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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갑작스런 파티 참석 제안에, 방에서 뒹굴거리던 일레드의 눈이 반짝 떠졌어요.
파,,,파티라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 맥주회사에서 신제품 출시 기념으로 여는 파티였어요. 지난 5일 여의도에 있는 선상카페 마리나제페에서 열렸던 행사였답니다. 이름 있는 기업인 만큼 유명한 연예인도 대거 참석했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행사였답니다.


본격적인 시작은 오후 8시부터였는데, 신난 저희 부부는 일찌감치 출발을 해서 행사가 막 시작되었을 때 마리나제페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이 행사에는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VVIP와 VIP그리고 기자단과 블로거가 초대 됐는데요, 저희는 블로거로서 참석하게 된 것이지요.


블로거에게 마련돼 있는 주차장은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한참을 걸어와야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룰루랄라. 야외 행사장에서 예쁜 안내 도우미 언니 님(?)들이 막바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이 날 행사는 야외, 1층, 2층에서 자유롭게 진행이 됐는데요, 실제로 블로거와 기자들은 2층에 따로 자리가 마련돼 있었어요. 날씨가 궂어서 비가 왔다 안 왔다를 반복하는 바람에 저는 주로 2층에서 행사를 관람했답니다.


아직은 휑--한 파티장에서 초대장을 들고 있는 저, 일레드예요. 비 때문에 머리는 좀 축 쳐졌지만 그래도 파티 분위기는 나나요? 출산 전에 입던 원피스가 의외로 잘 맞아서 참 다행이었어요.

이번 행사에는 서인영, 김민종, 주얼리, 조여정, 김선아, 전혜빈, 안혜경, 김재욱, 이현우, 구준엽, 민효린, 송경아 등등 서른 명이 넘는 연예인들이 초대되어 왔는데요, 파티장소가 넓고 반가운 블로거 님들을 만나서 같이 즐기느라 그 분들을 다 보지는 못해서 조금 아쉬워요.



인형이 따로 없는 서인영,


예쁜 주얼리,



그리고 이 날 가장 아름다웠던 조여정,


언제나 매너 좋은 구준엽, (지난 번 인터뷰 한 인연으로 따로 찾아가 인사도 했지요!! )


이현우,


아쉽게도 화면으로만 봤던 전혜빈...... .

맥주 회사에서 주최한 파티였고 신제품 출시를 축하하는 자리여서 이 날의 주인공은 맥주였는데요,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어서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시원하고 알싸한 맥주를 즐겼답니다. 참 시원해 보이죠?



마련해 주신 저녁 식사도 참 근사했어요.
뵙고 싶었던 그린데이 님과 우연히 만나게 돼서 더 행복했던 파티였고요,
그 자리에서 새로이 알게 된 여러 블로거 님들도 반가웠어요.



밤 늦도록 계속 됐던 파티가 끝나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에요.
주로 2층에서만 놀다가 끝날 무렵에 1층으로 내려갔었는데, 수퍼주니어의 은혁과 시원이 있더라고요. 멀리서 봐도 한눈에 들어오던 뚜렷한 이목구비, 역시! 연예인은 다르구나 싶었어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 이 날 가장 예뻤던 조여정의 사진이 아직 더 많이 있으니 다음 글에서 또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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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방에 콕!) 생활을 너무 많이 해서인지, 살림과 육아에 전념한 지 너무 오래 돼서 인지, 나는 사람들과 어울려 놀기를 무척 좋아한다.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친구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 그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기에, 나와 비슷한 처지(하루 종일 말 없는 아기와 씨름하는)에 있는 '아줌마'들이 수다스러워 지고 심지어 모르는 사람들과도 스스럼 없이 얘기를 나누게 되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듯 사람을 좋아하는 내가, 사람보다 '기계'를 더 선호할 때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잔돈'으로 무언가를 해야 될 때다. 예전에는 단 1원의 에누리도 없는 야박한 기계들을 미워할 때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좀 다르다.

물가가 무섭게 뛰어 오르고 사람들의 돈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서 요즘 동전들은 홀대를 당하는 경우가 참 많은데, 남편만 해도 식당에서나 가게에서나 동전으로 계산을 하면 어쩐지 쩨쩨해 지는 것 같다며 늘상 지폐로만 값을 치르기 때문에 남편의 책상 위나 우리집 동전 통에는 거스름 돈으로 받아 온 동전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동전으로 내는 것이 어때서?"

그 동전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역시나 나 밖에 없어서, 나는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면 수북해진 동전 통을 깔끔하게 비우곤 하는데,

"모두 칠천 이백 오십 원이라고요? 여기 오백 원 짜리로 삼천 원이고요, 백원 짜리로 사천 원이에요. 그리고 이백 오십 원은 오십 원 짜리하고 십원 짜리로 드릴게요."

좀 심했나? 계산 하는 사람이 헷갈리지 않도록 돈을 정리해서 따로 따로 주는 데도, 내가 동전으로 음식이나 물건 값을 지불할 때면, 느닷없는 동전 세례라는 듯 당황해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어떨 땐 손님인 내가 물건을 사면서도 미안해 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동전이든 지폐든 가리지 않고 잘 받아 주고 알아서 척척척 남은 금액을 표시까지 해 주는 자동 판매기가 더 좋다는 소리다.

...... .


Dollars !
Dollars ! by pfala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여기는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약속 시간에 쫒겨 타게 된 택시 안, 목적지까지는 기본 요금이 나오는 짧은 거리기 때문에 나는 미리 지갑을 열어 택시비를 준비하고 있었다. 쨍그랑 쨍그랑 역시나 그 속에는 동전도 포함이 돼 있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차가 조금 막혀서 생각보다 택시 요금이 약간 더 나왔다.

이천 팔백 원.

지갑을 탈탈 터니 백원 짜리 동전이 일곱 개, 오십원 짜리가 네 개, 십원 짜리가 다섯 개 있었다. 나는 늘상 하던대로 이천 원은 천원 짜리 지폐로, 나머지 팔백 원은 백원 짜리 동전 일곱 개와 오십 원 짜리 한 개, 그리고 십 원 짜리 다섯 개로 택시비를 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택시 문을 여는데,

" 아니, 이 아가씨가!!"

(아가씨라고 불러 주신 것은 고맙습니다만,)택시 기사 아저씨의 불호령에 화들짝 놀라 경기를 한 번 일으키고는 문으로 가져 갔던 손을 거두어 들였다. 이미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었으나 초연하게 모른 척 대응하기로 했다. 나는 화를 주체하지 못해 노발대발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내는 아저씨 앞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도대체 왜 그러시느냐고, 저는 모르겠다고 대꾸했다.

역시나 문제는 동전, 그 중 십원 짜리에 있었다. 이 아가씨(다시 한번 고맙습니다.)가 사람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네, 아니에요.), 어떻게 택시 요금을 이딴 식으로 낼 수가 있느냐, 나를 뭘로 보고 십 원 짜리를 주느냐, 지금 나하고 장난치자는 것이냐, 택시 운전한다고 사람을 놀리는 것이냐...... 폭풍같은 화를 소나기처럼 쏟아내는 아저씨였다.

아저씨가 목소리를 계속 높여도, 이야기를 계속 반복해도 내가 흔들리지 않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과 여전히 낮고 평온한(사실은 조금 무서웠다.) 어조로 왜요? 십 원 짜리도 돈이잖아요. 십 원 짜리는 왜 안돼요?를 되풀이하자 아저씨는 말이 안 통한다는 듯 끝끝내 나에게 오십 원 짜리 하나와 십 원짜리 다섯 개를 돌려 주고는 이 돈은 안 받으니 가져 가라며 나를 택시에서 쫓아 냈다.  

씁쓸하게 동전을 받아 들고 아직 그치지 않은 비 속을 걸어 가는데, 왜 그리도 속이 상하던지, 정말 내가 그렇게 잘못한 것일까? 이제 십 원 짜리를 받아 줄 곳은 피도 눈물도 없어서 절대로 에누리가 안 되는 자판기 뿐인가? 정말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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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가장 즐겨 보는 드라마 '나쁜 남자(왜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시청률이 유독 낮을까? 나쁜 남자가 그 흥미진진함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 것도 아쉽고, 김남길의 입대로 드라마 자체가 축소 된 것도 아쉽고...... .)'에는 감정을 숨긴채 살아온 한 여성이 나온다.

홍테라 역의 오연수. 내로라 하는 대기업의 큰 딸로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재벌집 딸로 태어나 거기에 걸맞게 살아야 된다는 의무감으로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누르고 살아 온 여성이다.

그런데 극중 홍테라는 늘 냉정하고 이지적으로 행동하면서 재벌집 규수들이 대부분 그렇듯 고급스럽지만 단정한 옷차림을 선보이고 있는데, 여자로서 사랑받고 싶은 그녀의 욕망이 얼핏 엿보이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발'이다. 홍테라는 단정한 옷과는 상반되게 늘 과감한 모양과 색상의 신발을 신는데, 나는 그녀가 신고 있는 아찔하게 높은 킬힐을 통해 홍테라의 감춰진 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속 주인공 뿐만이 아니라 요즘 거리 곳곳에서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킬힐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여성들이 옷차림을 통해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했다면 요즘에는 신발이 그 역할을 대신해주는 것 같다. 여러 가지 두께의 가죽끈으로 멋을 낸 검투사 신발에서부터 반짝이는 보석들이 잔뜩 들어가 있는 신발까지, 올 여름 패션의 마무리는 단연 신발이라는 듯 모양도 색깔도 재질도 다른, 여자들이라면 한 번 신어보고 싶음직한 신발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추우나 더우나, 겨울이나 여름이나 늘상 발의 '건강'을 우선시 하면서 적당한 높이의 적당한 신발을 골라 옷 차림과는 상관없이 주야장천 신어 오던 나도(오죽하면 건강에 나쁘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쪼리나 샌들도 안 신는 나다.) 이번 여름 만큼은 예쁜 신발에 눈이 돌아가지 않을 수가 없을 지경이 되었다.

