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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즐거운 저녁 식사 시간!
뒷뜰로 내려 가니 벌써 숯불을 피워 놓고 지글지글 고기를 구워 먹는 다른 일행들이 보였다. 회사에서 워크샵을 온 무리도 있었고, 연인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즐기는 무리들도 있었다. 우리도 얼른 자리를 잡고 주인 아저씨에게 숯불과 고기를 주문해서 저녁 준비를 했는데, 아기들이 많아서 철저한 분업이 필요했다.
고기를 굽는 사람과 밥을 스스로 먹을 수 있는 조금 큰 아이들를 담당할 사람, 그리고 이유식을 먹이면서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 될 아기를 담당할 사람(주로 그 아기의 엄마)으로 역할을 나누어서 자기가 맡은 바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밥을 먹어야 했다. 다른 사람들이 봤으면 철저하게 각각 노는 듯 보였겠으나 우리는 눈과 손은 다른 일을 하면서 밥도 맛있게 먹으면서 서로 이야기까지 했다!


계단 아래에서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그 위에 있는 근사한 나무 식탁에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 나무 식탁의 수가 넉넉하니 조금 늦게 내려가도 자리 걱정은 없다. 먹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나는 이 곳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식사는 방에서 만들어 먹더라도 바깥 분위기가 좋으니 뜰로 내려와 다과를 즐기는 것을 권한다.


짜잔--. 우리의 저녁 거리이다. 팬션(트윈스빌)에서 갓 지은 밥과 주인 아저씨께 주문한 돼지고기와 몸값 높은 상추, 마늘, 고추. 그리고 집에서 가지고 간 김치 세 종류(배추 김치, 부추 김치, 열무 김치)와 새송이 버섯, 쌈장, 아이들을 위한 김이 전부였지만 다른 반찬은 필요도 없을 만큼 맛있었다. 아이들도 고기를 잘 먹었고, 일행 중 평소에 육류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양념이 돼 있는 돼지고기.
지글지글 숯불에 구워서 설명할 수 없는 고소하고 담백하고 훌륭한 맛을 낸다.


유모차에 타고 있는 다솔이는 상황에 따라 불 옆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식탁 끝으로 옮기기도 하면서 이유식을 먹였는데 사진으로 보니 식탁 위의 상황이 많이 궁금했던지 고개를 들어 상 위를 보고 있다.


이번엔 고기 굽는 아저씨의 어깨 너머를 보고 있는 다솔이. 우리 가족 외의 사람들과 있을 때 더더욱 의젓해 지는 다솔이 덕에 우리 부부는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으면서 여행 내내 으쓱할 수 있었다.
기특한 것!!!



이쪽 저쪽 옮겨 다니면서 다솔이를 먹이고 나도 먹느라 평소 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먹어 버렸지만,
여행지에서는 많이 먹어야 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


불쇼???
불판과 숯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불이 나 버렸다.
처음 굽는 고기라 요령이 없어서 불이 솟구쳤는데 시행착오를 겪다가 커다란 돌멩이를 구해 와 불판을 조금 들어 올렸더니 고기가 타는 부위 없이 훨씬 더 잘 구워졌다. 지금 생각해도 예술이었던 고기 맛.


평소 삼겹살을 즐기지 않았지만 이 날 만큼은 고기 맛에 반해 꾸역꾸역 많이도 먹었다.


고기 불판이 다솔이에게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캠프 파이어 쯤으로 느껴졌을 듯,
다솔 아빠가 열심히 돌멩이를 구해서 가져 오고 있는 중.


돌멩이를 받히고 나자 훨씬 안정적으로 구워지는 고기와, 고기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는 새송이 버섯.
고기 굽는 분들은 난간에 차려진 반찬들과 함께 내내 서서 고기를 드실 수밖에 없었는데 나중에 다솔 아빠께 들어 보니 구으면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었다고 해서 그나마 덜 미안했다.


아기를 돌보느라 난간에 비스듬히 앉아서 힘겹게(??) 식사를 하는 아빠 한 명 추가.


나는 겨울용 보라색 파카를 입고 다솔이도 나 몰라라 하고 고기맛에 빠져 있다. 잠시 다솔 아빠에게 맡겨 두었었나? 내가 왜 저랬지? 반면 손가락만 빨고 있는 다솔이(이미 이유식을 다 먹인 후니 저를 너무 나무라지는 말아 주세요.)


아이들은 먼저 식사를 끝내고 인솔하는 어른 한 명과 함께 따뜻한 방으로 들어갔고, 두툼한 옷을 입어 가벼운 추위쯤은 끄떡 없었던 우리 가족은 몇몇 어른들과 함께 끝까지 밥상머리에 붙어 앉아서 얘기도 하고 남은 고기와 버섯도 구워 먹으며 막바지 식사 시간을 즐겼다.


밤 늦도록 계속 됐던 우리들의 즐거운 여행 첫날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



<관련글 보기>
아기와 떠나는 남이섬 여행1, 설레는 여행 준비와 신나는 여행 출발!

아기들의 귀여운 장난감 쟁탈전! 아기와 떠나는 남이섬 여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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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된(2009년 9월생) 다솔이와 함께 남이섬으로 1박 2일 동안 여행을 다녀왔다. 모두 일곱 가정이 함께 간 이번 여행은 아이들까지 합하면 모두 24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했는데, 다섯 가정이 먼저 출발해서 남이섬 근처에 있는 팬션에서 하루를 묵고 나머지 일행과는 남이섬 선착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놀기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당연히 선발대! 다솔 아빠는 회사에 휴가까지 내는 열성을 보이며 선발대 중에서도 맨 처음으로 팬션에 도착했다.

