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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으로 유명한 인물을 꼽자면 무한도전의 귀염둥이(?) 도니도니 정형돈?
최근에야 진상 캐릭터에서 미친 존재감으로 정형돈의 위치가 격상했지만, 존재감이 미미하여 참 고민도 많았을 그 때 그 시절, 정형돈을 그나마 기억할 수 있게 도왔던 것이 바로 진상 캐릭터였다.

그런데 진상이 뭐지? 국어 사전에는 나오지도 않는 신조어 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이 혼자 사는 집을 급습한 적이 있다. 오후 두 시쯤, 해가 중천을 넘어 슬쩍 기울어갈 때인데도 형돈이는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는지 퉁퉁 부은 눈에 까치 머리를 하고 눈만 겨우 뜬 채 무한도전 멤버들을 맞았다.

도둑이 들었다고 해도 믿을 법한, 도통 원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어질러진 거실과 그 틈에 섞여 있는 음식물 찌꺼기들, 그리고 낡아 빠진 옷들과 운동화. 그 아수라장에서 정형돈은 아무렇지 않게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최고로 멋지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정형돈의 모습. 그게 바로 진상이다. 검색창을 통해 찾아보니 가장 많은 대답이 '꼴 보기 싫은 짓을 하는 사람'이 바로 진상이란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나도 참 진상이었다.

결혼 후 아이가 있는 다른 가족들과 함께 남이섬에 1박 2일로 놀러갔을 때, 나는 당연히 그 다음날에 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고 화장도 예쁘게 하고 놀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야 예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블로그에도 올리고 길이길이 보존할 것이 아닌가?

여행의 첫 날 근사했던 바비큐 파티를 마치고, 낯선 환경 때문에 칭얼대는 아이들을 모두 재우고, 남은 수다까지 마저 떤 후에 늦은 시각에 잠에 들었지만 나는 한껏 치장을 하고 남이섬으로 들어갈 생각에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그런데 아빠들이야 그렇다 쳐도 다른 엄마들은 아무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씻는 순서를 생각해서 한 명씩 일어나는 건가 싶었지만 그게 아니었던 듯......

그 사이 아이가 잠에서 깼는데 아이들끼리는 뭔가 통하는 것이 있는지 줄줄이 다른 아이들도 일어나서 엄마를 찾았다. 나는 얼른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멋을 내 보려 했는데 분위기를 살피니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대세에 따르는 수밖에. 샤워는 커녕 머리도 안 감고 세수만 살짝한 후 비비크림만 발랐는데 그 때까지도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시간이 남아돌아 나는 홀로 아침밥도 하고 찌개도 끓여서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을 들었지만 떡진 머리와 밋밋한 얼굴로 남이섬에 갈 생각에 기분이 영 별로였다.

다행히 잘 놀고 집으로 돌아 오면서 남편에게 슬쩍 이런 마음을 이야기 했더니, 남편은 나에게 M.T에서 샤워하고 머리 감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런가?




여보, 사실은... 나 이런 사람이었어.

대학 때야 워낙 많은 사람들이 M.T에 가기에 그럴 여력도 없넜지만 나는 대학원 M.T때 잠옷을 챙겨갔었다. 해당 교수님과 박사과정 선배들, 그리고 석사과정 동기 몇 명, 모두 다해 봐야 열 명도 안 되는 사람들끼리 간 M.T였고 방도 2인 1실이었기에 나는 잠옷을 입고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었다.

다른 사람들은 M.T 장소에 도착 한 후 편안 옷으로 갈아 입은 다음, 늦게까지 술과 음식을 먹다가 다들 그 차림 그대로 잠이 드는 것 같았는데 나 홀로 내 방으로 돌아와 잠옷으로 갈아 입고 잠을 잤다.


그리고 더 압권은 남편과 사귀고 있던 어느 해의 크리스마스 이브에 있었던 일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좀 더 재미있게 보내고자 한 친구가 (부모님께서 여행 가신 틈을 타) 자기 집에서 조촐하게 파티를 열었다. 모두 스무 명 정도가 그 친구 집에 모였다. 우리는 각자 준비해 온 선물 교환도 하고, 배달 음식과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먹고 게임도 하면서 늦은 시각까지 놀았는데, 원래 계획은 밤에는 찜질방에서 뜨끈하게 지지고(?) 땀을 흘리면서 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밤이 되자 자기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일정을 바꾼 것이다. 나는 원래부터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기 때문에 뜨뜻한 찜질방을 오가면서 피곤을 풀고 싶었다. 그런데 사람이 적어졌으니 그냥 그 친구 집에서 거실과 방 두 개에 나누어 자도 되겠다는 결정이 났다. 뜨뜻한 찜질방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 나질 않았다.

