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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0주]
가 넘어 서자,
뱃속에 거지 님이 둥지를 트셨는지, 달이 양이 다 먹어 버리는지(이왕이면 아기 핑계를 좀 대야될 듯)
점심을 먹고 난지 얼마 안 됐는데도 무언가 허전함이 느껴져서서 간식을 먹기로 했다.


간식이라고 하기엔 좀 민망한, 딸기쨈을 듬뿍 바른 식빵 (무려) 네 쪽과 토마토 주스 두 컵!
저녁은 간단히 먹어야겠다며 김이 모락모락 나게 쪄 낸 단호박을
야금야금 먹다 보니!!!!! 어느새 1/3이 사라 져 버리고.
또 조금 지나니 배에서 꼬르륵 신호가 온다.


마침 다솔이가 콜콜 자기에 라면 하나 끓여 먹을까?
냄비에 다른 채소나 달걀 없이 라면만 하나 넣어 끓였는데,
엥?? 라면 하나가 원래 이렇게 적었나?
남편 2개, 나 1개.
남편과 늘상 같은 냄비에 끓여서 먹다 보니
그동안 내가 먹던 라면의 양은 한 개반 정도(혹은 그 이상) 됐나 보다.


컴퓨터를 하다가 무심코, 정말 오랫만에 관리도 안 하는 미니홈피를 열어봤는데,
그 속에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출산 전' 내가 있었다.
날, 씬, 했, 다!! 얼굴에 V라인도 있었다!!




이 사진은 다솔이를 임신하고 20주가 넘었을 때인데, 그 때도 있었다. V라인이!!
중국 웨이팡 교육대학에서 근무를 할 때 수업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학교 식당에서 주스를 사 먹으며 찍은 것인데 어쩜 이리도 파릇할 수가...... !!!




내 뒤로 엄청 중국스러운 물건들이 보이는, 웨이팡 교육 대학의 교직원 아파트
귀국하기 얼마 전인 다솔이 임신 27주에 찍은 '생쇼'라는 제목을 가진 사진인데,
이 때도 있었다. V라인과 귀여움(??)이!!!
 

 



이 사진은 다솔 아빠와 임신 초기 태교 여행으로 발리에 갔을 때 찍은 사진 중에서 가져온 것인데,
발리 클럽메드에서 찍은 불과 2년 전 사진을 보고,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휴양지에서 헐벗은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릴 수는 없으나 (맘 같아선 확 올려버려?)
배와 허리선이 지금과는 사뭇 달랐고, 팔과 다리의 선도 전혀 딴판이었다.
출산 후에 나는 V라인 실종에, 배둘레햄에, 거대한 팔뚝을 가진 뚱땡이가 된 것이다!!




요 녀석을 낳은 후에 말이다.
(글의 내용과는 상관 없이, 입에 소시지를 잔뜩 물고 우는 다솔이가 엄청 귀엽긴 하다만.)
나는 늘상 내가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살아 왔기에,
2년 전에도, 3년 전에도 다이어트를 좀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곤 했는데
지금보니 완전 날씬이였다.


 

이 사진은 출산 후 약 1년이 지났을 때인데,
몸무게는 거의 원상복귀 되었으나 체형도 변하고, 머리도 빠졌다가 삐죽삐죽 나고
결정적으로 많이 늙었다.
흑~! 이제 둘째를 출산하고 나면 또 어떻게 변화할지.
둘째를 낳은 후에는 예전 사진을 인화해서 붙여 두고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라면 한 개를 배 불러서 다 못 먹는 그 날까지!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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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해도 표시가 나지 않고, 안 하면 금방 마음이 심란해 지는 것이 바로 청소가 아닐까 싶어요. 거실이 아수라장으로 변한지 오래, 발바닥이 끈적거리고 자세히 보지 않아도 다솔이가 흘렸을 것이 뻔한(아니면 다솔 아빠!) 얼룩들이 곳곳에 말라 붙어서 내 기분을 찐득하게 만들기에, 주말 동안 치우고 또 치웠는데 별로 달라진 것이 없네요.

