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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출산한 엄마들이나 선물로 아기옷을 사시려는 분들은 도대체 사이즈를 어떻게 사야 될 지 고민이 많으시죠? 저도 그랬었어요. 배냇 저고리를 떼고 슬슬 외출도 다닐 수 있게 됐을 때, 몇 호짜리 옷을 사야 될 지. 백 일 선물로는 얼마나 큰 옷을 준비해야 될 지. 너무 고민했었어요.

특히나 선물로 받았던 값비싼 아기 옷을 딱 한 번 입히고 (작아져 버려서) 서랍속에 고이 모셔둬야 될 때, 너무 마음이 아팠지요. 저라면 아이 옷을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사지는 않았을 텐데, 선물을 주신 분이 너무 크게 맘을 쓰셨어요. 수입 브랜드의 10만원 짜리 바디수트를 두 벌이나 사 주셨더라고요. 남자분이라서 사이즈를 모르셨던 것 같아요. 60size를 사 주셨는데요, 다솔이는 산후조리원에서 한 달이나 있었고 그 후에도 외출 할 일이 없어서 거의 배냇저고리만 입고 있었기에 선물 받은 옷을 열어서 입혔을 땐 벌써 쑥 자라 있었어요.



위의 옷은 그래도 목 부분이 단추로 돼 있어서 세 번은 입힌 것 같은데요, 위의 회색 옷과 같이 선물 받은 흰 옷(사진도 없어요.)은 목 부분이 잘 늘어나지 않아서 입히고 벗기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정말 딱 한 번 입혀 보고 못 입혔답니다. 집에서 내내 배냇저고리 입히고 속싸개로 꽁꽁 싸매고 있다가 생후 50일이 되어서 50일 사진과 손발 조형물 만들러 가면서 선물 받은 옷을 입었었더랬어요.



평소엔 주로 이런 모습이었었지요.

아기들은 금방금방 자란다고들 하던데, 만만치 않은 가격을 주고 산 옷을 겨우 몇 달밖에 못 입히게 된다면 너무 아깝잖아요? 소매와 바짓단을 몇 번 씩 접어 입힐 생각을 하고서라도 한 치수 정도는 크게 입히는 것이 경제적일 것 같았지요. 욕심을 좀 부려서 일 년 이상 입힐 생각으로 아예 큰 옷을 사기도 했고 신생아 때부터 딱 맞게 입히는 것은 생각도 안 했었어요. 너무 아까우니까요.

오늘은 저 처럼 옷 때문에 고민이 많으실 새내기 엄마들과 선물로 아기 옷을 준비하시려는 분들을 위해 아기 옷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해요. 성격 급하신 분들을 위해 친절한 다솔 엄마가 답을 먼저 공개합니다.

다솔 엄마가 알려주는, 잠깐! 아기 옷 사기

출산 선물이나 신생아의 옷 사이즈 : 80호~90호
백일 선물 : 90호
돌 선물 : 100호
돌 이후 : 110호
외투나 겉옷 등 특정한 계절밖에는 못 입히는 옷, 출산 시기와 상관없이 무조건 90호 이상.
돌 전후의 아기라면 무조건 100이상.

덧붙임. 아기 옷은 면 100%를 사야 되고요, 백일이 되기 전의 아기들은 잘 토하기 때문에 예쁜 옷, 비싼 옷 필요없어요. 아기가 다 토해도, 매일 빨아서 옷감이 상해도 별로 속쓰리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선에서 옷을 구입하세요. 돌 전의 아기들은 멋 보다는 실용이 우선입니다. 멋내기용 옷은 돌 이후부터 사 줘도 충분해요.

저는 80호 짜리를 두어 벌 사 보다가 다솔이의 폭풍 성장 속도를 보고는 안 되겠다 싶어서 무조건 90이상, 외투는 100부터 사서 입혔어요. 그래서 다솔이의 모습이 초반엔 좀 우습게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봐도 잘 했다 싶습니다. 18개월이 된 다솔이는 이제 80호는 못 입어요. 가끔 옛 생각에 입혀 보기도 하는데 배가 다 보이고 발목도 짧막해서 안 되겠더라고요.

요즘에는 여기저기에서 물려받은 옷들도 꽤 있어서 (아이들 건강에는 새 옷 보다 헌 옷이 더 좋다는 거 아시죠?) 다솔이의 옷장이 꽤 풍족한 편인데, 그래도 벌써 작아져 버려서 못 입는 옷들이 수두룩한 것을 보면 아이를 하나만 낳기엔 옷값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위의 옷은 다솔이 백일 선물로 제가 인터넷으로 산 옷인데 심해도 너무 심했죠? 생후 백일도 안 된 아기에게 24개월짜리 옷을 사 주었으니까요. 결국 지금까지 못 입히고 있는데요, 날씨가 좀 풀리면 멋있게 잘 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백일된 아기에겐 90size가 잘 맞답니다.


백일 때 제가 주문한 옷을 입혀보고 난감해 하고 있었는데 친정엄마께서 90size 옷을 선물로 주셨어요. 정말 유용하게 잘 입었고 지금까지도 잘 입고 있는 옷이에요. 고동색으로 되어서 때도 덜 타고 지퍼로 여미는 방식이라 정말 편하더라고요. 아기 땐 무조건 편한 옷이 최고인 것 같아요. 생후 백일 된 다솔이가 참 통통하네요.


이 사진은 작년 11월에 교회에서 행사가 있었을 때인데 바지 길이가 약간 짧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잘 맞죠? 80size는 다 작아져서 이제는 못 입히는데, 90은 그래도 꽤 오래 입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기들이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키만 자라고 몸집은 그대로라 약간 마른 모습으로 바뀌거든요. 그래서 바짓단은 짧아졌지만 상의는 속에 내복을 입혀도 될 정도예요. 사진보다 약 4개월 지난 지금, 다솔이는 100size 옷을 주로 입는데 만약 옷을 사 준다면 110을 사려고 해요.


이 옷은 역시나 인터넷으로 싸게 산 겉옷인데요, 제가 처음으로 사 본 옷인데 실패작이었어요.
겉은 보들보들 속은 누빔이라 따뜻하게 입힐 수 있긴 한데, 사고 보니 여자 아이들 옷이었거든요. 그리고 90size인데 아기 옷이 아니라 아동복인지 너무 컸어요. 그래서 처음 샀을 땐 실패라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참 잘 샀다는 반전이 있는 옷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도 잘 입히고 있거든요.

이 옷 때문에 다솔이를 데리고 나가면 딸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어릴 땐 딸인지 아들인지 구분이 잘 안 되어도 괜찮은 것 같아요. 귀여우면 최고, 병아리 같지 않나요? 어렸을 땐 겉싸개 대용으로도 썼고요, 식당에선 깔개 대용으로도 좋았어요.



지금까지도 잘 맞는데, 소매를 접어서 입혀야 되는걸 보면 110size는 되는 것 같아요. 저 큰 옷을 백일 즈음에 샀으니 저도 대단한 엄마죠?


다음으로 우주복, 입히기도 편하고 따뜻하고 귀여워 보여서 우주복을 많이들 사시잖아요? 그런데 위 아래가 달려 있는 옷이다 보니 키가 쑥쑥 자라는 아이들에게 비효율적이기도 해요. 우주복을 사실 땐 90size 이상부터 사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어요.

위 사진의 옷은 18개월 이상이 입는 옷이랬는데, 그러니까 90이었죠? 한겨울용 옷이라서 몇 번 못 입히고 작아져 버렸어요. 18개월 옷이었음에도 12개월 돌 즈음 입혔더니 작았고요. 돌부터는 100이상은 입어야 될 듯 싶어요. 아이들 옷은 길어 봐야 2년 남짓 입힐 수 있으니까 되도록 주윗 사람들에게 많이 물려 주고, 물려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태어난지 얼마 안 됐을 때 입혔던 80짜리 옷들은 많이 토하고 더러워져서 차마 물려줄 수 없지만 90~100이상부터는 꽤 깨끗하게 입을 수 있거든요.

제 글이 아이들 옷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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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와 함께 여권을 만들러 갔어요.
뭐, 지금 당장 다솔이가 여행을 갈 계획이 있는 건 아닌데요,
그래도 갑자기 가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우선 만들어 두기로 했지요.
보통 사진관이 9시쯤 문을 연다기에 그 시간에 맞추어서 나갔어요.
아직은 쌀쌀한 날씨 탓에 목도리까지 꽁꽁 싸맨 다솔군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마냥 즐겁습니다.




동네 사진관 어디에서나 여권 사진을 찍어 주니까 가까운 곳으로 가시면 되고요,
여권이다 보니까 지켜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어요.

다솔 엄마가 알려주는 <잠깐! '아기 여권' 사진찍기>

1. 양쪽 귀가 다 보여야 해요. 아기들은 거의 머리카락이 짧은 편이니까(설마, 다솔이만?) 머리카락이 눈썹을 가리거나 귀를 덮는 경우가 별로 없지요. 다만 아기들 중에서도 귀가 잘 안 보이는 경우엔 최대한 귀가 보이도록 드러내면 괜찮아요.

2. 헤어 핀 안돼요.
3. 정면을 응시해야 돼요. 사진관 아저씨가 여러 번 찍고 확인해 주시니까 별 무리 없을 듯 해요.
4. 색깔 있는 옷 입히세요.  여권 사진 배경이 흰색이므로 흰색옷이나 형광색 옷은 안 된대요.

앉아서 찍어야 되는데, 혼자서 못 앉는 아기 중에서도 여권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요? 그럴 경우에는 부모님이 안고 계시거나 잡아 주시는 등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될 듯.


다솔이는 스스로 앉아 있을 수 있기에
사진관 의자에 다가 앨범을 두껍게 깔고 그 위에 다솔이를 앉게 했어요.
분위기가 낯설고 사진관 아저씨를 무서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엄마가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아서 안심할 수 있게 아기의 손을 잡아 준답니다.
보통 여권 사진이 3.5cm * 4.5cm이므로 자르면 엄마 손은 안 나와요.


여권 사진은 수정하면 안 되고(얼굴이 다르면 입국 거부 당할 수도 있잖아요)
아기들은 수정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예쁜 덕에 15분이면 사진이 완성돼요.


