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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에 들어 온지 벌써(!) 3일째, 예쁜 다인이를 낳은지 7일째 되는 날이에요.
제왕절개 후 일주일이 지나니 언제 아팠냐는 듯 팔팔해지고
수술 후 아픔은 새까맣게 잊혀졌습니다.
주윗 분들의 기도 덕분인지 회복 속도도 급상승, 기분도 업업업!!


산후조리원에서는 엄마들이 원하면 아기가 깨어나 울 때마다 전화를 해 주고
원하지 않으면 데리러 가기 전에는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돌봐 주는데요,
(신생아실을 청소하는 모자동실 시간 2시간은 제외)
저는 산후조리 기간을 맘껏 즐기기 위해, 제가 원할 때만 다인이를 보러 가는 쪽을 선택했어요.
그런데 오늘 새벽엔 잊어버리셨는지 신생아실에서 전화를 주셨네요.


마침 유축해 둔 모유가 방에 있기에
아침식사를 하기 전에 다인이를 데려 와서 젖병으로 다인이를 먹였어요.
오늘 하루는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조금 들떠 있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발마사지도 받을 예정이고
미술치료 프로그램으로 그림 그리기 시간도 있거든요.




오전 예약해 둔 시간에 병원 5층에 있는 김수자 발마사지실로 갔어요.
발마사지는 서비스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2009년 다솔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할 땐 등마사지를 해 주더니 바뀌었더라고요.
똑같이 서비스 시간이 30분이라고 해도 '발' 보단 '등'을 받는 것이 여러모로 좋긴한데
그래도 오랫만에 발마사지를 받게 돼 좋았답니다.
저는 마사지를 사랑하는 사람이거든요.


힝!
그런데 별로였어요.
마사지를 좋아하여 소싯적부터 꾸준히 받아온 제가 느끼기엔
하다가 만 느낌...... 지금 장난해욧???




비용을 지불하고 정식으로 받았더라면 마사지 시간도 그렇고 만족도도 달랐겠지만
도무지 추가로 마사지를 끊고 싶은 욕구가 전혀 생기지 않더라고요.




방으로 돌아와 예쁘게도 만들어 놓은 오전 간식을 먹고 쿨쿨 자다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땐 다이어트 하지 마세요.
원기를 회복 시킨 후 다이어트는 서서히. 맛있는 게 너무 많잖아요~.)




일어나서 또 점심 먹고 먹고 자는게 하루의 대부분이네요.
조리원에서 나오면 이런 대접 받기 힘듭니다.
많이 많이 먹어 두시길~


미술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러 조리원 현관으로 갔습니다.




미술 치료는 일주일에 한 번씩
그리기 한 번, 점토 만들기 한 번인데요,


다솔이때는 모유 수유가 힘들어서 무척 우울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유두가 갈라지고, 헐고, 피나고, 가슴은 딱딱하고...)
그림도 아주 우울하게 그렸던 기억이 있어요.
그 땐 다른 분들도 우울한 분들이 많아서 작품을 설명하다가 다같이 눈물 바다가 되기도 했지요.
이번 그림은 발랄해요.




도화지에 파스텔이나 색연필로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 아무거나 그리면 되는데,
대부분 온통 생각이 아기와 가족에게 가 있으므로 그걸 그리게 되더라고요.
저도 가족을 그리기로 맘 먹고,




짜잔~
행복한 저희 가족의 나들이 풍경을 그렸답니다.


나중에 저 그림을 보신 친정 엄마는 웬 초등학생 그림이냐며 웃으셨지만,
저래봬도 가장 잘 그렸다는 칭찬을 받은 그림이에요.


그림 속에는
아이를 기르면서 다시금 예쁘게 돌아가고 싶은 맘이 표현됐고요,
그래서 제 모습을 가장 화려하게 칠했어요.
임신 기간에는 가고 싶은 곳을 꾹꾹 참아야 했었는데, 얼른 아이들 데리고
산으로 바다로 국내로 해외로 맘껏 놀러 다니고 싶은 욕구
가 드러나 있답니다.


미술 치료 선생님이 아이들 아빠가 육아를 많이 도와 주는 편인지 물어 보셔서
'그렇다'고 대답을 했는데요,
아직은 엄마의 손이 많이 필요한 갓난쟁이를(그림에는 크게 그렸지만)
아빠 옆에 둔 점이 특이해서 물어 보셨던 거래요.
원래 이럴 경우 둘째를 엄마 곁에 두는게 일반적인데
저는 남편이 육아를 많이 도와 줘서 이렇게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오후 간식을 또 먹고
조금 쉬다가,




혼자서 심심했을 다인이를 데려와 많이 안아주었어요.
다인이는 나날이 더 예뻐지고 있어요.


