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떠도는 아이들의 순진하면서도 기발한 답안지예요.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이야~ 귀엽다. 아이들의 생각은 정말 순수한 것 같아.....했었는데,
지금은 시험 시간에 꼬맹이가 장난을 쳤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요렇게 능청스러운 표정을 짓는
7살 아들래미.
7살이 되니 유치원에서 이것저것 숙제도 많이 내 주던데요,
7살 정도가 되니 대부분의 숙제는 스스로 척척 알아서 잘 합니다.
벌써 이렇게 많이 자랐나...싶지만
생각해 보면 아직 초등학교도 안 간 어린 아이이고^^
주말 동안에 해 가는 숙제는 엄마랑 함께 하라는 취지로 그렇게 내 주시는 건지
어려운 것도 종종 있어서
아이는 혼자서 숙제를 하다가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해요.
숙제를 하던 아이가 도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도와 달라기에
같이 해 보자...며 봤더니!!!
7살 아이가 읽어내기엔 너무 어려운 지문이!!!
이래봬도 엄마는 국어교육 전공자^^
이왕 하는 김에 (아이가 7살인 것은 생각지도 않고...) 제대로 가르쳐 보자며
저는 예전에 중고등학생들 가르치듯이 철저하게 지문을 분석하기 시작했는데요~
딱딱하고 재미없고 무섭기까지 한 이야기를
엄마가 너무 열심히 가르쳐줬던게 심술이 났던 걸까요?
교통사고 기사를 읽어 본 후
생각이나 느낌을 자유롭게 적어 보자는 문제에 아들아이는
나도 나중에 좋은 차를 사야지.
운전을 하면 어떤 기분일까?
~라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생각이나 느낌을 자유롭게 적어 보라는 문제니까
정해진 답은 없죠.
그래서 저는 아이가 생각한 그대로를 답란에 적으라고 했고
제 생각은 하나도 개입시키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저에게 말한 대로라면
인터넷에 떠 도는 기발한 답안 중 하나(별로 재미가 없는 것으로 분류되겠지마는...)로
등록될 것이 분명했는데,
네가 생각한 그대로 답을 쓰라고 한 다음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이가 쓴 내용은?
(교통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되겠다.
(다친 사람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였어요.
아이는 이미 문제가 원하는 답을 알고 있었던 거였죠.
그저 장난이 치고 싶어서
아까는 그런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던 거예요.
유치원생인 7살 아이의 마음에도 이렇듯 능구렁이가 들어가 있으니
인터넷에 떠도는 기발한 초등학교 답안지는
장난기 다분한 아이들의 심술, 혹은 관심끌기가 아닐까요?
한 여름, 유치원 하원하는 아이들이 반갑고 귀여워서
사진을 찰칵찰칵.
아들래미는 신발 멀리 차는 놀이를 하느라 여념이 없고
딸래미는 예쁘게 찍어 달라며 포즈를 취하기 바쁩니다.
아들과 딸의 '생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던 일이 또 하나 있었는데요,
아이들이 쑥쑥 자랄 수록
저는 쑥쑥 '늙'어서 ㅜㅜ 벌써 흰머리가 눈에 띄게 많아졌어요.
미용실에 물어 보니
이미 뽑아서 될 시기는 지났다며 ㅜㅜㅜㅜㅜㅜ
엄마의 흰머리를 눈치 챈 아이들에게
엄마가 할머니가 되려고 흰머리가 나오는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더니
아들 아이는, 할머니가 되면 엄마는 곧 돌아가시는 거냐며 엉엉엉 울고
딸 아이는,, 할머니가 되면 엄마는 화장을 못 하고 못생겨지는 거냐며 엉엉엉 울더라고요.
엄마랑 다시는 못 만날까봐 무서운 7살 아들래미와
엄마가 못생겨지는 것이 무서운 5살 딸래미 ^^
(딸아이는 아직 어려서 더 그랬겠죠.)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심오하고
마음이 깊고, 생각도 싶은 것 같아요.
아이들을 통해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얻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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