 '아기 여권' 만들 때 준비물 & 장소

아기 여권 사진 한 장(3.5cm*4.5cm), 부모님 신분증, 인지값 47,000원(카드 납부 가능)
끝! 정말 간단하네요.

집 근처 시청 민원실에 가셔서 만드시면 되고요, 붐빌 수 있으니 아이와 함께 가실 때는 평일 오전을 이용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해요. 미성년자는 5년 짜리가 최장이에요.

만든 날로부터 4일 후에 여권이 나오고요, 직접 방문해서 받는 방법과 등기로 받는 방법이 있어요.  


성남 시청의 민원실이에요.
평일에 오전 10시가 되기 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다솔이는 비치돼 있던 책을 꺼내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책도 보고 놀았고요,
저는 서류를 작성해서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밟고 여권을 만들었답니다.
써서, 1번 창구에서 검사를 받고, 2번 창구에서 접수...그랬던 것 같아요.


몇 시간 뒤면 될 줄 알았는데 나흘 뒤에 오라고 했어요.
아직 찾아 오지 못해서 여권은 못 보여드리지만 대신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다솔이의 첫 번째 증명사진이에요.
입을 약간 벌리긴 했지만 치아가 나오지 않아서 괜찮을 듯 하고요,
눈도 비교적 크게 뜨고 카메라를 잘 쳐다 본 것 같아요.


많이 긴장했는지 얼굴 표정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잘 나온 여권 사진입니다.
다솔이의 흰 피부와 배경에 어울리게 파란색 옷을 입혔는데 잘 선택했네요.
귀엽게 잘 나왔어요.


보너스로, 천사가 된 다솔 엄마 아빠를 소개합니다.




헤헤헤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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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꺄르르 꺄르르 참 잘도 웃는 다솔 군!
오늘은 또 어떤 재밌는 일이 있기에
목젖이 보이도록 저리도 큰 웃음을 웃고 있을까요?


어라?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솔이의 눈 속에 물이 고여 있어요. 그럼 눈물?


뭐야, 다솔아 너 지금 울면서 동시에 웃고 있는거니?
얼레꼴레 얼레꼴레......
그러나 사진에만 없었지 그 옆에 있던 저도 엄청 울었답니다.
매서운 칼바람 때문이었는데요, 꽃샘추위라는 일기예보는 들었지만 이정도로 추울 줄은 정말 몰랐어요.




다솔이와 제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 곳은 어린이대공원이에요.
3월인데 제 까짓 꽃샘추위가 추워 봤자지! 흥!
코웃음을 웃고 계획했던 대로 어린이대공원에 갔는데,
구경꾼이라고는 우리 일행들 뿐, 사람이 없어서 더 휑하니 춥더라고요.




추위를 잊고자 더 발랄한 척을 하면서 북극곰과 물개, 물범을 구경하고
그 뒤에 있는 다솔이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에스키모 소년(아이들이 낙서를 해서 불쌍해 보이는)과
사진도 찍었지만 추운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동물원에 들어 온지 겨우 몇 분 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하지,
살짝 걱정스러웠던 찰나, 반가운(?) 문구가 보였어요.




동물들이 조류 독감에 걸릴 위험이 있어서
당분간 동물원을 닫아 놓겠다
는 안내문이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맹수 우리는 관람이 허용되어서 사자, 호랑이 등은 볼 수 있어요.)
밖에서 동물을 구경하는 대신 팔각정(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는 실내 놀이센터
캐릭터월드에 놀러가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었어요.


그러나 캐릭터월드가 있는 팔각정까지 걸어가는 것도 만만치 않았지요.




너무 추워서 가만히 있어도 눈물 콧물이 줄줄줄 흐를 지경이었어요.
그래도 다솔이는 좋다고 깔깔댑니다.





이럴 때 딱 떠오르는 노래가 있죠?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그대 나의 사랑아!!




결국 한 줄기 눈물을 떨구고 만 다솔 군.
추울 땐 실내로 놀러 다니시길 바라요!




다솔이 네가 고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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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고소한 우유 한 모금에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다솔 군이에요.
물 마신 후 캬~ 하는 것을 가르쳐 준 이후에
주스든, 우유든, 때론 국이든
액체로 된 음식만 먹으면 자동으로 캬~ 합니다.


다솔이는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젖을 뗀 후 밥을 잘 먹어서
오히려 살이 오동통 귀엽게 올랐어요.
젖을 먹을 땐 밥을 잘 먹지 않으려 해서 늘 배가 고파있는 상태였는데요,
허기를 젖으로만 채우려고 하니
엄마 젖은 점점 더 줄어 들고, 다솔이의 배는 점점 더 커져서
엄마와 다솔이 모두 힘들었었걱든요.


밤에도 배가 빵빵하게 부르지 않아서
계속해서 젖을 찾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젖을 뗀 이후에 잠도 잘 자네요.
여러모로 정말 다행이에요.


아, 그렇다고 젖을 빨리 떼실 필요는 전혀 없으니
엄마와 아이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충분히 아시죠?




음식점에 갔다가 밥을 맛있게 냠냠 먹고서
후식을 먹을 때인데요,
어른들은 커피를 마시고 다솔이에게는 우유를 줬어요.


아직 다솔이는 우유가 익숙치 않은데도
예쁜 컵이 마음에 들었는지, 식당의 분위기가 좋았는지
꺄르르 웃으면서 우유를 한 잔 다 먹더라고요.
귀엽게 하얀 우유 수염까지 그리고 말예요.




다솔이는 이제 혼자서도 척척 손잡이를 잘도 잡고
맛있게 우유를 마실 줄도 압니다.
점점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요.




젖을 떼고 더 의젓해진 다솔 군,
앞으로도 밥, 고기, 채소, 우유 골고루 다 잘 먹고
키도 쑥쑥 몸도 튼튼, 건강하게 잘 자라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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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한기가 느껴지는 꽃샘 추위 가득한 3월의 주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나는 아침부터 봄맞이 대청소를 시작했다. 안방 분위기는 커튼이나 침대 시트만 바꿔 줘도 확 변하는 법.

겨울 내내 깔고 덮었던 진분홍색 침대 시트를 벗겨 내고 미리 빨아 널어 놓은, 하얗고 보들보들한 봄 느낌의 덮개와 이불을 가져왔다. 혼자서 낑낑대면서 덮개를 침대 매트에 끼우고 착착 편 다음, 그 위에 순백색의 고귀함 마저 느껴지는 구름 이불을 펼쳐 놓았다. 드디어 완성! 안방 분위기가 어찌나 화사해 보이는지 너무 기뻐서 양 팔을 벌리고 두 바퀴 쯤은 돌아야 될 듯 싶기도 했다.

사실 나는 청소하는 것을 싫어하는 게으른 주부 중 한 사람인데, 청소도 싫어하는 내가 '대'청소를 좋아할 리가 없다. 그러나 나도 어느새 완연한 주부가 되어 가는지, 정리하고 쓸고 닦은 후 반들반들 윤기나는 집안을 보는 뿌듯함이 너무 커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가끔씩(?) 청소를 하고 있다.

내 손으로 인해 말끔해진 집 안을 보는 즐거움이란......!
자연스레 한 옥타브 높아진 목소리를 하고 저절로 나오는 콧노래를 부르며 다솔이의 식사 준비를 마친 후, 진지를 드시라고 다솔이 님을 부르는데, 몇 초간의 적막. 등 뒤로 느껴지는 쎄한 느낌을 애써 지우며 다급히 다솔이를 찾으러 갔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예상대로 다솔이는 안방에, 침대 위에, 욕조에서 푹푹 밟아 빨아 그늘에서 이틀을 말린 새 침대 시트 위에, 너무나 깨끗해서 손대기 조차 아까운 새하얀 이불 위에 앉아 있었다. 혼, 자, 서...... 요 맘때 아이들이 쥐 죽은 듯 조용히 홀로 방 안에 있을 땐 십중팔구 사고를 치거나 이미 쳤거나 칠 계획을 하고 있는 중일 텐데, 안타깝게도 내가 슬픈 예감을 한 대로 다솔이는 이미 저지른 상태였다.

상황을 보니 하나의 그림이 내 머리속으로 휘리릭 휘리릭 영화처럼 지나갔다.
다솔이는 내가 요리를 하고 있는 틈을 타 조용히 몰래 혼자서 방으로 들어 왔다. 그러곤 안방에 있는 화장대에 의자를 밟고 올라가 화장품이 잔뜩 들어 있는 파우치를 가져와 침대로 간다. 그 위에 화장품을 모두 쏟아 놓은 뒤, 파우더 통을 뒤집어 이불 위에 뭉개고, 립스틱을 꺼내 무언가를 그리고, 크림 통에 손가락을 푹푹 찔러 넣은 후 손가락을 쓱쓱 옷에다 닦고 다시금 가루며 액체들을 침대 시트와 이불 여기 저기에 문지르고 닦았을 것이다.
아주 해맑게 웃으면서...... .




내가 방으로 들어 오자 다솔이는 어깨를 들썩이며 움찔 놀랜다. 18개월 쯤 된 다솔이는 이제 자기가 친 사고가 '사고(事故)'인 줄 아는 것이다! 이다솔, 네 이놈! 나는 뒤늦은 소리를 질러 보지만 공허한 울림일 뿐. 대충 수습을 하고 침대 시트와 이불을 걷어내니 침대가 유난히 앙상해 보였다. 그래, 어차피 꽃샘추위라는데 봄은 무슨 봄.

자기 잘못을 알고 있는 다솔이는 곁에서 착한 척 인형과 함께 조용히 놀고 있다가, 일을 끝낸 내가 일어서자 와락 달려들어 목을 껴안는다. 내내 눈치를 보고 있다가 기회를 타 내게 화해를 요청한 셈인데, 다솔이의 계획은 이번에도 통했다. 사랑해? 엄마도 사랑해. 다솔이를 한 없이 따뜻하게 안고 쪽쪽 입을 맞춘 후, 아까 준비해 두었던 진지를 바치는 나.

읽고 있던 책을 갑자기 확 던져도, 뜬금없이 내 이마에 박치기를 해도, 갈아 입힌 지 얼마되지 않은 바지에 주스를 들이 붓고 내 얼굴를 할퀴어 상처를 내도, 꺄르르 웃음 한 번과 새근새근 자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 한순간에 미움이 사라지게 되는 사람이 바로 엄마이다.

