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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6주]
2011. 3. 16.

밤 늦도록 잠을 안 자고 놀자, 더 놀자고 떼쓰는 다솔이를
겨우겨우 재우고
블로그를 조금 들여다 본 후 잠을 청하려는데,
무언가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요실금인가?
너무 피곤해서 좀 찝찝해도 그냥 잘까 하다가,
편안하게 푹 자기 위해 끙, 몸을 다시 일으켜 욕실로 갔는데,
이게 웬일!!!!!!! 선홍색 피가 흥건히 묻어 있는 것이었다.


갈색피는 출혈이 멈춘 상태라 그나마 괜찮지만
선홍색 피는 계속해서 피가 흐르는 것이기 때문에 임신부에게는 치명적인 일.
내 눈에 보이는 흥건한 선홍색 피를 보고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겼고
답답했지만 무언가를 해 보려 해도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피를 다시 확인해 봤는데 계속해서 조금씩 붉은 피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우선 약국으로 가서 임신 테스트기를 사 왔다.
결과는 또 다시 선명한 두 줄.
임신이 중단된 것은 아니었다.
대강 씻고 버스를 타고 집 근처 병원으로 갔다.
상황을 설명하니 우선 초음파부터 권하신다.





선생님이 꼼꼼히 봐 주실 수록 나는 더 애가 탔다.
질초음파와 배초음파를 동시에 보고
아기 심장 소리까지 들었는데, 그래도 불안감은 떨칠 수가 없었다.


집 근처 산부인과가 대형병원이라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초음파와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인상 좋은 담당 선생님은(가장 빨리 되는 선생님으로 주문을 했는데 무척 마음에 든다.)
우선 임신이 잘 성사된 것을 축하한다며 함박 웃음을 지어 주셨다.
그 웃음에 일단은 안도.
아기 심장도 우렁차고, 아기집의 위치도 아주 좋단다.


그런데, 무슨 까닭에서인지 아기 집이 찌글찌글 어그러져 있고(동그란 모양이어야 함)
아기 집 옆에 피가 많이 고여 있다고 하셨다.
그 피가 계속해서 나오는 중이란다.


자기 전 다솔 군이 늘 하는 놀이 중 하나가
엄마 배 위에서 쿵쿵 말타기인데, 아무 생각 없이 어제도 몇 번 쿵쿵 말을 탔던 기억이 스쳤다.
둘째라 너무 방심했던 탓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유산기가 있으니 자궁을 안정화시키는 을 일주일 쯤 먹고,
당분간은 누워만 있으라고 하셨다.
가능하다면 다솔이를 전담으로 봐 주실 분도 필요하다고...... .


일주일 뒤에 다시 진료 예약을 잡고
약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달이야, 엄마가 달이 생각을 너무 안했구나, 조금 더 조심할게.
달이도 조금만 더 힘을 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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