남자 직원들이 친히(?) 무릎까지 굽히고 앉아 신발을 신겨 주는 매장에는 도저히 갈 용기가 나지 않아 늘 하던대로(?)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들어가 검색해 보니, 대세가 신발이오! 싶게 하나같이 아름다운 것들로만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정말 예뻤다. 가격도 괜찮았다. 진심으로 사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킬힐이 유행이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지, 좀 예쁘다 싶은 것은 기본이 9센티미터, 심한 것은 구두 굽이 15센티미터에 이르는 것도 있었다. 제목에서도 썼듯 내 키는 156이다. 이런 짜리몽땅한 내가 10센티미터에 육박하는 구두를 신는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울 것인가?


by gestione del cao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나 처럼 키가 작은 사람은 신기에 편하고 신었을 때 맵시도 나는 구두 굽의 적정선이 7센티 정도다. 그 보다 낮으면 땅꼬마를 면할 수 없고 그 보다 높으면 허리와 다리에도 무리가 있지만 구두 굽이 부각돼 오히려 더욱 키가 작아 보이기 때문에 7센티 정도를 신는 것이 가장 예쁘게 보인다. 그런데 9센티, 10센티, 15센티라니!!! 요즘 유행하는 어여쁜 구두들은 모두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것 뿐이고 그 보다 낮은 것들은 거의 다가 평범해 보였다.

조금 더 추이를 보기로 하고 텔레비전을 켰는데, 때마침 올 여름 유행하는 신발을 잘 고르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유명한 구두 디자이너가 나와서 여러 종류의 구두들을 하나 씩 보여 주며 설명을 해 주고 있었다. 화면을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곱디 고운 신발들, 역시나 한 눈에 봐도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거나 (모 아니면 도인지) 아니면 아예 굽이 없는 신발들로만 소개가 되고 있었다.

진행자도 구두 굽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지 굽이 너무 높으면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이 없느냐고 물으니, 디자이너는 아주 상냥하게 웃으며 답변을 한다. '구두 굽 때문에 걱정이시라면 앞부분에도 굽을 덧댄 것을 고르면 돼요. 이 구두는 11센티이긴 하지만 앞에도 가부시로 1센티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편하게 신으실 수 있답니다'

...... .
11cm-1cm=10cm
결국 10센티미터라는 셈. 유행하는 디자인이면서도 굽은 7센티 짜리로 된 신발, 어디 없을까?
여자의 욕망을 표출한다는 하이힐, 올 여름 패션의 마무리라는 킬힐, 아름다운 신발들이 마구마구 쏟아 져 나오는 이 여름에 키 작은 나는 신을 신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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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어디엔가 있을 텐데 아무리 찾아 봐도 없는 책,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은 연애 시절에 샀던 소설이다. 사귄지 얼마되지 않아서 샀던 것 같으니, 제목은 저래도 속 내용은 낭만적이지 않았을까? 제목처럼 남자 친구의 등짝을 있는 힘껏 발로 차 주고 싶을 만큼 꼴보기 싫은 일이, 갓 사귄 연인에게서는 있어서는 안 될테니 말이다.
 
그러나 눈을 감고 생각해 봐도 도무지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일본 소설이 나에게는 늘 그렇듯(그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고도 눈만 껌벅인 나다.) 한 번 읽고 구석에 쳐박아 둔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뜬금없이 무려 6년 전에 읽었던, 내용도 기억 안 나는 소설의 제목이 이렇게 선명하게 떠오른 까닭은, 바로 침대에 모로 누워 있는 '남편의 등짝'이 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남편의 뒷모습을 보고 옛 소설을 떠올리며 내가 음흉한 미소를 지은 이유는......?




술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술 마시는 사람이 없는 가정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아버지께서는 술을 '안' 드시는 것이 아니라 '못' 드시기에 우리집에서 술을 보는 일은 일 년에 단 몇 번 뿐이었다. 그것도 맥주로만.)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동시에 술에 취한 사람은 딱 질색이다. 아-- 술 취한 사람들의 했던 얘기 또 하고 했던 얘기 또 하는 무한반복형 주사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아버지께서는 회사 생활을 오래 하셨지만 술을 즐기지 않으시기에 늘 퇴근하고 나서도 말끔한 모습으로 우리와 놀아주시거나 다른 일을 하시곤 했다.

그래서 가끔 남편이 술을 잔뜩 마시고 들어와 술 취한 기색을 보이면 나는 별다른 응수를 하지 않은 채 남편을 얼른 재우곤 했다.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하는 순간도 있으니 그것에 대한 잔소리는 전혀 하지 않지만 당신의 주정을 받아줄 의사는 없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절대 방전되지 않는 건전지를 끼운 것 같은) 아기를 돌보고 먹이고 재우고 놀아줘야 할 이 시기에, 남편이 술을 마시고 들어와 평소와 다른 말투와 행동을 보일 때면, 내 얼굴이 '뚱'해지지 않을 수 없다. 아빠를 기다리는지 남편이 퇴근하기 전에는 결코 잠을 안 자는 아기를 안고 밤 12시가 넘는 시각까지 동동거렸는데 술 취해 들어온 남편은 아기 한 번 안아주지 않은(못한??) 채 잠에 들어 버렸다.

쿨쿨쿨, 이럴 때 침대에 모로 누워 있는 남편의 등짝을 보면???
...... .

put up some prints today...
put up some prints today... by decor8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시계를 보니 어느새 계획했던 시간이 훌쩍 넘어 있다. 거실과 주방을 왔다갔다 하면서 남편에게 끊임없는 텔레파시를 보내느라 골치가 다 아플 지경인데도 꿈쩍 않고 앉은 채로 거실에 있는 남편, 내가 말 대신 효과 없는 텔레파시를 계속해서 보내는 까닭은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그 '어렵다'는 시댁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시어른들을 만나도 어쩔 수 없이 시댁은 시댁이다.  

부엌에서 설거지만 끝내고 바로 출발해도 백만 년 만에 다시 가 보기로 한 청계천 나들이에 한참이나 늦을 텐데, 남편은 이런 사정을 아는 지 모르는 지 하하하 속 없이 웃으며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저녁에 가면 더 좋다는 청계천에 오랫만에 놀러 좀 가 보나 했는데, 오락 방송을 보며 그 속의 일환이라도 된 양 희희낙락하는 남편에게 어떻게 눈치를 줘야 할지 참으로 난감한 순간이었다. 

이럴 때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가자'고 해 주면 진정으로 고마우련만, 쿠션을 끌어 안고 텔레비전 앞에 바싹 붙어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는 남편이다. 어쩔 수 없이 나도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시계와 텔레비전을 번갈아 가며 보다가 결국 스스로 청계천을 포기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 내일 또 출근해야 되는데 그냥 조금 더 여기서 쉬다가 바로 집으로 가는 것이 낫지. 오히려 더 잘 됐다 생각하고 나도 재미있게 웃으며 오락 방송을 보는데, 눈 앞에 저녁 먹은 그 자리 그대로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남편의 등짝이 보인다.

정말, 발로 차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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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나중에는 물 맑고 공기 좋은 시골에 예쁜 집을 지어서 살고 싶다는,
그러한 소망을 가지고 계신 분들 많으시죠?
저희 아버지께서도 그러셨어요.

손수 텃밭을 가꾸고 동물도 기르시며 전원 주택에 사시는 것이 소망이셨답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아버지께서 계획하셨던 아주 아주 나중이 되었지요.
아버지는 당신의 바람대로 흙을 밟고 살 수 있는 곳에 집을 지으셨어요.
저는, 이미 시골에 살고 계시면서 무슨 전원주택이냐고 부정적이었는데요,
짓고 보니 무척 멋지더라고요.



집 옆으로는 텃밭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거대한 밭이 있어요.(쉬실 틈이 없지요.)
아버지께서 농사엔 초보, 장사엔 문외한이라 팔지 못하는 각종 채소들이 넘쳐 납니다.
그 해 그 해 기르시고 싶은 채소를 골라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어 드실 만큼만 재배하는데요,
너무 많아서 결코 다 못 나누지요.

알고보니 아버지께서는 농사 천재셨나봐요.
처음 기르는 작물들도 아버지 손만 거치면 어찌나 싱싱하고 무성하게 잘 자라는지...... .



아버지의 소망 속에 있었던 또하나의 주인공 진돗개 한 쌍 입니다.
강아지일 때 데려왔는데 어느새 멋지게 자랐어요.


와 이름 모를(사진으로 보니 또 모르겠네요.) 채소들이 가득 나 있는 밭을 지나가면
(그나저나 저 파를 누가 다 먹을까요?)


엄청나게 많이 먹고 엄청나게 많이 번식한다는 토끼장이 있습니다.
적은 수로 시작한 토끼가 지금은 진짜 많아요.
토끼는 흰색, 토끼 눈은 빨간색인줄로만 알았는데,
갈색 토끼, 검은색 눈동자를 가진 토끼도 있더라고요.
지역 출신이라고는 하나, 채소의 이름도 동물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 많은 일레드입니다.


그 옆에는 꽥꽥꽥 소리가 시끄럽고 치 떨리게 지저분 하다는 오리가 있습니다.
오리장 위쪽으로도 횃대가 있어서 장닭(수탉)들이 유유히 제 집처럼 드나들고 있네요.
오리도 다솔이 그림책에서 보던 것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에요.



오리장과 붙어 있는 곳에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통종닭들이 있습니다.
아직 병아리였을 때 데려온 녀석들이 장성해서 달걀도 낳고, 또 병아리도 깠답니다.
집 근처에 족제비가 있어서 밤 중에 두 번이나 병아리를 도둑맞은 일을 당하기도 했는데,
나쁜 족제비가 어느 틈으로 들어오는 것일까요?



작년 겨울, 다솔이가 처음으로 외출을 했을 때도 잠깐 동안 동물들을 보여줬었는데
다솔이가 기억하고 있을까요?
나중에 다솔이가 좀 더 크면 외갓집을 아주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오늘 백년 손님, 사위의 처갓집 방문에 백숙이 될 토종닭입니다.
너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냠냠 맛있게 먹고 더위를 이길게.
고마워.