찜질방, 찜질방, 찜질방. 결국 나는 친구의 동의를 얻어, 다른 사람들이 DVD 영화를 보는 틈에 친구 집 욕실에서 삼십 분 이상 반신욕을 했다!!!!!!!!!!!!!!!!!

그렇다. 나는 진상이었던 것이다.




남이섬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남편과 옛 추억을 되짚어 봤는데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진상이었다. 친구집에 화장실이 두 개였던가? 내가 삼십 분 이상 홀로 뜨끈함을 즐기며 반신욕을 할 때 다른 사람은 요의를 참으며 내가 나오기만을 기다렸겠지?

그 당시 그 친구 집에는 나와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고 조금 낯선 사람들도 있었는데 시간이 좀 지난 후 어떤 여자 후배가 나에게 인사를 했을 때 내가 잘 기억하지 못하자, 그 날 일을 이야기 했었다. 언니 그 때 크리스마스 이브 때 같이 놀았었잖아요? 그 날 언니 반신욕하고...... 그래. 나는 진상이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머리를 쥐어 뜯으며 그 때 내가 왜 그랬지? 하는 일이 한 둘이 아니다. 나의 진상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봤을 여러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진상이 좋은 이유도 하나는 있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비록 꼴 보기 싫은 사람으로 남을 지라도) 강한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형돈이가 안 웃긴 개그맨으로 통하던 그 시절, 자신의 존재없음에 고민을 하다가 만들어 낸 캐릭터가 진상 캐릭터였듯, 그 옛날 열렸던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를 떠 올리면 '남의 집에서 반신욕 하던 진상 언니'는 기억날 테니 말이다. 아, 앞으로는 진상 떨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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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 재미있는 것이 하도 없어서 채널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를 반복하다가 발견해낸 금쪽같은 방송, 바로 케이블의 '롤러코스터'(tvn 토요일 오후 11시 방송)이다. 케이블 방송이라 예산을 적게 들여서 그런지 얼핏보면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낯익은 얼굴 정형돈이 등장하기에 채널 돌리던 것을 멈춰서 몇 초간 지켜보기로 했고 그렇게 정말 배꼽잡는 방송 하나를 찾아내는 성과를 이뤘다.

정말 독특한 것이 정형돈이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여자 주인공은 정가은) 대사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대신 주인공들의 모든 동작과 생각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말해주는 나레이터가 등장하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약간 기계음처럼 느껴지는 것이 재미를 부가 시켜 준다. 남녀탐구생활을 통해 남자 대표 정형돈과 여자 대표 정가은이 각각 남자와 여자의 너무나도 다른 생각과 생활방식을 보여주는데, 남자들의 생활 실상을 보면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 그렇구나를 반복하게 되고, 여자들의 실상이 낱낱히 공개될때는 맞아 맞아 진짜 저래를 연발하게 된다. 어찌나 솔직하게 다 드러내고 있는지 어떨 땐 다소 민망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욱 획기적인 방송이다.


방송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보지 못했지만(기회가 있다면 1회부터 빠짐없이 다 보고 싶다.) 내가 본 방송분 중에서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다. 신입사원의 '책상 꾸미기'가 그 날 주된 소재라면 여자는 출근과 동시에 문방구만 들락날락 거리면서 방석, 슬리퍼, 색색의 펜들 화분 등 온갖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소품들로써 하루 종일을 책상 꾸미는 데에만 신경을 쓰는 모습이 소개된다. 반면 남자는 누가 썼는지도 모를 책상에 척하니 앉는 것으로 책상 정리를 끝내버린다. 결국 책상 꾸미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다소 과장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 남녀의 차이가 확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군대'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남자가 입영 통지서를 받고 군대 생활을 해 나가는 과정과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내 놓고 그 기간을 인내하면서 기다리는 여자의 입장을 정말 실감나면서 재미있게 잘 그려 놓았다. 비록 나는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내 본 경험은 없지만, 만약 경험이 있었으면 정말로 롤러코스터 속 정가은과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 같았다. 그 뿐만 아니라 시댁에서의 며느리와 아들의 상반된 입장, 그리고 처가에서의 이들의 속마음도 참 재미있게 잘 표현해 두었다.


