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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끼리 다른 방에 있을 때 꺄르르륵 꺄르르륵,
숨 넘어갈 듯한 다솔이의 웃음 소리가 몇 분 동안이나 끊이지 않으면 그건 필시 어떤 사고(?)를 저지르고 있거나
조만간 사건사고가 날 전초전이기 때문에
저는 너무 심한 꺄르륵 소리는 되도록 안 듣고 싶어요.
그러나 다솔이가 힘이 없어서 풀썩풀썩 쓰러지듯 눕거나 비실비실 온종일 잠만 자는 것은 더더욱 싫지요.
너무 장난이 심할 때는 힘이 들어 화낼 기운도 없지만
차라리 제가 홧병이 나서 넘어지는 것이 낫지 아이가 아픈 것은 너무 안타까워요.
다솔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은 또봇인데요,
이 날도 어김없이 또봇을 가지고 조립하면서 자동차로 만들었다가 로보트로 만들었다가 하고 있는 중이에요.
안방 침대 위에서 무드등만 켜 놓고서~~
뭔가 낌새가 이상해서 다솔이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 봤더니,
아이의 왼쪽 눈이 심상치 않았답니다.
눈이 (심하지는 않지만) 빨갛게 충혈이 되어 있고 부은데다가,
닦아 주어도, 또 닦아 주어도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계속해서 눈곱이 끼었어요.
이상하다 싶어 눈물샘이 있는 눈 앞머리를 살펴 봤더니,
어머나... 그 곳에 눈곱들이 하얗게 가득 끼어 있는게 아니겠어요?
눈병이구나...
다솔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처음 겪는 일이어서
얼른 책부터 찾아 봤어요.
부어 오른 왼쪽 눈에 눈곱이 끼어 있는거 보이시죠?
세수를 시키고 깨끗한 면봉으로 여러 번 닦아 주었는데도 계속해서 눈곱이 끼더라고요.
책을 찾아 봤더니 다솔이의 증상과 가장 비슷한 것은 유행성 결막염이었어요.
유행성 결막염은 봄철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병인데,
다솔이 눈이 아팠던 때가 4월 중순이었으니 여러 가지 정황이 맞아 떨어지지요.
유행성 결막염은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데요,
유행성 결막염에 걸리면 눈이 빨게지고 눈물이 많이 나며 눈꺼풀 속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이 아프다고 해요.
그런데 바이러스가 일주일 정도 잠복기를 거친 후 발병하는 것이므로
언제 어떻게 무엇때문에 걸리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힘들죠.
눈이 따끔거리고 아파서 내내 침대에 누워만 있고 싶었던 다솔 군.
아픈데도 사진을 찍으니 웃어 줍니다. 착해요~
유행성 결막염이 걸리면 눈이 가렵고 쓰라린데요,
가렵다고 긁으면 염증이 생긴 눈에 자극을 주게 되는 셈이니 증상이 더 심해진대요.
상태를 보고 심하지 않으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데
그 이유는 유행성 결막염의 원인인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에요.
유행성 결막염이 전염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어요.
그러나 증상이 비슷하다고 해서 눈병의 원인이 유행성 결막염 때문인지 아님 다른 질병 때문인지
의사가 아니고서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기에
상황이 심해 보이면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유행성 결막염이 걸렸을 때 임의로 안약을 사용해서는 안 되고,
아이가 눈을 비빈다고 해서 눈을 가려 두는 것도 좋지 않은 방법이래요.
그냥 편안하게 며칠 쉬도록 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라니 안타깝더라도 그저 지켜보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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