1박 2일로 하는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때는 첫날 저녁 식사와 그 뒤로 끝없이 이어지는 수다가 아닐까? 우리가 팬션에 먼저 도착해서 그 일대를 돌아 다니며 사진을 찍고 방에서 낮잠까지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다른 일행들이 속속 등장했다.

준비물

아기
: (감기 기운이 약간 있어서) 병원에서 처방 받은 해열제, 체온계, 물티슈, 기저귀 넉넉히, 장난감 1개,
간식과 이유식, 갈아 입힐 옷 2~3벌(날씨가 애매해서 반소매와 긴소매를 함께 챙겼고, 혹시 몰라서 두툼한 외투도 넣었다.)

엄마 : 세면도구, 밤에 갈아 입을 편한 옷, 화장품(기초와 메이크업 제품 모두 될 수 있는대로 샘플을 챙기면 좋다. 다음날 아침 아기들 준비 시키느라 제대로 꾸밀 시간이 없을 테니 비비크림도 샘플을 넣고, 파우더와 눈썹연필 정도만 넣었다. 원래 변장의 달인인데, 이번 나들이에선 본 모습을 보여주기로 함.), 속옷, 양말

아빠 : 겨우 1박 2일이니 그다지 챙길 게 없다.(아빠 최고!))

카메라, 카메라 충전기, 삼각대, 아기를 위한 담요, 식탁의자(정말 유용하게 쓰인다.)
날씨가 변덕스러우니 엄마 아빠도 겨울 옷은 필수로 챙겨야 된다.
우리 가족이 가지고 가기로 한 김치류.


우리 일행 중에는 아이들만 열 명이고, 그 중 절반은 돌쟁이들이라 엄마들은 팬션에서도 잠시도 아이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역시나 호기심 많은 다솔 군은 팬션에 있는 모든 서랍장과 문들을 다 열어 보기 시작했고, 이제 막 도착해서 아직 잠에서 덜 깬 아이들은 잠투정을 하면서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려고 연신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 탓에(겨울 옷을 준비해 가길 정말 잘 했다.) 바닥에는 보온용 이불을 깔아야만 했는데, 팬션 측에서는 밤 10시 이후부터 난방을 해 준다고 했다. (우리가 여행 했던 때는 2010년 10월 15일) 조금 더 융통성을 발휘 해 주면 좋으련만......

우리가 묵었던 트윈스빌 팬션에서는 직접 잡은 돼지고기를 허브와 소금에 양념을 해서 파는 덕분에(삼겹살 1인분에 8천원) 식사하러 내려가기 10분 전에 미리 주문을 하면 된다. 밥솥에 밥을 앉히고 짐을 푸는 등 어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안 2009년 9월생 다솔이와 같은 해 8월생 연준이의 노는 모양이 재미있어서 사진에 담아 봤다.

<아기들의 귀여운 장난감 쟁탈전>


장난감을 거의 가지고 가지 않은 다솔이는 연준이의 장난감 휴대전화를 보자 얼른 집어 들고 번호를 누르며(번호를 누를 때 소리가 난다.) 재미있게 가지고 논다. 엄마가 곁에 없는 상황에서 자기 장난감 마저 다솔이에게 빼앗기자 연준이는 무언가 불만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관전 포인트: 신이 난 다솔이의 눈빛과 불만스러운 연준이의 눈빛.


그거 내 장난감인데??? 저걸 뺏어? 말아?
연준이가 이 상황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며 다솔이의 손에 들린 장난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동안,


다솔이는 번호도 눌러 보고 뒤집어서 빨기도 하면서 잔뜩 신이 났다.

관전 포인트:
장난감이 신기해서 감탄하고 있는 다솔이의 입모양과
너무 속상해서 뾰족 나와 있는 연준이의 입술 모양.



드디어 행동에 나선 연준이, 다솔이가 폴더를 접어 놓은 장난감 휴대 전화를 다시 찾아 오려고 시도한다.


어? 장난감을 빼앗긴 다솔이의 뾰루퉁한 표정과 연준이의 제빠른 손놀림. 다솔이는 연준이가 가져 간 장난감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고, 무심한 듯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연준이가 귀엽다.

그 이후에 벌어 질 일은 불 보듯 뻔하다.


뺏고 뺏기고, 빼앗기고 되찾아 오기를 반복하는 아이들의 장난감 쟁탈전이 너무 귀여워서 그냥 두고 계속해서 보고 싶었지만, 원래 장난감의 주인은 연준이. 장난감을 연준이에게 돌려 주고 얼른 다솔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중재를 했다.

다솔아 엄마가 장난감 많이 사 줄게.
정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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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된(2009년 9월생) 다솔이와 함께 남이섬으로 1박 2일 동안 여행을 다녀왔다.

다솔이와 비슷한 또래 아기들이 있는 다른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었는데,
많이 추워지기 전에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놀러 다녀오고픈 마음이 가장 크긴 했다.
그렇지만 이번 나들이는 말하자면 예행 연습(?)도 겸했는데, 나중에 조금 더 먼 곳으로 단촐하게 우리 가족만 떠나기 전에 연습삼아 가까운 곳으로, 의지가 되는 다른 부부들과 함께 다녀 오게 된 것이다.


준비물

아기
: (감기 기운이 약간 있어서) 병원에서 처방 받은 해열제, 체온계, 물티슈, 기저귀 넉넉히, 장난감 1개,
간식과 이유식, 갈아 입힐 옷 2~3벌(날씨가 애매해서 반소매와 긴소매를 함께 챙겼고, 혹시 몰라서 두툼한 외투도 넣었다.)

엄마 : 세면도구, 밤에 갈아 입을 편한 옷, 화장품(기초와 메이크업 제품 모두 될 수 있는대로 샘플을 챙기면 좋다. 다음날 아침 아기들 준비 시키느라 제대로 꾸밀 시간이 없을 테니 비비크림도 샘플을 넣고, 파우더와 눈썹연필 정도만 넣었다. 원래 변장의 달인인데, 이번 나들이에선 본 모습을 보여주기로 함.), 속옷, 양말

아빠 : 겨우 1박 2일이니 그다지 챙길 게 없다.(아빠 최고!))