...... . 잠시 후...... .
뽀얀 국물을 우러내며 쫄깃쫄깃 맛있어진 닭님이세요.
토종닭은 몸에도 좋지만 맛도 역시 더 있는 것 같아요.
양손 걷어 부치고 신나게 먹었습니다.
조금, 잔,인,한,가,요?
닭고기잖아요.

장인 어른이(장모님이 아닌?) 손수 끓여주신 토종닭 백숙을 맛있게 먹는 사위입니다.
귀한 다리 부분을 당당하게 먹을 수 있는 자격이 있지요.
직접 기른 채소들과 영양있는 백숙까지.
처가에 갈 맛이 나는 다솔아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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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부모님께서 기르시는 멍멍이 복실이가 새끼 강아지를 여섯 마리나 낳았어요.
강아지들이 꼬물꼬물 눈도 못 뜨고 있던 모습을 '사진'으로만 봤었기에 저도 무척이나 궁금했었는데,
여름 휴가 겸 갔던 친정 나들이에서 생후 두 달 남짓 된 강아지들을 보고 왔답니다.
이제 눈도 다 떴고요, 배밀이와 뒤뚱거리며 걷기도 지나 장난꾸러기들이 다 됐더라고요.



일어나자 마자 다솔이를 데리고 강아지 구경을 갔는데, 마침 젖을 먹고 있던 중이었어요.
여섯 마리의 강아지에게 젖을 먹이느라 얼마나 고생이 심할까요?
저도 같이(?) 아기 기르는 엄마라 그런지 복실이의 수고가 그냥 지나쳐지지 않더라고요.
눈을 질끈 감고 힘차게 젖을 빠는 강아지들을 보니 왜 그리도 다솔이와 비슷하게 느껴지는지...... .
저 녀석들 좀 보세요.
한 쪽 발로 젖을 눌러가며 참 맛있게도 먹습니다.



특히나 요녀석!!!
가장 좋은 자리를 맡았는지

다른 강아지들보다 유난히 맛있게 젖을 먹는 모습이 정말 귀여워요.


강아지들은 젖을 먹다가 자리를 이리저리 옮기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새끼 강아지 일 때는 좋은 자리를 맡아서 먹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앗! 젖을 주던 복실이가 카메라를 발견했습니다!
미안해. 눈치도 없이.
너무 귀여워서 그런데, 좀 찍어도 되겠지?



다솔이가 강아지를 좋아해서 가까이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져보고 싶은지 손을 뻗어 보는 다솔이예요.
이 날은 보기만 했지만 외갓집에 2주 있는 동안 결국 강아지를 쓰다듬는데 성공을 했지요.
위생이 걱정스러워서 왠만하면 못 만지게 하려고 했는데,
불시에 꺄르르 웃으며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답니다.



젖을 다 주고 난 복실이가 주인인 친정 아버지께 칭찬을 받고 싶은가 봅니다.
새끼 강아지들이 젖을 다 먹자마자 일어서서 아버지께로 가더라고요.
젖을 주면서도 아버지께서 쓰다듬어 주는 손길을 좋아한다는,
아직도 재롱이 넘치는 복실이가 벌써 어미개가 되다니!


복실아, 새끼 낳고 기르느라 고생이 많구나.
젖 떼기 전까지 많이 챙겨줄게.



이런 모습을 보노라면,
사람과 동물은 참 많이 닮아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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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아낙네(?)들과 유모차를 끌고 동네를 산책하던 중이었다. 날이 더우니 애들처럼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져서 우리는 이참에 자리를 펴고 앉아 수다를 좀 떨기로 했다. 몇몇은 편의점으로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고 나머지는 근처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서 제각기 주문한 아이스크림이 배달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늘 그랬던 것처럼 초콜렛과 견과류가 범벅이된 것으로 주문을 해 놓았다. 자외선은 피부의 적이자 노화의 지름길! 햇볕이 한풀 꺾일 때를 기다렸다가 오후 느즈막히 산책을 나갔기에 동네를 걷기에도, 앉아서 놀기에도 적당한 날씨였다.




살랑 바람이 한 점 불어왔던가, 후루룩 새가 한 마리 날아갔던가, 나는 잠시 정신을 놓은 채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다솔 엄마! 다솔 엄마! 아이고, 다솔 엄마' 연거푸 나를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어 뒤를 돌아다 보았다.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던 이들이 벌써 돌아와서 입맛에 맞게 아이스크림을 척척 다 배분하고 내 것만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한참을 불러도 대답도 않고 돌아보지도 않아서 몇 번이고 나를 불렀다고 했다. 나는 겸연쩍은 듯 못 들었다며 배시시웃었는데 사실대로 말하면 듣긴 들었으되, 다솔 엄마가 나라는 것을 잠시 잊어 버리고 있었었다!!!!

넋을 놓고 앉아 있기는 했지만 '다솔 엄마'로 불린지도 벌써 10개월이 다 돼 가는데 어떻게 그 이름을 잊어 버렸는지 나도 모를 일이다. 임신 중에 우리 부부는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어 새롭게 사귄 분들은 모두 우리를 '다솔 엄마'나 '다솔 아빠'로 부른다. 그러나 이름이 붙여진지 아직 1년도 안 돼서 그런지 문득문득 그 이름이 어색하게 들릴 때가 있기는 하다.

아이스크림도 다 먹고 동네도 한 바퀴 돌아 와 집에서 쉬는 중에, 휴대 전화를 확인 해 보니 낯선 전화번호의 인물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와 있었다.

Loch Rannoch
Loch Rannoch by slimmer_jimme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누구지?
문자메시지를 확인해 보니,
'정은아--'로 시작한다.

여고 동창생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가 바뀌었다며 새로운 전화번호를 안내 해 주는 내용이었다. 남편에게서는 '여보'로, 블로그에서는 '일레드 님'으로, 자주 왕래하는 친구들에게서는 '다솔 엄마'로 불려 왔기에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여고 동창에게서 그것도 글자로 내 이름이 불려지니 이것도 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색한 느낌이 있었다.

새롭게 얻은 이름인 '다솔 엄마도' 아직은 귀에 설고
예전부터 써 오던 내 이름은 이제 불릴 일이 별로 없다.
어쩐지 내 이름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라 조금 헛헛하고 조금 서글프다.

가끔씩 남편에게 내 이름을 불러 달라는 닭살스러운 부탁을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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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피곤했던 탓에 버스 안에서 잠시 기대에 쉬고 있었는데 건너편 옆자리에서 할머니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 왔다. 할머니는 귀찮아 죽겠다는 듯 있는대로 툴툴거리셨는데, 그와는 별개로 나는 슬며시 웃음이 났다. 안방으로 가서 전화기 옆을 보라는 할머니의 심술궂은 대꾸를 들으니 무슨 상황인지 대충 짐작이 됐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짜증이 날 만도 하지, 젊었을 때부터 몇 십년 동안 남편이 OO어디있어? OO는? 이라고 물어 봤을 것 아닌가?

남편의 출근 준비로 한창 바쁜 우리집의 아침, 남편이 갈 곳 잃은 새처럼 안방과 거실을 왔다갔다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인다. 무언가를 또 찾고 있는 것이 틀림없는 모습인데 잘 찾아지지 않는지 한참 동안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나에게 야단(?) 맞을(??) 것이 두려워 차마 못 물어 보고 계속해서 왔다갔다 부산하게 움직이는 남편이다. 으이구--하는 소리가 목까지 차는 순간이었지만 모르는척 눈을 돌리다가 책상 위 아무렇게나 올려져 있는 수건 아래에 빨간색 휴대전화 끄트머리가 보인다.

이거?
남편의 눈 앞에 휴대전화를 대령했다.



그러나 아침마다 이어지는 남편의 보물찾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우리는 대개 아침마다 같은 일을 반복하기 때문에 부처님 손바닥 처럼 나는 남편이 다음에 찾을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내가 알면서도 척척 대령해 주지 않는 것이 남편은 서운할 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스스로' 단번에 무언가를 찾아 낼 수 있는 연습이 이제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나는 천성이 게으른 탓에 정리정돈을 깔끔하게 잘 해 두는 편은 아니지만 양말, 속옷, 아기 기저귀, 손수건 등등은 늘 같은 서랍장 안에다 넣어 둔다. 이를 테면 양말은 작은 서랍장의 가운데 칸에, 아기 손수건은 아기 서랍장의 세 번째 칸에 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침마다 '여보, 양말 어디있지?'를 하염없이 외쳐댔다. 남편은 늘 느즈막히 출근 준비를 하기 때문에 매일 아침 시간에 쫓겨 허둥대다 보니 마음이 급해져서 더 그러는 것 같았다. 출산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2~3시간에 한 번씩 깨서 우는 아기 때문에 늦도록 잠을 못자고 시달렸던 탓에, 나는 남편이 출근 준비를 해도 눈을 반쯤 감고 비몽사몽 아침상만 겨우 차려 주었었는데, 그 때마다 등 뒤에서 들리는 남편의 목소리 '여보, 양말 어디있지?'는 결국 나의 버럭질을 유발했다.

결혼한지 햇수로 3년 째. 그동안 버럭 버럭 몇 번을 했더니 남편은 무언가를 찾아야 될 때 나에게 어디 있는지를 묻는 대신 서랍장을 위에서부터 하나씩 열어 보거나 냉장고와 냉동실을 번갈아 가며 몇 번씩 열어서 원하는 것을 찾곤 한다. 미안하게...... .

paper heart
paper heart by tuli nishimura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대신 나는 남편에게 무언가를 찾아서 가져다 줄 것을 부탁할 땐 조금 더 친절해 지는데,
여보, 아기 서랍장 맨 윗 칸 오른 쪽에 보면 가위 손톱깎이가 있어. 그거 좀 가져다 주세요.
여보, 냉장고 문 열면 문쪽에 양념통 가득 들어 있는 곳이 있거든? 거기서 케찹 좀 꺼내 올래요?
...... .

문득 뜨끔한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내가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방향성을 잃고 업무 시간에 남편에게 전화했을 때도,
집에 있다가 갑자기 컴퓨터가 말썽이라고 징징대며 전화를 했을 때도,
생수통에 물이 떨어졌다고 자는 남편을 흔들어 깨웠을 때도,
남편은 아무 말 없이(그 쉬운 버럭질도 없이) 차근차근 모든 일을 해결해 주었었다.

