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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캐리비안 레전드호
에서의 추억은 윈저머 뷔페 레스토랑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크루즈가 출발하기 전, 승선 수속을 하고 입국 심사를 마친 후 드디어 꿈에 그리던 크루즈에 타게 되면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배가 출항하기 전까지는 다른 시설은 아직 운영이 되지 않고 오직 이 곳, 윈저머 뷔페 레스토랑만이 분주히 음식을 준비해 여행객들에게 승선을 환영하는 점심 식사를 대접합니다.


배가 떠나는 시각은 오후 세 시지만 미리 서둘러 항구까지 왔고, 배에 오르기까지 여러 절차를 마치느라 저희 가족은 약간 피곤해진 상태였는데요, 윈저머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보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로얄 캐리비안 레전드호가 낯설었고 크루즈 여행도 처음이라 어리둥절한 상태였었는데, 보기만 해도 꼴깍 침이 넘어가는 음식들을 먹으며 차츰 실감을 했습니다.


아, 이제 크루즈 여행이 시작되는구나. 손 하나 까딱 않고 차려진 음식을 먹고, 시시때때로 열리는 신나는 행사에 참여하고, 넓직한 공연장에서 깔깔대며 쇼를 감상할 수 있는 곳! 오늘은 진정 꿈에 그리던 평온하고 낭만적인 크루즈 여행의 시작점인 윈저머 레스토랑의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엄마가 입에 쏙쏙 넣어 주는 대로 꿀떡꿀떡 잘 받아 먹는 다솔이의 시선이 머무른 곳은 윈저머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바다 풍경이에요.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 보셨나요? 엄~청 비싸잖아요? 움직이는 윈저머 레스토랑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바다를, 파도를, 점점 가까워 지는 육지를 바라 볼 수 있어서 정말 신기하고도 멋진데요,




이 때는 아직 배가 출발하기 전이라 승객들이 분주히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살피고 다소 왁자지껄한 분위기였어요. 곳곳에 중요한 물건이 들어 있는 짐들도 보이고,




커다란 창 밖에서는 직원 아저씨가 유리창을 닦고 계셨어요. 다솔이에게는 배 안에서 보는 바다 풍경도 정말 신기할 텐데, 아저씨가 자기가 좋아하는 (다솔이는 유독 청소도구에 관심을 보이거든요.) 길다란 대걸레로 쓱싹쓱싹 유리창까지 닦고 있으니 눈을 뗄 수가 없었을 거예요. 다솔이의 시선을 느낀 아저씨는 함박 웃음으로 다솔이의 관심에 화답해 주셨습니다. 로얄 캐리비안 레전드호의 직원들은 모두들 눈만 마주치면 웃어 주세요.





윈저머 레스토랑의 입구에는 늘 이렇게 과일들이 풍성하게 차려져 있는데요, 먹는 재미와 함께 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할 것 같은 과일 장식을 매일매일 받는 기분, 레스토랑에 들어서는 순간 국빈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과일들은 레스토랑 안에서도 먹지만 하나씩 가져 가서 캐빈 안에서도 먹을 수 있어요. 저는 다솔이와 제가 좋아하는 오렌지를 몇 개씩 가져다가 자기 전이나 아침에 먹었어요.




저희는 아침 식사와 점심 식사를 윈저머 레스토랑에서 했었는데요, 아침에는 주로 갓 구워 낸 따뜻하고 고소한 빵과 신선한 샐러드, 치즈, 과일, 주스 등과 볶음밥, 오믈렛으로 먹었어요. 하루종일 씩씩하게 놀려면 아침식사도 든든하게 해 줘야 겠지요?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 놓으면 되는 식사 시간이라 아침에 느즈막히 눈을 떠도 기분이 좋았어요. 주부들이라면 누구나 남이 해 주는 밥상을 꿈꾸니까요.




오믈렛은 요리사가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데, 줄을 서 있다가 원하는 재료를 선택하면 프라이팬에 달걀과 재료들을 넣어 촉촉하고 먹음직스럽게 만들어 줘요. 저는 핫소스를 뿌려서 약간 매콤하게 먹는 걸 즐겼었답니다.




오믈렛을 받으려고 줄을 서 있는 모습이에요. 중국 손님들이 많아서인지 레전드호의 직원들은 영어와 중국어를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었고요, 저는 학교에서 10년 넘게 배운 영어보다 중국 현지에서 고작 1년 조금 넘게 배운 중국어가 더 편(?)해서 중국어를 주로 사용했어요.