일전에 7살배기 아이를 둔 엄마와 얘기를 하다가 요즘 유행하는 말을 듣게 됐다. 예전에는 미운 일곱 살이랬는데 요즘엔 아이들의 성장이 빨라져서 덩달아 유행하는 말도 달라졌단다. 미운 네 살, 때려 죽이고 싶은(??) 일곱 살이라나? 이런 무시무시한 말을 하면서도 호호호 웃는 그 엄마의 얼굴이 그리 무섭게 보이지 않았던 까닭은, 엄마들 사이에서는 그 말이 '엄마들의 거짓말'이라는 것이 이미 공공연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음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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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는 동물들을 참 좋아합니다.
처음으로 어린이대공원에 가서 사자며 원숭이를 구경할 때도
다솔이의 눈빛은 반짝반짝 호기심으로 빛났었었죠.


다솔이가 외갓집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동물 친구들 때문인데요,
가까이에서 보고 만질 수도 있는 강아지들이 많은 외갓집에 오면
다솔이는 멍멍멍 강아지를 부르며 함께 놀고 싶어 어쩔 줄을 몰라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면 한참동안 멍멍이 후유증에
(데려 오라고 손짓하며 멍멍거려요.) 시달리기도 하는 다솔이가
다시 강아지와 만났습니다.


약 3개월 전, 멍멍군과 다솔이의 첫 만남


어미 젖도 못 뗀 강아지 멍멍군과 다솔이의 첫 만남이 있었던 작년 11월
작년 겨울은 유난히 추웠기에
갓 태어난 강아지들을 어미 개와 함께 집 안 현관에서 잠시 길렀었어요.
어미 개가 정성껏 핥아 줘서 깨끗했던 강아지를 다솔이에게도 안아 보게 했었는데요,
혹시나 다솔이가 강아지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우리는 모두 여차하면 강아지를 구출(?)할 태세를 갖추고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다솔이는 매일 멍멍군과 놀았는데요,
강아지가 너무너무 귀여워서 다솔이는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껴안고 소파 위에다 강아지를 눕히고 살살 쓰다듬기도 하고
꼬리를 만져 보기도 하면서 엄청 예뻐해 주었지요.




침이 줄줄 흐르는 줄도 모르고 강아지 안아 올리고
강아지 흉내도 내 보는 다솔군 때문에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을 지도 모를다는 생각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솔이에게서 강아지를 떼어놓았는데요,




그러면 다솔이는
멍멍이를 부르며 한참동안 목 놓아 울었었답니다.


2011. 2.  멍멍군과 다솔이의 재회


이제는 날씨가 풀리고 강아지들이 어느 정도 자라서
밖에다 풀어 놓고 멍멍군을 기르고 있는데요, 새끼 강아지 중 한마리를 목욕시켜서 집 안으로 데려왔어요.
젖은 털을 말리는 동안 다솔이는 얌전히 강아지를 기다려 줍니다.




드라이가 끝나자 마자  얼싸 안고 강아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다솔이
지난 번에 같이 놀았던 그 강아지는 아니지만(새끼 강아지는 모두 4마리)
이 강아지도 그냥 멍멍군이라고 해요.




까맣고 촉촉한 코도 한 번 콕 만져 보고
털도 쓱쓱 쓰다듬으면서 예쁘다 예쁘다를 해 주는데,
헛! 강아지의 표정은 다솔이와 전혀 다르네요.


멍멍군의 속마음


네 마리의 새끼 강아지 중 가장 예쁜 강아지로 데려와
씻기고 말렸는데, 원래는 강아지의 표정이 저렇지 않았었어요.
장난기 넘치고 활발하고 생기있는 표정이었었는데
다솔이에게 붙잡히자 걱정이 한 가득인 슬픈 표정의 강아지로 바뀌어 버렸네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솔이는 기어이 강아지를 한 번 안아 보겠다고 해서 시도해 봤다가
3개월 동안 다솔이는 겨우 1kg 남짓 늘었는데,
멍멍군은 몸집이 세 배로 커졌기에 안아 올리는 것은 포기했어요.
휴--- 살았다!
한 숨 돌린 멍멍군입니다.




다솔아, 부탁인데 나를 조금 덜 사랑해주면 안 되겠니?
나 지금 몹시 긴장한 상태거든?





이크! 설마 지금 날 깨물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것 봐, 다솔!
깨무는 것은 내 전문이라고, 그러나 우린 친구니까 난 널 물지 않을거야.
그러니 다솔이 너도 나를 깨물면 안돼!

사실 멍멍군의 걱정과는 달리 다솔이는 뽀뽀를 하려는 것이었어요.




뽀뽀였단 말이지?
그러나 다솔군, 나는 뽀뽀 조차도 달갑지 않다네.
그저 나를 저기 저 어른들이나, 우리 엄마에게 얼른 데려다 줬으면 좋겠어.





계속되는 다솔이의 애정공세에 자신을 놓아 버린 멍멍군.
될 대로 돼라는 표정이네요.




보다못한 제가 다솔이에게 강아지를 쓰다듬는 법을 다시 가르쳤어요.
바닥에 가만히 둔 채 살살 쓰다듬어야 하는거야.
이렇게, 이렇게 살살 알았지?




그리고 나서 맘 졸였을 강아지를 안아 올려 토닥토닥 달래줬는데
다솔이는 강아지를 빼앗긴 것이 서러워서
또다시 대성통곡합니다.


그런 다솔이를 애써 외면하는 멍멍군.
멍멍군은 제 손을 떠나 다솔이 할아버지의 품으로 옮겨갔는데
그제서야 안심을 했는지 콜콜콜 금세 잠이 들었어요.
강아지야 미안해.


다솔이도 귀하지만 강아지들도 귀하기에
이제는 다솔이가 강아지를 보고 싶다고 하면
다솔이를 바깥으로 데리고 가서 어미 곁에 있는 강아지들을 보여 준답니다.
밖에서 다시 만난 멍멍군의 표정은 이 날과 전혀 딴판, 날쌘돌이였어요.




날씨가 조금 더 풀리고 다솔이도 조금 더 자라면
강아지와 다솔이가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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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불량식품 깨나 먹어 봤다는 다솔 아빠가
소다를 사 오더니
국자와 설탕을 꺼내 가스불에서 '뽑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제가 살던 동네에선 뽑기가 아닌 '파짜꼼'이었는데
별이며 동물이며 갖가지 모양대로 뽑으면 하나 더 준대서 뽑기인가봐요?
뭐, 불량식품에 정확한 이름이 붙었을 리 없지요.


자칭 뽑기의 고수인 다솔 아빠의 실력 한 번 보실까요?
뽑기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보시고
어렸을 때의 추억도 잠시 떠올려 보시길 바라요.




그럼 달콤 쌉싸래한 뽑기 만들기 시작할게요.
국자에 설탕을 욕심껏 넣고요,
가스불을 아주 조금만 켜고 설탕을 녹입니다.
젓가락을 휘휘 저으면서 설탕을 완전하게 녹이는 것이 중요해요.




설탕이 다 독으면 불은 처음과 동일하게 유지하고요
소다를 약간(손가락으로 한 꼬집)만 넣고 (많이 넣으면 써요)
손이 안 보일 정도로 휘리릭 휘리릭 재빨리 휘저어 줍니다.
시간이 엄청 중요하기 때문에
소다를 넣는 사진은 찍을 수가 없었어요.




여기서 잠깐!
절대로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뽑기를 팔던 '달인' 아저씨의 뽑기를 흉내내서는 안 됩니다.
그 아저씨는 말 그대로 달인인데, 경력없는 우리의 실력이 거기에 미칠 수 없겠지요.
점점 뽑기가 모양을 갖추기 시작하고
소다 덕에 설탕이 굳으면서 부풀어 오르면 불에서 내립니다.




불에서 내린 후에도 점점 더 뽑기가 부풀어 오르니까
망쳤다고 실망할 필요 없어요.




이것 보세요.
얼추 모양이 잡힌 다솔 아빠표 뽑기예요.
그럴싸하지요?




엄마, 아빠가 뽑기를 만든답시고 부엌에서 난리를 치는(?) 동안
다솔이는 홀로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요.
리모컨까지 두 손에 꼭 쥐고요.


24개월까진 절대로 영상물을 보여주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불량 엄마가 되어 갑니다.




다솔 아빠는 접시에 뽑기가 달라 붙지 않도록 설탕을 소량 뿌리고
그 위에 뽑기를 쏟아 올릴 건데요,
뽑기의 달인 아저씨들 처럼 누르개로 꾹 누르지는 않고
그냥 동그란 모양 그대로 드실 거라네요.




국자 바닥에 있던 설탕까지 싹싹 긁어서 올려 놓으니
흡사 초콜릿 무스 같아 보이네요.
아주 부드러울 것 같은 질감이지만 사실은 이미 굳어서 바삭바삭하답니다.




완성된 뽑기를 젓가락에 쏙 꽂아 넣고는 아이처럼 좋아하는 다솔 아빠
사실 저게 설탕 덩어리인거잖아요.
불, 량, 식, 품!!!
저는 절대로 먹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답니다.




안돼!!!!!
말릴 겨를도 없이 뽑기를, 설탕 덩어리를, 그 달고 쓴 것을
다솔이에게 맛 보이는 다솔 아빠,
처음 보는 음식에 호기심을 가진 다솔이는 덥썩 뽑기를 물고
그 옆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다솔 아빠네요.




다행히 다솔이도 입만 살짝 대 보고
진짜로 뽑기를 먹지는 않았어요.
참 의외인 것이 다솔이는 단 음식을 꺼리거든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고구마와 단호박 이유식을 잘도 먹더니
요즘에는 과일은 잘 먹으면서도 좀 달다 싶은 채소는 잘 안 먹는답니다.
그래서 뽑기도 제 입맛에 안 맞았던지
심하게 달려들지(??)는 않았어요.


대신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지 자꾸 입을 벌리네요.
한 차례 주의를 받은 다솔 아빠도 이제는 뽑기를 주지 않고
혼자서 냠냠 맛있게 드셨답니다.
맛이 궁금해서 저도 조금 먹어 봤는데
불량식품이 다 그렇듯 몸에 이롭지는 않지만 저를 유혹하는 맛이었어요.


