리 하나 사고 고기는 500g만 샀습니다. 마늘이 있어서 구워먹으려 샀고요, 올리브 오일과 맥주, 그리고 롱가니사라는 필리핀 소세지도 샀어요. 엄청 맛있습니다. 

사진 찍는 걸 깜빡해서 먹다가 얼른 찍었네요. 길쭉한게 롱가니사인데요 비닐을 벗기고 올리브유를 넣은 후 높은 온도에서 2분정도 굴리면 겉이 살짝 카라멜라이징이 됩니다. 그 때 꺼내서 먹으면 되요. 밥도둑입니다. 

 

하루 6시간 수업을 하니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그 수업을 아이들은 전혀 힘들어하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다고 하니 참으로 신기할 노릇입니다. ^^ 

 

 

엔더런대학교 영어 어학연수 문의 
http://enderuncolleges.kr/eslcamp/inqu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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