여행지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조금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역시나 언어가 필수! 남편과 저는 한국에 돌아가자마자 꼭! 기필코 영어와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리라 다짐했건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시작을 못했네요. 진짜 언어는 중요한 것 같아요.




윈저머 레스토랑에선 독하게 절제하지 않으면 누구나 '식신'이 되고 마는데, 저희도 매 끼니를 후식까지 꼬박꼬박 챙겨 먹었답니다.(그리고 눈이 닿는 곳마다 공짜로 제공되는 간식까지...으...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어요.) 과일, 향신료 없이 볶아낸 채소 볶음밥, 다솔이가 좋아하는 삶은 달걀에 빵까지 잔뜩 있어서 다솔이의 식사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요.





아이가 밥 먹기를 싫어하는 날에는 윈저머에선 간단히 우유에 씨리얼(종류가 무척 다양해요.)만 먹여도 괜찮아요. 로얄 캐리비안 레전드호 9층 실내 수영장 옆에는 햄버거, 핫도그, 감자 튀김 등등 간단히(??) 요기를 할 음식들이 늘상 차려져 있기 때문에 식사 시간을 놓치더라도 배 곯을 염려가 없거든요.




다솔이 몫으로 빵과 삶을 달걀을 잘게 잘라 한 그릇 마련해 주었더니, 먹기가 싫었는지 쳐다도 안 보고 제 접시에 있는 캐찹콩을 뒤적거리며 장난을 치기에, 시리얼로 바꿔 줬더니 그제서야 잘 먹었어요. 음식의 종류가 다양해서 그 날의 기분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크루즈에는 손님들이 많지만 다들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고 또 윈저머 레스토랑이 워낙에 넓어서 늘 쉽게 빈 자리를 찾을 수 있어요. 요청하면 아기 의자도 척척 잘 갖다 주고요.




윈저머에서 먹는 점심 식사 시간이에요.

제가 점심 식사시간을 특별히 반겼던 이유는 바로바로 김치가 나오기 때문인데요, 사실 집에 있을 땐 꼭 김치를 먹지 않아도 별로 아쉽지가 않는데, 외국에서 김치를 보면 어찌나 반가운지 접시에 한 가득 김치를 담아 왔어요. 기대하며 먹어보니 적당히 새콤하게 잘 익었고 한국인의 손맛 그대로였어요.  




첫 번째 접시에서 김치를 잔뜩 먹어 놓고 두 번째로 음식을 뜨러 가서는(설마, 뷔페에서 음식을 겨우 한 접시만 드시는 분은 없으시겠죠? 기본이 세 접시에, 후식으로 과일 한 접시, 케이크류 한 접시는 먹어야 좀 먹었다고 할 수 있잖아요.) 김치만 따로 한 접시 떠 왔습니다.



김치는 샐러드바에 있어서 무심코 지나치실 수도 있으니 꼭 매의 눈으로 모든 음식들을 샅샅이 둘러 보시길 바라요. 작은 통들이 주루륵 많이 놓여져 있어서 속을 잘 보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을 듯 해서요.




밥을 먹으며 바다를 보는 일은 질리지도 않습니다.
마음이 저절로 평온하게 안정되면서 천천히 오래오래 밥을 먹는 여유를 갖게 해 줘요. 늘 쫓기듯 바쁘게 살아왔던 일상을 잠시 내려 놓고 여유롭게 식사 시간을 즐길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답니다.




다음은 윈저머 레스토랑의 저녁 풍경입니다.


저녁식사는 주로 정찬 식당인 로미오&줄리엣 레스토랑에서 하기에, 윈저머의 저녁 풍경은 다소 조용한데요, 사정이 있어서 식사시간을 놓쳤거나(저녁 식사시간이 두 차례로 나뉘어져 있는데, 음식은 주문을 받은 후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미리 정한 자신의 식사 시간에 가서 먹어야 돼요.) 조금 조용한 분위기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고 싶거나, 저녁까지 뷔페식으로 먹고 싶을 때 윈저머를 찾으면 되지요.