앞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다른 식단도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보여 드려요.




아침 식사
 
 


저녁 식사




밤참
 

 
저녁도 못 먹고 지방 출장을 다녀 온 남편은 늦은 시각에 허술하게 식사를 했어요.
저희 부부는 서로의 일과를 얘기하며 하루를 마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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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작은아이 다인이를 낳았어요!
두 번째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낳았는데, 수술 전 날 걱정 반 설렘 반에 뜬 눈으로  밤을 세우고
당일 오전 10시 즈음 수술 준비를 하고 수술실로 가게 되었답니다.
두 번째 제왕절개 수술은 처음에 수술했던 그 부위를 또 다시 절개해야 되므로
훨~~~~~~~씬!!!!   더 아프고 회복도 더디 된다고 들었어요.
수술이 닥치니, 사실 아이를 낳는다는 기쁨 보다는 아픔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답니다.


'수술하러 가겠습니다'
간호사 선생님의 말을 듣자 갑자기 심란해지면서 급격히 무서워졌는데요,
이럴 땐 혼자 있는 것이 더 좋겠으나,
이미 엄마, 아빠, 남편, 다솔 군까지 가족들이 총출동해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
가족 분만실을 선택해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중에 분만하는 산모들은 참 성격이 원만한 분들인 것 같아요.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저는 이런 상황에서는 혼자가 더 편하다는 생각이거든요.




만삭(38주 이상이면 만삭이래요.)이었던 마지막 모습이네요.
부른 배를 한 채, 수술 방으로 옮겨질 침대에 오르고
두근두근 떨리는 맘으로 잠시 누워 있는데,
거울 속에 다솔 아빠의 모습 보이시죠? 다솔 아빠는 열심히 사진을 찍습니다.


상황 파악 안 된 다솔 아빠,
동영상 찍는다며 저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가 1차로 낭패를 봤지요.
 
 


다솔이는 제가 침대에 누워서 어디론가 이동하자,
걱정스러웠는지 자기도 침대를 같이 끌어 주더라고요.




3층에 위치한 입원실에서,
보호자와 함께 수술실이 있는 지하 1층으로 이동하는 중이에요.




드디어 수술실 앞에서 대기.
수술 전에 환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등을 다시금 확인하고,
수술 절차에 대해 설명을 듣고




드디어, 수술실로 들어가게 돼요.
한껏 예민해져 있는데, 다솔 아빠는 또 수술 상황을 찍어 오라며 카메라를 내밀어서
결국 저를 버럭하게 만들었답니다.
제가 진심으로 버럭하자, 다솔 아빠도 농담이었다며 정색했는데,
이런 상황에선 농담이 통할 리가 없지요.


저는 척추 마취로 제왕절개 수술을 했는데,
척추 마취는 전신 마취보다 회복이 다소 빠르고, 하반신만 마취가 되니
갓 태어난 아기를 바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러나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정신이 또렷하니까 수술 과정을 다 견뎌야 돼서 무서울 수 있고
수술 후 회복되는 이틀 동안 머리를 들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요.
(머리를 들면 마취제 때문에 두통이 생길 수 있대요.)


제왕절개 수술이 진행되는 과정은요,
수술 침대로 옮겨진 후, 또 다시 환자의 신원 파악을 하고
척추 마취를 하기 위해 새우처럼 등을 굽히고(배때문에 자세 잡기가 힘들어요.)
척추에 따끔하게 마취 주사를 놓아요.
다른 분들은 이 과정도 많이 아프셨다던데, 그리 아프진 않고 주사 정도예요.
마취제가 서서히 하반신으로 퍼지고,
오른쪽 다리부터 점점 감각이 둔해지는데요,



이 주사 기억나시죠? 수액과 항생제를 맞게 되는, 젓가락 정도 굵기의 무시무시한 주삿바늘이요.
간호사가 초보였는지 이렇게 아픈 주사를 마취제가 아직 퍼지지도 않은
왼쪽 발에 젓가락 주사를 꽂은 거예요!
당연히 저는 아얏! 소리를 내고, 마취 선생님도 아직 왼쪽은 아니야~ 했는데,
이미 바늘은 꽂는 중이고...... 아얏 아얏 하면서 주삿바늘을 꽂았어요.
그리고 소변줄도 꽂는데 이것도 참을만 해요.