남자와 여자의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점들이 기록된 갖가지 심리서적들을 섭렵했음에도 이렇게 이해심이 부족하다니!(뜬금없는 반성의 시간이다.) 버스 안에서 나를 씽긋 웃게 만들었던 휴대전화 속 할아버지처럼 남편이 계속해서 이것저것을 물어 올 지라도 나는 너그러히 대응해 주어야겠다. 물론 나도 어찌할 바 없는 버럭질은 앞으로도 빈번하게 등장할 지도 모른다. 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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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화장실에서 일(?)을 보다가 옆 칸에서 들리는 끙끙 앓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다가 갑자기 들은 인기척이기에 더욱 놀란 탓도 있으나 들리는 상황으로 봐서는 전화 통화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혼자서 웅얼거리는 소리도 이상했고 끙끙 앓는 사이 사이에 섞여 나오는 욕설도 범상치 않았다.

어느 여배우가 내가 다니는 직장 화장실에 와서 대본 연습을 하는 것도 아닐텐데 무슨 일일까 은근한 호기심이 생길 때 즈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번뜩 내 머릿속을 스쳤다. 잠시 동안에는 설마 했으나 확신을 갖고 들으니 내가 생각한 바로 그 사람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틀림없었다.

몇 시간 후 화장실 밖에서 본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 여느 때처럼 평온해보였다. 가지런한 치아가 고스란히 다 보일 만큼 활짝 웃는 미소도 여전했고 붙임성 있는 행동도 여전했다. 그런데 그녀는 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며칠이 지났을까 양치를 하러 간 화장실에서 그녀의 웅얼대는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나는 이번에도 아무 생각없이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는데 그녀가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그런 나와 거울 속에서 눈이 마주쳤다.그녀 역시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다가 나보다 더 놀란 것 같았다. 민망한 듯 웃으며 몇 주째 변비때문에 죽을 맛이라며 아랫배를 감싸안는 그녀. 모든 비밀이 순식간에 풀리는 순간이다.

Self Portrait As A Stressed-Out Bride To Be
Self Portrait As A Stressed-Out Bride To Be by BrittneyBush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예민한 여자들 중에서 변비를 앓아보지 않는 자가 몇이나 될까? 나 또한 여행 필수품으로 변비약부터 챙기던 때가 있었기에 그녀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어린 시절 수학여행이라도 가면 변화된 화장실 환경 때문인지 예측할 수 없는 일정 때문인지, 변비약 한 알 가지고는 어림도 없었다.

친구들과의 1박 2일동안 과자며 빵을 쉼없이 먹어대면서도 시원하게 화장실에 갈 수 없었던지라 돌아올 무렵엔 불편한 배 때문에 짜증만 가득했던 기억도 있다. 변비약이 가장 손쉬운 해결책일 수도 있지만 자꾸 약을 먹는 버릇을 들이면 만성이 되어 스스로는 배변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변비약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습관만 잘 들이면 지긋지긋한 변비에서 탈출할 수 있다.

변비가 있다면 어른들도 배변훈련을 해야 된다.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의 경우 먹는 양이 너무 적으면 자연스레 변비가 생기게 되니 섬유질이 많은 고구마, 배추, 양배추, 버섯, 미역, 다시마 등을 일정량 이상 먹어주고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을 기른다. 아침 식사는 빗자루와 같은 역할을 해서 장에 쌓인 노폐물들을 싹싹 쓸어주니까 거르지 않고 꼭 먹어야 한다. 그리고 일정한 시간에 화장실을 가는 습관을 들이며 자신만의 규칙을 정해 놓는 것이 좋다.



나 같은 경우는 아침 식사 후 커피를 마시고 나면 곧 이어 배에서 신호(?)가 오는데 이것은 내가 들인 습관이다. 처음에는 어렵더라도 '아침 식사-커피 한 잔-조금 휴식-화장실'이라는 규칙을 계속 반복하다보면 배변습관이 형성되어서 파블로프의 개가 종만 치면 침을 흘렸던 것 처럼 아침에 커피 한 잔만 마시면 그게 신호가 되어 배가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다.

꼭 아침이 아니어도 좋고 꼭 커피가 아니어도 좋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느긋하게 화장실에 갈 시간이 있을 때를 정하면 된다. 또한 신호가 오면 일을 하다가도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로 가 주는 것이 변비를 예방하는 데 좋다. 조금만 더 있다가를 계속 외치다보면 화장실에서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내 뱉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끼니(특히 아침)는 거르지 말고, 식이섬유가 포함된 음식을 많이 먹으며 물을 많이 마시는 것만으로도 배번 습관은 많이 개선이 된다. 그런데 이미 화장실 가는 것이 두려워 진 상황이고 평소 배변 습관이 주 2회 미만이라면 내가 체험하고 있는 설록 비움플러스 강한 터치를 권해 드린다.

설록 비움플러스 강한 터치는 '약'이 아니라서 안심이 되고(그러나 알로에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임신부, 수유부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맛도 좋아서 저녁 식사 후 '차'처럼 마실 수 있어서 맘에 든다. 어머니께 강한 터치를 권해드렸더니 라떼 맛이라 향도 좋고 구수하다고 좋아하셨다. 나는 변비도 없고 수유중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다 먹을 수 있으며 배변 습관은 물론 장의 기능도 활성화 시켜 주는 비움플러스 부드러운 터치를 마셔 보았다. 부드러운 터치도 사과 맛이라 거부감 없이 물처럼 마시면서 부족할 수 있는 식이섬유를 간편하게 보충할 수 있다.


비움플러스 강한 터치에는 식이섬유 5000mg이상, 프락토 올리고당, 유산생성 바실러스,알로에가 들어 있다.
하루에 1포, 저녁 식사 후에 먹으면 되고 가급적 많은 물을 마시도록 한다.
따뜻한 물 120ml에 비움플러스 1포를 넣고 잘 저은 후 마시는데, 홍차라떼 맛이다.


사람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비움플러스 강한 터치를 마신 후 1~2일 안에 변의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하루 세끼를 거르지 말고, 변의가 없어도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도록 노력하며, 충분한 수분, 식이섬유를 섭취해서 가볍고 상쾌한 하루 하루를 즐기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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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현지 가이드의 계략이었다.
수수한 옷차림과 소탈한 웃음을 가진 그를 그리 쉽게 믿는 것이 아니었는데, 여행지에서의 들뜬 마음이 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었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금테 안경 너머에 있는 작지만 날카로웠던 그의 눈을 미쳐 알아 채지 못했다.

'역시 호주가 약을 잘 만들긴 해. 이 약 먹었더니 관절염이 금세 좋아졌어'라는 엄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호주에서 여행객을 상대로 가짜약을 파니까 조심하라'는 뉴스 앵커의 말이 들려 왔다. 엄마와 내 눈이 당혹감으로 마주치는 순간, 믿기 싫었지만 화면에 보이는 그 약이 엄마 손에 들려져 있던 그 약과 일치한다는 것을 엄마도 나도 깨달았다.

그리고 우리는 말이 없었다...... .

뉴스에서 가짜라고, 패키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속임수니 조심하라고, 크게 한 번 보도했던 것 같은데 여전히 호주 여행에서 가짜 약을 사 오는 사람들이 있다. 호주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약국에서는 아예 취급조차 하지 않고, 여행객들을 홀리기 위해 '특별히' 제조가 됐다는 그 약은, 가격의 약 10~20배 정도를 부풀려서 팔고 있다고 들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어떤 바보가 약값으로 60만원에서 200만원에 달하는 돈을 지불할까 싶겠지만, 그 바보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일레드=바보



나는 결혼 전 부모님과 함께 간 호주 패키지 여행에서 녹색 홍합이 들어 있어서 관절염에 좋다는 약을 60만원 주고 사 왔다. 지금 생각해도 엄청나게 큰 돈인 60만원을 그 당시엔 어떻게 선뜻 지불할 수 있었는지, 참 생각할 수록 속상한 일이지만 '처음부터 약을 팔기 위해 계획되었던 그 패키지 여행'을 참여해 본 사람이라면, 나의 바보같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것은 그의 계략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호주 현지 가이드였던 그는 우리에게 호주의 역사와 문화, 법률 등을 설명해 주며 여행기간 내내 우리의 손과 발이 돼 주었었는데, 소탈한 듯 소심한 듯 자기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늘 낮은 자세로 조금씩 신뢰를 쌓아갔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듣는 사람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묵묵히 자기가 맡은 일(끊임없이 호주에 대한 정보를 전해 주는)을 했던 그는 식사 시간 마다 우리에게 호주에서만 특별히 난다는 몸에 좋은 식재료 들을 많이씩 먹기를 권유했다. 호주 패키지 여행의 특성상 건강이라면 자다가도 눈을 번쩍 뜰, 어느 정도 경제력은 있으나 그만큼 나이도 많이 든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로 구성된 여행객 중 나는 유일하게 20대였다.

당시 엄마는 관절염 때문에 신경이 거슬리던 중이셨으므로 특히나 관절에 좋다는 청홍합을 끼니때마다 한 대접으로 드시곤 했다.

호주에서 유명한 아쿠아리움에 갔을 때 그는 호주에서 건져 올려진 상어에서 추출된 스쿠알렌이나 고래 기름, 그리고 병원비와 약값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호주의 복지 제도에 대해 참으로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버스 안에서 지루해질 때면 가이드는 비밀처럼 자신의 생활들을 조금씩 이야기 해 주었는데, 자기의 직업은 두 개라고 했다. 하나는 호주 관광객을 위한 가이드요, 또 하나는(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아내가 운영하는 약국의 셔터맨이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나면 속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만, 이경규의 무진장 허술한 몰래 카메라에도 진짜로 속는 연예인은 있었다. 하나의 잘 짜인 각본 아래에서, 5일 동안의 호주 여행에서 하나씩 하나씩 던져지는 미끼를 알아차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Barking Owl
Barking Owl by Erik K Veland 저작자 표시비영리


호주에서의 일정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가이드의 조카라는 남자 하나가 버스에 올랐다. 마침 쉬는 날이라서 삼촌을 보러 왔다고 했는데, 조카라는 사람이 삼촌이라는 가이드와 무언가를 상의 하더니 우리를 약공장으로 인도하게 되었다.