은은한 조명이 켜져서 분위기가 더욱 고상해졌을 뿐, 맛있는 음식이 풍성한 것은 아침, 점심 시간과 똑같습니다. 정찬 식당으로 가던 중에 윈저머의 저녁 풍경이 궁금해져서 잠깐 들러 사진만 찍고 바로 나왔어요. 


여행에서 돌아와서 생각하니 다른 분들께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위해서 음식 사진도 더더더 많이 찍어 올 걸 하는 후회도 들지만 당시에는 먹고 놀고 즐기느라 깊게 생각할 틈이 없었네요. 매 끼니 먹었던 음식 사진을 다 찍었음 좋았을 것을...... .


꿈꾸는 듯 편안하고 즐거웠던 크루즈 여행이 모두 끝나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 로얄 캐리비안 레전드호에서의 마지막 시간도 역시나 윈저머 레스토랑에서 보내게 돼요.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승객들은 순서대로 배에서 내리게 되는데요, 내리기 전에 환송 식사를 먹고 내릴 수 있답니다.




마지막까지 참 풍성히도 잘 먹었지요?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윈저머에서 밥을 먹겠나 싶어서 조금 과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또 역시나 후식까지 잘 챙겨 먹은 후 돌아왔답니다. 다솔이도 헤어지는 걸 알았는지 냠냠 잘 먹어 줬어요.


먹는 게 남는 거라는 말도 있잖아요?




어떨 땐 너무 먹어 배가 빵빵해지기도 하고,




또 어떨 땐 먹다 지쳐 잠이 들기도 했지만,
크루즈 여행의 처음과 끝을 함께 했던 윈저머 레스토랑, 정말 고마웠어! 안녕! 이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


<<아, 윈저머 레스토랑에서 우스웠던 일이 있어서 좀 보여 드리려고 해요. 몹시 피곤했던지 다솔이가 고기를 씹다말고 잠이 들어 버렸어요. 잠시 그대로 두었다가 혹시나 싶어 입을 벌려 보니 고깃조각이 있는 거예요. 꺼내려고 몇 번 시도하다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동영상으로 찍었는데 그 사이에 고기를 꼴깍 삼킨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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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꼬마 다솔이는 4박 6일 동안 싱가포르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떠나기 전에는 아이가 아직 어린지라 더운 나라와 새로운 음식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여행 내내 엄마를 힘들게 하지는 않을지 걱정도 많았는데요,
막상 가 보니 다솔이는 어른들 보다 훨씬 더 잘 여행을 즐길 줄 알더라고요.
또또 여행이라고 가 놓고 엄마는 내내 다솔이의 치다꺼리만 하고 돌아오게 되지는 않을지도 걱정했으나,
이것 또한 쓸 데 없는 생각이었답니다.
다양한 볼 거리 즐길 거리 많은 크루즈 여행이기에, 크루즈가 각각의 여행지에 우리를 편안히 데려다 주기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하는 가족에게는 크루즈 여행이 딱 맞을 것 같은데요,
꼬마 다솔 군이 어떻게 크루즈 여행을 즐기고 왔는지 딱 하루를 떼어 내 보여 드리려고 해요.


크루즈에서 삼일 째 되던 날, 꼬마 다솔이의 하루입니다.
(이 글은 재미를 위해 (다솔 엄마에 의해) 일정부분 각색됐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아침 식사 시간 ##


크루즈에서는 참 부지런해져요.
엄마, 아빠가 일찍부터 일어나 저를 깨우고 단장을 시킨다음 아침 식사를 하러 가지요.
집에 있을 땐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절대 못 일어나시던 엄마가, 알람이 울림과 동시에 벌떡 일어나시는 것을
벌써 삼 일 째 보고 있습니다.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지요.(= 기적을 행하는 크루즈)
아기용 선크림을 곱게 바르고 9층에 있는 윈재머 카페에 갑니다.
뷔페식 식당인데요, 아침 식사로 제가 좋아하는 것은 씨리얼과 달걀 흰자와 빵, 그리고 과일이에요




제가 윈재머 카페에 등장하면, 멋지게 차려 입은 직원분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아기 의자'를 척하니 갖다 주시는데요, 오늘도 아기 의자에 앉아 저 스스로 아침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는 일부러 끼니를 거르기도 하지만, 크루즈에서는 꼭 밥을 챙겨 먹기로 결심했어요.
배가 금방 고파져서 밥을 먹지 않으면 저만 손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오늘 아침에도 우유를 부은 씨리얼에 빵과 달걀 흰자를 섞고 과일도 든든히 먹어 두었습니다.