요즘에도 초등학교 주위에서 뽑기를 만드는 달인 아저씨들이 계신지는 모르겠는데,
어릴 때는 불량식품도 좀 먹고 자라는 것이 추억도 되고 좋은 것 같아요.
어차피 저처럼 알 것 다 아는 어른이 되면
생각이 많아져서 절대로 못 먹게 되니까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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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가 처음으로 바다를 봤어요.
다행히도 평소보다 따뜻한 날이었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 다솔이에게는 겨울바다는 무척 추웠을 거예요.


모자를 쓰고 귀까지 꽁꽁 싸맸지만
볼이며 입술이 빨갛게 변한 다솔이가 겨울의 매서움을 느끼고 있네요.
다솔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올 겨울 비가 내리지 않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속초예요.
이제는 추운 겨울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속초 바다.
그래서 어쩐지 바닷물도 메말라 보이는데요,


다솔이가 바다를 보고 처음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모래밭에 내려 놓았더니
잔뜩 긴장해서 어기적어기적, 겨우 몇 발짝 걷고는




할머니의 다리를 꼭 붙잡고는 무서운듯 발을 떼지 못하더라고요.
다솔아, 바다야!
무섭지 않아.



다솔이는 파도가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밀려 왔다가
다시 밀려 가는 모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한참 보더니




파도 가까운 곳으로 데려가려고 하자
완강히 거부하며 바닥에 주저 앉았어요.
무서워, 무서워요!




아빠가 다솔이를 안아서 바다 가까운 곳으로 데려가 주었어요.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무덤덤해지고
뺨을 아리는 세찬 바람에도 익숙해질 때까지
아빠는 내내 다솔이를 안아주었답니다.




이윽고
다솔이는 바다를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어요.
쑥쑥 발이 빠지는 모래를 걷는 일도 재미있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누구의 도움이 없이도
다솔이는 오래오래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저 멀리 다솔이의 눈이 닿지 않는 곳까지
그 곳까지 바다가 펼쳐져 있다는 것을 안다는 듯




다솔이는 손을 들어 저 멀리를 가리키기 시작했어요.
그래, 다솔아. 그게 바다야.




다솔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겨울 추위의 매서움도 이기고
처음 본 바다의 두려움도 떨쳐 낸 다솔이가
한참동안 바다를 응시하고 있어요.


.
.
.
그러더니,
다솔이에 얼굴에 피어난 것은
한 점의 맑은 웃음이었어요!

다솔이가 웃네요.




다솔이의 얼굴 속에서 웃음을 발견한 엄마는


올 여름,
다솔이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여름의 바다를 보여 주기로 약속을 했어요.


여름이 오기 전까지
다솔이의 생각이 바다 보다 더 깊어지기를
 다솔이의 마음이 바다 보다 더 넓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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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달콤했던 연휴가 끝나고
이제 다시 일상이네요----라고 말씀 드리기가 멋쩍은 것이 
매일 꼭 붙어 있는 저희 가족에겐 일상이 연휴요 연휴가 일상이네요.


직장으로 복귀하신 분들은 
꿀맛 같았던 연휴가 꿈처럼 느껴지실 지도 모르겠어요.
진짜 내가 쉬었던가, 아니던가? 하시면서 말예요.
길게 쉴 수록 후유증이 심한 법인데,
헛둘, 헛둘 간간히 체조도 좀 하시면서 다시금 기운 내시길 바라요!!


저희는 설에 시어머님이 계시는 속초로 내려가서 
겨울 바다도 보고, 신선한 회도 먹고, 신나게 즐기다가 왔는데요,
재미있는 추억들도 많이 쌓아 왔으니까 차근차근 이야기 보따리를 풀도록 할게요.


옛말에
'아내'를 생각하는 '남편'일 수록 시댁에 가서는 
손 끝 하나 까딱하지 마라
는 것이 있잖아요?
당신 '아들'이 일하는 것을 보시고 좋아라 할 시어른이 없다는 얘기인데요,
그러면 아들 대신 '손자'가 일을 하면 어떨까요?



저렇게도 귀여운 엉덩이를 씰룩 거리면서 말예요.


어찌된 사연인고 하니,
밥상을 물리고 시어머니께서 걸레를 빨아서 바닥에 두셨는데,
다솔이가 거실 바닥에 놓인 걸레를 보더니
시키지도 않았는데 쓱싹쓱싹 바닥을 닦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것도 닦는 시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싹싹 잘도 닦더라고요.
저희 시어머님은 너무 좋으셔서 며느리인 저에게도 별로 일을 시키지 않으세요.
그래도 당신 아들이 걸레질을 했다면 그다지 좋아하시진 않으셨겠지요.
그런데 손자인 다솔이가 청소를 하니 어찌나 즐거워하시는지......


흠흠......
그럼 앞으로 우리 집 청소 당번은 모두의 바람대로
다솔 군으로 정해지는 것인가요?


그럼요! 다솔이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사진을 찍는 아빠를 한 번 올려다 보더니
아빠와 카메라는 신경도 쓰지 않고 다시 청소 삼매경에 빠집니다.




이렇게 청소를 즐기는 아이는 처음 봤어요.
앞으로도 쭉--- 하렴!
그래 그러렴!!




구석에 있는 얼룩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찬 
다솔이의 매서운 눈빛을 한 번 봐 주세요.
후후후




청소 끝!




이다솔 군,
앞으로 당신을 우리 집 청소 당번으로 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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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큰일 날 뻔 했어요!
으으으--- 진짜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다행히 일이 심각해지기 전에  발견해서 무사히 잘 마무리 되었답니다. 걱정하실까봐 괜찮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전기장판이요, 난방비 절약하려고 많은 가정에서 사용하고 계시는......
전기장판에서 아기를 재우실 때 정말 조심하셔야 돼요.

어른들이야 엉덩이가 뜨거우면 들썩들썩하면서 열을 식힐 수도 있고, 오히려 뜨거운 것을 즐기면서 일부러 허리며 다리를 지지기(?)도 하지요. 어른들은 왠만한 열에는 끄덕도 없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전기 장판도 무시무시한 흉기가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다솔이가 초저녁에 잠을 자기에 거실에 깔려 있던 전기장판 위에다 눕히고 이불을 덮어 주었었어요.

얼마나 지났을까 다른 곳에 계시다가 거실로 오신 친정 엄마께서 전기장판에 앉아 보시곤 깜짝 놀라서 온도를 낮추셨다고 해요. 다솔아빠도 자고 있는 다솔이와 같이 거실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으나, 다솔아빠에게는 그저 뜨뜻하게만 느껴졌던 그 전기장판의 온도가 무려 37도로 올라가 있었던 거였어요!

차가운 곳에 있다가 온 사람에게는 전기장판이 놀랄 만큼 뜨거웠지만 이미 적응이 된 어른에게는 몇 번씩 엉덩이만 들썩거리면 그저 뜨뜻하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놀라신 엄마께서 전기장판의 온도를 급히 낮추고 저와 함께 다솔이를 살피셨는데 발에 두 줄 빨간선이 나 있었어요. 쯧쯧쯧 얼마나 아팠을까? 맘 아파 하면서 바지를 벗기고 기저귀를 갈아주려는데!!!
더 큰 일이 엉덩이와 다리에 일어나 있었던 겁니다.



전기장판 속에 깔려져 있던 열선의 모양 그대로 다솔이의 엉덩이와 다리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어요.
흡사 그릴에 구워진 고기처럼 말예요.

다행히 친정에는 싱싱하고 커다란 알로에 화분이 있어서 그걸 2센티 잘라서 진액을 빨갛게 부어 오른 부위에 흥건하게 발라주었어요. 경미한 화상에 알로에 진액 강추합니다. 진짜 효과가 좋았어요. 마르면 또 바르고 마르면 또 바르기를 세 번 했는데 다음날 흔적도 없이 말끔하게 다 나았답니다. 다 나은 사진을 찍어 두지 못한게 아쉬운데요, 진짜 말짱하게 다 나았어요!!

'알로에'에 어찌나 좋은 효능이 많은지 귀찮아서 절대로 식물을 기르지 못하는 제가 한 번 키워볼 결심을 하게 됐답니다. 알로에를 반으로 갈라서 진액을 얼굴에 십분 쯤 마사지 한 후 물로 헹궈내면 즉시로 얼굴이 뽀샤시해지는 피부 미백효과가 있고요, 갈아서 요구르트 등에 섞어서(먹기 좋으라고) 마시면 변비도 싹 없어져요. 그리고 경미한 화상 치료에도 효과가 있으니까 댁에서 비상약??으로 길러 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그런데 왜 전기장판은 온도는 37도까지나 올라갔을까요?

이것이 아이들 있는 댁에서 전기장판을 조심해야 될 또다른 이유랍니다. 전기장판은 켤 때, 끌 때, 그리고 온도를 조절할 때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삐비빅 소리를 내거든요, 그래서 다솔이도 그 소리를 들으며 장난치고 놀다가 온도를 37도까지 높여 둔 것이었어요. 히유-- 이만하길 천만다행이었네요.
 
다솔아! 개구쟁이어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개구쟁이 다솔이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싱크대 서랍을 결국 열어서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꺼내고 들어가 앉아 있는 다솔이.
열지 못하도록 잠금장치까지 설치해 두었건만 천하장사 다솔이의 힘을 이겨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청테이프까지 붙여 놓았으나 그마저도 결국 실패.


종이가방을 얼굴에 뒤집어 쓰고 아무도 자기를 찾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다솔이.
요즘 숨바꼭질에 재미를 붙였는데, 눈만 가리면 자기가 안 보일 거라고 믿고 있어요.


부딪혀서 이마에 혹과 멍을 단 채로 엄마의 젓가락을 빼앗아서 놀고 있는 다솔이.
매일 밥 먹이기 전쟁이지요.


이불을 덮어주면 기어이 발로 차 내고 배를 드러내고서 잠을 자고 있는 다솔이. 그래서 추워지고부터는 잘 때는 한치수 큰 사이즈의 조끼를 입혀주고 있답니다. 자는 모습이 천사같은 다솔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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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중에서.