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표현력이 떨어지는지 절대로 이 방송의 묘미를 다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방송은 정말 독특하기 때문에 내가 말로 열 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이해가 빠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자가 화났다'라는 코너에서는 왜 여자 그리고 남자가 화났는지를 상황별로 알기 쉽게 정리 해 주는데, 우리는 실제로 왜 상대가 화를 내는지를 모르는 적이 많기에 실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남녀의 이해하기 힘든 심리 상황을 아주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기 때문에 눈치가 조금 없는 사람들이라면 이 방송을 보고 나면 인간관계를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특히나 여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여 힘든 연애를 하고 있는 남성들은 반드시 봐야 할 방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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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서 추석 특집으로 여러 방송을 한꺼번에 방송을 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진행을 했는데요, 저번 주 예고에서 보았던 취권은 정말 기대가 되었어요. 성룡을 워낙 좋아하는데다가 취권을 정말 재미있게 보았거든요. 제가 어렸을 적 좋아했던 연예인은 심형래와 성룡! ^^;; 좀 특이하죠? 그래서 성룡이 나오는 영화는 다 비디오로 빌릴 정도였어요.

성룡의 영화는 명절 때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영화 중 하나인데요, 그 중에서 폴리스스토리는 가장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취권은 잘 나오지 않는 같지만 무한도전에서 명절 스타인 성룡의 영화, 취권을 패러디했기에 더욱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너무 질질 끌어서 그런지 좀 지루했어요. 노홍철이 그나마 제일 잘 어울리고 잘 한 것 같은데, 급하게 찍어서 그런지 박명수는 주인공 답지 않게 너무 어설프게 중국어를... 그래도 유재석은 "착석", "훈린~"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어와 비슷하게 발음한 반면, 박명수는 "너무 힘들다 뽀로로로똥" 이런 식으로 한국어 하고 외계어를 섞어 말해서 좀 아쉬웠어요. ^^;

