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가 끝났다. 소리 소문 없이.

이미 여러 번 언급했듯 이 드라마의 원작인 동명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가 너무나도 재미있었기에,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는  캐스팅 단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었다.

기대와 설렘 속에서 드라마가 시작됐고, 오은수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여배우 '최강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소설이 이뤘던 성공이 재연되는 듯 보였다. 오은수를 연기한 최강희는 여성들의 공감을 얻어내기에 충분했고 여성 시청자들은 그녀의 헤어스타일, 옷 입는 센스, 심지어 매니큐어의 색깔에까지 열광했었다.

그런데,
회가 거듭될 수록 점점 드라마의 흐름이 원작과는 달라졌고 나를 비롯한 원작 소설의 마니아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시청률이 제대로 나와주지 않아서였을까? 연출자가 다른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였을까? 왜 내가 그토록 감동깊게 읽은 소설을 그렇게 망치고(?)말았던 것인가? 그렇다면 드라마는 소설과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다른 지 생각해 보자.


1. 태오야 어디있니?
나는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를 읽으면서 내내 태오를 좋아했다. 오은수에게 감정이입이 충실히 된 나의 선택이 영수(이선균)가 아닌 태오(지현우)였단 말이다. 솔직히 원작에서조차 태오가 왜 은수를 그토록 사랑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나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도 한 순간의 느낌에서 비롯되었듯 태오도 별다른 개기가 없이 은수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여준다. 아무튼 현실적으로 7살 연하와 사랑을 한다는 것이 힘들어보였지만 나는 순수하게 은수를 사랑하고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준 태오를 좋아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의 태오는 원작보다 매력이 덜 했는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고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엔가 비중이 적어지더니 나중엔 사라지고 말았다. 다시 돌아와야할 시점이 훨씬 지났음에도 나타나지 않더니 결국엔 엑스트라로 전락해버린 귀여운 태오. 약간 엉뚱하지만 진지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 태오. 그 역을 비슷한 캐릭터인 지현우가 맡아서 얼마나 좋아했었는데, 그렇게 무책임하게 비중을 줄이고 만 것인지 정말 너무 원통하다. 아, 원작에서는 영수와의 사랑이 아닌 태오와의 사랑을 암시하며 끝맺는다.


2. 너무나 달콤한 영수씨, 왜 그래요 유준씨!
태오를 좋아했던 나는 끝까지 은수와 태오가 다시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원작대로라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달콤한 나의 도시'를 좋아하는 다른 친구들에게 은수가 누구와 사귀었으면 좋겠냐고 물어봤더니(보기는 1. 유준, 2. 태오, 3. 영수였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영수를 선택했다. 영수 역을 맡은 이선균의 이미지가 워낙에 부드럽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원작과 달리 드라마의 중심이 영수에게로 넘어가서 그를 자상하고 세심한 훈남으로 그려놨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왔지 싶다. 극이 중반으로 넘어갈 수록 영수는 점점 더 멋있어졌다. 너무 어리긴 하지만 때 묻지 않은 순수남 태오보다 말 못할 과거를 가진 영수를 드라마에서는 너무 멋지게만 그린 것 같다.

그리고 은수의 또 한 명의 남자였던 유준이. 원작에서는 유준의 이미지도 정말 멋졌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보다 훨씬 더 비중있는 남자였는데, 은수가 세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이 현실성이 떨어져 보여서인지, 은수의 이미지를 고려해서인지, 유준이의 비중이 확 줄었다. 유준이는 초반에 딱 한 번 은수에게 고백한 것을 끝으로 별달리 출연하지도 않더니 결말에는 제인이와 맺어져 버렸다. 아, 유준이도 더 멋지게 그려낼 수 있었을텐데...... .

화제리에 시작되었던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이 드라마가 최강희 패션의 열풍만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 것은 너무나 아쉽다. 역시 소설을 극으로 표현해 내기엔 한계가 있는 것인가? 만화든, 소설이든 인기있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들이 용두사미로 끝나버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원작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것은 쉽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더 빨리 외면해버리므로 제작자와 배우들은 더욱 집중해야만 한다. 시청자들은 끊임없이 원작과 비교할 것이기 때문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가 너무 아쉽다.

반응형
반응형

요즘 여자들 사이에서는 새롭게 시작한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가 화제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후반까지의 여심을 사로잡음으로써 금요일 저녁의 시청률을 싹쓸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예계 최고 동안으로 손꼽히는 최강희가 여주인공 오은수 역을 맡아서 더욱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달콤한 나의 도시'. 나는 드라마의 원작인 정이현의 동명 소설을 이미 읽은 후였기에 기대반 걱정반으로(원작을 너무나도 재밌게 읽었으므로 혹시나 드라마가 내가 가지고 있던 감동을 방해할까봐......)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왠걸? 오은수 역은 최강희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배역을 소화하고 있는 그녀와, 동화를 보는 듯 예쁘고 재치있는 연출 덕에 나 또한 행복한 맘으로 최강희와 지현우의 알콩달콩한 사랑얘기를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달콤한 나의 도시'가 사랑받는 것은 당연하다. 앞에서 언급했듯 드라마의 원작 소설은 이미 많은 여성들에게 필독서로 손꼽히며, 소설이 발표된 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불구하고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나도 그 소설이 처음나왔을 때부터 재밌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야지 하고 다짐했었다. 특히 그 소설이 여성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잘 표현해주고 있기 때문에 읽고 나면 위로와 감동과 설렘을 받게 돼 행복해 진다고 했다.

평소에 책을 사기 보다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를 더 좋아했기에 나는 뻔질나게 도서관을 드나들며 '달콤한 나의 도시'를 빌리려고 애썼으나 1년이 지나도록(?!!!!?) 내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 얼마동안 잊고 있다가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잠시 그 책을 읽어 보게 됐는데, 30분쯤 읽다가 나도 모르게 그 책을 사서 집으로 왔으며 그 날 늦도록 내 방 불은 꺼지지 않았다. 이렇듯 이미 원작 소설이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기에 드라마가 시작되기도 전에 '달콤한 나의 도시'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으며  그것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은 최고 동안 최강희이다. 최강희는 올 해 나이 서른 둘(!), 심하게 어려보이는 외모의 소유자이면서 극중 서른 하나로 나오는 오은수와 비슷한 또래이다. 그녀의 상대 역인 지현우 역시 태오역과 비슷한 스물 다섯 살이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나는 진심으로 그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 둘의 나이 차가 일곱 살인데도 말이다! 짧은 파마머리(장담컨대 이 머리가 유행할 것이다.)에 커다란 눈망울을 하고 있는 최강희는 어떨 땐 한참 동생인 지현우보다 더 어려보이기까지 하다. 모든 여성들의 소망인 '동안'의 소유자이면서 연하남과의 예쁜 사랑을 소꼽놀이처럼 표현하고 있는 최강희. 삼십 대 여성의 노련함과 소녀같은 귀여움을 발산하고 있는 그녀에게 드라마를 보는 여성들(특히 같은 또래의)은 자연스레 감정이입할 것이다.

많은 여성들에게 독보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달콤한 나의 도시', 뜰 수밖에 없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