뜻도 몰랐으면서 그저 연애시라고 생각했던 까닭에 학창 시절 입에 달고 살았던, 멋도 모르던 내가 멋도 몰라 더 좋아했던 '꽃'이라는 시다. 이 시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랬는지, 내 생각이 원래 그러해서 이 시를 좋아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렸을 적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 '이름'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철이 덜 들었었기에, 아무리 멋있는 남자를 만나도 이름이 우스꽝스러우면 절대 가까이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기도 했었다. 분위기를 잡아야 될 시점에서 그저 나직히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피식 웃음보가 터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연예인의 본명을 듣고 깔깔대는 까닭도 그렇지 않나, 귀엽고 앙증맞은 소녀시대의 써니가 사실은 순규였고 엠블랙의 미르의 본명은 방철용이라니 순식간에 이미지가 바뀌는 순간이다. 



다솔이는 왜 '다솔'이가 되었을까?


이다솔(李多率).
남편과 내가 열 달의 임신 기간 동안 머리를 싸매어 지은 이름이다. 다솔이라는 이름을 미리 지어놓고 아들이든 딸이든 (우리는 출산을 하고 나서야 다솔이의 성별을 알았으므로) 이 이름을 쓰겠노라고 결정해 놓았다.

우리 부부처럼 아기 이름을 부모가 짓는 경우도 있지만 집안의 분위기에 따라 할아버지가 지어 주시는 경우도 참 많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이 집안의 돌림자를 쓰게 되는데, 어르신들이 지은 이름은 대체로 우직하거나 뜻이 좋지만 자칫 촌스러운 이름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심사숙고해서 지어 오신 이름을 두고 아들도 아닌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그러니 마음에 들지 않는 이름을 받게 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임신 기간 내내 아기 이름 짓기에 몰두 해야만 한다.

한편 산후조리원에 있으면서 다른 엄마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인데 의외로 작명소에 가서 아기 이름을 받아 오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작명하시는 분께 아기가 태어난 날짜와 시간을 가르쳐 주고 후한 이름 값까지 치르고 나면 훗날 여러 복을 받게 될 좋은 이름을 받을 수 있다. 요즘 작명소는 뜻이 좋으면서도 현대적인(?) 이름으로 지어주는 것이 유행이라고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아기 이름을 짓느냐는 전적으로 부모의 철학에 달려 있지만 어떻게 해서 지어진 이름이든 사랑을 담아 많이 많이 불러주는 것이 좋겟다.

나는 개인적으로 좋은 이름이란 중성적이고 너무 흔하지 않으면서 나쁜 것을 연상시키지 않고 동시에 너무 어렵지 않은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름을 중요시 여기는 만큼 까다롭기도 하다.) 그래서 부르기도 쉽고 쓰기도 쉬우며 한자로도 멋있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고르느라 열달 내내 고생을 했다. 

'가나다라마바사 아자차카타파하' 한글표를 요리조리 섞어서 이름을 조합해 보기도 하고 간판의 글자를 보면서도 이름을 생각하는 등 갖은 정성을 쏟다가 마침내 성경에서 답을 찾았다. 남편과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기에 성경 속 인물 중 본받을 만한 인물의 이름을 따기로 한 것이었다.

미소년이면서도 용맹스러웠던 '다윗'과 지혜로운자의 표상인 '솔로몬'의 첫글자를 따서 드디어 뜻도 좋고 부르기도 쉬운 '다솔'이라는 이름을 얻은 순간 만세를 부르고 싶었다.

다솔이의 이름이 한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중에, 나중에 아주 나중에 다솔이가 백발 노인이 되었을 때, 할아버지 이름이 '다솔'인건 좀 웃기지 않겠냐고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그런데 그저 부르기에 예쁘라고 다솔이라고 지은 것이 아니라 다윗과 솔로몬의 용맹함과 지혜를 본받으라는 의미에서 다솔이라고 했다면 변명(?)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한글로 이름을 먼저 정하고 한문을 골랐는데 리더십을 가진 아이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많을 '多'에 이끌 '率'을 썼다.

오늘 재미삼아 다솔이의 이름풀이를 해 봤는데, 너무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대박!!
임신 기간 내내 고심했던 보람이 있었다. 이름풀이는 그냥 심심풀이로 재미삼아 해 보는 거지만 그래도 결과가 좋으니 기분도 좋았다. 종교인으로서 운세를 보고 좋아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솔이의 이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기분 좋게 불려져 다솔이가 그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꽃'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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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와 함께 집 근처 어린이 소극장에서
뮤지컬 플란다스의 개를 보고 왔어요.
아, 저는 같이 들어가지 않았고요, 아빠랑 다솔이만 봤답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어떻게 하나 보려고
저희 부부는 뒤로 한 발짝 물러 나 있었는데요,
엄마 아빠가 사라진 줄 알았는지, 저리도 귀여운 표정으로 돌아 보네요.

지난 가을에 이월 상품으로 샀던 9천원 짜리 우주복을
가을 겨울 내내 잘 입히고 있어요.
인터넷으로 샀는데 얼마 전에 다시 봤더니 3천원으로 더 떨어져 있던데,
색깔별로 몇 개 더 살 걸 그랬나봐요.
외출할 때마다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옷이에요.


여기  소극장에선 오후 2시, 4시 두 번의 공연이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계속되는데요,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평소에는 한 시간 전에 가서 표를 사야만 좋은 자리를 맡을 수가 있어요.
인기 있는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되기도 하고요,

오늘은 저희 모두 감기 때문에 골골골거리고 있었기에
가야할 지 말아야 할 지 끝까지 고민하다가 간 거라
공연하기 10분 전에야 도착할 수 있었는데,
의외로 주말에 더 한산한 것 같아요.

소극장 회원 할인가 어른 6천원, 24개월 미만인 다솔이는 무료예요.
다솔이는 문화센터에 다니지 않기에 일주일에 한 번씩 공연을 보여 주기로 결심했답니다.

아빠와 둘이서 공연을 보는 동안 저는 자유시간을 좀 가졌어요.
이 건물 전체가 쇼핑몰이거든요.


50분간 진행됐던 플란다스의 개 공연이 끝나고
다솔이는 줄을 서서 출연진들과 사진을 찍었어요.

무서운지 표정이 얼어 있네요.

공연을 보며 나오는 애들 중에 우는 애들이 너무 많아서
무서웠냐고 물었더니,

플란다스의 개가 슬픈 내용이라네요? 그랬나???
만화 영화로 볼 때 그냥 재미있었다는 기억만 있는데 슬프게 끝나는 내용이래요.
다솔이는 극을 완전히 다 이해하지는 못해 멀뚱멀뚱거렸지만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들은 많이들 울었다고 해요.

다솔 아빠에게서 이야기를 들으니 그래도 50분 내내 집중하고 몰입해서
뮤지컬을 보더랍니다.
노래를 다솔이가 충분히 흥미를 가질 만한 공연이었어요.


원래 딱 한 장씩만 찍게끔 돼 있는데,
아이폰을 직원에게 맡겼더니 두 장을 찍어 줬네요.
급히 갔던지라 카메라도 없이 갔었거든요.

집에 돌아와서 플란다스의 개 노래를 불러 주니 아주 좋아해요.

랄랄라 랄랄라 랄라라라라 랄라라라~~
랄랄라 랄랄라 랄라라라라 랄라라라~~
파트라슈!!!

지금 콜콜 자고 있는 다솔이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요?
파트라슈와 함께 뒤어 놀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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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다솔이가 아프지 않고 늘 건강하길 바랐는데, 1월 1일 아침부터 콧물이 약간 씩 흐르더니 결국 밤이 되자 다솔이 이마에서 불이 나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자연스레 야근 모드로 넘어가지요. 밤새 더 많이 아프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곁에서 불침번을 서면서 아이의 상태를 파악해야 하니까요. 열이나면 기저귀까지 다 벗기고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닦아서 열을 얼른 내려야 되는데요,

제가 아파 보니까 열나고 추울 때 이불 속으로 꽁꽁 숨고 싶더라고요. 추운 겨울 다솔이를 벌거 벗기기가 미안해서 이번에는 열 날 때 이마에 붙이는 파스??? 비슷한 것만 붙여 주고 옷은 그대로 입혀 두었답니다.



열이 나고 아파서 볼까지 벌겋게 달아 오른 다솔이는 이마에 차갑고 낯선 것이 올라오자, 궁금해서 자꾸만 떼어 내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양손을 잡아서 떼지 못하도록 설명을 해 주었답니다.



다솔아, 이마가 갑자기 시원해졌지?
지금 다솔이가 열이 나서 이마가 뜨거운데, 이 거 잠시만 붙이고 있으면 곧 괜찮아 질거야.
그러니 조금만 참고 붙이고 있자. 알았지?


엄마, 알았어요.
그런데 엄마, 아빠가 지금 사진찍어요! 저기 좀 보세요!


아빠! 왜 사진을 찍는 거예욧?

((생후 16개월 째에 접어 들었고 몸무게가  11kg 정도 되는 다솔이는, 열이 날 때 4시간 간격으로 해열제를 3.5cc씩 먹을 수 있답니다. 열이 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궁금하신 분들은 http://hotsuda.com/646 예전에 제가 쓴 글을 참고 해 보세요.))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더 아프죠?
열이 많이 나서 입술이 새빨개진 다솔이가 이제 차가운 열내림 파스??는 잊고 다시 잠으로 빠져 듭니다.


열을 쟀더니, 38.9도가 나와 버렸어요.

계속해서 체온을 측정하면서 아침까지 상황을 지켜보다가 일요일이지만 오후 1시까지 진료를 하는 집 앞 단골 소아과를 찾아갔어요. 아픈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이들로 북새통!

콧물, 기침을 동반한 감기였어요. 다행히 시작 단계라 염증도 없고 큰 문제도 없어서 약을 처방 받고 집으로 돌아 왔어요. 다솔이는 아플 때 밥 먹기를 극도로 싫어해서 감기가 나을 때까지 어떻게 영양있는 음식을 먹여야 될지 참 걱정이에요.

다솔아, 얼른 낫고 다시는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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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2시간, 저는 훨훨 날개를 달고 자유 부인이 된답니다.

12월 초부터 '핫요가'를 시작한 덕분이에요. 저희 아파트 앞에 건물이 새로 들어 서면서 마트도 생기고 은행도 생기고 각종 학원들도 생겨서 앞으로 그 덕을 좀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뛰어가면 딱 1분 걸리는 곳에 요가 학원이 있어서 아이 맡겨 놓고 왔다갔다 하기에 아주 편리하고 좋아요.