카메라, 카메라 충전기, 삼각대, 아기를 위한 담요, 식탁의자(정말 유용하게 쓰인다.)
날씨가 변덕스러우니 엄마 아빠도 겨울 옷은 필수로 챙겨야 된다.
우리 가족이 가지고 가기로 한 김치류.

다솔이의 간식으로는 바나나 4개, 치즈 2장을 챙겼고, 이유식은 큰 그릇에 담아 가서 먹을 때 마다 덜어 먹였다. 간식, 이유식, 김치류는 아이스팩에다 따로 싸서 갔고 장난감으로는 작은 공하나만 넣었다.


차를 가지고 갈 것이기 때문에 짐을 끌 수 있는 가방에 넣어 가면 편리한데, 늘어 놓았을 땐 많아 보였던 짐들이 가방 속에 쏙쏙 들어가니 저렇게 단촐(?)해졌다. 다솔이도 준비완료!



자, 이제 1박 2일 동안 신나게 놀아볼까?
출발!
여행가는 것이 좋은지 다솔이가 신이 나서 저만치 뛰어 가고,
우리 부부도 다솔이가 태어난 후 처음가는 여행에 설렘을 느꼈다.

우리의 일정은,
첫째 날에 남이섬 선착장에서 1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팬션인 '트윈스빌'에서 놀고
둘째 날 아침에 배를 타고 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차에서는 자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일치감치 깨우친 다솔이는 출발과 동시에 카시트에서 잠이 들었고, 다솔이가 얌전히 자 준 덕에 정말 편안하게 휴게소까지 갈 수 있었다.



안전하고 편하게 운전을 해 주신 다솔 아빠 님께도 감사를...... .


사실 우리집(분당)에서 팬션이 있는 춘천까지는 휴게소에 들를 필요도 없이 한 번에 휘리릭 날아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여행 중간에 사 먹는 간식 또한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니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법...... .

춘천가는 꼬불꼬불 길에 살짝 멀미도 나는 듯 해서 매콤한 비빔냉면을 한 그릇씩 먹고 싶었는데, 내리고 보니 냉면은 계절 메뉴라 이제 더 이상 팔지 않는단다. 그렇다고 이 식당의 주 메뉴인 설렁탕을 먹기엔 약간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서 그 옆에 있는 작은 편의점으로 갔다.



아기용 식탁 의자를 가지고 다니면 꽁꽁 묶어서 바닥에 앉혀 두기도 편하고 여기 처럼 의자가 있는 곳에도 의자와 연결해서 묶어 두면 다솔이를 관리(?)하기에 좋다. 걸어 다니는 아기와 여행을 할 때 잊지 말자.

최근들어 밥 먹는 것에 영 흥미를 잃은 다솔 군이 식탁 의자에 앉아서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감기 기운도 조금 있고(아침에 소아과 가서 브루펜, 타이레놀 처방 받아 옴.) 여행지에서는 체력 소모가 커서 열심히 먹여야 하겠기에 우리 부부 보다는 다솔이의 끼니를 더 챙겨야 했다.


편의점이 작아서 라면, 김밥, 만두, 어묵 등의 분식류 몇 가지와 과자와 음료수 등만 팔고 있었는데, 우리도 특별히 먹고 싶은 메뉴는 없어서 간단히 떡라면과 김밥을 먹기로 했다.


다솔이에게는 영양가 있는 치즈를 간식으로 준비해 주고,


음식이 나와서 먹으려는데,
치즈를 받아 먹는 다솔이의 표정이 영 좋지가 않다.
라면과 김밥 뒤로 보이는 다솔이의 얼굴, 눈도 꼭 감고, 입도 꼭 다물고 고개까지 돌려 버렸다.


에라잇!  모르겠다. 굶기는 것 보다는 낫겠지,
결국 간이 돼 있어서 두 돌까지는 먹이면 안 되는 김밥을 주기로 한다. 햄, 단무지, 맛살은 내가 먹고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달걀과 오이와 당근을 김밥 속에 넣어서 다솔이에게 먹여 보았다.



그랬더니 냠냠냠 잘도 받아 먹는 다솔 군.
한 번 짠 맛, 단 맛을 보면 다음부터는 것잡을 수 없다던데, 여행지니까 특별히 주는 거야.


간식을 먹고 다시 출발해서 춘천시 남산면에 있는 '트윈스빌'에 도착했다.


트윈스빌의 앞모습.

우리가 예약한 방은 어른 기준 8명이 묵을 수 있다는 20평짜리 큰 방 2개이다.(다섯 가정이 묵을 예정) 방 하나에 15만원인데, 생각보다는 방도 조금 작은 느낌이었고 별로 좋지 않았다. 홈페이지에서는 정말 예뻐 보였는데, 역시 사진이 예술???


여기는 거실, 상이 세워져 있고 화장대 겸 텔레비전 선반이 전부다.


거실 왼쪽에 있는 부엌이다. 밥솥, 전자레인지, 쓰레기통, 그리고 너무 실망스러웠던 가스버너. 버너가 달랑 하나라서 음식 해 먹기가 쉽지 않다. 우리 일행은 다음날 아침만 간단히 남은 김치에 스팸과 라면을 넣어서 부대 찌개 비슷한 것을 만들어 먹었다.


이불과 베개가 착착착 개어 져 있는 이불 장이 있는 방.


별로 나갈 일 없었던 발코니와


화장실이 20평형 큰 방에 있는 전부이다.
15만원 짜리 방에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은, 역시나 여행을 다녀 본 경험이 너무 적었기 때문인가?