원래는 절대로 안 되는데, 우리를 위해서 '특별히' 세금 없이 도매가로 청정한 호주에서 생산된 질 좋은 건강 보조제를 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조카가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서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박수까지 치게 만들더니 어느 외딴 곳에 있는, 겹겹이 철문으로 닫혀 있는 어느 약공장(공장인지 창고인지 잘 모르겠다.)에 다 우리를 내려 놓았다.

가이드의 입장에서는 그 다음부터는 일이 술술 잘도 풀렸을 것이다. 호주 여행 내내 질리도록 들었던 호주 정부의 의료 정책과 호주의 우수한 약들을 부러워만 하던 여행객들에게 그것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건강에 관심이 많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는가? 사람들은 너도나도 값비싼 약을 사기 시작했고 우리 부모님도 슬쩍 그 대열에 끼어 드셨다.

'현금이 없는데......' 그럼 카드도 된단다. 비밀리에, 아주 힘들게 한정 수량만을 몇 개 빼서 주는 상황에서 카드 결재가 왠말이냐마는, 그 상황에서 청홍합이 든 관절염 약을 꼭 사야만 한다는 엄마를 말릴 수는 없었다. 관절염이 낫기만 한다면야 그깟(?) 60만원이 대수냐는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관절염 약이 가장 저렴했다는 것, 일행 중에는 백 만원이 훌쩍 넘는 약을 수북하게 사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돈이 아까워서인지 사실은 6만원 짜리 가짜약을 드시고도 엄마의 관절염은 기적처럼 나았고, 우리는 패키지 여행에서 절대로 가이드를 믿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

그런데 아직도 해외에서 가짜약을 구입해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리고 있어서 참 걱정스럽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가이드는 가이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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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의 일이다. 고만고만한 아기들을 키우는 친한 아줌마들끼리 출산 후 처음(!)으로 대중목욕탕에 가기로 한 것은. 우리는 각자 알아서 친정 엄마께, 남편에게 아기들을 세 시간만 부탁하기로 한 후 가벼운 차림으로 24시간 찜질방이 딸린 동네 목욕탕 앞에서 만났다. 피부 보호를 위해 때를 밀지 않기로 결심한 지 오래지만, 모름지기 목욕은 드넓은 탕에서 유유자적 하는 것이 제 맛인 법. 시원한 음료수도 사 먹고 달걀도 까 먹으며 밀렸던 수다를 떨 심산으로 우리는 이 모임을 계획했었다.

약간 부족한 듯 했던 세 시간 동안 우리는 모든 것을 다 했다. 뜨거운 물 속에서 오래 버티기, 운동 효과가 있다는 냉온욕, 너무 즐기면 피부를 노화시킬 수 있으니 조심조심 사우나, 푸석해진 피부를 위해 챙겨온 각종 영양 팩과 오랫만에 모발에도 영양 듬뿍 마사지...... . 이 모든 일을 하는 중간 중간 달걀을 먹고 냉녹차를 마시고 과자도 먹다가 허한 기분을 채울 수 없어서 찜질방에 달려 있는 식당에서 간단히(?) 쫄면, 김밥, 만두도 먹었다.  

무슨 할 말은 또 그리도 많은지, 우리는 묵언수행을 하다 방금 해방된 사람들처럼 끊임없이 수다, 수다, 수다를 떨었다. 진심으로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세 시간 후 뽀얘진, 자세히 보면 발그레해진 볼을 하고서 우리는 종종 이런 모임을 갖자는 말을 남기고 헤어졌다.



친한 아줌마들끼리의 스스럼없이 재미있었던 목욕 모임을 통해 나는 참 많은 것을 얻었는데, 그 중에 친구들에게는 차마 얘기하지 못한 충격적인 깨달음도 있었다. 참으로 참혹했지만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자극이기도 했다.

목욕탕에서 다른 사람의 몸매를 흘끔거리는 것 만큼이나 예의 없는 짓도 없지만, 무릇 여자들은 아름다운 것에는 저절로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그러니 내 예의 없는 시선을 용서해 주시길...... . 어제 우리들처럼 삼삼오오 짝을 지어 놀러온 사람들 중에는 아가씨들끼리의 무리도 있었다. 역시나 임신과 출산을 거치고 완벽한 아줌마로 거듭난 우리들에 비해 풋풋하고 예쁘기가 한정없어서 자꾸만 내 시선을 앗아갔는데, 아가씨들의 허리를 본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결혼한 지 햇수로 4년. 이제 내 주위에는 대부분이 아줌마이고 아기 엄마들 뿐이라 '아가씨'가 어떤 부류인지 점차로 잊어버리는 중이었다. 그러다 어제 아줌마와 아가씨의 비교 불가능한 뱃살의 상태를 보고 경악을 한 것이었다. 출산 후 9개월 정도 지난 지금의 내 몸무게는 46kg(아! 내 키는 '160-X'이다.)으로 출산 전과 동일한 수치이기에 그런대로 만족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We Love SPAGHETTI
We Love SPAGHETTI by FotoRita [Allstar maniac]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몸무게는 똑같지만 출산 전에 입었던 옷을 입으면 맵시가 떨어지고, 배와 등에 두둑한 살 때문에 고민도 많았는데 만삭일 때의 배에 비해서는 참 많이 줄어들었기에 이만하면 괜찮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결코 괜찮지 않은 것은 중요한 것은 몸무게가 아니라 체형과 몸매의 선이기 때문이다. 현재 내 몸 속에는 근육이 거의 때문에 무게는 별로 나가지 않지만 그틈을 지방이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에 이를테면 마른비만이라고 말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더 뚱뚱하고 덜 뚱뚱하고의 차이가 아니라, 아줌마와 아가씨는 몸통(?)의 크기부터가 다르다. 당연하지! 45인치(만삭일 때 내 허리는 45인치였다!)로 불려 놨던 뱃살을 아무리 줄여 본 들 늘어졌던 살들이 어디로 가겠어? 배에 아무리 힘을 줘 봐도 아가씨들의 개미 허리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은 사실 핑계이고 먹는 양과 먹을 때의 마음가짐부터가 다르니 뱃살이 찌지 않을 수가 있겠나.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은 평소보다 사과 하나, 빵 한 쪽만 더 먹으면 된다고 했는데, 모유 수유를 핑계로 남편보다 더 많이 먹고 있으니 문제다. 이미 늘어버린 식탐과 식사량을 도무지 줄일 수가 없고 식당에서 주는 공깃밥의 양이 집에서 먹는 내 밥 그릇의 양의 절반 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candy coated dreams
candy coated dreams by horizontal.integratio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아줌마와 아가씨의 날씬함은 이미 그 기준이 다르다. 아줌마가 아가씨와 같아지려고 한다는 자체가 욕심이겠지만 아줌마도 자신이 늘 아름답기를 원한다. 젊고 예쁘게 살고 싶은 아줌마들이라면 신선한 자극제가 되어 줄 풋풋한 아가씨 친구 한 명 쯤은 꼭 사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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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강당에 설치 된 아이들 놀이기구예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 아이들과 부모들이 한바탕 신나게 놀 요랑으로 마련한 작은 체육대회인데요, 오랫만에 커다란 놀이 기구들을 보니 저도 마음이 설레더라고요. 사진 오른쪽에 귀여운 엉덩이가 보이세요? 오른쪽이 놀이 기구의 앞부분이고 왼쪽이 뒷부분이에요.

동그라미 속으로 들어가면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오는데요, 엉금엉금 기어올라갔다가 반대편으로 통통통 몸을 튕겨 내려오면 되는 것이랍니다. 출발 드림팀이 생각나게 하는 추억의 놀이기구예요. 원래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져서인지 생각보다 쉽고 생각보다 재미있답니다.


그 다음 순서는 공던지기인데요, 거대한 축구공이 달린 멋진 놀이 기구예요. 끝까지 뛰어가서 끝부분에 작게 뚫린 구멍 속으로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갖가지 공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쏙 집어 넣으면 통과!


공던지기를 성공하고 나면 다음 관문은 타이어 징검다리 건너기예요. 원래는 아이들이 폴짝거리며 뛰어 노는 놀이 기구지만 어른들이 하는 게임에서는 타이어를 징검다리 삼아, 다리를 양껏 벌려 건넌 후 뛰어내려 오는 것으로 규칙을 정했답니다. 우리끼리 한 체육대회 치고 무척 거창하지 않나요? 이게 끝이라는게 더 대박이에요.


마지막으로 거대한 그물로 만들어진(속에 장애물들이 있어요.) 그물집을 통과하면 게임이 끝이나는데요, 처음엔 아이들이, 그 다음엔 아빠들이, 그 다음엔 엄마들이 편을 나누어서 경기를 했어요. 아이들이 할 땐 시큰둥하게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던 어른들이 막상 자신들의 차례가 되니 어찌나 열과 성을 다해 경기를 치르고 응원을 하는지 정말 볼만했답니다.

저는 체육대회인 것을 알면서도 다솔이가 아직 많이 어려서 경기에 참여할 수 없으니까, 그저 구경만 하고 오겠다는 심산으로 옷을 좀 불편하게 입고 갔었어요. 그런데 선수가 모자란다고 다들 아우성을 쳐서 등떠밀려 경기에 참여하게 됐지요. 못이기는 척 참여를 했지만 사실 아빠들이 신나게 노는 것을 지켜보면서 속으로 재밌겠다는 부러운 생각도 있었는데 운동신경이 워낙 없는 편이라 부끄러운 마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있었답니다.


우리 편이 지고 있기도 했지만, 엄청나게 뒤쳐지는 제 모습을 좀 보세요. 우습죠? 제가 하하호호 깔깔거리며 노는 동안 우리 다솔이는 혼자 즐길거리가 없어서 쓸쓸히 유모차에 앉아 자다가 보다가를 반복했었는데, 나중에 좀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다솔이만의 놀이기구를 마련 해 주었어요.