어제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조금 휴식을 취하다가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요가를 하러 갔었어요.(핫요가, 하타요가, 파워요가, 비트요가 등 과목이 다양해서 듣고 싶은 것을 골라 들을 수 있거든요.)

요가가 적성에 맞아서 학원에 갈 때면 정말 날개라도 단 듯 나풀나풀 날아서 가거든요? 왜 이제서야 이 맛(?)을 알게 됐는지 아쉬울 정도로 신나게 배우고 있어요. 요가를 배운지 이제 겨우 2주 남짓 됐는데 어찌나 재미있는지 한 시간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호흡을 하고 다리를 꼬고 몸을 폴더로 접고...... .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요가 수업을 받고 뜨뜻한 물로 샤워까지 마친 후
나비 부인이 되어 훨훨 날아서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남편과 아들이 그새 잠들어 있더라고요.


다솔이는 낮잠을 조금 늦게, 평소보다 많이 잤기 때문에 밤에는 쉽게 잠을 잘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왠일로 아빠랑 둘다 쿨쿨콜콜 잠을 자고 있는 거예요. 아빠 가슴에 얼굴을 기대어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약간 짠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빨래통에 넣어 두었던 제 반바지를 찾아서 들고 다니다가 배게 삼아 베고 누운 모습에 더욱 마음이 아팠지요. 다솔이가 이 방 저 방 엄마를 찾다가 결국 엄마의 모습을 찾을 수 없자, 빨래통에서 엄마 바지라도 꺼내서 가지고 다녔나... 곤히 잠든 다솔이의 얼굴을 보며 갖가지 생각들을 했답니다.

그러나 짠한 마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거실을 돌아 보다가 기함을 했어요!


이야----.
진짜 해도 해도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집 안이 난장판이었기 때문이지요.
제가 집을 비운 두 시간 동안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또 저 모양이 된 것인지...... .

뭐, 저도 다솔이와 함께 있을 때는 다솔이가 쏟고, 던지고, 빼고 난리를 쳐도 크게 나무라지는 않는 편이지만 어느 정도 저질러 놨으면 뒷수습도 해야지 정말 너무 심하게 어질러 져 있었어요. 말끔히 정리되어 있는 상태에서 집을 나갔는데 그 기억으로 돌아와서인지 집안이 더 어수선해 보였지요.

제가 집에 돌아와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다솔이와 남편은 잠에서 깼고요, 물어 보니 한참 놀다가 엄마를 찾으며 보채고 울기에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제풀에 꺾여 아빠 품으로 쏙 들어와 잠들었다고 해요. 아빠와 있을 때는 얼른 잠에 드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아빠와 둘이 있을 때 훨씬 더 잘 자는 다솔이.

남편에게 아이와 집안 청소까지 맡기는 것은 무리인 것 같고요, 제가 요가하는 동안 아이를 잘 맡아 준 다솔 아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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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마친 후 다솔이와 함께 거실에서 집안 어지럽히기 놀이를 하며 놀고 있었다. 책장에서 책을 서너권 뽑아 바닥에 촥 하고 뿌리는 다솔이에게 질 세라 나는 장난감 바구니를 뒤집어 엎어 더 이상 디딜 틈 없는 곳에 좌르륵 쏟아 부었다. 촥촥, 좌르르, 촥촥, 좌르르 우리는 마주 보며 가끔씩 깔깔 웃으면서 누가 누가 더 빨리 누가누가 더 심하게 온 집안을 아수라장을 만드는지 내기하듯 놀고 있는데, 컴퓨터방 안에서 와! 하는 소리와 함께 다솔 아빠가 등장했다.

내 걱정과는 달리 다솔 아빠는 폭탄이 떨어진듯 어수선한 거실 바닥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나와 다솔이를 데리고 컴퓨터 방으로 들어간다. 뭐지? 남편이 자랑스런 얼굴로 보여 준 인터넷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모유 먹은 남자 아이 모두 똑똑'

크흐흐--. 그렇다! 바로 이거다! 이런 기쁨을 맛 보고자 나는 유선염에 세 번 걸려 가면서까지 모유 수유를 고집했고 현재까지 16개월 동안 완모(완전히 모유만 먹이는 것을 뜻하는 엄마들끼리의 암호)를 했던 것이다. 기사를 본 후 나는 더욱 의기양양해져서 어깨를 우뚝 세우고 비비안리 처럼 턱까지 치켜든 후 남편에게 아수라장이 된 거실을 함께 치워줄 것을 부탁했고, 남편은 흔쾌히 책을 책꽂이에 장난감을 바구니에 넣어 주었다.

나는 아이를 똑똑하게 만드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모유 먹인 엄마이므로...... .



오히려 예전에는 분유가 귀한 대접을 받았기에 돈이 있는 사람들은 분유 수유를 고집했다던데, 요즘 엄마들은 자연의 것을 최고로 여기는 풍토 때문인지 대부분 모유 수유를 선호한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모유를 먹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분유 수유 엄마들로부터 엄청난 칭찬과 박수를 받는데, 사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같은 양의 칭찬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모유 수유를 처음 시도할 때에는 출산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요령도 없고 모유량도 충분치 않아서 고생을 좀 하지만 일단 백 일 이상만 잘 먹이게 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정말 쉬운 것이 모유 수유이기 때문이다. 아기가 배고파할 때 낮이든 밤이든 집에서나 밖에서나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먹이면 되는 것이 모유인데, 반면 분유 수유는 처음이나 나중이나 한결같이 준비할 것이 많다.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70도로 식힌 물을 젖병에 절반정도 따르고, 분유를 넣고 다시 물을 절반 따라서 30도가 될 정도로 식히고 나서야 아기에게 먹일 수가 있는데, 이 과정을 돌이 지날 때까지(돌이 지나고 나면 생우유를 먹일 수 있으니까) 밤낮없이 계속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많은 젖병은 누가 씻지?


내가 모유 수유를 고집한 데에는 참 쉽다는 이유도 있지만 또 하나의 비밀이 숨어 있다.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을 잘 챙겨 본 분들이라면 아마 기억하실 텐데 시즌 몇이었던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얘기가 나온다.

앉은 자리에서 초콜릿과 크림이 듬뿍 들어간 도넛 여러 개를 게 눈 감추듯 하던 한 날씬맘이 자신은 아이의 건강을 위해 되도록 오래 모유 수유를 할 것이라며 다섯 살이 된 아이에게 (회사 수유실에서)젖을 물리고 그 사실을 안 동료들은 경악한다.

그녀 때문에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해지자 그녀의 상사인 쌍둥이 엄마는 대책을 세우게 되는데, 목이 마를 때 마다 엄마를 찾는 아이를 몰래 불러다 '초코 우유'를 먹이게 되고 그 달콤함을 맛 본 아이는 더 이상 모유를 먹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의 건강을 위해 모유 수유를 한다던 날씬맘은 대성 통곡을 하면서, 이제 앞으로 자신의 체중관리는 누가 해 주냐며 더 이상 기름진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운다.

내가 모유 수유를 고집하는 숨겨진 이유는 바로 '다이어트' 때문이다. 언제였던가 무슨 일이었는지 다솔이가 밤새 모유를 먹으며 나를 무진장 괴롭혔던 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배와 등이 붙어 있었다. 나는 그 전날 뷔폐에서 과식을 한 것으로도 모자라 집에 돌아와 케이크까지 듬뿍 먹고 잠에 들었는데...... .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모유 수유를 하면 살이 잘 빠진다는 이야기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출산 초기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팠던 까닭이 아기가 모든 영양을 쏙쏙 가져가 버리기 때문인데, 다솔이는 이제 밥도 먹고 간식도 먹기에 모유는 하루에 500cc 정도만 먹으면 되지만 그것이 무시하지 못할 양이었던 것 같다.

내가 삼일 만에 케이크 하나를 다 먹어 치우고, 닭튀김이며 피자를 별 고민 없이 먹고 한밤중에 라면까지 끓여 먹는 ( 365일 다이어트 중인 사람으로서는)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르는 데도 몸무게에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면 모유 수유는 정말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단, 그렇다고 매일매일 과식을 일 삼으면 안 됩니다.)

이제 서서히 다솔이도 젖을 떼고 생우유로 넘어 가야 할 텐데, 그럼 나는 <위기의 주부들> 속 날씬맘처럼 서운해질지도 모른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 되는 쉬운 방법 대신 살을 빼기 위해 런닝 머신을 뛰는 힘든 방법을 선택해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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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가 웃습니다.
소리를 들려 드릴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울 정도로
키득키득, 큭큭큭, 와하하하하 크게 웃어요.

눈도 감고, 코는 찡긋, 입은 목젖이 보일 만큼 크게 벌리고 파안대소를 하는데요,
특이한 점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다는 것입니다.

아주 아주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오랫만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만났을 때,
엄마, 아빠랑 놀다가 흥이 절정에 다달았을 때,
그리고 우리로서는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런 어느 때에

다솔이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 입을 가리고 한참 동안을 숨이 넘어갈 정도로 깔깔대며 웃는데요,
신명이 넘칠 땐 몸을 폴더처럼 접고 고개를 숙인 채 또 한참을 웃는답니다.


아무렇지 않게 앉아 있다가 웃을 거리를 만들어 내고는


손으로 입부터 가리고는 슬쩍 곁눈질로 자신이 웃는다는 것을 예고 하는 다솔 군입니다.


그리고는 한참을 쓰러질 듯 웃다가


다시 잠시 멈춰 저를 바라 보고 확인을 하지요.
무엇을?
제가 자신을 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거예요.

다솔이는 연예인 기질이 다분해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 봐 주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요,
눈을 꼭 감고 웃다가도 울다가도 엄마가 자기를 보고 있는지 꼭 한 번씩 확인을 한답니다.


그리고는 또다시 고개를 떨구며 웃는 귀여운 다솔이.