그래도 중국 영화 특유의 황당한 액션은 잘 살려낸 것 같았어요. 워낙 슝슝 날아다니는 무협 영화라 더욱 비슷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다음 주에는 스타워즈를 패러디하는데 취권처럼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스타워즈도 정말 재미있게 본 미드 중 하나인데 말이죠. 예고편을 잠시 보니 요다 역으로 유재석이 나오는 것 같던데 꽤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무한도전 추석 특집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전 맛집을 찾아가는 맛있는 TV가 가장 재미있었어요. 정준하가 왜 식신인 줄 알겠더군요. 메밀국수 한덩이를 후루룩 하니까 다 없어지는 것이 정말 신기했고, 만두도 입에서 정말 녹듯 입에 넣고 2,3번 씹으니 사라지는 것도 정말 신기했어요. 또한 그렇게 먹고 열무 냉면까지 뚝딱 해치우는데 표정이 정말 행복한 표정이어서 식신원정대가 정준하에게 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아무리 비호감이라지만, 맛집 전문 프로에는 정준하가 최고인 것 같아요. 다음 주에 한 주 더 펼쳐질 무한도전 추석특집이 기대가 되는 반면, 정형돈이 없어서 뭔가 더 허전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무한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149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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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떴을 통해 인기덤에 오른 이천희는 김수로와 함께 천데렐라와 김계모로 활약하고 있다. 이천희의 엉성함은 이제 그가 어떤 행동만 해도 큰 웃음을 줄 정도로 익숙하고 재미있어졌다. 키 큰 사람을 보고 싱겁다고 한 것은 바로 이천희를 두고 한 말 같이 그는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지만 자기 발에 걸리고 넘어지는 등 개그맨 못지 않은 몸개그를 자연스레 보여줌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허술하고 어리버리함이 깐깐한 김수로에게 걸려 만날 구박받고 굳은 일은 모두 그의 차지가 되면서 김계모와 천데렐라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이승기 또한 1박 2일을 통해 인기덤에 오른 가수이다. 어머님들과 누나들이 더욱 좋아하는 이승기는 반듯한 외모에 항상 입가에 띄고 있는 살인미소로 매력을 발산한다. 누나들의 로망 이승기는 큰 키에 스타일도 좋고, 노래도 잘하고, 매너까지 있다. 하지만 그에게 붙은 별명이 하나 있으니 바로 허당 선생이다. 말귀가 어둡고 만날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허당 이승기는 1박 2일에서 단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정형돈은 예전 개콘 시절에서 도레미송을 부를 때는 꽤 재미있는 개그맨으로 알려져 있었다.그랬던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본격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게 된 것은 무한도전에 출연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이천희나 이승기와는 다르게 뚱뚱하고 부담스러운 외모를 가진 그는 그의 캐릭터를 건뚱(건방진 뚱보)으로 정하고 무한도전에 입성한다. 생각해보면 무한도전의 초창기에는 정형돈이 어색하지도 재미없지도 않았다. 오히려 개콘 출신답게 신선하고 재밌는 개그를 마구마구 날려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기억으로는 무한도전에 정준하가 영입되고 그의 뚱뚱하고 건방진 캐릭터가 정준하의 뚱뚱보 캐릭터와 겹치게 되면서(정준하 옆에선 정형돈은 통통하다.) 무한도전 속에서 그의 존재감은 점점 작아졌다. 결국 그는 어색한 개그맨, 재미없는 개그맨이라 불리게 된다. 못 웃기는 개그맨, 그것은 개그맨에게 치명타이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회의를 느낄 정도로 위기상황이지만, 정형돈의 전략이었는지 행운이었는지 그 위기는 곧 그를 특화된(?) 개그맨으로 만들어주는 기회가 되었다. 어색한 뚱보, 정형돈의 새로운 별명이다. 웃기는 것 빼고는 다 잘한다는 말을 들으며 정형돈이 어색해 할수록 시청자들이 더욱 재미있어하는 희한한 일이 생겨버린 것이다. 존재감 없고 재미없어서 남모를 고민도 많이 했을 정형돈, 그가 이제는 유재석의 뒤를 이을 차세대 MC라는 말까지 듣는 잘 나가는 개그맨이 되었다.

이천희, 이승기, 정형돈, 이들의 닮은점은?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점이 닮았을까? 그건 바로 지금의 그들을 스타덤에 오르게 해 준 별명들이 사실은 그들이 원했던 모습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처음에는 자신들의  이전까지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것인 그 별명들을 싫어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자신들도 모르게 그 별명이 익숙해졌고 이제는 그 별명 덕에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 됐다.

패떴의 첫 방송 때 이천희는 에이스였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정장에 훤칠한 키 그리고 잘생긴 외모, 그 어느 하나 빠질 때 없는 이천희였다. 게임을 할 때도 서로 데리고 가려 했으며, 순위 정하기 게임에서는 단연 1위였다. 그러나 그 때까지만 해도 이천희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리고 그는 그다지 재밌지도 않았다. 그런 그를 순식간에 신데렐라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김수로였다고 생각한다. 어리버리한 대학 후배 이천희를 김수로 특유의 카리스마로 제압하였고, 그것이 김계모와 천데렐라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천희는 어리버리 천데렐라라는 정감가고 친근한, 그리고 재미있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이제는 이천희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몸개그하는 개그맨보다 더 재미있다. 아무리 숙련된 몸개그를 선보여도 진짜로 넘어지는 것과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천희는 어리버리한 천데렐라라는 이미지로 인식되다보니 이제는 이천희의 그런 모습만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그를 더욱더 재밌는 남자로 바꾸어주는 것 같다.

이승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1박 2일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이승기는 현재 1박 2일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안티 없는 정수기 같은 존재이다. 잘생기고 키도 크고, 얼굴은 주먹만하고, 피부는 뽀얗고, 옷도 스타일리시하게 잘 입고, 게다가 노래까지 잘하는 이승기는 완벽 그 자체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샤워는 꼭 해야 하는 깔끔남 이승기에게 웃음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과연 그가 지금과 같이 웃기게 되리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신은 공평하게 완소남 이승기에게 허당의 모습을 주었지만, 이승기는 그마저 자신의 매력으로 바꾸어버렸다. 그리고 그 이미지가 이승기를 더욱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정형돈은 더 강도가 세다. 직업이 개그맨인 정형돈에게 캐릭터가 겹치고 재미가 없다는 말은 절망 그 자체였을 것이다. 개그맨으로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아마도 “안 웃겨”가 아닌가 싶다. 정형돈은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이미지를 가진 재미없는 남자가 되었지만 그것이 전무후무한 기술(?)을 가진 특색있는 개그맨으로 그를 차별화시켜 주었다. 정형돈이 나오면 자동적으로 생각나는 인간극장의 그 멜로디~ 따라라라~ 따라~ 따라~ 따라~ 정말 눈물나게 재밌지 않은가?