길다란 복도 끝에 있었던,


우리가 묵었던 이쁘고 예쁜 방.


밖에는 저녁 때 바비큐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 곳 바비큐는 마을에서 직접 잡은 돼지를 허브와 소금에 숙성시켜 두어서 그런지 숯불에 구워 먹으면 정말 맛이있다. 바비큐에 필요한 재료는 모두 팬션 내에서 구할 수 있으니 주인장을 통해 예약만 하면 된다.

트윈스빌의 장점은 바깥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넓다는 것인데, 산책로도 있고 사진 찍기 좋은 곳도 꽤 많았다. 처음에 방을 보고 실망했던 마음이 뒤뜰에 나와 놀면서 풀렸다. 우리는 다른 일행들 보다 훨씬 더 먼저 도착을 했기에 한적한 뒤뜰에서 마음껏 놀았다.

나무와 물이 어우러진 산책로,


불꽃 놀이도 할 수 있는(팬션 안에 있는 매점에서 재료를 판다.) 캠프 파이어장이 있다.
밤이 되니 여기에서 예쁜 불꽃 놀이를 즐기는 연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숯불 바비큐를 먹으며 우리도 덤으로 불꽃을 즐길 수 있었다.


언제 봐도 귀여운 다솔이가


자갈을 보고 신기해 한다. 나중에는 입에도 넣어 보려고 하기에 얼른 빼앗았다. 뭐든 입으로 가져가는 건 언제까지 하려는지...... .


삼각대를 가져가서 가족 사진도 셀프로 찍고


경치가 좋은 곳에서 커플(?) 사진도 많이 많이 찍었다.
놀러 와서는 남는게 사진 밖에 없다며.


트윈스빌이 꽤 인기가 많은 팬션이었는지 우리가 갔던 날 다른 사람들도 꽤 많이 놀러 와 있었다.
회사에서 단체로 워크 샵을 오기도 했고 우리처럼 소규모로 이루어진 손님들도 많았다.

앞마당에는 족구장과 농구장이 있어서 남자들이 운동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미 곳곳에는 땀과 함성들로 가득해서 놀러 온 기분이 났다.


햇빛을 받아 천사처럼 보이는(오늘 여러 번 고슴도치 엄마) 다솔이 뒤로 옷까지 맞춰 입고 족구를 하는 남자들이 보인다. 가까이에 가서 보니 그 옆으로는 등나무 아래에 앉아 통닭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다. 모두들 우리처럼 행복한 분위기 물씬.

일행들이 하나 둘 도착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 가족의 첫 여행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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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다솔이와 함께 여행을 갔어요. 이제 곧잘 걷고, 약간은 뛰기까지하는 다솔군을 데리고 여행을 가기로 했죠. 늠름한 다솔군의 여행 가기 전의 표정이랍니다. ^^ 1박 2일의 여행이었지만, 다솔이의 짐이 워낙 많아서 케리어를 들고 가야 했었어요.


여행을 하고 난 후 가장 남는 것은 사진이라죠? 그래서 사진도 많이 찍어왔답니다.


이젠 팔만 벌리면 다솔이가 자동으로 달려와 품에 쏙 안긴답니다. 아임IN 엄마품처럼 말이죠. ^^

오늘 소개해드릴 것은 바로 아임IN이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인데요, 아임IN은 이미 아이폰 앱스토어에 출시가 되었었죠. 그리고 이번에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으로도 출시가 되었습니다. 안드로이드 마켓과 티스토어 및 쇼스토어등 각 통신사 스토어에도 출시가 되었어요.



이렇게 아임IN을 제 갤럭시S에 설치를 하였답니다. 아이폰에서만 보던 어플을 안드로이드에서도 볼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워요~!


아임IN 어플리케이션에 나와 있는 아임IN 메뉴얼을 캡쳐해 보았어요. 이용가이드처럼 발도장을 찍고 새로운 친구도 만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발도장을 보내는 것이 바로 아임IN인데요, 이런 위치 기반 서비스를 LBS라고 한답니다.

LBS를 이용한 일종의 게임인데요, 이제 여행을 할 땐 사진 뿐 아니라 이 발도장으로 자신의 여행 기록을 만들 수 있어요. 이젠 여행갈 때 사진만 찍지 말고 아임IN으로 게임도 하고 발도장도 남기면 좋을 것 같죠?

한번 아임IN을 살펴볼까요? 관리로 들어가면 프로필 사진을 설정하는 곳이 있는데요,

앨범에서 불러올 수도 있고, 촬영을 하여 바로 올릴수도 있어요. 전 앨범에서 불러와 보았습니다.


프로필 사진을 등록해 보았어요. 예쁘게 나온 사진이 없어서 다음에 다시 등록하려고요. ^^;;

외부서비스 연결하기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계정이 있으면 연결이 가능한데요, 발도장을 남길 때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도 보낼 수 있답니다.

트위터를 한번 연결시켜 보았는데요,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간단하게 트위터와 연동이 됩니다.



트위터와 아임IN이 연동이 된 모습이에요, 이제 발도장을 찍으면 트위터에도 발도장이 남겠네요.

인터페이스는 광장과 이웃, 마이홈, 발도장 찍기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발도장 찍기를 누르면 거리 순으로 발도장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나열되게 됩니다.

판교를 선택해 보았어요. 발도장 찍기 버튼을 쿡! 누르면 되죠.

글을 적어도 되고, 사진도 넣을 수 있어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연결하거나 공개, 비공개 설정도 할 수 있죠. 설정 후 확인을 누르면 발도장이 찍힙니다.

앗! 천상천하 유아독존 판교의 마스터가 되었네요. ^^b 이로서 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이렇게 포인트를 쌓는 재미도 있어요. 친구와 함께 놀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주변의 친구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웃 초대가 있답니다.
친구가 아임IN을 한다면 닉네임으로 검색할 수 있고요, 이웃초대로도 할 수 있어요.