다솔이처럼 이렇게 귀여운 웃음을 웃는 아기가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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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소년(?)의 모습이 된 15개월의 다솔 군입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다솔이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호기심이 잔뜩 묻어 있는 눈빛 속에 촉촉한 눈물도 함께 들어 있는것을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어멋!
그러고 보니 볼록 나와 있는 짱구 이마가 유난히 더 불룩해 보이네요!
네. 다솔이는 지금 침대에서 심하게 떨어져 이마를 찧고 으아앙- 한바탕 고함을 지른 후랍니다.
다솔이는 울음을 길게 울지 않아서 으앙으앙을 몇 번 하고는 다시 아무일도 없다는 듯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높은 곳에 있을 때 뱅글뱅글 돌아 위치를 잡은 후 엉덩이부터 내려 오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던 터라 몇 달 전부터 침대와 소파 쯤은 쉽게 오르락내리락 하기에 별로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멀리서 다솔이가 침대에서 발을 헛디뎌서 추락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손을 쓸 도리가 없어서 제 마음은 더 아팠답니다. 쿵!! 소리와 함께 얼굴부터 떨어졌는데도 생각 만큼은 다치지 않은 것 같아서 진짜 다행이에요.


가까이에서 본 다솔이의 얼굴은 더 아파 보이네요. 혹이 불룩하게 나오더니 몇 시간이 지나자 혹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시퍼런 멍이 남아 5일째 지속되고 있답니다. 다솔이가 침대에서 노는 모양을 보면 아슬아슬할 때가 많긴 한데요, 침대 위에서 자꾸만 바닥에 있는 것을 집어 들려고 하기 때문에(무게를 가늠해 보지도 않고서) 이런 사고가 자꾸(???) 생기는 것 같아요.


제가 요가 매트 위에서 팔벌려 뛰기를 하는 것을 본 후부터 다솔이는 폭신한 곳에만 올라 서면 발을 교차해서 동동 구르면서 뜀뛰기를 흉내내는데요, 장난감을 가지고 침대에 올라가서도 뜀뛰기를 하면서 놀더니 갑자기 시선이 바닥으로 내려 갑니다.

---꾀보 다솔 군의 추락 상황, '재연'임--

흐잉? 15개월 된 다솔이가 벌써 말귀를 알아듣고 재연까지 하느냐고요?
당연히 그렇지는 않고요, 반대로 혹이 불룩 났으면서도 좀 전의 일은 까맣게 잊어 버린 채 비슷한 상황을 자꾸만 연출하는 거예요.


목표물을 발견한 다솔이는 놀던 것을 멈추고 침대 밑으로 내려 올 결심을 합니다.
저희 침대는 유난히 높아서 떨어지면 타격이 크지요.


영차영차
엄마하고 연습하던대로 뱅그르르 몸통을 돌리고 다리부터 하나 씩 하나 씩.


아직은 바닥이 아니에요.
침대 매트를 올리는 틀인데 원래는 양쪽에 조금씩 나무부분이 나와 있어야 되는데 한쪽 벽면으로 바짝 붙여 두어서 다솔이가 발판 삼아 오르락내리락하기에는 더 좋아졌어요.

그런데 이 부분에서 자꾸만 미끄러지더라고요. 보라색 혹이 날 정도로 떨어진 건 침대 위에서부터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이고요, 나무틀에서 가끔씩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답니다. 푹신한 이불이나 요가 매트를 깔아 두기도 하는데 괜찮은 것 같아서 치워 버리고 나면 꼭 사고는 뒤늦게 일어나지요.



다솔이가 만지고 싶었던 것은 기저귀 묶음이었네요.
꽉 차 있을 땐 한 손으로 잡기가 꽤 무거운데 다솔이는 무게를 가늠하지도 않은 채 무조건 집어 들기 때문에
균형을 잃고 아래로 고꾸라질 수도 있어요.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기저귀 봉지를 쥐고 흔들어서 기저귀들을 사방에다 뿌리는 것에 대한 재미가 훨씬 더 컸나 봅니다. 한 번 떨어지고 나서도 저렇듯 아슬아슬한 자세로 놀고 있으니 말예요.


많이 다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듯, 꾀보 다솔이도 침대에서 떨어지는 날이 있네요.

사실 아기들이 뒤집기를 시작하게 되면 엄마들은 아기들이 혹시나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서 낮잠을 재울 때도 그렇고 혼자서 잠깐 둘 때도 늘 안전에 대한 걱정 뿐이잖아요?

저도 다솔이가 뒤집기를 시작했을 때, 배밀이를 시작했을 때부터는 잠시도 혼자 두는 것이 걱정스러웠답니다. 그래도 24시간 다솔이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밥도 해야 되고 청소도 해야 되고 또 화장실도 가야 되고 또 저도 놀기도 해야 되니까요.


그래서 다솔이가 아주 어렸을 때 (생후 6개월 정도의 사진인 것 같아요.) 잠깐 재워 둘 때는 침대 주변을 이불이나 베개로 성을 쌓아 두었었고요, 아기가 더 자라서 저 정도 쯤은 쉽게 넘어갈 수 있게 됐을 때는


깊게 잠이 들면 바닥에 이불을 깔아서 재웠어요.
침대 아랫부분에 이불을 깔아서 재웠는데 의외로 편안하게 잘 자더라고요.
잠에서 막 깨어난 다솔입니다.

그러다 더 많이 자라서 혼자서 아무 곳이나 다 돌아 다니기 시작해서 느긋하게 화장실에 갈 시간 마저 없게 됐을 때는' 베이비룸'이라고 알려져 있고 저는 '가두리 양식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샀어요.

기본으로 정사각형이 만들어지는 구성인데 저희는 문짝 4개를 더 추가해서 다솔이가 꽤 넓직한 곳에서 혼자서도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했답니다. 위 사진 보다 문이 2개가 더 많아서 훨씬 더 넓고요, 공도 300개나 사서 사진 속보다는 더 풍성해요. 그러나 공 300개 가지고는 절대로 고깃집 등에서 볼 수 있는 볼풀장 만큼은 안되더라고요. 1000개는 사야 될 듯...... .

참 이상한게 아기가 자랄 수록 아기에게 전념해야 되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다솔이가 잠을 자 주지 않으면 청소를 할 수도 설거지를 할 수도 없는 지경이 돼 버려서 집이 점점 돼지우리가 돼 가고 있어요. 완벽하게 정리하지 않고 대충 치우고 산지가 너무 오래 돼서 스스로 민망할 지경인데요,

선배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8개월만 되면 편해진다니 그 날을 기다려 보려요 해요. 앞으로 3개월인데, 정말이겠죠? 

베스트에 올랐어요~! 추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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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 아빠 생일 잔치 기념 외식에서 아빠와 함께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다솔 군.
바이러스성 장염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고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아기들이 장염에 걸렸을 때 설사를 하는데요, 나쁜 병균을 빨리 몸 밖으로 내 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사제를 쓰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해요. (소아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 필수!) 그리고 약을 써 봤자 80%는 자기 힘으로 낫는 것이고 약의 효과는 20% 밖에 보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솔이는 약도 안 먹고 거의 열흘 정도 만에 장염을 이겨냈지요.

(저를 제외한) 어른들도 몸이 아프면 입 맛이 없어서 밥을 먹기가 싫어 지잖아요?(그렇다고 들었어요.) 그러니 아이들은 오죽하겠어요? 장염을 앓는 내내 새 모이 처럼 조금씩만 먹고 고개를 홱홱 돌려서 엄마의 마음을 박박 긁어 놓더니, 이제는 입맛도 돌아왔는지 오늘은 밥도 오물오물 만족스럽게 먹어 주더라고요.

장염은 그것 자체로도 문제지만 계속해서 설사를 쏟아내기 때문에 아기들 엉덩이 관리도 만만치 않게 중요해요. 하루 종일 기저귀를 차고 있어야 되는 아기들이 설사를 하게 되면 습한 기운과 설사독(?) 때문에 엉덩이와 밑이 짓무르게 되거든요. 건강할 때는 아기 엉덩이 만큼 부드럽고 보송보송한 곳도 없는데, 한 번 짓무르게 되면 잘 낫지도 않고 울긋불긋 심하게 헐어 버려서 보는 엄마가 더 따끔하죠.

다솔이는 얼마 전에 세균성 설사병도 앓았던지라 저는 '짓무름'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철저하게 엉덩이를 사수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엉덩이가 짓무를 때에는 비판텐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은데요, 비스테로이드계 약이고 독하지 않아서 가장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약이라고 해요.(소아과에서 처방)

그런데 세균성 설사병이 났을 때, 다솔이는 상태가 너무 심해서 비판텐 연고도 소용이 없었어요. 연고를 바르려고 엉덩이와 사타구니를 만지면 뒤로 넘어가듯 울어 대고, 자다가도 그 부위가 따가워서 발버둥을 치곤 했지요. 너무 심하게 아파해서 단골 소아청소년과 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요,

상담 끝에 엉덩이 짓무름의 원인이 '설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물티슈'때문이기도 하다는 결론을 얻었답니다. 아기 키우는 엄마들의 필수품 물티슈가 아기 엉덩이에는 오히려 독이라고 해요.

엄마들은 임신과 동시에 가장 좋으면서도 저렴한 아기 용품을 찾느라 눈에 불을 켜는데요, 물티슈도 가장 좋은 것으로 찾아 내기 위해 인터넷을 다 뒤지죠? 그런데 아무리 아무리 아무리 좋은 물티슈라고 해도 아기 엉덩이를 닦는 순간 연하고 부드러운 아기 엉덩이에는 자극을 남긴다고 해요. 게다가 화학성분까지 남게 돼 엉덩이에 발진을 더 악화시키게 되지요.

자, 잘 생각해 보자고요.
물티슈로 손등을 열 번만 박박 문지르면 멀쩡하던 손등도 탈이 난대요. 그런데 손등이 엉덩이 피부보다 100배는 더 강하다고 하니, 물티슈로 아기 엉덩이를 자꾸 문지르면 어떻게 되겠어요? 탈이 안 날 수가 없죠. 또 깨끗하게 닦는다고 여러 장의 물티슈를 사용하면서 자꾸 연한 곳을 문지르게 되면???


저는 물티슈 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안전한 '손'을 사용함으로써,
이번 바이러스성 장염에서 다솔이의 엉덩이를 건강하게 지켜낼 수가 있었답니다. 설사는 지난 번 보다 훨씬 더 심하게 했는데요, 그럴 때마다 그냥 욕실로 데려가서 손에 물 묻혀서 손으로 닦아 냈어요. 그리고 깨끗한 물로 여러 번 헹궈주고 보송하게 말린다음 다시 기저귀를 채워 줬지요.

