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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무른 엉덩이가 아파서 한참을 낑낑거리던 다솔이가 엎드린채 엉덩이를 들고서야 깊은 잠에 빠졌다. 생후 14개월 동안 칭얼거린 적도 별로 없고 길게 울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터라, 나는 엉덩이가 아파서 우는 다솔이의 크고 서러운 울음에 몹시 당황을 했었는데, 생각해 보면 그 예민하고 연약한 부위가 어찌나 아플지 가늠이 되어 정말 마음이 아프다.



다솔이의 기저귀 발진은 '설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좌르르 쏟아 내는 설사가 아니라 찔끔찔끔 지려내는 설사라 그 자체가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는데, 자주 변을 보다 보니 아랫도리가 계속 축축한 상태였고 보드라운 아기 엉덩이가 그것을 이기지 못한 것이었다.



하루에 열 차례 이상 오백 원 짜리 동전 크기로 찔끔찔끔 변을 보긴 했지만 잘 웃고 잘 놀아서, 나는 다솔이의 상태가 그리 심한지 몰랐는데 이미 여러 번 씻은 엉덩이를 밤중에 기저귀를 갈기 전 마지막으로 물로 씻어주는데 다솔이가 자지러졌다. 갑작스런 일이라 엄청 놀랐는데 사타구니 쪽을 만지니 더 크게 울어대어 그 부위에 문제가 있구나 싶었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 결국 집 근처에 있는 응급실로 향했고(다행히 우리 집 근처에는 소아청소년과가 함께 있는 큰 여성병원이 있다.) 나는 의사 선생님께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다솔 엄마가 알려주는 <잠깐 기저귀 상식!>

천기저귀가 좋을까? 종이기저귀가 좋을까?

변을 따로 버리고, 우려 내고, 삶아 빨아야 되는 천기저귀는 그야말로 엄마의 희생 정신이 없으면 오래 사용하기 힘들다. 요즘 처럼 기저귀가 발달하기 전에 나와 남동생을 천기저귀로 길러 주신 친정 엄마는 매일 기저귀를 하얗게 삶아 빨아서 차곡차곡 개 놓은 그 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으셨다며 옛날을 회상하셨다. 날씨가 궂어서 기저귀가 잘 마르지 않는 날이면 마음이 급해서 안절부절 못하셨단다.

그래서 덜 번거롭고 수고도 덜한 종이기저귀를 사용하는 엄마들은 아기들에게 약간 미안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그러나 요즘 나오는 종이기저귀는 값이 비싸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엄마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아기들을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니라니 안심하자.

다만 엄마들이 명심해야 될 것은,
천기저귀 종이기저귀 할 것 없이 기저귀를 자주 자주 갈아 줘야 된다는 것!
조금 귀찮다고, 혹은 기저귀값이 비싸다고 축축한 기저귀를 오래 채워 두면 아기 엉덩이가 짓무르고 벌겋게 부어 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 잊지 말자, 기저기는 가급적 보송보송한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다솔이의 설사는 조금 오래된 과일을 괜찮겠지 하고 먹였던 것이 화근이었다. 아기가 클 수록 엄마는 점점 더 무뎌져서 매사에 '에이, 이 정도야' 하고 넘길 때가 많은데, 그러다 나처럼 크게 탈이 날 수 있으니 늘 조심해야 된다. 아기는 어른과 달라서 생각보다 훨씬 더 연약하고 순수한 존재이니 말이다.



같은 과일을 먹었어도 나는 말짱하지만 다솔이에게는 벅찼던 것이다. 응급실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장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기저귀 발진에 바르는 약(비스테로이드 비판텐이 비교적 안전하다), 설사를 멈추는 약, 장 운동을 원활하게 해 주는 약, 해열제이지만 진통제의 효과도 있는 부르펜을 처방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설사는 생각보다 길고 오래 가서 일주일이 지나서야 멎었는데, 설사가 멈추지 않으니 발진도 낫지 않아서 나와 다솔이는 일주일 정도를 기저귀 없는 생활을 했다. 아랫도리를 아예 벗겨 놓고 있기도 했고 필요에 따라서는 기저귀 없이 바지만 입히기도 했는데, 샅이 짓물러서 다솔이도 무척 힘들었겠지만 여기 저기 사정 봐 주지 않고 작은 것(?) 큰 것(?)을 가리지 않고 영역 표시를 하는 통해 나도 엄청 힘들었다.



따라 다니며 닦고 치우고 빨래하기를 반복했지만 그래도 내가 조금 수고해서 다솔이가 말끔히 낫기만 한다면야, 그깟 거 맨 손으로라도 못 치울까?