이웃초대는 페이스북과만 연동이 되는데요, 아직 페이스북 계정이 없어서 시도해보진 못했어요. 빨리 페이스북 계정도 만들어야 겠어요. ^^

이렇게 닉네임으로도 검색을 해 볼 수 있답니다. 친구가 있다면 + 표시를 눌러서 이웃으로 추가하면 되요.

그럼 이렇게 친구를 이웃으로 추가할 수 있답니다. 트위터의 팔로워, 팔로잉 개념과 비슷한 것 같아요.

광장에는 근처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요. 판교IC 마스터에게 톨비를 준다면 정말 좋겠네요. 아직은 마스터가 되어도 큰 혜택은 없지만, 앞으로 다양한 이벤트 및 프로모션으로 마스터들이 혜택이 받을 날이 오지 않을가 싶어요.

공지사항에 들어가보면 안드로이드 출시 기념 푸마 구스다운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요,

압구정점이나 명동점에 발도장을 찍은 후 월동준비 노하우를 이야기하면 이벤트에 응모가 된다니 압구정이나 명동갈 일이 있다면 이벤트에 참여해보세요~ ^^

발도장을 찍을 때는 직접 지도에서 찍을 수도 있어요.

이렇게 말이죠. 지도에서는 2km 범위 내에서 조정이 가능하니 이 점 참고해주세요~!

2km 밖의 범위를 한번 검색해 보았는데요, 12km 밖에 있는 현대백화점을 검색해 보았어요.

이미 많은 분들이 발도장을 찍으셨네요. 랭킹이라는 것이 있어서 보았는데요,

마스터부터 5인자까지 포인트별로 랭킹이 보여집니다. 마스터는 이 점수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고요, 마스터는 한마디를 남길 수 있는 특혜도 있답니다. ^^

그래서 저도 한번 발도장을 찍어보았는데요, 너무 멀리 있다는 말과 함께

이런 멘트가 나오네요. 2km 이내에서 찍어야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포인트도 거리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급되겠죠?

그래서 여행을 다닐 때 아임in은 더 없이 좋은데요, 꼭 가 보아야만 등록을 할 수 있기에 마스터가 될 확률이 높아지죠. 제가 묵고 있던 팬션에 발도장을 쿡 찍었습니다.

마스터가 될 줄 알았는데 콜럼버스가 되었네요. 콜럼버스는 어떤 장소를 처음 발견하고 발도장을 찍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내가 처음 발도장을 찍은 개척자인 셈이죠. 이건 마스터와 다르게 변하지 않아요. 제가 제일 처음 발견했으니 말이죠.


이렇게 마이홈에서 내역을 볼수도 있고, 트위터에도 전송이 되어서 내 여행 기록들을 볼 수 있답니다. 사진을 찍으며 간단한 소감을 써 둔다면 나중에 여행 후에 블로그 글을 쓸 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고 말이죠.

이제 여행 갈 때는 아임IN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담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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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를 낳은 후 방콕만 하고 있는 일레드입니다.
더워서 콕,
귀찮아서 콕,
힘들어서 콕콕콕......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다솔이를 데리고 어디를 나 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인데요,
얼마 전 제가 좋아하는 '엄마 블로거'에게서 책을 한 권 추천 받았더랬어요.
엄마가 세 돌 된 아기를 데리고 터키 여행을 하고 돌아 온 내용의 책.
그 책을 읽고 나서 몸이 들썩들썩 근질근질 해 질 즈음,
저에게 책을 추천해 주신 '엄마 블로거' 님께서도 두 돌 지난 아기를 데리고 태국에 다녀 오셨답니다!

두둥---.

이제 저도 방에만 콕 쳐박혀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혼자서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됐어요.


먼저 다녀 오신 '엄마 블로거'(정확한 별명은 비밀)의 글을 읽고 저도 태국으로 떠나고 싶은데요, 
어디를 가든 가장 먼저 준비해야 될 것은 영어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영어 쓰는 것 봤냐며,
나도 그들처럼 언어 공부는 하지 않은 채 무작정 떠나기도 했었어요.
그러나 언어가 '통'하느냐 '불통'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재미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더라고요.
말이 통하면 어디에서든 친구를 사귈 수 있고, 의미를 전달하지 못해 답답한 일이 덜 생기니까요.
어디로 떠나든 세계 공통어라는 영어면 대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니까 여행 영어를 준비하는 것이 여행자 본인에게 좋을 테지요.



영어를 잘 못하는 제가 추천을 받은 책이 있는데요,
상황별로 10단어면 끝이 난다는 So Cool, So Easy 여행 영어예요.
부록으로 일기장도 들어 있으니 여행 일기를 쓰기에도 아주 좋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좋아해서 영어책, 드라마 영화 등을 많이 접하고 학교 쉬는 시간에도 영어책을 열정으로 실력을 키웠다는 이경후 님이 지은 책이랍니다. 이경후 님은 사진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앳되 보였는데 대단한 실력가였어요.

대학교 시절 싱가포르에서 교환학생으로 머무르며 수업을 받았고,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지만 언어에 대한 타고난 감각과 관심을 살리기로 마음 먹고, 현재는 뮤지컬 연출 통역가로 활동하는 등 공연 관련 영어 통번역일을 하고 있다고 해요. 대학 입학 이후 꾸준히 여행을 즐기다 보니 여행한 국가만 해도 20개국!!!이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실력가가 쓴 책이라 더욱 신뢰가 생기는데요, 이 책은 제목처럼 참 쉽고 재미있게 구성돼 있어요.



