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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다른 사람으로 살아볼 수 있다면?'이라는 기발한 상상에서 시작된 프로그램 '체인지'. 섹시스타 이효리와 아이돌그룹 강인, 수다쟁이 노홍철을 각각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하여 그들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섹시스타 이효리는 섹시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80kg의 통통녀로 변신했고, 아이돌그룹 강인은 30대 중반의 다양한 직업군으로 변했으며, 수다쟁이 노홍철은 (언어의 한계때문에) 말 없는 외국인으로 각각 변신하여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생각거리를 선물하였다. 지금까지의 쇼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시도는 없었기에 '체인지'는 정말 재미있고 그 속에서 감동마저 찾을 수 있는 훈훈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그런데, 효리가 통통녀로 변신했던 1, 2회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던 건 왜일까?

서른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귀엽고 성숙한 섹시미까지 갖추게 된 이효리. 그녀와 함께 방송을 하는 것은 같은 연예인으로서도 설레고 기쁜 일인가보다. 노홍철은 동갑인 그녀의 이름을 차마 부르지 못하고 '효리님'이라고 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효리가 80kg의 통통녀로 변신했을 때 동료 연예인을 비롯한 주윗 사람들의 반응이, 그것을 그저 웃으며 볼 수만은 없게 만들었다.



모 연예인은 예전에는 차마 쳐다볼 수도 없는 이효리였는데, 이제는 마음껏 만져도 될 만큼 부담이 없어졌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프로그램이 끝날때까지 계속되었던 통통한 몸매에 대한 장난스러운 대화는, 몸매에 자신이 없는 여성의 한 사람으로서 마치 나에게 쏟아지는 비난처럼 들렸다. 내가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나는 대한민국의 평균이기에 평균적인 몸무게를 가졌다. 그러나 비만때문에 고민하는 여성이 이 프로그램을 보았다면 훨씬 더 큰 충격때문에 자괴감에 빠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다가 효리의 아버님은 처음 본(그녀의 딸인 줄 몰랐으므로) 사람에게 (몸매)관리를 왜 그렇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비아냥거렸고 살이 쪘다는 이유하나 때문에 그녀는 줄곳 비참한 대우를 받아야만 했다.

삼십년을 예쁘게 살아왔던 이효리에게도 이번 변신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을 것이다. 어쩌면 통통녀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냉담하다는 사실에 놀랐을지도 모른다. 참신한 발상으로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해주었던 '체인지' 앞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웃으며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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