밑이 따가워서 발버둥을 치다가 겨우 잠들고 새벽에 다시 깨서 칭얼거리던 다솔이는 설사병이 난지 정확히 일주일 후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후에도 무른 변을 보긴 했지만 설사처럼 계속 지리지 않으니 발진도 덩달아 좋아졌다. 아, 열을 동반한 설사는 장염일 수도 있으니 변의 상태를 확인하면서(장염일 때는 코처럼 진득한 곱똥을 눈다.) 소아과를 찾아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이상... 다솔이의 육아 일기 중 발췌한 내용이에요.)



역시 육아도 경험이 중요하다고 둘째때는 훨씬 더 수월해서 17개월로 접어드는 다인이는 아직 한 번도 기저귀 발진을 겪지 않았어요. 일찌감치 응가 뒷처리도 왠만하면 물로 씻어주고 기저귀도 자주자주 갈아 줬었거든요~~




말짱해진 다솔이가 온 집을 휘저으며 뛰어!!! 다니고 있네요.  한창 까꿍 놀이에 재미를 붙였을 때라여서,
벽에 잠시 숨었다가 고개를 갸우뚱 내밀며 까꿍을 하는 귀여운 다솔이의 모습...지금 보니 다인이와 똑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가르쳤더니 까꿍에서 인사하기로 자세가 어정쩡해져 버렸어요.





아이는 밥 잘 먹고, 잘 자고... 특히 아프지 않은 것이 최고죠?
세상의 모든 아기들 건강하고!! 세상의 모든 엄마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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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을 부실하게 먹었는지
배고프다고, 밥 달라며 다솔이가 자는 저를 깨웁니다.


애들을 재우고 혼자만의 시간을 좀 가지다가
너무 늦게 잠들었던 저는 못 들은 척, 자는 척 미적거리며 꼼짝않고 있었지요.
엄마, 밥! 엄마 밥 주세요~!
불리할 땐 꼭 존대말을 쓰는 영리한 다솔이.
평소에 밥을 잘 먹지 않는 다솔이기에
밥 달라는 말을 계속 못들은 척 하기가 미안해서
부스스 일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30분.


고기 볶음을 잘게 잘라 밥을 먹였더니
넙죽넙죽 잘 받아 먹어
금세 한 그릇 뚝딱, 저를 무척이나 행복하게 만들어 줬어요.
밥을 다 먹인 후 조금 놀까 하다가
다솔이를 데리고 다시 잠을 자러 들어 왔다가
아침 9시가 넘은 시각(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헌나라의 어른이에요.)
택배 아저씨의 초인종 소리에 다시 잠에서 깼지요.


택배를 받고 방으로 들어 오는데
초인종 소리에 같이 깬 다솔이가 갑자기 꽥꽥거리며
새벽에 먹었던 음식들을 다 토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다솔 엄마가 알려주는 <잠깐! 세균성 vs 바이러스성 장염 상식> 

장염은 둘다 처음에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데요,
세균성 장염은요, 고열을 동반하고 설사와 오한이 있는 반면 
바이러스성 장염은 대체로 열은 나지 않고 처음에는 구토를 하다가 서서히 무른 변, 설사로 진행이 돼요.

세균성 장염은 항생제를 쓰는데(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해요.) 바이러스성 장염은 시간이 약이에요. 세균성이나 바이러스성이나 장염이 심할 경우 의사 선생님에 따라서 지사제를 처방해 주기도 하는데, 설사를 통해 나쁜 균들을 다 내 보내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지사제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답니다.

장염에 걸렸을 때 가장 주의해야 될 것은 설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아기들이 탈진하지 않도록 수분을 원활히 공급해 주는 것이에요. 아기들이 물도 넘기지 못하고 자꾸 토하더라도 수분을 계속해서 공급해 줘야 한답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상황일 때에는 전해질 용액을 주는 것이 좋고요, 설탕물이나 소금물을 마시게 해야 돼요. 의사 선생님이 설사 분유를 권하실 때는 가급적 짧은 기간내에만 사용하시고
상황이 진전되면 일반 분유로 빨리 돌아오는 것이 좋아요.

이유식도 처음엔 죽을 주지만 상황이 괜찮아지면 원래대로 빠르게 식단을 돌려서
아기들이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것을 막아 줘야 한답니다.



열이 없고 구토로 시작한 것으로 봐선
바이러스성 장염이었어요.
시간이 좀 지나자 어김없이 설사가 시작됐고 먹은 것도 없는데 좍좍좍~~~







저는 장이 튼튼한 편이라
제 기억 속에는 장염을 앓은적은 한 번도 없고
딱 한 번 식중독에 걸린 적은 있는데
지독한 감기에 걸렸어도 끼니는 절대 거르지 않고(아파도 입맛이 사라진 적은 절대 없음.)
매끼니 꼬박꼬박 밥만 잘 먹었었지만
식중독에 걸렸을 땐 하루종일 밥이 먹히지 않더라고요.
대신 주스를 큰 걸로 하나 사서 종일 주스만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 생각에 다솔이에게도 오렌지 주스를 줬는데
아시죠? 주스에 첨가물이 많다는 거.
100% 주스도, 무가당 주스도 안 먹이는 게 더 낫다는 거.


