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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가 태어난 지도 어느덧 19개월
(9월 생이라 약간은 억울한) 다솔이는 우리나라 나이로 벌써 세 살이에요.
저는 아이를 혼자서 자라게 할 생각은 없었기에
다솔이 동생을 늘 마음 속에 염두해 두고 있었지만 그 때를 두고는 고민이 많았었어요.


아이를 생각하면 두 살 터울이 좋다고들 하던데, 그러면 2011년이 가기 전에 낳아야 되고,
저를 생각하면 이제 좀 사람답게(??) 살아가는데 또 한 번의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겪어야 되니...... .
쉽게 결정을 내릴, 만만한 일은 아니었지요.


임신 기간 열 달, 출산 후 회복기간 세 달, 그리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육아, 육아, 육아 + 집안 일.
지금도 그리 녹록치 않은 데 두 아이의 수발(?)을 들어야 된다면 정말 힘들 것 같았어요.
게다가 저는 제왕절개 수술로 다솔이를 낳았기에 아직도 덜 아문 것 같은 상처부위를 또 한 번 찢어야 한다니
참 마음이 찢어질 일이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속이 메슥메슥 울렁울렁 입덧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둘째다 보니 어느 정도 낌새가 있어서 아무에게도 말은 안 했지만 임신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친정에 있던 때라서 조금 피곤하면 자거나 쉬고
엄마께서 해 주시는 음식을 따박따박 잘도 받아먹으며 집에서 뒹굴거릴 때였어요.
엄마께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몇 차례 이야기 했더니 엄마는 대뜸, 임신했나고 물어 보십니다.
다솔이 때도 그저 비빔국수 좀 먹자고 했을 뿐인데 귀신같이 알아차리시더니,
역시 엄마는 정말 위대한 존재인 것 같았어요.
아직 확인된 바가 없으니 아니라고 대충 둘러대고는
몰래 임신테스트기를 샀습니다.







지난 3월 2일에 해 본 첫 번째 임신테스트예요.
희미한 두 줄이 나왔었는데 사진을 오늘 찍었더니 희미한 선이 잘 안 보이네요.
전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 보다는 선 모양이 나왔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바래졌다봅니다.
암튼 희미한 두 줄이었어요.
임신 출산 카페에 참 많이도 올라오는 질문이지요?
흐린 두 줄도 임신일까요?
네네, 흐린 두 줄도 임신이 맞답니다.


우리나라 임신테스터기는 워낙 성능이 좋아서
99%의 정확성을 자랑한다고 하더라고요.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께 두 줄이어도 임신이 아닐 수 있냐고 물었더니
임신테스트기에서 두 줄이면 무조건 임신이라고 하셨어요.




그래도 확실히 하고 싶어서 생리 예정일 일주일 후에 또 한번 임신테스트를 했습니다.
이번엔 선명한 두 줄, 역시나 임신이었어요.
원래 둘째땐 이런가요?


무뚝뚝한 제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이렇게 감흥이 없을 수 있다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서인지 특별한 어떤 기분이 들지도 않고, 그저 아, 임신인가 보구나 했답니다.
아기에게 미안해서 의식적으로 조금 기쁜 생각을 떠올려 주다가,
그것에 둘째의 숙명인것 같다며 토닥토닥 위로를......
남편에게 임신 소식을 전해주었는데 남편도 저와 비슷한 것 같았어요.
아이가 태어나면 또 달라지져서 둘째에게도 사랑을 쏟는 부모가 되겠지만,
둘째들이 애교가 많은 이유, 둘째들이 유순한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은 이 기분!
(참고로 저는 첫째, 남편은 외동이에요)
본능적으로 제 살 길을 찾는 것이지요.


달이야, 잘 왔다!
(태명, 다솔이의 태명이 별이였다고 둘째의 태명은 그냥 달이가 돼 버렸네요.)
엄마가 열 달 동안 잘 보살펴 줄게.
우리 열 달 후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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