짜잔--. 바로 아빠 목마타기예요. 꺅꺅 소리를 지르며 어찌나 재미있어 하는지, 아직 어린 우리 다솔이에겐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친구요, 놀이 동산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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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왔어, 하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 여닫는 소리, 부스럭부스럭 옷 갈아 입는 소리, 쏴-하는 물소리(오늘도 대충 씽크대에서 손을 씻었음에 분명한), 콜콜콜콜 정수기에서 물 받아 마시는 소리가 차례로 난다. 나는 남편의 나 왔어, 하는 소리에 큰 소리로 얼른, 응 어서와 하고 응수를 했지만 정작 반갑게 나가서 맞이하지는 못한다. 하필이면 남편의 퇴근 무렵에 다솔이가 응가를 했기 때문이다. 물휴지로 엉덩이를 대충 닦아 내고 다솔이를 어깨에 척 걸치게 안은 후 욕실로 데려가 엉덩이를 싹싹 씻어주고 있었다.

뭐 하고 있어? 남편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어느새 후다닥 달려와서는 자신이 드디어 퇴근을 했음을, 퇴근한 자신을 반겨주고 하루 동안의 참 많은 일들이 있었음 알리고자 했었다. 그러나 응가를 치울 때조차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들썩거리며 장난치는 다솔이를 한 손으로 제압하며 뒷마무리를 하고, 떨어뜨리지 않게 조심조심하면서 한 팔로 안은 채 다솔이를 씻기고 있었던 중이었기 때문에 남편에게까지 신경을 써 줄 겨를이 내게는 없었다. 

등 뒤에서 뭐 하고 있어? 묻는 남편에게 반갑게, 밝게, 상냥하게, 사랑을 담아 대답해 줄 겨를이 내게는 없었다.
그저 귀만 쫑긋 세워 남편의 동선을 가늠함과 동시에 손으로는 계속 뽀드득 소리를 내고 있어야만 했다.

응, 왔어? 옷 갈아입고 거실에서 조금만 기다려줘. 저녁 차려 줄게. 건성으로, (보면 모르냐는 듯) 약간의 짜증을 담아서 대답을 한 후에 나는 다시금 다솔이 씻기기에 열중했다. 부스럭부스럭 옷 갈아 입는 소리, 쏴-하는 물소리와 손 씻는 소리, 콜콜콜콜 정수기에서 물 받아 마시는 소리가 차례로 났다.



다솔이를 다 씻긴 후 피부가 건조하지 말라고 아기 로션을 발라주고, 사타구니와 겨드랑이에는 보송보송하게 파우더도 발라주고, 깨끗하게 빨아 놓은 새 옷으로 갈아 입히고 나니 다솔이가 새로 태어난 듯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이 정말 귀여워 보였다. 나는 기분이 한껏 좋아져서 동요 몇 곡을 순서대로 불러주다가 화들짝 놀랐다. 아참! 남편이 들어왔었지? 아기에게 신경을 쓰느라 남편의 귀가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거실로 나가보니, 남편이 텔레비전을 켜 둔 채, 소파에서 고꾸라져서 자고 있었다. 어찌나 깊이 잠에 빠졌는지 내가 곁에 간 줄도 모르고 쿨쿨쿨 자고 있었다. 한 손에는 리모컨을 꼭 쥐고서. 

남편의 자는 얼굴을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 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나는 이 순간이 다시 없다는 듯 천천히 남편의 꼭 감은 눈이며, 굳게 담은 입 등을 자세히 살펴 봤다. 그런데 원래부터 남편의 얼굴이 이렇게 쓸쓸했던가? 밖에서 힘든 일이 있었던 까닭인지 남편의 자는 얼굴은 세상의 시름을 다 안고 있는 듯 슬퍼 보였다. 스마일맨의 얼굴을 완벽하게 거꾸로 그려 놓은 모양이었다. 

생각해 보니, 아기가 태어난 이후 내 모든 신경은 아기에게로 쏠려 버려서 남편이 찬 밥 신세를 면하지 못한 지도 꽤 오래 된 것 같다. 제대로 아침 밥을 차려 주지도 못했고 맘 편히 둘만의 시간을 가지지도 못했다. 모든 사랑과 관심을 빼앗긴 채 늘 2순위로 밀려 났기에 어쩌면 남편은 허전함과 외로운 마음이 가득했을 지도 모른다. 언제였던가 앵앵 우는 다솔이의 엉덩이를 발로 툭 차면서(?) 미워!라고 했던 이유도 같지 않을까?

나는 남편이 자는 동안 얼른 따뜻하고 맛있는 밥상을 차리고 토닥토닥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미안한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얼굴을 하고 말이다. 피곤한 듯 부스스 일어나는 남편의 얼굴이 참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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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습후후, 습습후후. 나는 지금 의식하지 않고도 평상시에 배에 힘을 주고 다닐 수 있도록 연습을 하는 중이다. 이게 연습이 필요하다니, 참 나도 아줌마 다 됐다.(새삼스럽긴...... .) 아닌게 아니라 결혼전은 물론이거니와 임신 초반까지만 해도 나는 늘 배에 힘을 준 채 긴장을 하고 다녔다. 여기서 긴장이라는 것은 불시에 누가 옆구리나 배를 찔러 봐도 맥없이 푹 들어가지 않고 탄탄함을 유지했다는 말이다. 배에 힘을 풀지 않고 숨을 훅 들여 마신 후 그 상태를 유지하는 그 긴장감이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습관화 돼 있었다는 말이다.

언제부터 내가 배에 힘을 주고 살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랜 세월 그렇게 지내다 보니 배에 들어간 힘을 푸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해 본 사람들은 다 아시겠지만 숨을 들여 마시고 배에 힘을 주면, 볼록 나와 있던 X배가 순식간에 사라지며 허리도 꼿꼿하게 세워지고 전체적으로 몸매의 선이 살아난다. 그 반대로 배를 긴장하지 않고 축축 늘어뜨리면 온 몸에 숨어 있는 군살들이 올록볼록 다 드러나 그야말로 아줌마 몸매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여성들이 임신과 동시에 배에 줬던 힘을 풀어버리게 될 것인데, 이는 임신 전과 임신 중(절대 임신 후는 아님)의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임신 전에는 작은 S든 큰 S든 몸매가 전체적으로 S선을 그린 몸매를 명품이라 하지만, 임신 중에는 우아하게 아름다운 D자 몸매에 모두들 열광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불룩 나온 배를 한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천천히 걸어 다닐 때의 고고함이란, 출생율 낮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우아하고도 멋지다고 칭송받아 마땅하다.

Tinker Bell
Tinker Bell by _Max-B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요즘에는 임신부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들도 그렇고 임신부 자신도 D자선을 아름답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는 나온 배에 대한 컴플렉스가 전혀 없다. 그래서 늘상 자리에 앉을 때 배를 가리려고 가방을 무릎에 놓던 여성들도 임신 중에는 자랑스레 배를 보여주고, 웨딩 사진을 찍을 땐 배 나와 보일까봐 밥까지 굶지만 만삭 사진을 찍을 땐 태아 핑계를 대며 중간중간 간식을 먹으며 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임신 중에 배에 긴장을 풀고 습습후후 호흡하지 않다보니 출산을 하고 나서도 여전히 배가 불룩한 상태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물론 10개월 동안 풍선처럼 부풀었던 뱃살이 하루 아침에 쏙 들어갈 리 없고 살이 빠졌다고 해도 예전의 탄력을 가질 수도 없다. 그렇지만 내가 경험해 보니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숨을 훅 들이마시고 배를 조금만 긴장하면 훨씬 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수 있게 된다.

언제였던가, <놀러와>에 나온 수퍼모델 '이소라'가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는 비법을 묻는 유재석과 김원희에게 '늘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라고 슬쩍 비밀을 공개한 적이 있다. 나도 그 말에 동의를 한다. 몸매에 자신이 없는 사람일 수록 숨을 훅 들이마시고 배를 긴장하면 아까도 말했듯, 어깨도 펴지고 등도 펴지고 허리도 잘록해지면서 한결 날씬하게 보일 수 있다.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숨까지 참아야겠느냐고 얹짢아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한 번 해 보시면 왠지 모를 당당함과 자신감이 생겨서 남들이 아닌, 내 기분이 좋아짐을 느끼실 거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습습후후, 배에 힘을 주고 자연스레 숨쉬는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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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남편과 함께 오붓한 저녁 시간을 가졌어요. 퇴근 시간에 맞추어서 남편의 회사가 있는 압구정으로 갔답니다. 어디를 가든 늘 다솔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같이 다니지만 오늘 우리가 가기로 한 곳은 음악과 알콜이 있는 재즈바이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다솔이는 잠시 맡겨져야 했지요. 저녁이라 날씨도 꽤 쌀쌀했고(지난 주) 재즈바라고 해서 가죽 상의를 좀 입어 봤는데, 어울리나요? 에휴. 옷을 좀 사야겠습니다.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실내는 이미 많은 손님들로 북적였어요. 이 재즈바는 차가운 푸른색 계통의 색으로 인테리어를 해 두었는데요, 재즈라는 특유한 음악적 장르와 아주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에게 신명나는 재즈 음악을 들려주신 분들입니다. 사진으로도 열정이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 부부는 평소에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이 날은 대화보다는 음악을 즐기고 돌아왔어요. 이 바에는 독특하게 곳곳에 꽃으로 장식을 해 두었더라고요. 실내가 차가운 느낌이 드는 푸른색을 주된 색으로 하고 있기에 꽃은 화사하고 따뜻한 느낌이 나는 것들로 장식해 두었는데 정말 예뻤습니다.

남편이 이 글을 본다면 웃을지도 모르겠어요. 평소에 남편에게 꽃 선물을 받으면 '버럭'하는 사람이 꽃 장식이 예쁘다는 말을 하고 있으니 말예요. 꽃을 좋아하는 낭만적인 남편이 꽃 선물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낭만없는 저 때문에 꽃을 사지 못한 지도 꽤 오래 됐거든요. 사실 결혼 전에도 꽃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사귄 지 백 일이 됐을 때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이 사 준 장미 꽃 백 송이를 받아들고 처음 한 생각도 '이게 다 얼마지?'였으니 말 다했지요.

