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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리뷰 이야기/기타 2008. 3. 28. 22:38
    학창시절엔 시험기간이 되면, 취업 후엔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나는 늘 중요한 일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나만의 '당근 노트'를 만들었다. 기말고사만 끝나면 꼭 여의도 공원에 가서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려보리라! 졸업시험만 잘 보면, 홀로 2박 3일동안 제주도에 다녀오리라! 이 프로젝트만 끝나면 침만 흘렸던 프릴 원피스를 꼭 사리라! 이것만 끝나면, 이것만 끝나면...... .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끝나고 나면 나를 압박하던 부담감들이 눈녹듯 사라짐과 동시에 은근슬쩍 당근 노트의 효력도 사라지고 만다. 에이 자전거는 무슨 잠이나 더 자지! 제주도? 거길 나 혼자 어떡해 가? 프릴 원피스, 내 월급으론 어림없지. 나는 늘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들을 목록으로만 남겨 둔 채 그냥저냥 살아온 것 같다.

    그러다, 영화 '버킷리스트'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두 명의 '나'와 만났다.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지만, 병문안 오는 사람이라곤 비서밖에 없는...설명하기 힘든 자신의 공허함을 그저 루악 커피로만 달래고 있는 억만장자 에드워드 콜(잭 니콜슨). 그리고 단란하기는 하나 그를 옭죄고 있는 부양해야 할  가족들 때문에, 돈 벌이에 얽매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TV퀴즈쇼의 답을 맞추는 것을 낙으로 사는 카터 챔버스(모건 프리먼). 그 둘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내 속에 내재돼 있는 두가지의 모습들을 꺼내보는 듯 해서 가슴이 찌릿찌릿하였다. 에드워드와 카터는 전혀 다른 환경과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그 둘 모두에서 나는 내 모습을 봤다.

    길어야 1년 남짓 남은 금쪽같은 시간동안, 그 둘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새롭게 정리하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기 위해 그것들을 목록으로 만든다.'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써 놓은 목록이 이른바 '버킷리스트'이다. ['죽다'는 뜻의 속어인 '버킷을 차다(kick the bucket)'에서 제목을 착안한 것이다.]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그들은 더 이상의 치료를 포기하고 과감히 병원밖으로 나가 여행길에 오른다. '세렝게티에서 사냥하기, 문신하기, 카레이싱과 스카이 다이빙, 눈물 날 때까지 웃어 보기, 미녀와 키스하기, 좋은 경관 감상하기...' 여행을 즐기며 목록을 하나 하나 지워 가면서 두 사람은 진정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시한부의 삶을 살게되면서 비로소 자아를 발견하고 삶의 기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지만 그렇기에 더 눈물나게 감동적인 영화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구석에 쳐박아 두었던 먼지쌓인 '당근 노트'를 다시 꺼냈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것, 먹고 싶었던 것, 가고 싶었던 것을 그저 마음에만 두고 살다가는 언젠가 죽게 될 그날에 땅을 치고 후회할 것 같았다. 의식하지 않으면 그저 흘러가 버릴 무심한 세월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래서 나도 내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을 몇 가지 생각해보았다.

    1.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답고 조용한 섬에서 아무런 방해받지 않고 여유부리기.
    2. 맛있는 커피와 푹신한 의자가 있는 카페에서 혼자 종일 책읽기.
    3. 완벽한 메이크업과 근사한 옷을 갖추고 신나게 파티 즐기기.
    4. 유럽 여행길에 올라 각 나라에 친구 만들기.
    5. 최근 유행하는 가요의 안무를 완벽하게 배워서 부모님 앞에서 춤 춰보기
    ...... 아, 막상 생각하려고 하니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다. 나도 카터와 에드워드처럼 이 목록을 지워나가기도 하고 더해 가기도 하면서 내 남은 인생을 후회없이 살아야겠다.

    개봉작추천!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고 싶으신 분은 버킷리스트를 꼭 보시길 바란다.http://www.mybucketl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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