그랬더니 전혀 발진이 생기지 않더라고요.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물티슈는 물 묻힌 엄마 손이라는 걸 말예요. 외출했을 때, 어쩔 수 없을 때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물티슈 사용을 하지 말아 주세요. 그것이 아기의 연약한 피부를 보호하는 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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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이 없고 아파서 징징대다가 유모차로 집안을 유람한 후, 축 처져서 잠든 다솔 군입니다.
다솔이가 또 어디가 아픈 게지요.

일 년에 한 두 번 미용실을 가는 제가, 어쩌다가 한 번씩 외식을 하는 제가, 정기적으로 자주 방문하는 곳이 생겨 단골집을 만들 줄은 정말 몰랐고요, 그것이 다름아닌 '소아청소년과'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답니다.

'열감기-설사병-또 열감기-코, 목감기'를 연달아 앓다가 겨우 일주일 건강하게 보내고는 또다시 병이 나고 말았어요. 볼이 통통하게 될 만하면 또 아파서 살이 내리고, 입맛이 겨우 돌아올 만하면 또 아파서 밥맛이 없기를 반복 또 반복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바이러스성 장염이라고 해요.

저와 장난을 치다가 울컥! 토하길래, 처음에는 배 부분을 잘못 건드려서 그런 건 줄 알았었는데 토한 후 이유식을 먹이지 않았음에도 몇 시간 후에 연거푸 두 번이나 더 토하길래 집 근처 단골 소아과를 또 찾아 갔어요. 의사 선생님은 다솔이가 하도 자주 아프니까 어디 보내느냐고 물어 보시던디 어찌나 민망하던지......

다솔이의 증상을 듣더니 의사 선생님은 단번에 '장염'이라고 진단을 내리십니다. 요즘 바이러스성 장염이 유행이라네요. 안 그래도 다솔이 친구 중 한 명이 장염을 앓고 있었기에 그 아이에게서 옮은 것 같긴 하지만, 바이러스성 장염은 기저귀를 갈아 주는 엄마들의 손을 통해서, 아기들의 침을 통해서 심지어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이 될 수 있다니 그 아이의 잘못은 별로 없지요.

다솔이가 이번에는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릴 운명이었던 것이에요. 지난 번에 오래된 과일을 먹었을 땐 '세균성 장염'이었잖아요?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은 비슷한 장염인데도 증상은 많이 달랐어요.

다솔 엄마가 알려주는 <잠깐! 세균성 vs 바이러스성 장염 상식> 

장염은 둘다 처음에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데요,
세균성 장염은요, 고열을 동반하고 설사와 오한이 있는 반면 
바이러스성 장염은 대체로 열은 나지 않고 처음에는 구토를 하다가 서서히 무른 변, 설사로 진행이 돼요.

세균성 장염은 항생제를 쓰는데(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해요.) 바이러스성 장염은 시간이 약이에요. 세균성이나 바이러스성이나 장염이 심할 경우 의사 선생님에 따라서 지사제를 처방해 주기도 하는데, 설사를 통해 나쁜 균들을 다 내 보내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지사제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답니다.

장염에 걸렸을 때 가장 주의해야 될 것은 설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아기들이 탈진하지 않도록 수분을 원활히 공급해 주는 것이에요. 아기들이 물도 넘기지 못하고 자꾸 토하더라도 수분을 계속해서 공급해 줘야 한답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상황일 때에는 전해질 용액을 주는 것이 좋고요, 설탕물이나 소금물을 마시게 해야 돼요. 의사 선생님이 설사 분유를 권하실 때는 가급적 짧은 기간내에만 사용하시고 상황이 진전되면 일반 분유로 빨리 돌아오는 것이 좋아요.

이유식도 처음엔 죽을 주지만 상황이 괜찮아지면 원래대로 빠르게 식단을 돌려서 아기들이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것을 막아 줘야 한답니다.

다솔이는 다행히 구토를 오래 하지 않아서 물은 잘 마실 수 있었는데요, 도통 밥을 먹으려 하지 않아서 정말 고생이었어요. 설사를 멎게 하는데에 고기 국물이 좋거든요, 그래서 쇠고기에 감자와 야채를 넣어서 국을 끓인 다음 국물을 많이 마시게 했고요, 건더기는 절구로 간 다음 고기국에 섞어서 먹게도 했어요.

또 설사를 완화시키는 데 홍시, 바나나가 좋다고 해서 간식으로는 이 두 가지 과일을 주고요, 영양도 있으면서 장 속에 있는 나쁜 균을 없애준다는 꿀물(돌 이후의 아기들에게만 꿀을 줄 수 있어요.)과 배 아플 때 좋은 매실 원액도 조금씩 주면서 입 맛이 돌아 오기를 바랐답니다. (저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찹쌀 가루와 부추로 죽을 쒀서 주는 것도 좋다니 참고하시길 바라요.)

엄마의 정성에 감복해서인지 이번 바이러스성 장염은 비교적 수월하게 지나갔어요. 일주일 정도 곱똥을 누고 지독하게 밥을 안 먹더니, 설사도 서서히 정상변으로 돌아 왔고 이유식도 조금씩 양을 늘려가고 있네요.



참 다양한 이유로 단골 소아청소년과를 들락날락 했는데, 이제 의사 선생님이 다솔이의 이름과 얼굴을 잊어 버릴 정도로 병원에는 안 갔으면 좋겠어요. 의사 & 간호사 선생님들이 참 친절하긴 하지만 단 하나 있는 단골집이 병원이라는 것이 너무 속상하잖아요?

이제 또 한 고비를 잘 넘긴 다솔 군!
지금부터는 오동통 볼살 찌우기에 돌입하자고!!!

올 겨울을 강타하고 있는 장염 바이러스, 미리미리 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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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시작은 이러합니다.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텔레비전을 보던 다솔 엄마, 즉 저는 문득 헤어스타일이 사람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드라마를 보면 시골에서 상경한 촌스러운 여자들은 한결같이 뽀글이 파마를 하고 있고, 착하고 순한 여자 주인공의 머리 모양은 개성 강한 21세기에도 한결 같이 긴 생머리이며, 드센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늘 강한 웨이브 머리를 하고 있습니다.

남자도 다르지 않아서 바보이거나 촌스럽거나 무식한 사람은 2:8 가르마가 아니면 권투선수 장정구 님의 아줌마 파마를 하고 있지요. 동네 바보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정준하가 그 옛날 '두 번 죽이는~~'을 할 때 2:8 가르마를 탔었고 그 이후 여전히 바보 이미지를 고수하면서 뽀글뽀글한 장정구 파마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쉬워요. 요즘에는 결혼 적령기라서 그런지 바보 머리에서 탈피를 해서 정준하도 한결 멋있어졌잖아요.

다솔이는 돌이 지났음에도 신생아기의 머리 모양에서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서 잘생긴 외모가 조금 묻힌다(??)는 생각이 들자 다솔 엄마는 조금 억울한 마음까지 생깁니다.


지난 번 글에도 썼듯 머리카락이 잘 자라지 않는 아기들은 멋내기를 할 때 모자를 활용하면 참 좋은데, 다솔이는 모자만 씌우면 족족 벗겨내기 때문에, 아들을 조금이라도 더 귀엽고 멋있게 보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안타깝기 그지 없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자가 달려 있는 옷을 입히면 모자를 곧장 벗어버리지는 않는다는 것이에요. 아마도 그냥 모자와는 조금 달라서 벗을 줄 모르는 것 같기도 해요.

아무튼 모자를 씌우면 귀여움이 몇 배가 되는 다솔이인데, 맨 머리로 있으면 무언가 허전해 보여요.


같은 날 찍은 사진인데요, 문틈에 끼여 있는 대걸레를 빼내고 싶은데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잔뜩 짜증을 내고 있는 다솔이에요. 짜증난 얼굴이어서 더 밉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모자를 쓴 것과 쓰지 않은 것은 확실히 미모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가발'이에요. 저희 집에 성인 여성용 패션 가발이 있었다는 것을 깜박 잊고 있다가 텔레비전을 보던 중에 생각이 났던 것이지요.



자, 다솔아 우리 가발 한 번 써 볼까?
외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멋내기용 가발을 씌워 보았어요.
그랬는데 이게 왠일? 정말 귀여운 거예요!!!

가발을 씌우자 마자 사진을 찍었어야 됐는데 그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웃고 즐기느라 시간이 조금 지연이 됐어요. 다솔이는 가발이 살짝 따갑고 머리는 불편한데 어른들은 자기를 보고 웃고...... 그래서 좀 무서운 느낌이 들었나 봐요.



처음에는 괜찮더니 슬슬 가발을 멋고 싶어하더라고요. 저희는 한참을 웃다가 사진으로 남겨 두고 싶어서 다솔이의 손까지 부여잡고는 벗지 못하도록 말렸어요. 처음의 귀여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지만 그런대로 귀엽지 않나요?



어른들은 다솔이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뻐서 여전히 깔깔대고 있는데,
다솔이는 사진을 찍는 저를 물끄럼이 바라 보다가 입을 씰룩씰룩 하더니,
급기야 울음을 터뜨립니다.


엉엉 서럽게 우는 다솔이.
그 모습이 더더욱 귀여워서 어른들은 또다시 하하하 웃고,
결국 다솔이는 화가나서 분노하게 되었지요.

미안해, 다솔아!
나중에 커서 사진 보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 거야.




자기는 서러운데 엄마는 도와주지도 않고......
다솔이는 화가 많이 났습니다.



마침내 한바탕 소동을 끝내고 다솔이는 가발을 벗어 버립니다.
우리 다솔이가 머리카락이 길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에서 비롯된 이번 가발 사건이 다솔이에겐 화가나는 일이 되고 말았지만 나중에 이 사진을 보여 준다면 다솔이도 재미있게 웃어 주리라고 생각해요.

머리카락이 있으니 지금보다 훨씬 더 귀여워 보이는 것은 사실인데, 한편으로는 얼굴이 통통해 보인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다솔이가 요즘 잔병치례를 많이 하면서 살이 다소 빠진 상황인데도 가발을 쓰니까 얼굴이 오동통해 보였거든요. 얼굴살이 많은 사람들은 아예 머리를 짧게 자르면 더 날씬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바탕 소동을 치른후 엄마에게 기대 쉬는 다솔 군.
아직 눈물이 남아 있네요.
다솔아, 다솔이는 속상한데 엄마는 웃어서 미안해! 너무 귀여워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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