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평창에 위치한 켄싱턴 플로라 호텔이에요. 그동안 제가 가 본 호텔들 중 가장 널찍하고 로맨틱한 분위기여서, 호텔 안에서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
저는 어렸을 적에는 여행에서 숙소에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았어요. 나이가 어렸기에 더 그랬겠지만 숙소는 그냥 비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이었고 아침 일찍 숙소에서 나와 늦도록 놀다가 깜깜한 밤에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빡빡한 일정을 짰기에 호텔을 둘러 볼 마음의 여유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나이가 좀 들고(?!!) 보니 여행이 즐거우려면 숙소도 좋아야겠더라고요. 아이들이 있어서도 그렇지만 호텔에서 노는 재미도 아주 크게 느껴지거든요.
이번에도 1박 2일의 짧은 여행에서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호텔에서 느긋하게 즐기지는 못했었는데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하루 정도는 호텔 내에서만 오래오래 지내다 오고 싶어요. 커피 마시며 여유롭게 책도 읽고 싶고, 호텔 수영장에서 놀고 싶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라운지 소파에 몸을 파묻고 앉아 있고 싶기도 해요. 아이들이 협조를 해 줄까요?
저희 가족의 특징은 평소에는 잘 먹지 않던 아침밥을, 여행지에선 꼭꼭 챙겨 먹는다는 것이에요. 저야 밥을 먹어야만 움직이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꼭 해야 되지만 남편에게 눈 뜨자 마자 밥 먹자! 했다간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 먹어!!(생략된 말 = 너나 먹어) 할 게 뻔한데요, 역시나 이번 여행에서도 군말 없이 밥을 먹으러 같이 내려 왔어요.
켄싱턴 플로라 호텔 내에 있는 한식당 소금강입니다.
아이들 컵과 숟가락, 포크를 따로 준비해 주시고요, 아기 의자도 구비 돼 있어요.
아직 잠에서 덜 깬 다솔 군. 도토리 같은 머리 모양이 영화 <집으로> 속 유승호 군을 닮지 않았나요?
식당에서는 먹을 게 없지만 그래도 한자리 차지 하고 앉은 다인 양,
사진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포즈인데......
다솔이 백일 사진과 많이 닮았네요. 이 콘셉트에서 다인이와 더욱 닮은 사진이 있었는데 블로그에는 올려 두지 않았었나봐요. 정말 비슷하죠?
밑반찬이 좌르륵 깔리고.
어른 셋이라 메뉴도 세 개만 시켰는데, 밑반찬은 두 개씩 줬어요.
남편은 다솔이와 같이 먹을 한방 갈비탕을,
저는 아침부터 매운 김치찌개를,
아버님은 사골 우거지 해장국을 주문했어요.
소금강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앉아서 몸을 파묻고 쉬고 싶었던 로비 소파에서 다인이 이유식을 먹이기로 했답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고, 평창 여행을 갔을 땐 6월 초여름이어서 집에서 다인이 이유식을 만들어 갔었는데요, 요즘엔 세상이 좋아져서 끼니 때마다 데워 먹을 수 있도록 나온 레토르트 이유식이 있더라고요. 일정을 길게 해서 여행을 갈 땐 그런 걸 사서 가도 괜찮을 것 같아요.
밥 다 먹었음 이제 산책 좀 해 볼까?
호텔 뒷문(?)으로 바비큐장 쪽으로 가다 보면 걷기 좋은 산책로가 있어요. 아이들과 아침에 산책하기 정말 좋고요, 저는 이렇게 여유롭게 여행하는 걸 좋아해서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정말 예쁘죠?
뛰어 다니기 좋아하는 다솔이가 헥헥 거리며 돌아 다니는 중이랍니다.
이상, 아이들과 함께 놀러 다니는 기쁨에 푹 빠져있는 일레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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