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 있는 원예예술촌에 놀러 다녀 왔어요.
비교적 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예예술촌 안은 따뜻한 편이었는데요,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원예예술촌을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둘러 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생각할 거리가 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한 번 더 배려해 주어 동행한 아이들도 함께 즐거워야 하니까요.
둘째 아이 다인이는 이제 막 돌잔치를 끝내 생후 13개월에 접어 들었는데요, 꼬꼬마 다인이에겐 보는 것 보다 추위를 피하는 것이 우선이겠다 싶어 보들보들한 담요로 가능한한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 유모차로 이동을 했고요, 그러면서도 눈요깃거리가 있음 다인이에게도 보여주었답니다.
4살배기 다솔이는 그런대로 여행을 즐길 준비가 돼 있기에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원예예술촌을 즐길 수 있도록 몇 가지 장치를 만들어 보았어요.
1. 콘셉트 사진 찍기
원예예술촌 입구에 들어선지 얼마되지 않아 기린을 발견한 다솔 군. 엄마 기린이랑 아기 기린이 있다며 흥미진진 신나게 기린 앞으로 달려 갔어요.
기린 앞에 동그란 나무 원통이 여러 개 놓여져 있기에, 카메라를 10초 후 찰칵 = 자동으로 맞춰두고 아빠와 다인이도 같이 원통을 이용하여 재미있는 가족사진을 찍어보면 좋겠다 싶어 콘셉트 사진찍기 놀이를 했어요. 4살짜리 다솔이도 이미 사진찍는 재미를 잘 알기에 찍는 내내 꺄르르 꺄르르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답니다.
맨 처음 사진은 위치 설정의 실수로 제 엉덩이에 가려져 아빠는 손 밖에 안 나와서 NG.
위치를 요리조리 바꿔가며 몇 장 더 찍은 후 요렇게 멋진 사진을 건질 수가 있었답니다.
이 곳은 장미 정원인데요,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 보면 장미꽃이 몇 송이 피어 있는게 보입니다. 겨울이 다가 오는 바람에 장미가 별로 없었어요. 너무 아쉬웠지만 다솔이에게 엄마는 이쪽, 다솔이는 저쪽에서 꽃을 만지는 설정사진을 찍어 보자고 제안을 했더니 다솔이가 귀엽게 동참해 주었어요.
원예 예술촌에는 곳곳에 사진찍을 공간이 많은데, 사진찍은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이번에는 요렇게, 다음에는 저렇게 콘셉트를 정해서 찍으면 아이가 훨씬 더 좋아해요.
한참을 구경하며 가다 보니 토피어리로 곰세마리 가족을 만들어 놓은 정원이 있었어요. 곰세마리는 아이들이 가장 즐겨 부르는 동요, 그러다 보니 토피어리 곰 가족을 보고 깡충거리며 반겼는데요, 그 앞에서 사진도 찍고 곰발바닥과 하이파이브도 해 봤어요. 응? 사진을 보니 다솔이는 발과 발을 맞대었었네요~
2. 놀거리를 충분히 활용해 보기.
생각해 보면 저도 어렸을 땐 경치를 볼 줄 몰랐었어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저에겐 그냥 그저 그런 산과 물일 뿐...(그 뜻이 아닌가요?) 나이가 들 수록 경치를 보며 감탄을 할 줄 알게 되고 좋은 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겼지요. 꼬꼬마 다솔 군에게도 원예예술촌의 풍광이 제대로 들어올 리 없는데요,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신다면 아이의 흥미를 확~ 잡아 당길 수 있는 거리들을 놓치지 마세요~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걸 확대, 포장, 과장해서 즐기는 것이죠~
다솔이가 지루해 하려는 찰나, 빨간색 양무리들을 발견했어요. 멀리서 볼 땐 코코몽이랑 비슷해서 코코몽이닷! 외치며 (아닌 줄 뻔히 알면서도) 다다다다 뛰어가서 코코몽 노래도 불러 보고, 그 옆에 앉아서 사진도 찍어 보고 놀았는데요, 알록달록 귀여운 조형물을 아이가 좋아하지 않을리 있겠어요?