아무튼 제 돈 들이지 않고 예쁜 꽃장식을 봐서 그런지 참 멋지고 좋아 보이더라고요.


어머나! 화장실에도 꽃장식이 있었습니다. 은은한 조명을 받으니 꽃이 더 멋져 보이네요. 저런 광경을 보면 우리집 화장실에도 예쁘게 꽃으로 좀 꾸며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


들어가는 입구에도 동일하게 따뜻한 느낌이 나는 꽃을 놓아 두었어요.


음식이 나오자 신이 나서 아구아구 먹는 저입니다. 바삭하고 고소한 마늘빵도 다 먹었고요, 구운 참치와 새싹 채소가 상큼했던 아삭한 샐러드도 다 먹었어요. 그리고 호박 스프까지 싹싹 비워내는 참 위대한 아줌마입니다. 연인들끼리 온 다른 손님들은 대부분 접시를 다 비우지 못하는데 말예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사실 스테이크야 집에서도 살짝 흉내내 볼 수 있잖아요? 좋은 식당들을 다니면서 접시를 활용하는 법, 음식을 정갈하게 담아내는 법, 고기에 어울리는 곁들이 야채를 쓰는 법 등을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들어 새삼 느끼는 것인데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참 많습니다.

참 즐거웠던 저녁 시간이었습니다. 음악과 꽃이 가득한 분위기에 취하고, 맛있는 음식에 취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여서 더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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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는데 눈물이 찔끔났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더욱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친구에게 전화라도 해서 하소연을 할까 싶었지만 그냥 참고 말았다. 내가 느낀 이 모든 것을 도저히 말로써 설명할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 그럴 여유가 나에게는 없었기 때문에다. 그 전에 시간을 좀 더 갖고 천천히 오늘 일을 되새겨 보고 싶었다. 아무런 잘못 없이도 이런 처참한 경우를 당할 수가 있다니, 그러고도 말 한 마디 못 할 수가 있다니 세상 헛살았다 싶기도 하면서 어쩌면 그게 당연하다 싶기도 하고...... .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운이 좋게도 나는 요즘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여러 좋은 곳에 초대를 받아 갈 기회가 자주 있었다. 그런 일들이 나에게는 참 재미있는 경험이고 모르던 분야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는 계기도 되어 진짜 감사한 마음으로 잘 다니고 있다. 그러다 이번에는 고급 브랜드 화장품 회사가 운영하는 피부관리실에 가게 됐다. 피부관리를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평소 마사지를 끔찍하게 좋아하는지라 얼마나 기대를 했는지 모른다. 시간이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 드디어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데 그 곳에는 나 말고도 세 명의 블로거들이 먼저 와 있었다. 피부관리를 체험하는 자리인 만큼 이삼십대 여성들로만 구성된 자리였다. 다들 처음 보는 사이여서 짧게 인사를 나누고 그날 일정을 듣는데 거기까지는 별 일이 없었다.

All my girls
All my girls by MiriamBJDoll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적당히 서먹하고 적당히 화기애애했다. 그런데 분위기가 익숙해질 때쯤 되자 참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은 넷, 그런데 그 셋이 똘똘 뭉쳐서 나를 무시하고 따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여자들끼리 모임에 가게 되면 저절로 일정한 무리가 지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대개 둘이면 둘, 넷이면 넷 짝수로 뭉쳐지지, 이렇게 셋과 하나가 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게다가 이렇게 작은 사람들이 모인 경우엔 굳이 무리를 지을 필요도 없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나는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우리 네 사람이 '셋'과 '하나'로 독특하게 갈린 이유를 말이다. 나를 제외한 다른 세 명의 여자들은 모두 명품족이었고 나 홀로 별 볼 일 없는 브랜드의 옷, 가방, 구두를 입고 들고 신고 갔기 때문이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약속이나 한 듯 *이뷔똥 가방을 가져 온 그녀들은 모르긴 몰라도 옷이며 신발도 꽤 비싼 브랜드의 제품이었을 것이다.

구두를 사려거든 최고급 구두를 신고 매장에 들어갈 것이며, 옷을 사려거든 최고급 옷을 입고 가라는 말이 있다. 고급 브랜드의 피부관리실에 간 만큼, 나도 명품은 아니지만 꽤 괜찮게 차리고 갔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녀들이 보기엔 내 꼴이 참 우스웠나 보다.

Pucci Handbag Cake Sliced
Pucci Handbag Cake Sliced by Sugarbloom Bev ;o)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동안에는 명품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그래서 어떤 것이 명품에 속하는 지도 잘 모르는데,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짝퉁이라도 하나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나에게는 건성으로 인사를 하고는 셋이 똘똘 뭉쳐서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면서(그래봤자 자기들도 다시는 안 볼 사이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났다.

지하철 역에 있는 노점에도 *이뷔똥이 보였고 같은 열차에 탄 사람들 중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이뷔똥을 들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흔한 것이 *이뷔똥인데, 왜 나만 없을까, 생각하다가 내가 지하철 노점에서 산 *이뷔똥을, 실밥이 너덜너덜한 가짜인 것이 너무나 확연한 이 *이뷔똥을 메고 그 자리에 갔더라면 지금보다 얼마나 더 험한 꼴을 당했을까 생각하니 픽 헛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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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아프게 한 메일이 한 통 왔다. 중국에서 내 제자가 보낸 것인데(나는 중국에 있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쳤었다.) 큰 일이 아닌 것 처럼 지나가는 말로 한 말이라서 더 마음이 아팠다. 나는 중국의 시골에서 1년 동안 생활하면서 우리나라에 비해 터무니 없이 불편한 것들을 몇 가지 체험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화장실' 문제, 70년대로 다시 돌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었던 '전력' 문제, 그리고 거림칙한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했던 '물' 문제가 그것이다.

더러운 화장실과 불안정한 전기 상태야 적응을 하니 그런대로 살만 했지만 깨끗한 물에 대한 갈증은 끝까지 나를 괴롭혔다. 보통 사람들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도 가지고 있는 데다가 더구나 그 당시 나는 임신 중이었다. 그나마 시골이라 중국에서는 물이 깨끗한 축에 속한다는 지역에 살았는데도 석회가 가득한 물, 어떨 땐 냄새가 나는 물, 심할 땐 황토색으로 나오는 물 때문에 나는 참으로 힘들었었다.

마시는 물, 밥 해 먹는 물은 19L 짜리 생수통을 사서 해결했지만(그 물도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었다.) 샤워를 할 때도 생수를 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속상하게도 기숙사 생활을 하는 중국인 학생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듯했다. 학생들이라고 맑고 깨끗한 물이 좋은 물인 줄 왜 모르겠냐마는 뿌연 물도 마시고, 심지어는 황토색 물을 가라앉혀서 위의 것만 따라서 마시기도 한다. 21세기에 이웃나라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내게 메일을 보내 온 아이는 학교 물에 문제가 있어서 학생들이 배가 아프다고 전해왔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 또 황토색 물이 나왔거나 물의 성분 중 오염 물질이 있었나 보다.



사람들은 더 이상의 수질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더 많은 곳에 하수처리장을 만들기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집 근처는 말고, 너희집 근처에 만들어지기를 원해서 문제다. 하수처리장에서 화학적 정화 공법 과정을 거칠 때 심한 악취와 소음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대부분 시외곽이나 도심과 멀리 떨어진 곳에만 하수처리장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사람들은 자신의 집 근처에는 아이들이 마음 껏 뛰어 놀 수 있는 녹색 잔디가 있고 푸른 숲과 귀여운 다람쥐가 있어서 아이들이 살아있는 자연 학습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의 사진 처럼 말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나는 제일 먼저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다니면서 공을 차며 노는 모습, 가족 단위로 도란도란 모여 앉아 간식을 먹는 모습, 여름이면 아이들이 수영복을 입은 채 꺄르르 웃으면서 분수 사이사이를 폴짝폴짝 뛰어 다니는 모습 등이 떠오른다.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집 근처에 저런 공간이 있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서 요즘엔 아파트 안에도 작은 숲을 만드는 추세이기도 하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위의 사진이 용인 '수지레스피아'라는 하수처리장이라는 것이다. 삼성 엔지니어링 레스피아는 아파트, 백화점, 전철역사 등으로 둘러싸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 하수처리 시설이다. *Respia= Restoration(회복, 재생)/ Revitalization/ Respiration(호흡)+Utopia(낙원). 즉 다시 깨끗해지는,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다시 살아 숨쉬는 이상적인 자연 공원을 의미한다.

보기에도 아주 깨끗해 보이듯 하수처리장을 완전 지하화하고, 탈취 시설, 공기정화시스템을 통해 외부로 악취가 나가지 않는단다. 그래서 오수를 걸러 정화시키는 기능(지하에서 작업) 뿐만 아니라 지상에는 주민들을 위한 체육 시설, 아트홀, 축구장, 공원 등을 조성해 복합문화단지로 재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고 저런 시설이라면 당장에라도 우리집 바로 옆에다 만들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업이 있어서 자연 친화적인 물 보호 활동을 통해 다시 맑고 깨끗한 물을 가진 나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도심 한가운데에 건설돼 깨끗한 환경과 즐거운 놀이공간을 제공해 준 수지 레스피아와 같은 시설이 중국에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어가 정말 좋다며, 이다음에 꼭 한국으로 유학을 오고 싶다며, 매일매일 즐겁게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며 공부하는 사진을 첨부해서 보내 준 내 중국인 제자 아이. 며칠 전 새로 보내온 메일에서는 물이 괜찮아졌다며 이제는 물 때문에 배 앓이를 했던 모든 학생들이 다 나았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을 전해 왔던데, 그래도 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에서든 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시대가 얼른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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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은근히 치사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택시 요금 표시기이다. 그깟(?) 몇 백원, 평소에는 옛다 과자 하나 사 먹어라. 하며 동네 꼬마에게 선심을 쓸 수도 있다. 그런데 택시만 타면 그깟(?) 몇 백원 때문에 가슴은 벌렁벌렁하고 손에는 땀이 흥건해지니 왜 그런지 모르겠다. 의연해지자고 마음을 먹고 택시를 타는 순간부터 아예 택시 요금 표시기 쪽으론 눈길 한 번 안주지만 조금만 막힌다 싶으면 나도 모르게 가자미 눈이 되어 요금부터 확인하게 된다. 택시를 탈 때마다 있는 일이다.