## 오전 운동 (1) 골프 ##


네! 저 골프치는 꼬마예요.
로얄 캐리비안 레전드호 10층에는 저를 위한 미니 골프장이 있는데, 골프는 이번 여행에서 처음 쳐 봤어요.
크루즈가 커서 거의 흔들림이 없기 때문에 골프같은 운동도 할 수가 있는데요,
바다를 보면서 골프를 치는 기분은 정말 말 할 수 없이 좋았답니다.




골프가 채로 공을 쳐서 구멍 속에 쏙 넣는 운동이라면서요?
근데 처음이라 그런지 제 맘대로 움직여 주질 않더라고요. 칫! 그냥 공을 손으로 잡아서 구멍에 넣어 버렸어요.
뭐 어때요? 다 즐겁자고 하는 놀이인걸요.
아빠가 열심히 가르쳐 주셨지만 아직 저에게 정식 골프는 너무 힘든 것 같고요,




그냥 멀리 공을 친 척하고 폼을 잡으며 놀거나 아까처럼 손으로 공을 집어 구멍속에 쏙 넣는 일이 제격이에요.
크루즈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재밌게 노는 것이 최고니까요.
미니 골프장은 9홀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른 어린이 할 것 없이 모두들 어울려 저 마다의 경기를 펼친답니다.
둘러 보니 다들 고만고만한 실력들이니 기죽을 필요 없다고요.
잘 안 되면 저 처럼 손으로 쏙!
그래도 뒷 모습 만큼은 그럴싸하지 않나요? 헤헤헷...... .




골프를 다 친 후에 바다를 보며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20개월 평생 이렇게 멋진 모습은 처음이었거든요.
해가 바다 위에 비쳐 반짝이는 모습도 정말 근사했고, 크루즈에서 맞는 아침은 참 평온하고 행복해요.
볕이 좀 따가운 듯 해서 아빠가 '암벽 등반'을 하시는 동안 저는 엄마와 '피셔 프라이스 존'으로 가기로 했어요.



## 피셔 프라이스 존에서 장난감 놀이 ##


어제는 아빠와 장난감 놀이를 하러 왔었는데 이번엔 엄마와 함께네요.
피셔 프라이스에서 만들어진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어요. 보통 9시부터 선생님들이 나와서 같이 놀아 주는데,
오늘은 조금 늦게 왔더니 친구들도 별로 없고 선생님도 안 계시네요.
그래도 엄마와 장난감들이 있으니 문제 없어요.




어제도 만나서 친구가 된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놀았어요.
자동차 놀이도 하고, 블럭 쌓기도 하면서 한참 놀고 있으려니, 앗! 선생님이 오셨네요.




선생님이 파란색 문어 인형을 선물로 주셨어요!
친구 엄마께서 나눠 주신 과자를 들고 있느라 문어를 얼른 받을 수는 없었지만(과자는 엄청 소중하니까요.)
그래도 정말 기쁘고 고마웠답니다. 잘 간직할게요.




다시 만난 아빠가 반가워서 계단에서 장난을 좀 쳐 봤어요.
일명 난간에 매달려 유리에 발바닥 찍기 놀이인데, 제가 개발했어요.
사진으로는 조금 위험해 보이지만 바닥도 평평하고 실제로는 그리 높지 않아서 다칠 염려는 없으니 염려마세요.




사실 이 놀이는 아까 아빠가 암벽등반 순서를 기다리실 때 배워 둔 거예요.
10층 미니 골프장 옆에는 (제가 보기엔) 어마어마한 높이의 암벽 등반장이 있는데요,
저는 아직 어려서 도전할 수 없었지만 초등학생 형, 누나들도 꼭대기까지 참 잘 올라가는 걸 봤어요.
이 다음에 꼭 다시 와서 저도 박수를 받고 싶어요.




끼악-- 이 누나를 좀 보세요.
저 보다 몇 살 더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정말 대단하죠?