1장에서는 타인과 친해지기에 관한 영어 표현법이 나와 있는데요,
처음 만났을 때, 헤어질 때, 감사 표시, 이해/수긍 표현 등 다양한 인사 법을 실어 두었고요,
소개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인 자기 소개하는 방법, 느낌 묻기, 계획 묻기, 경험 말하기 등도 말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어요.

여행지에서 근사한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 여자들의 로망 아니겠어요?


2장에서는 예약부터 공항까지에 관한 내용인데요, 예약할 때 주로 쓰는 표현 법, 날짜 말하기, 짐 부칠 때, 기수와 서수 말하기, 출국 심사 때, 회화 패턴, 입국 절차에서 자주 쓰는 표현 법, 시간 말하기, 등을 설명하고 있답니다.

별 거 아닌거 잘 알면서도 입국 심사와 호텔 예약할 때, 은근히 떨리잖아요?


3장에서는 내 집 같은 숙소라는 제목으로 쉬운 표현 법들을 실어 놓았는데요, 숙박, 온도, 밝기 등 숙소에서 많이 사용하는 표현들을 상세하게 정리해 주어서 찾아 쓰기 좋더라고요. 또 숙박할 때 필요한 단어들(숙박 이용 시설이나 욕실, 주방 용품들 이름 등등)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한국어 발음까지) 표기해 주었답니다.

욕실에 비누가 없어요--영어로 말하실 수 있나요?


4장에서는 현지에서 헤매지 않기위해 알아야 될 표현들이 나와있는데요, 신호등, 주의 표지판 등 표지판 문구를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요, 혹시나 길을 잃어 버렸을 때를 대비해서 길을 찾을 때 거리와 방향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답니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현지인에게 물어볼 수 있도록 방향을 설명할 때 유용한 표현들과 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 알아야 할 표현들도 들어 있어요.

길 묻기가 두려워서 무작정 앞으로 앞으로 걸을 수는 없잖아요. 아무리 지구가 둥글다고 해도 말예요.


5장에서는 몸과 마음이 즐거워지는 여행을 위해 알아 두어야 할 표현들이예요. 편의 시절을 이용할 때 잘 쓰는 단어가 좌라락- 정리 돼 있고요 장소와 관련된 단어도 있어요. 관광지를 방문할 때 쓸모있는 단어들과 운동과 기분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도 정리돼 있답니다. 가벼운 술 한잔,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때 꿀먹은 벙어리가 되지 않도록 도와 주고요, 현지 사람처럼 즐길 수 있도록 가르쳐 주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잖아요. 말이 통하면 즐거움이 몇 곱절 된다고요.


6장에서는  입이 즐거워 지는 여행의 비법을 가르쳐 주는데요, 저에게는 빼 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지요. 음식 맛에 대해 설명할 수 있도록 관련 단어들을 정리해 주었고요. 음식을 주문할 때, 음식의 재료와 요리법을 물어 볼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도 실려 있답니다.

'저기, 저 사람이 먹는 것으로 주세요.'라고만 말할 건가요? 그런데 그건 영어로 어떻게?


7장에서는 추억을 담는 쇼핑에 관한 표현 법인데요, 역시나 제가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쇼핑 목록, 화장품, 전자제품, 쇼핑 주의 사항 등등 쇼핑에 관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고요, 쇼핑할 때 사용하는 단어와 사고 싶은 물건을 표현할 수 있는 표현 법을 가르쳐 준답니다.

말 못하는 사람은 그냥 열쇠고리...... .


8장에서는 여행지 서바이벌에 관한 내용이에요. 살아 돌아 와야죠. 해외에서 전화할 때, 다른 연락 수단을 통할 때, 만약 병이 났다면 신체와 통증을 표현해서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요, 도난이나
사고 등 돌발상황이 생겼을 때도 그 내용을 말로 전달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네요.


이 책은 모든 모든 장에 그림이 그려 져 있어서 더 재미있고 더 쉽게 읽을 수가 있고요,


작은 핸드백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니까 무겁지 않아서 더 좋아요. 배낭에 꼭 넣어서 가세요.


아...... 얼른 해외에서 이 책을 써 먹을 날이 와야 될 텐데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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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에 해외 여행을 준비 중인 나는, 정보를 얻으려고 여기 저기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1년 6개월 전에 이용했던  한 여행사 홈페이지에다가 문의 글을 남겼다. 보통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 처럼  내가 가고 싶은 나라와 떠날 날짜를 적고 가격을 물어보는 상투적이면서도 짧은 글이었다. 꼭 그 여행사를 통해서만 가려던 것은 아니라서 다른 여행사에도 비슷한 글을 몇 개 더 남겨 두었다. 가격과 사은품 등을 저울질 해 보고 최종 결정을 내리리라는 심산이었다.

이튿날 오전에 메일을 확인하니, 1년 6개월 전에 이용했던 그 여행사에서 벌써 답글이 와 있었다. 참 부지런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열었는데 그 내용이 예상밖이었다. 나는 내가 그랬던 것 처럼 여행사 측의 답장도 건조하면서도 상투적인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랫만이에요'로 시작하는 글은 바쁘다는 핑계로 몇 달 연락을 못했다가 만난 친구의 인사처럼 반갑고 다정했다. 글도 어찌나 율동감있게 썼는지 글만 읽었는데도 상대의 인상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딱 한 번 이용한 손님을 기억하고 그토록 다감한 어투로 메일을 보낼 수 있다니, 업체가 이메일을 통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당연히 이 여행사를 통해서 여행을 가려고 마음 먹고 답장을 쓰면서 이번에는 바뀐 전화번호까지 적어 두었다. 다음번에는 전화로 연락을 해도 좋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속전속결로 오후에 통통 튀는 목소리의 여자분이 전화를 주셨다. 이게 텔레마케터들의 교육에서 그렇게 강조한다던 '솔'음 높이의 목소리인가? 수화기 너머 상대방의 얼굴 표정이 너무 궁금해질 정도로 발랄한 목소리였다.