아무에게도 배우지 않은 선천적인 짠순이인 내가 택시를 타는 일은 거의 없다. 특히나 나는 시골 출신이라 서울의 교통 체증을 서울에서 십 년이 넘게 생활하고 있는 지금도 끔찍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택시를 잘못 탔다간 의도하지 않게 떡볶이 몇 접시 쯤은 금방 날려 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아기와 함께 외출을 할 땐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야 된다. 특히나 잘 모르는 길을 아기띠를 메고서 헤메기라도 하면 그 날 할 일을 망치는 것은 물론이요, 무릎이며 허리에 어마어마한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떡볶이 몇 접시가 대수가 아니다.

biG miNiaTURe wOrLd
biG miNiaTURe wOrLd by 27147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방배동에 일이 있어서 다솔이와 함께 나가게 되었다.

지하철만 탈 수 있는 곳이면 유모차를 가지고 나갔을텐데 지하철에 버스까지 타야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8.8kg이 된 다솔이를 어깨에 메고 기저귀 가방은 들고 일을 보러 갔다. 우리끼리(다솔이와 나) 아기띠를 메고 멀리 가 본 적은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의외로 순조롭게 일이 착착 진행이 됐다. 이제 버스로 세 정거장 가서 도보로 100m 가량만 더 가면 목적지에 도착이었다.

나는 100m가 마음에 걸려서 버스 대신 택시를 선택했다. 택시를 착 하고 타면 목적지까지 척 하고 데려다 줄 줄만 알았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나는 엄청난 맘고생을 해야만 했다.

내가 목적지를 이야기할 때부터 택시 기사 아저씨는 그 곳을 잘 모르는 듯 했다. 그러나 큰 문제는 아니었다. 유명한 상호를 가진 곳이니 요즘 택시엔 다 있는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만 하면 됐다. 그러나 오십 대로 보이는 그 아저씨는 초보 택시 기사였던 듯, 네비게이션을 입력하는 손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자꾸만 틀린 글자를 클릭했고 내가 보는게 부담스러웠는지 어험,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혼잣말로 'OO사거리에 있는 거기로구먼'하며 그냥 출발이었다.

Taxi
Taxi by Stephan Geye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나는 그 날도 의도적으로 요금 표시기 쪽을 외면하면서 창밖 풍경을 보고 있었는데, 차 안에 참 오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자꾸 골목으로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것이 미심쩍었지만 나도 초행길이라 내가 갈 곳이 어딘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저씨를 무작정 의심만 할 수는 없었다.

요금 표시기에 말들은 하염없이 달리고, 버스로 세 정거장이면 간다는 길은 정처가 없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가자미가 되어서 흘끔 요금을 봤는데 기본 요금이면 될 줄 알았던 것이 자꾸만 백 원 씩 올라가고 있었다.

아저씨 여기가 맞나요? 방배역에서 세 정거장이면 간다던데요. 대답이 없는 아저씨는 길을 잃은 것이었을까? 아까 본 것이 분명한 그 골목을 다시 지나 와서야 나와 다솔이를 내려 주었다. 요금은? 맘 같아서는 좀 깎아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나는 소심한 A형. 요금을 내는 손이 아마도 부들부들 떨렸을 것이다. 길을 잃은 것은 택시 아저씨인데 왜 요금은 내가 다 내야 되는 것이지? 좀 억울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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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럴 수 없을 거라고, 내가 말했지만
말투나 표정이 거짓말 같지는 않았노라고,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노라고 후배 아이는 반박했다.
그 남자는 정말 진심이었을까? 아니면 진심인 척 했을까? 것도 아니면 진심인 척 하다가 스스로 믿어버린 것일까. 진실은 그 남자만 알고 있겠지. 헤어진지 6개월이나 지난 전 남자친구인 그가, 이미 다른 사람과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는 내 후배에게 연락을 했다.

바로 어제 연락을 했던 사이인 것 처럼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전화를 하는 그 남자를, 같이 저녁 식사를 하자는 그 남자를 차마 모른척 할 수 없었다며, 왜 또 만나서 일을 만들었냐고 구박하는 나에게 후배는 변명을 했다.

그런데 그는 후배를 만나자마자 그동안 잘 지냈느냐고 생각은 다 정리를 했느냐고 묻더니 새삼스럽게 살가운 척을 하더란다. 후배 아이는 영문을 몰라 근황을 얘기하면서 대충 맞장구를 쳐 줬는데 상황을 파악 해 보니, 6개월 전에 헤어졌다고 생각했던 그 남자가 자신은 그저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가진 것 뿐이라는 것이었단다.

잠시? 6개월동안???

Endless love

Endless love by millzero 저작자 표시비영리

사귈 때 '우리 사귀자'라고 말 해야 되는 것처럼 헤어질 때도 '우리 헤어져'라고 못을 박아야 되는 것인가? 애둘러 표현하더라도 그 날 분위기가 헤어지는 느낌이었다면 그것으로도 끝이 될 수 있지는 않은가? 떨어져서 각자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한 후, 정확히 6개월동안 아무런 연락한 번 없었다면 그건 이미 헤어진거나 다름없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후배도 그렇게 믿었는데, 그 남자만 딴소리를 하는 것이었다.

연인끼리의 문제를 제 삼자인 내가 다 알수도 없거니와 한쪽말만 듣고 모든 정황을 확실하게 파악해내기도 힘들지만 후배에게 얘기를 듣기론 그 맘때 그 둘은 크고 작은 문제들로 내내 삐그덕거렸었다. 그러다 서먹해지고 그러다 미워지고 그러다 싫어지고 그러다 어색해져서 헤어지자는 말은 못하고 빙빙돌려서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로 했단다. 내 생각엔 그도 일찌감치 후배와 헤어졌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랬기에 6개월 동안 시시껄렁한 문자 한 통 없었겠지.

그러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게 되었고 민망한 인사를 주고 받은 후 헤어졌는데 그 남자는 괜히 헤어졌다는 후회가 갑자기 파도처럼 밀려 와서 그런 허무맹랑한 이유를 들먹이면서 아직도 남자 친구인 척을 하는 것이 아닐까? 

이제 막 새로운 남자와 알콩달콩 잘 사귀어 보려고 하는 후배에게 그런 일이 생겨서 참 딱하고 어떻게든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하는 그 남자가 참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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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꼴꼴꼴꼴꼴, 오랫만에 분위기 잡을 일이 있어서 포도주를 따서 우아하게 생긴 잔에다 따르는데, 잠깐!! 신랑이 황급히 손으로 포도주병을 잡아 챈다.

왱?

포도주를 따를 땐 이렇게 해야지.
남편은 텔레비전에서 많이 보던 참 버거워 보이던 그 자세로 포도주를 따르기 시작한다. 병 꽁무니를 엄지 손가락으로만 받히고 나머지 손가락으론 병 몸체를 잡은 그 자세. 그리고 병을 돌리면서 마무리.
자고로 포도주는 이렇게 따라야 되는거야?

왱? 왜 포도주만?

오렌지주스도 입구가 둥글고, 막걸리도 입구가 둥글고 음료를 담은 모든 병은 다 그렇게 생겼는데 왜 포도주만 그렇게 따라야 돼?
나도 텔레비전 드라마 속에서 남자 주인공들이 포도주를 마시는 장면들을 많이 봐 왔기에 다들 그렇게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이야기의 귀재로 알려진 '로알드 달'의 소설 <맛>에는 포도주 이름 맞추기를 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포도주 전문가들은 킁킁킁 코로 먼저 향을 느끼고 조금 입에 머금은 후 입을 벌려 흡흡 공기를 들어 마시면서 공기와 포도주가 잘 섞이게 하여 맛을 극대화한다는 뭐 그런 장면이 나온다.(너무 오래전에 읽어 기억이 가물가물.)

이야기꾼 답게 그 책에 나온 묘사가 참 구체적이면서 사람을 쏙 빠져들게 해서 나는 도저히 따라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밤중에 물 한 컵을 따라 놓고는(당시 포도주를 구할 재간이 없었다.) 마치 사용 설명서를 읽는 듯 찬찬히 포도주 맛을 음미하는 부분만 다시 읽은 후 책 속 인물이 하는 것 처럼 해 봤다.

혀를 굴리면서 공기를 흡흡...... . 물만 질질질이었다.

Glitter / Brillo
Glitter / Brillo by victor_nuno 저작자 표시비영리


얼마 전에 다이어트에 대한 모든 자료를 뒤지다가 뒤늦게 <프랑스 여인처럼 먹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프랑스의 음식 문화를 다룬 다큐멘터리인 만큼 그 속에 포도주도 빠질 수 없었고, 그 속에서 '글'로만 배웠던 포도주 마시는 법을 '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 책 속에 써 있던 것과 똑같았다. 코로 먼저 킁킁킁. 입으로 흡흡.

그런데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내가 참 무식하게 느껴지겠지만 나는 진지하게 설명하면서 포도주 맛있게 마시는 법을 설명해 주는 그 장면이 참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다행히도 그 분은 전문가라서 나 처럼 질질질 흘리지는 않았지만 포도주하면 딱 떠오르는 고상한 느낌과는 영 거리가 멀었다.

만약 첫 데이트를 할 때 평소 포도주를 즐긴다는 걸 알리고자 그 전문가처럼 했다간 딱지맞기 쉽상일 것 같았다. 포도주에 관해 잘 모르는 대부분의 여자들은 우아하게 식사를 즐기려고 할 때 포도주를 곁들이는데 과장된 몸짓과 얼굴 표정으로 포도주를 마신다면 분위기가 완전 꽝이기 때문이다.(포도주를 잘 모른다는 전제가 있다.)

당연히 무식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겠지만, 왜 꼭 포도주를 마실 때는 그렇게 요란을 떨어야 될까? 나는 그냥 우아하게 소주를, 멋스럽게 맥주를, 달달하게 막걸리를 마시는 것이 더 좋다. 당연히 모유 수유가 끝난 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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