자신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모습이 그들의 새로운 이미지가 되었고, 그 이미지가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면서 그들을 더욱 사랑 받게 만들어 준 것. 이것이 이 세 남자의 닮은 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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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의 안습 커플 이휘재-조여정은 4분 출연이라는 굴욕을 당하며 하차 수순을 밟아가는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알렉스-신애의 복귀로 인해 기존의 4커플 체제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알렉스-신애가 빠진 뒤에 알렉스의 뒤를 잇기 위해 앤디와 크라운제이가 그 빈자리를 채워가려 했다. 하지만 다시 알렉스가 복귀하자, 이젠 알렉스와 비슷한 캐릭터가 3명이 된 것 같다. 연상연하 커플로 새로운 커플의 모습을 보여줄 황보-김현중, 이휘재-조여정 커플은 황보-김현중 커플만 새로운 시도를 보여줄 뿐, 이휘재-조여정 커플은 정형돈-사오리 커플과 비슷한 모습으로 설정되어 가고 있다.

이번에 보여주었던 이휘재의 모습은 정형돈이 혀를 찰만큼 어이없는 모습이었다.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쇼핑은 여자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가득한 체 소리없이 사라지고, 어린아이처럼 억지를 부리는 모습은 정형돈 못지 않은 안티를 불러일으킬만 하지만, 많은 안티군단을 모집한 정형돈과는 달리, 이휘재에게는 관심조차 없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이휘재는 더욱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빠지면 안된다


◇ 어둠의 역할 

알렉스가 더욱 빛나기 위해 정형돈이 필요했던 것처럼, 지금의 알렉스, 앤디, 크라운제이가 더욱 빛나기 위해 이휘재가 필요하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더욱 밝게 느껴지고, 검은색이 있어야 흰색이 더욱 눈에 띄듯, 이휘재는 그런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휘재가 보여주는 모든 모습은 다른 멤버와 반대이다. 아기자기하고, 깨소금이 쏟아지는 다른 커플들과는 다르게 불편하고, 기분 나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그러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이휘재의 이미지와 지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비슷한 것 같다. 때문에 이휘재가 그런 역할을 잘 소화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 가정 문제에 대한 환기

가부장적인 가정이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대해 조명해 주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가부장적인 가정이 너무도 많다. 그런 가정 밑에서 자라왔기에 이휘재나 정형돈은 그런 가정을 다시 재생산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쇼핑에 가면 항상 아버지가 아들인 자신만 데리고 5분안에 집으로 가셨다고 말한 이휘재는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트에 가서 쇼핑을 마지못해 뚱한 얼굴로 물건을 휙휙 집어던지며 건성으로 기분만 맞춰주는 척 하다가, 어느 순간 소리없이 사라져서 무언의 시위를 하는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이휘재가 설정일지라도, 지금의 우리나라에 이런 가정이 많이 있고,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정문제들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봄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혹여나 이런 가부장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사람들의 평가나 사회적 인식이 어떠한지 보게 됨으로 알렉스나, 크라운제이, 앤디같은 모습은 아닐지언정, 적어도 이휘재같은 가정을 만들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알콩달콩 사랑이 넘치고 자연스런 장보기가 아닌, 불편함과 서로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서먹 서먹하고 아슬 아슬한 장보기가 좋아보이진 않을 것이다. 또한 '여자가','남자가'하는 생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고, 왜 문제의 근원이 되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휘재가 이왕 총대를 맨 것, 더욱 적나라하게 그런 모습을 보여줌으로 더욱 어두운 색으로, 가부장적인 생각이 가져오는 안좋은 결과들을 환기시킴으로 '우리 결혼했어요'를 더욱 의미있는 프로로 만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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