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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왔다는 남자들은 종종 우리를 헷갈리게 만든다. 우리 여자들이 생각할 땐 분명히 웃어야할 시점에서 버럭 화를 내기도 하고, 의기소침 해졌을까봐 어깨를 두드려 주려고 하는 찰라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의지를 다지기도 한다. 달라도 너무 다르고 몰라도 너무 모르는 남자들의 내면세계에 관해 나 역시 특별한 훈수를 둘 재주는 없다. 그러나 여태껏 살아오면서 터득한 남자들의 뻔한 거짓말 몇 가지를 살짝 알려드릴까 한다. 모르면 연애를 할 경우 여자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들이니 잘 읽고 공감해 주시길 바란다.

1. 남자들은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
좀 지난 이야기지만 텔레비전을 보다가 남자들의 영 부실한 시신경(?)에 대해 알게 됐다. 무슨 말인고 하니, 우리나라 남자들은 68% 정도가 마른 여자보다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고 대답을 했단다. 이게 웬일? 사실 우리나라 여성들 중에 뚱뚱한 사람은 별로 없다. 통통하거나 약간 마른 상태가 대부분인데 아주 마른 체형이 되고 싶어서 그렇게들 힘든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얘기를 들으시는 분들은 만세를 부르며 구석으로 밀어두었던 과자 봉지를 다시 찾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은 그 손을 거두시길 바란다. 앞서 말씀드렸듯 남자들의 어리숙(?)한 눈이 '통통'의 정도를 영 잘못잡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통통해서 좋아한다고 얘기했던 여자 연예인을 예로 들어 보겠으니 놀라지 마시길 바란다. 여자들이 가장 담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대표 섹시퀸 이효리, 남자들은 그녀가 통통하다고 말한다. 대체 어딜 보고? 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떠오르실 텐데 상체와 하체가 고르게 발달했기 때문이란다. 다음으로 때로는 청순하게 가끔은 털털하게 우리를 사로잡는 송혜교가 남자들이 생각하는 통통녀란다. 송혜교의 사진을 볼 때마다 조금씩 더 말라있는 그녀를 보고 나는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최근의 화제작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털털한 매력을 한 껏 보여줬을 때에도 그녀는 충분히 말라보였다. 그런데도 남자들은 송혜교의 통통한 볼살이 그녀가 통통하게 보이는 까닭이란다. 그리고 통통녀를 떠올리는 남자들의 뇌 속에 한결같이 떠오르는 사람은 이름하여 김혜수! 정녕?


남자들은 입으로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통통한 볼살을 가지고 있으면서 다리는 쭉 곧게 뻗었고 가슴과 엉덩이가 매력적인 여성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 여성들이 생각하는 통통한 뱃살과 오동통한 팔다리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란 말이다.

2. 남자들은 화장안 한 여자를 좋아한다.
잡지에서 남자들에게 이상형을 물은 설문을 볼 때면 늘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이 상위권에 속해있다. 화장을 너무 짙게 한 여자들은 나이도 들어보일 뿐더러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생기기 때문에 스킨로션만 바른 청초한 얼굴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덧붙임까지 있다. 과연 정말 그럴까? 남자들이 생각없이 내뱉은 이 말만 믿고 데이트 때 스킨 로션만 바르고 나가는 무모함을 보이지 않으시길 바란다. 남자들이 말하는 맨얼굴이랑 여자들이 생각하는 맨얼굴 역시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혹시 마스카라에 아이라이너까지 그리고 색조 화장만 안 한 날, 다음 남자친구에게 맨얼굴이라고 속여본 적 있는가. 소위 말하는 선수라면 어림도 없겠지만 절반정도는 정말 속는다. 화장을 아주 좋아하는 나는 한 때 완벽한 화장이었지만 조금 연하게 하고 나서 입술은 챕스틱을 바르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그 당시 나와 같이 일을 하던 남자 동료가 진한 화장에 대해 난색을 표시하면서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아이라인을 짙게 그리는 여자라고 말했다. 자기 앞에 아이라인을 굵게 그린 나를 두고도 낯빛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말하기에 정말 모르나 싶어서 나도 아이라인 그렸는데 했더니, 당황하면서 자기는 정말 몰랐다고 허둥댔다.


남자들은 늘 이런식이다. 립스틱만 바르지 않으면 화장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잘 모른다. 그러면서 화장이 짙은 여자들은 싫다고 말하는 것이다. 남자들이 말하는 화장안 한 여자란 파운데이션으로 피부의 잡티는 적절히 가리고 아이섀도와 립스틱을 은은하게 발른 여자를 말한다.

3. 남자들은 내숭없는 여자를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남자들이 생각없이 하는 말 중에 자기를 만날 때는 내숭은 필요없다고 말하는 것이 있다. 편한 차림과 평소 행동으로 털털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더 예뻐보인다면서 내숭떠는 여자는 질색인 것 처럼 표현한다. 그러나 이 말 또한 곧이곧대로 믿었다간 큰 코 다친다. 남자친구를 만날 때는 적당히 콧소리도 내 주고 무거운 것은 눈칫껏 피하는 요령을 익혀야 이득이다. 집에서 그러는 것 처럼 비빔밥을 아구아구 먹거나 기어가는 벌레를 손바닥으로 탁탁 내리치는 것은 삼가란 말이다. 물론 편하게 지내는 것처럼 좋은 것도 없지만 연애할 때는 적당한 긴장감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것 또한 연애의 재미이지 않은가.

내숭떠는 여자는 그토록 싫다고 하면서 애교있는 여자에겐 꼼짝못하는 것이 남자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애교는 내숭 중에서도 일등 내숭인 것 같은데 남자들은 대체 어떤 기준으로 애교와 내숭을 구별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좋아하는 이성을 만날 때면 일부러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일정량의 내숭은 우러나오는 법이다. 남동생을 대할 때와 남자친구를 대할 때 확연히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보시길 바란다. 내숭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그러니 남자들이 내숭을 싫어한다고 말했다고 해서 일부러 털털한척 하지말자. 그러다가 여성스럽지 못하다는 이상한 핑계로 이별을 통보받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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