나는 평상시에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표정의 목소리로 전화를 걸까? 문득 심드렁하기 짝이 없을 것이 분명한 내 낮은 목소리가 미안해졌다. '솔'음으로 교육을 받았을 텔레마케터 언니(?)들의 전화를 그리도 많이 받아봤지만 막무가내라는 생각과 짜증만 들었었는데, 그 여행사 직원분과는 한 시간이라도 통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찾아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3% 할인까지 해 준단다. 흐뭇한 기분으로 예약을 마치니 다음달에 여행 갈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떴다.



며칠 후 여행 계약서를 메일로 보냈다며 그 여행사 직원분이 다시 전화를 하셨다. 여전히 발랄하면서도 친근한 목소리로 말이다. 들을 수록 기분 좋아지는 그 목소리를 들으니, 저절로 '여행비를 오늘 당장 입금시켜 줄게요'라는 말이 나와 버렸다. 쾌활하게 웃는 수화기 너머의 그 여성분은 나에게 발코니를 좋아하느냐고 운을 떼더니, 갑작스러운 질문에 어리둥절해하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다. 요즘 처럼 경제 상황이 어려울 때는 조금이라도 싸게 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자신이 더 알아보니 발코니가 없는 방(내가 가려는 곳은 리조트이다.)은 1인당 가격이 7만원 더 싸다며, 괜찮다면 그 방으로 바꾸어 주겠다는 것이 아닌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리조트에서 여기 저기 휘젓고 다니기를 좋아해서 나에게는 사실 방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해 주신 3%할인에 7만원까지 더 절약하니 여행이 훨씬 더 가뿐해졌다. 어쩌면 여행사 측에서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런 수고 쯤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것들이 고객을 감동시키고 고객감동은 곧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업체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나는 벌써 이 내용으로 글까지 쓰고 있으니 말이다.) 서비스 사업은 친절이 최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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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나처럼 국문과를 전공한 사람들에게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타전공자들과는 달리 우리의 전공 과정에는 '영어'가 없으며 당연히 원서 또한 우리글이다.지금과는 사뭇 달랐던 고대 국어나 중세 국어를 해독하느라 진땀을 뺀 적은 있지만, 꼬부랑 글씨를 가지고 씨름할 필요는 없었단 말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국어 전공자가 학부시절에 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어학연수를 가는 경우는 나 때만 해도 흔치 않았다.(석박사 과정으로 들어가면 음성학이나 비교 문학 등을 공부하려고 유학하는 분들이 있다.) 학교를 다니면서 외국어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인지 국문과 전공자들에게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타전공 친구가 붙여 준 내 별명 '국산(^^;;;)'에서도 볼 수 있듯, 나는 나라밖 일에 무심했고 이런 상태는 대학원까지 국문과로 진학하면서 더욱 심해졌었다. 꼭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도 우리말 문법은 자주 틀리면서도 영어를 강조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지나치게 눈치를 주고, 텔레비전에서 좋아보이는 광경이나 물건에 외국 같다느니, 외제 같다느니 하는 말이 나오면 혼자서 흥분했었다.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의 국문과 출신들에게서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런 내가 성인이 되면서 나라 밖 세상을 조금씩 구경하게 되니, 신기하고 요상한 것이 한 둘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서두를 장황하게 쓴 까닭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것들이 유독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1. 집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는다
.
외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조차 이 의견에는 상반된 견해를 보일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서 본 요상한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드라마가 '캐빈은 13살'인지 '천재소년 두기'였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주인공이 비 오는 날 축축하고 더러워진 운동화를 신은 채로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는 그대로 침대 위로 털썩 누워버리는 것이었다. 놀라움을 벗어나 충격 그 자체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미국에 있는 이모 댁에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실제로 집 안에서 신발을 신은 채 생활하는 그네들의 문화에 다시한번 놀랐던 경험이 있다. 내가 의외로 먼지에 민감한 까닭에 밖에서 묻혀 온 먼지들을 털지도 않은 채 소파에 앉고, 집 안을 활보하며, 심지어 주방에서 요리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그것은 차라리 공포였다. 저렇게도 깔끔해 보이는 사람들이 먼지가 그득한 집안에서 생활한다니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집 안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우리의 문화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어쩌면 방에 얼룩하나 없이 깨끗하게 쓸고 닦아 놓은 모양이 더 불편할 지도 모른다. 걱정과는 달리 이모 댁에서 보낸 한 달 내내 먼지로 인한 질병이 없었던 걸 보면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문화가 생각만큼 지저분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맘 편히 누울 수 있는 깨끗한 방 바닥이 더 좋기는 하다.



2. 식당에서는 물과 밑반찬을 공짜로 준다.
부모님과 함께 했던 베트남 여행에서 나는 우리 나라가 얼마나 인심 후한 나라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었다. 우리는 작은 식당에 가서 된장찌개 하나를 시켜도 밥도 주고 갖가지 밑반찬도 준다. 더군다나 반찬이 모자랄 때는 스스럼 없이 '아줌마, 반찬 좀 더 주세요, 정말 맛있네요.'하면 인심 좋은 주인 아줌마가 넉넉하게 부족한 반찬을 채워준다. 그런데 이게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음식 문화가 달라서 우리는 밥과 반찬이 한 세트처럼 돼 있지만 외국은 그게 아니기 때문에 음식을 하나씩 따로 주문하고 쌀을 먹는 나라에서는 밥도 따로 주문을 해야 된다.