이곳은 유자하우스라고, 유자로 만든 아이스크림 주스 등을 파는 가게인데요, 건물의 생긴 모양도 그렇고 색깔도 그렇고... '남해 유'까지 보곤 남해 유치원인 줄 알았답니다. 유치원이 원예예술촌 안에 있는 줄 알았어요.
추워서 유자 아이스크림은 못 사먹었지만, 유자와 닮은 노란색 앵무새도 구경하고, 따각따각 목마도 탔어요. 이런 소소한 놀거리에 다솔이는 참 재미있는 여행이었노라고 느낄 거예요~
3.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기다려 주기.
너무너무 보고 싶은 것은 많은데, 발걸음이 느린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할 때면 저도 모르게 아이 손을 잡아 끌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가 보고 싶어하는 것과 아이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조금 다르지요.
제가 볼 땐 아무것도 없는데, 다솔이는 엉덩이를 쑥 빼고 걷기를 거부하며 잠시 구경하다 가자고 조릅니다. 왜? 뭐가 있는데??? 바짝 말라 손만대면 바스라질 것 같은 몰골이지만, 다솔이는 마른 풀들 사이에서 용케 강아지풀을 찾아냈어요. 엄마, 저것좀 봐~ 강아지풀이야. 강아지풀 하나 가져가고 싶어. 아이의 눈은 어떻게 강아지풀을 발견했을까요?
손에 힘을 꽉 주고 질질질 끌고가고 싶었던 급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후--- 심호흡을 하며 성급했던 마음을 고칩니다. 아이와 함께 행복해지려고 온 여행에서 제 욕심만 차리지 않기로 합니다.
꽃들의 흔적들만 따라서 걷던 길에서 활짝 핀 붉은 색 꽃을 보고 좋아하는 아이. 한참을 그 앞을 서성이며 노는데요, 기다려 줍니다. 같이 좋아해 줍니다.
원예예술촌은 다양한 나라를 콘셉트로 한 집과 정원을 꾸며 두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핀란디아의 나무집과 정원이 다솔이의 마음에 쏙 들었나봐요.
원예예술촌은 아이와 함께 걷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는데요, 아이가 맘껏 뛰어 다니며 놀 수 있도록 길도 널찍하고요, 계단이 없어서(계단 있는 길, 계단 없는 길이 나뉘어져 있어서 선택할 수 있어 좋아요.) 유모차도 쉽게 다닐 수 있었어요.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두어서, 눈사람 구경하느라 그 자리에 얼음이 되어 버린 다솔 군. 크리스마스 장식을 이렇게 좋아하니,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 춥더라도 놀러를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할 때에는 잘 놀고, 잘 먹고, 잘 웃던 아이가 뭐에 심통이 났는지 이해할 수 없는 까닭으로 심술을 부리거나 울음을 터뜨릴 때도 있는데요,
원예예술촌은 천천히 둘러 보면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코스, 밥 먹은 시간까지 합하면 두시간이 더 넘는 시간 동안 추운 날 바깥에서 걷고 뛰고 했으니 아이가 지칠만도 하죠. 몸이 힘들면 괜히 눈물이 나는 것도 당연한 것.
아이가 까닭없이 울더라도, 울음을 멈추지 않아도 조금 기다려 줘야 해요. 아이는 울지만 엄마는 웃으며 (좀 냉정한가요?) 달래도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더라도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재밌게 여행을 마무리하는 센스도 좀 필요하겠죠.
화제를 전환해서 나빠진 기분을 확~ 돌려 놓을 것이 필요한데, 원예예술촌 곳곳에 재미있는 요소가 있어서 다솔이도 결국 웃으며 원예예술촌을 나왔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원예예술촌을 재미있게 즐기시길 바라요~
'여행 이야기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해 스파힐 팬션] 개별 테라스에서 구워 느긋하게 즐기는 '바비큐'맛! 가족 여행 숙소로 최고인 이유! (3) | 2012.11.24 |
---|---|
코엑스 맛집, Mix & Bake 애들 데리고 가서 눈치 안 보고 먹기 딱 좋은 곳! (2) | 2012.11.15 |
리솜 오션캐슬 속 빵빵한 부대시설 맛보기! (아쿠아월드, 소나무밭 조각공원 등등 ) (0) | 2012.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