이 날 마취과 선생님을 포함한 스태프 선생님들이 다들 초보였는지,
엄청나게 실수를 연발했는데요,
다솔이를 낳았을 땐 몸집 좋으신 마취과 여자 선생님이 정말 푸근하게 잘 해 주셨거든요?
나중에 그 선생님도 오셔서 다행이었는데 처음부터 그 분이 해 주셨더라면 참 좋았을 뻔 했어요.


시간이 조금 흐르고 차가운 알콜솜으로 마취가 됐는지 안 됐는지를 시험해 봐요.
하반신 마취니까 가슴 부위와 다리 부위에 번갈아 알콜솜을 문지르고
저에게 두 느낌이 같은지 다른지를 물어 봐요.
그러나 저는 바짝 긴장해 있었던지라 잘 모르겠더라고요.


잘 모르겠다는 말을 몇 번 반복하고,
예전 수술 부위를 집게로 콕콕 집었는데 따끔한 느낌이 조금 났지만 크게 반응은 안 했더니,
수술이 시작됐어요. 담당 선생님도 내려 오셨지요.


그런데!!!!!!
마취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에요!!


으으으.... 생각하기도 싫은 제왕절개 수술의 아픔.
원래 제왕절개 수술은 모든 과정이 다 끝나고 나야 아픈 것을 느끼고
수술 중에는 마취 상태니까 전혀 아프지 않아야 되는 것이 거든요?
근데 저는 마취가 잘 안돼서 (물론 100%를 다 느낀 것은 아니지만) 고통을 감내하며 수술을 견뎠어요.


아기를 꺼내고, 간호사가 위에서 배를 누를 땐 너무 아프고 몸이 덜덜 떨려서
수술 중에 내려 오신 몸집 좋으신 여자 마취 선생님께 더는 못 참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조금만 더 참으면 아기 얼굴을 볼 수 있다고, 그 후에 수면 마취를 해 주신다고 하셨거든요.)
결국 아기 얼굴도 못 본 채 아픔만 고스란히 느끼고 마취제를 추가하고 수면 마취도 했답니다.




이런 상황을 알 리 없는 가족들은 밖에서 수술 현황판을 보면서 저와 아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기는 금방 꺼내지만,
저는 회복실에서 한 시간 정도를 누워서 쉬고 있다가
수면 마취가 깨면 다시 입원실로 올라가게 돼요.
회복 시간까지 합해서 약 2시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천진난만한 다솔 군.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이다인' 양을 만났어요.
아기는 몸을 어느 정도 씻어 내고, 큰 수건으로 몸을 꽁꽁 싸맨 후
어떤 기계(?) 속에 잠시 넣어 놓는데요, 정확히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양수 때문에 몸이 퉁퉁 부어 있는 다인 양,


태어날 당시 몸무게는 2.77kg
키는 48cm




갓 태어났을 때가 제일 통통해 보이고요(붓기 때문에),
불필요한 체수분이 빠지고,
태변도 보고, 소변도 보면서 자연스레 몸무게의 약 10% 정도가 줄어들어요.




그래서 생후 3~4일 후에는
2.5kg으로 몸무게가 확 줄어 버렸답니다.
그래서 제가 3kg이상으로 다인이를 낳기 위해 노력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저만 살이 쪘네요.




제가 회복실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쉬는 동안
수술 과정이 너무 아팠던 기억 때문에 저도 모르게 계속 눈물이 주륵주륵 나오더라고요.


가족들은 다인이를 만나서
인사도 하고, 성별과 손가락, 발가락을 확인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다인이를 맞이 했어요.



다솔이에게 '아기', '동생', '다인'이를 가르쳐 주었더니
다인이를 보자마자,
배운 말들을 다 쏟아 내면서 다인이와 인사를 했답니다.
 


다인이 사진에 뽀뽀를 하는 다솔이.
다솔이는 의젓하고 벌써 철이 들어서 다인이를 잘 보살펴 주고 예뻐해 줄 것 같은데,
동생을 만나게 된 다솔이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제왕절개 수술 후,
저는 다시금 입원실로 옮겨 졌답니다.
 
 
마취가 잘 되지 않아서, 눈물이 주룩주룩 흐를 정도의 아픔?
그건 예고편에 불과했더라고요.
다음 번 글에서 제왕절개 수술 후 회복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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