뿐만 아니라 물에 석회질 함유량이 많아 물이 귀한 나라에서는 식당에서 물을 공짜로 얻어먹을 수도 없다. 메뉴판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물이라는 메뉴는 참 낯설다. 이런 나라에서는 끓인 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다고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매번 물을 사 먹을 수밖에 없다. 또 우리와 다른 음식 문화때문에 상대적으로 야박하게 느껴지는 마당에 팁까지 줘야한다. 물가가 비싼 나라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면 더욱 배아프게 느껴지는 팁 문화, 나에게 촌스럽다고 한들 할 말이 없다.



3. 화장실에는 꼭 문이 있어야 한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급부상한 나라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같은 대도시만 여행한 사람들은 중국 고유의 화장실 문화(?)를 체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불행인지 행운인지 나는 중국에서 두 달간 연수를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말로만 듣던 기괴한(?) 중국 화장실들을 참 다양하게도 체험해 봤다. 이 때 귀국하여 인천공항에 첫 발을 내딛고 공항내에서 나를 반기는 으리으리한(중국 시골에서 살아본 사람들이라면 한국의 모든 화장실을 정말 으리으리하다고 느꼈으리라.) 화장실을 만났을 때, 그 앞에서 '나 돌아왔노라'며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중국의 화장실은 변화하고 있는 중인지 그 형태가 참으로 다양했다. 우리 나라 시골 재래식 화장실을 생각하고 그것 쯤이야 하시는 분들은 모를 말씀이다. 나 또한 경북 안동 출신이니 재래식 화장실에 놀랄 리 없다. 수세식 변기인 줄 알았는데, 밑을 보니 참혹한 곳, 앞이 다 뚫려있는 상태에서 칸칸이 칸만 나누어 놓은 곳,  ___ㅣ___ㅣ___ㅣ 대충 이런 모양이다. 그나마 칸도 나뉘어 있지 않고 뻥 뚫힌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얼굴 맞대고 일을 봐야 되는 곳 등등. 아, 그 때를 회상하며 화장실의 모습을 떠올리니 새삼스레 힘들다.

다들 알고 계시듯 중국도 많이 변해서 시골도 의외로 발전한 곳이 많다. 그런데 유독 화장실만은 왜 그리도 변화가 더딘지 모르겠다. 우물 안의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어 세상 밖을 보니, 할 말이 정말 많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 지루해 질까봐 오늘은 여기서 줄인다. 못 다한 얘기들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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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주말마다 가족들과 즐겁게 보며, 어디로 여행을 떠날지 이야기하기도 한다. 최근엔 1박 2일을 따라한 6명단위 1박 2일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복불복 게임까지 하며, 새로운 여행 문화를 만든 셈이다. 1박 2일 여행시에 까나리액젓은 기본이라는 말을 듣고 한참 웃기도 했다. 1박 2일을 보며 우리나라의 몰랐던 좋은 곳도 알게 되고, 언제 시간이 나면 꼭 한번 가족들과 가보아야 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최근 경기도편을 보면서 숨가쁘게 돌고 도는 모습을 보니 패키지 여행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명한 명소에 가서 사진찍고 다시 차타고 한참 가서 사진 찍고 오고... 남는 건 사진이라는 투철한 사명속에 포인트 자리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유럽 여행을 할 때, 다들 한번씩 느껴보았을 테지만 파리에 가서 에팰탑가서 사진 찍고, 루브르가서 사진 찍고 밤기차타고 몇시간을 가서 또 지역 명소만 찍고 찍어 돌고 돌았던 기억이 난다. 그 넓은 유럽에서 영국에서 만났던 사람을 아탈리아에서 또 만나고, 체코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이유는 한방향으로 지역 명소만 찍고 돌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여행은 더하다. 패키지로 여행을 했을 때, 라스베가스에서 그랜드캐년까지 10시간을 버스타고 내달려 30분 사진찍고 다시 10시간을 달려 라스베가스로 돌아왔다. 나중에 랜트카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사진을 찍은 그랜드캐년은 입구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서울에서 설악산 가서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 셈이다. 그랜드캐년의 경우 1달을 잡고 여행을 와도 다보기에 부족한 곳이라고 한다. 요세미티 공원이나 그랜드캐년은 미국인들도 1달동안 휴가를 내어 여행을 한다고 한다.

1박 2일을 보며 그런 패키지 여행의 모습을 보게 된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가려면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1박 2일의 모든 방송이 패키지 여행 같았던 것은 아니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역 명소만 찍고 오는 그런 여행 말이다. 지역의 문화를 좀 더 느낄 수 있고, 지역 사람들과 좀 더 교류를 하며 그 지역만의 색이나 특성을 느낄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분교 아이들과의 만남이 그러했고, 마파도에 있는 할머니들과의 만남이 그러했던 것 같다. 더 따뜻하고, 풍성했던 그 여행들은 그 속에 여행이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중국-한국-일본 순으로 여행의 선진국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여행의 초기 단계에는 단체로 우르르 몰려가서 사진 찍고 쇼핑하고 오는 지금의 중국인들의 여행문화로 시작하여, 개인별로 가지만 역시 지역 명소만 찍고 오는 한국의 여행문화, 그리고 혼자 오랫동안 공부하고, 준비하여 지역의 시골로 들어가 오랜 시간 머물며 역사와 문화를 즐기는 일본인들의 여행문화가 그러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점차 테마여행이나, 한곳에 오래 머물며 여행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은 바쁜 일상과 촉박한 시간속에 지역명소만 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1박 2일에서도 그런 현실을 반영하여 최대한 짧은 시간안에 많은 것을 담으려 하다보니 패키지 여행 같은 느낌을 줄 수 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을 할 수록 점차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풍성한 여행의 참맛을 보여주는 그런 프로가 되었으면 한다. 여섯 남자가 떠나는 1박 2일은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우리나라의 인기 있는 프로인 만큼 좀 더 나은 여행문화를 전하는 전도사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가지고 더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1박 2일을 넘어선 3,4박여행인 백령도와 백두산편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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