## 오전 운동 (2) 수영 ##


(비록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암벽 등반에 멋지게 성공하셨다는 자랑스러운 아빠와 함께 9층 수영장에 갔어요.
여기엔 유아 수영장이 있어서 저처럼 수영을 못하는 아이들도 물장난을 칠 수가 있도록 만들어 두었답니다.
물놀이가 어찌나 재미있었는지 저는 계속계속 수영장에 있고 싶었어요.
유아 수영장 바로 옆에는 어른들이 수영하는 곳이 있었는데도,
아빠는 저를 돌보시기 위해 제 무릎 높이의 수영장에서 발만 담그고 계셨답니다.
고마워요, 아빠!




이 물은 바닷물이라 꼴깍 먹어 보면 짭짜름 해요.
아빠와 함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영을 했더니 벌써 점심 시간이었어요!
크루즈에서는 하루가 어찌나 빨리 가는지 순간순간이 너무 아까울 지경이었지요.




밥 먹기 전에 잠시 간식 시간.
집에서는 절대 허락되지 않았던 아이스크림도 원없이 먹어 봤네요.
야외 수영장 옆에는 출출할 때 언제든 먹을 수 있도록 아이스크림과 주스, 차가 있고요.
반대편에 있는 실내 수영장에는 햄버거, 감자 튀김, 피자, 핑거푸드도 많으니 배고플 일이 없어요. 공짜래요.




아악! 아이스크림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넘어졌어요!
그래도 절대 아이스크림은 놓치지 않았답니다.


 

엄마아빠는 제가 넘어지는 걸 보시곤 편안하게 앉아서 남은 아이스크림을 먹자며,
수시로 생음악이 연주되는 5층 세트럼으로 저를 데리고 가셨답니다.
마침 기타 연주를 하고 있기에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냠냠냠 아이스크림을 먹었어요.



## 오후 저글링 강의 ##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나서 낮잠을 조금 잤어요.
참 이상한 것이 크루즈에서는 엄마가 억지로 재우지 않는데도 때가 되면 저절로 눈이 스르륵 감겨요.
방으로 돌아가 달고 깊게 잠을 잔 후 저글링을 배우러 갔답니다.
첫 날 저녁 쇼에서 멋진 저글링 솜씨를 보여줬던 아저씨가 직접 가르쳐 주고 계셨어요.
저 아저씨 솜씨가 보통이 아니거든요. 수도 없는 공을 던지고 받고, 어떨 땐 입으로도 받고, 정말 대단했어요.
이제 곧 저도 아저씨 처럼 저글링을 잘 할 수가 있는 건가요?




이야~! 어떤 아줌마께서 현란한 저글링 솜씨를 보여 주셔서
저도 모르게 뚫어져라 쳐다 보고 말았어요.
이제 저의 솜씨를 보여 드릴 차례군요! 기대 하세요~!

 

히힛, 공을 던지는 것도 저에겐 대단한 발전이라고요.
오후에 기항지 투어를 나가기 때문에 저글링 수업은 조금만 참여했어요.

저희 가족이 탔던 싱가포르 크루즈는 말레이시아 페낭과 말라카에 하루씩 정박하는데
이 때 원하시면 기항지를 여행할 수 있어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페낭과 말라카를 여행한 이야기는 나중에 천천히 들려 드리기로 할게요.

오늘은 엄마 아빠랑 자유 여행으로 말라카를 둘러 보고 돌아 왔더니 벌써 저녁시간이었어요!
시간이 조금 늦어서 우리는 서둘러 정장을 갖추고 5층 로미오 & 줄리엣 다이닝룸으로 갔어요.



## 저녁 식사 시간 ##




에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다 갖추어 나오는 다이닝룸에서
우리 가족은 매일 저녁 (세 명의 웨이터에게)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저녁을 먹었답니다.
정찬 식당인 만큼 옷차림에도 조금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은데요, 저는 한복을 입고 가서 귀여움을 독차지 했지요.
역시 우리 옷이 최고인 것 같아요!



저를 위해 특별히 준비해 해 준 닭 튀김과 감자 튀김.
밥과 반찬도 또 있었는데 웨이터 아저씨가 양이 부족할 것 같다며 튀김을 더 가져다 주셨어요.
그런데 저는 튀김을 많이는 못 먹어서 아빠가 맥주 안주로 냠냠냠.




이건 원래 아빠의 에피타이저로 나온 스프인데요, 드셔 보니 쇠고기 무국과 맛이 똑같다며
저에게 양보하셨어요. 아빠와 음식을 바꾸어 먹은 셈이네요.