이번에 확실히 깨닳은 것이 주스는 몸에 좋지 않다는 거예요.
장염이 걸린 기간에 다솔이가 하도 떼를 써서 세 번 주스를 줬었는데
주스는 마시자 마자 1분도 지나지 않아 구토를 유발했답니다.


밥은 먹기 싫지만 배는 고팠던지
우유도 달라고 해서 줬는데, 우유는 삼십 분 정도 지난 후에 덩어리 형태로 토했고요,
살살 꼬여서 진밥을('죽'은 완강히 거부) 줬더니
역시 밥 먹은 후에는 괜찮은 모습을 보였어요.
그러다 어디서 찾아 냈는지 과자를 몇 개 집어 먹고는 아깝게 먹은 밥을 또 다 토했고요.


장염이 걸린지 삼일 째 되던 날
증상이 많이 나아졌기에
생각없이 교회 집사님이 주시는 아이스크림 콘을 그냥 먹였는데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솔이를 키웠던 32개월 동안
그렇게 많은 양의 설사를 한꺼번에 쏟아낸 것은 처음 봤어요.
다솔이가 엄마 응가했어 빨리 와. 했는데 모임 중이라
(설사가 멎고 있던 상태여서 별 걱정 없이) 책장 뒤에 세워서 기저귀를 갈려다가
한강수를 만나 진땀 좀 뺐어요.


겨우겨우 기저귀를 갈아 주고
다솔이와 함께 모임에 합류를 했는데
목이 말랐던 다솔이가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주스를 마셨습니다.
약 30초 뒤에, 모임이 끝나 기도하던 중에, 엄청나게 토하고 말았지요.
호전되고 있었다가, 아이스크림 한 방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어요.


다솔이가 시도때도 없이 토하고, 설사하는 상황에서
다인이가 괜찮을 리 없죠.
바이러스성이잖아요.



<장염 관련 글 더 보기>

기저기 발진, 아기 엉덩이 보다 더 쓰린 엄마 마음 :
http://www.hotsuda.com/642
아기들 장염 바이러스 주의보 : http://www.hotsuda.com/651
가장 좋은 물티슈는, 물 묻힌 엄마 손 : http://www.hotsuda.com/652


 
이유식 먹고 잘 놀던 다인 양,
늦은 밤에 갑자기 왈칵 분수처럼 토한 후
열도 나고 설사도 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아이 둘이 동시에 아프고
제 맘은 네 배로 더 아프고......
 
 
다솔이가 그세 많이 성장해서 그런지
장염 증상은 다솔이가 다인이 보다 훨씬 더 심각했는데요,
어렸을 적에 장염에 걸렸을 때 보다는 한결 잘 버텨 주더라고요.
 
 
입맛이 없어서 반찬은 먹으려 하지 않아서
진밥만 (밥은 맛있나봐요.) 주고 있었는데
그 날 저녁 너무 기운이 없어 보인다며 다솔 아빠가 초콜릿을 줬어요.
또 다시 폭풍 설사 좍좍좍.
어떤 책에서 아이는 실험 대상이 아니라고 하던데,
이번에 의도치 않게 좋은 음식과 좋지 않은 음식을 검증하는 실험처럼 돼 버렸네요.
미안하게...... .
 
 
다인이는 열이 나서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해열제 + 미지근한 물수건 사용.)
장염 걸린 첫 날은 이유식을 중단하고 젖만 먹였고요(토하지 않고 설사만 두 번.)
두 번째 날엔 이유식을 곱게 갈아서 액체 형태로 주었어요. (토하지 않았고, 설사도 없었음.)
아직 어린 다인이에게 장염은 더 힘든 것이었겠지만
젖만 먹어도 버틸 수 있어서 그랬는지 훨씬 더 빨리 나았어요.
역시 모유는 보약이에요.
 
 
사실 저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별로 가리지 않고 막 주는 편이었는데요,
이번 일들을 경험하면서
첨가물이 들어 있는 음식들, 가공식품, 자극적인 과자류...... 등이
우리 몸에 얼마나 나쁜지 깨닫게 되었어요.
다른 엄마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을 텐데,
무지한 엄마 때문에 아이들이 많이 고생을 했네요.
앞으로는 몸에 좋은 음식, 신선한 음식, 직접 만든 음식들을 위주로
아이들을 건강하게 길러야 되겠다는 결심을 다시한번 하게 되었답니다.
 
 
좋은 엄마가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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