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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둘을 돌보느라 요즘 저희 집은 전쟁터가 따로 없습니다. 하나가 울면 또 하나가 따라 울고, 하나를 겨우 재워 놓으면 다른 하나가 눈을 번쩍뜨고 공동 육아를 하는 남편이 저를 아주아주 많이 도와 주는데도, 저는 좀비 모드로 하루를 몽롱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그러나 혼자서 애 둘을 키우는 엄마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진심으로 존경해요.


큰아이 다솔이는 엄청 순한 아이인데요, 동생에 대한 질투는 어쩔 수가 없나 봐요. 선배 엄마들에게서 큰아이가 동생을 때리고 깨물고(안 보이는 부분만 교묘히!) 못 살게 군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우리 다솔이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동생에게 사랑이 쏠리는 것 같아서 속이야 쓰리겠지만, 다솔이는 착한데 그렇게까지 하겠어? 그랬었는데, 이 과정은 모든 첫째 아이들이 거쳐야 할 통과의례인가 봅니다.


동생을 귀여워 하는 마음과 동생을 미워하는 마음이 다솔이 안에 공존하고 있어서, 사랑해~ 하면서 입을 쪽쪽 마추다가도 어느 순간 돌변해서 얼굴을 할퀴려 들고, 엄마가 하는대로 다인이를 자장자장 재우다가도 갑자기 팔꿈치로 배룰 꾹 누르기도 하더라고요.


그렇기에 다인이는 본능적으로 다솔이가 근처에 오면 긴장을 하는데요, 꽥꽥 거리면서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 다솔이 때문에 다인이는 깊게 잠도 못 자고, 툭하면 공격하려고 덤벼드는 다솔이를 신경쓰느라 스트레스도 좀 받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둘째로 태어난 걸요.





다인이를 자기가 안겠다고 팔을 쫙 펴며 달려 드는 다솔이에게, 다인이가 아직 너무 어려서 안된다고 타이르는 중이에요. 나중에 다솔이도 다인이도 조금 더 큰 후에 안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말하며 다인이를 다른 곳으로 옮겼더니 다솔이가 울면서 짜증을 부립니다.


너무 앙앙거리며 울기에 어쩌나 보려고 다인이를 다시 다솔이 근처에 눕혀 주었어요.





다솔이가 자기 옆에 바짝 다가오자 다인이는 너무너무 긴장을 해서 눈을 크게 뜨고 몸을 움추리더라고요. 다인이도 본능적으로 자기를 방어하는 태세를 갖추느라 그러는건데, 너무 무서워서 머리카락까지 쭈볏 선 것 처럼 보이는 건 제가 오바했기 때문일까요?




사진을 세워 보니 정말 놀란 토끼가 돼 있죠?




이 사진은 다른 날 찍은 것인데 다솔이가 잠에서 깨자마자 다인이를 토닥거리면서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는 중이에요. 다인이를 좋아하고 다인이가 예쁘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말하는 다솔이,



그런데,





외출을 하려고 옷을 갈아입히다가 다인이의 발에 난 상처를 발견했어요. 다솔이가 손톱으로 파서 조금이지만 살점이 떨어져 나가 무척 아파보였습니다. 화가 나서 다솔이에게 이거 네가 그랬냐고 물으니 천연덕스럽게 자기가 손가락으로 그랬다고 순순히 얘기하더라고요. 너무 당연하게 그랬다기에 오히려 황당?!?



이 상처를 발견한 순간부터 저도 다솔이가 다인이 근처에 가면 계속 주시하며 조심을 했는데요, 벌써 여러 번 다솔이의 공격을 미처 막지 못했답니다.


다솔이는 다인이를 바라 보는 척 하면서 다인이의 팔 다리를 꾹 누르고 있기도 하고, 멀리서 귤을 던져서 다인이를 맞추기도 하고, 눈 깜짝 할 사이에 우유 한 컵을 누워 있는 다인이의 얼굴에 다 부어 버리기도 했어요. 우유가 다인이의 눈과 귀와 코에 다 들어가는 무지막지한 사건이었지요. 다솔이는 특히 다인이가 젖을 먹는 상황을 가장 싫어하는데 적어도 10개월은 더 젖을 먹여야 되니까 다솔이가 얼른 동생을 받아들이기를 바라요.


저에게는 다솔이도, 다인이도 다 소중한 아이들이라 두 아이 모두 상처를 덜 받았으면 좋겠어요.


다인이가 포토 베스트에 떴어요. 그런데 '형아...'라니
다솔이는 딸이란 얘기 많이 들었었는데, 정작 딸아이인 다인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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