쇠고기 무 국에 밥을 말아서, 버섯과 가지를 볶은 반찬과 함께 먹었어요.
냠냠냠 역시나 맛있게 많이 먹었답니다.




밥을 먹고 나니 벌써 밤이 됐어요.
밤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쇼'가 펼쳐지는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멋졌던 노래와 춤을 보여 줬어요.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무대였답니다.


## 밤에는 쇼쇼쇼 ##




신나게 박수치며 쇼를 보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아니 이건????????




원숭이 한 마리가 방에 걸려 있는 거예요!!
얼굴까지 만들어 놓아 진짜처럼 느껴졌지만, 자세히 보니 수건으로 만들어진 거였어요.




원숭이에게 뽀뽀 쪽!




자, 이제 하루를 정리할 시간이에요.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엄마를 기다리며 잠시 만화 영화를 본 다음 저는 콜콜콜 꿈나라로 떠난답니다.
크루즈에서는 밤에도 엄마가 재워주지 않아도 저 혼자서 금방 잠이 들어버렸어요.
이로써 저의 하루를 보여드렸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의 절반 밖에 못 한 것 같아요.
크루즈에서는 하루가 길고도 짧아서 하룻동안 정말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짧게 느껴지는 것이고요
남은 이야기는 다음에 들려드리기로 약속 드리며,
꼬마 다솔이는 이제 잠자리에 들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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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오차드 거리에 있는 쇼핑몰 ION이에요.
보는 눈이 있는지 운이 좋은지 한참 오차드 거리를 구경하다가, 마침 우리 앞에 있기에 들어갔던 곳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Ion은 쇼핑몰 많기로 유명한 오차드 거리에서도 손꼽히는 명소였더라고요. 
입점해 있는 브랜드며, 스파, 음식점 등이 아주 고급스럽고 다양해서
Ion이 생긴 이후 다른 쇼핑몰의 매출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잡는 오차드 거리의 휘황찬란함에 빠져, 고개를 돌리는 족족 눈에 들어오는 볼거리에 빠져
잠시 정신을 놓고 있었는데 '다솔이가 종일 쫄쫄 굶으며 제대로 된 식사를 못했다'는 생각이 퍼뜩 드는 거예요.
고작 아침에 비행기에서 저와 나눠 먹었던 기내식이 그 날 식사의 전부였거든요.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일단 허기부터 달래라고 SG$ 2 짜리 수박을 사 주긴 했지만 부실해도 너무 부실했죠.
아이가 배고프다는 것을 알게 된 엄마는 눈에 뵈는 게 없습니다.
이 때부터는 무조건 음식점, 먹거리, 아이 먹일 것만 찾게 되지요.




얼른 길을 건너 Ion 안으로 쏙 들어 갔어요.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의 쇼핑몰이었지만 엄마의 초능력이 발휘되어 지하에 있는 푸드코트를 발견하게 됩니다.
다른 층에는 고급 음식점도 많지만 싱가포르의 음식 문화를 보기엔 푸드코트가 더 좋아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음식들이 즐비해 있는 이 곳에서
한국 음식, 일본 음식 등등 세계 각지의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물론 싱가포르의 입맛에 맞춰 조금씩 변형이 되었겠지만요.)
저는 되도록이면 싱가포르 사람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이 곳 음식을 먹고 싶었어요.
다솔 아빠랑 한 바퀴 쭉 둘러 본 후, 다솔이와 저는 자리를 잡고 기다리기로 했지요.




푸드코트에 입점해 있는 음식점 중에는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포장을 해서 식탁이 있는 곳으로 가져와서 먹을 수도 있더라고요.
우리는 되도록 다양한 음식을 먹어 보고 싶어서 포장을 선택했지요.



음식을 사러 간 다솔 아빠를 기다리는 동안 다솔이는, '절대 만지지 말라는' 염소 조각들이 신기했는지
쓰다듬어 보고 안아 보고 바닥에 엎드려서 발굽도 만져 보며 잘 놀았어요.
그로부터 20분 뒤...... 목을 빼고 기다린 다솔 아빠가 드디어 돌아왔는데,
엥?? 빈손???
도저히 무슨 음식을 사야 될 지 몰라 고민만 하다가 왔다는게 아니겠어요?
(忍忍忍... 참아야 하느니라.)




나중에 카메라를 확인해 본 결과, 배고픈 다솔이 때문에 맘이 급한 저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초콜릿이어서 너무 먹고 싶었다며 초콜릿 사진을 찍은 것이 발각되었답니다.
역시 아빠들이란...... .




예쁘고 맛있어 보였으나 손가락 만한 크기에 SG$ 15여서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번에는 같이 가서 제가 음식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초능력을 발휘해서 순식간에 세 가지 음식을 주문했어요.




중국에서 살 때 먹었던 북경 오리(베이징 카오야)를 연상시키는
양념을 바른 오리, 닭, 돼지 구이예요.
고기의 종류를 고르면 채소 조금을 넣고 소스를 뿌린 후 전병에 싸서 줘요.




저는 오리 구이를 골랐는데 여섯 조각에 SG$ 6 이에요.




다음으로 고른 음식은 그림이 있어서 선택하기가 참 수월했는데, 삶은 어묵을 올린 볶음면이에요.




주문을 하면 아저씨가 즉석에서 미리 삶아 둔 면을 육수에 다시 한 번 끓여 데우고
양념을 넣어 섞은 후 위에다 어묵을 올려 줘요.
차와 함께 시키면 SG$ 4 이고, 차를 선택하지 않으면 SG$ 3.5예요.




그리고 또다른 음식점에서 한국 음식과 비슷한 채소 볶음밥을 주문했어요.
주인 아줌마가 양념을 넣겠냐고 물으시기에 입맛에 안 맞을까 걱정돼서 조금만 달라고 했는데
먹어 보니 더 많이 넣지 않은 것이 후회될 만큼 우리 입맛에 딱이었어요.
SG$ 2.5예요.

식탁으로 돌아와 포장을 풀고 보니 한 상 푸짐하네요.
볶음밥은 쌀이 조금 껄끄러웠지만 그래도 맛있었어요. 모든 음식이 맛있었으니 성공적이었지요.




오리 구이 전병은 먹어 보니 춘장 소스 맛이 났고요,




볶음면도 약간 짠 듯 했지만 맛있었어요.




볶음밥을 가장 잘 먹을 줄 알았던 다솔 군은 의외로 어묵 볶음면을 가장 좋아했고
다솔 아빠는 춘장 소스 오리 구이를 가장 좋아했고
음식을 가리지 않는 저는 모든 음식을 다 좋아했답니다.
볶음면에 들어 있던 고수(샹차이)를 제외하고는(건져내면 되지요.)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 향신료는 하나도 들어 있지 않았답니다.




다솔이가 잘 먹어 주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아이가 볶음밥은 잘 안 먹는 듯 해서 제가 싹싹 비우고 있는데 나중에는 밥도 잘 먹더라고요.
음식을 하나도 남김 없이 싹 비웠답니다.




사실 다솔이가 싱가포르 음식을 잘 못 먹을까봐 햇반에 김을 사서 가지고 갔는데요,
뜯지도 않았어요. 가방만 무거웠던 셈이지요.
싱가포르 음식이 우리에게 잘 맞기도 했지만 시장이 반찬이고, 배 고프면 뭔들 못 먹겠어요?
음식 걱정 하지 마시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서 일반 음식도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한국 음식을 따로 준비해 오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아이를 먹이고 저도 배불리 먹고 나니
이제 슬슬 Ion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합니다. 예쁜 후식들도 하나 둘 보이고요.




한참 구경하다 보니 붕어빵도 있었어요.
겨울에 뜨끈하게 먹는 우리네 붕어빵 보다 몸값이 높긴 하지만
만드는 과정을 보니까 맛은 비슷할 것 같았어요.

'동대문'이라는 상호를 단 한국 음식점도 눈에 띄었는데요, 한국의 특색이 담긴 음식은 아니었어요.
그냥 말만 한국 음식이었던듯...... .
 


구경하며 걷다가 큰 소리로 불러 세우는 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 보니
오코노미야키를 시식해 보라는 것이었어요.
냉큼 받아서 다솔이에게 먹였더니 냠냠냠 잘도 받아 먹더라고요.



 
친절하게 다시 한 번 포즈를 취해 주시는 귀여운 아주머니.
여행 중에는 안 먹던 아이도 잘 먹는 아이로 변하게 되니, 음식 걱정 하지 마시고 훌쩍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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