치우고 돌아서면 다솔 군 & 다솔 아빠가가 아무렇게나 내던지거나 버려놓은 요구르트병, 휴지 조각, 맥주캔이 발 밑에 걸리고, 또 치우고 돌아서면 악마의 미소를 지은 다솔 군이 책장에서 책을 빼 휙휙, 장난감들을 홱홱, 정말 꽥 소리 나게 울화가 치밀지만 어금니 꽉 깨물고 웃는 낯으로 다솔이를 타이릅니다.


걸레를 빨기 싫어서 샘플로 받은 물휴지로 거의 기다시피 거실의 얼룩들을 닦아 내고 있는데, 이제야 알아챘다는듯 한 마디 하는 다솔 아빠. 청소하는 거야? 왜??? 육중해진 몸으로 바닦을 닦는 아내에게 어디 할 소리냐고요. 두 사람을 집에서 내 보내든지, 재우든지 한 후에 청소를 해야 마무리가 지어질 것 같아서 그만 두고 책상을 정리하던 중에 중국에서 쓴 가계부 겸 일기장을 발견했어요.




일기 쓰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 다솔이가 태어난 이후로는 한 장도 써 보질 못했네요. 여유가 생기면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해야겠어요. 2007년 후반부터 쓴 일기장이었는데 첫장에는 독서 목록도 있고(제가 좋아하는 한국 소설, 요즘엔 통 못 읽었어요.) 이후에는 중국에서 약 2년간 생활하면서 쓴 가계부겸 일기가 있었어요.




저는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사전을 찾아가며 해당 품목을 번역해서 써 두었는데요, 은근히 중국어 공부가 되더라고요. 어학 공부가 뭐 별건가요? 필요한 것부터 익히는게 좋죠. 그 땐 참 알뜰하게 잘 살았던 것 같은데...... .




중국에서도 인터넷도 하고 블로그도 했었는데, 통신 환경이 좋지 않아서 너...무 느렸어요. 그래서 대부분 그날 그날의 이야기들을 일기로 남겨 두었었답니다. 손글씨를 쓰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일이 제게는 참 소중한 시간이었거든요. 천천히 한 글자씩 써 내려가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마음도 정리하고, 계획도 세우고...... .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넘겨 가며 읽는데 그 때의 일들이 생생하게 다 기억이 나더라고요. 외국에서 살게 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잖아요? 기회가 된다면 또 비슷한 경험을 해 보고 싶은데,  완전히 가는 것은 싫고 적당하게 2년 정도 또 나갔다 올 수 있을까요? 그 땐 블로그로 일상을 정리할 것 같긴 해요.




제가 있던 곳이 중국 산동성 청주시라는 작은 도시라서 참 물가가 쌌었는데, 가게에서 양 손 가득 무겁게 장을 봐도 정말 저렴하게 살 수가 있었어요. 한국에서의 장 보기와 중국에서의 장 보기가 너무 심한게 차이가 난다는 생각을 하면서 휘리릭 일기장을 넘겼는데요,





마침 다솔이를 임신하고 있던 중이어서, 임신 중 몸무게 변화를 계획(?) 했던 내용을 발견했어요. 다솔이와 '달'이는 생일이 약 한 달 반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 저는 다솔이를 임신했을 때 나름대로 몸무게 사수에 성공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그 수치를 참고하면 둘째 '달'이 때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달에 1kg씩 찌는 걸 목표로 삼고 일주일에 한 번씩 '시장'에 몸무게를 재러 갔었답니다. 병원이 아니고 시장이요. 중국돈 0.5위안(1위안이 약 170원 정도일 걸요?)을 내면 옛날식 기계로 키와 몸무게를 재 주는데요, 결과지를 잘라서 주기 때문에 일기장에 붙이면서 몸무게를 점검했었어요. 저에게 중요한 것은 몸무게였기에 키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었는데, 어쩜 저리도 정확하게 156이라고 나왔을까요? 까치발 좀 들 걸 그랬네요.


현재 임신 28주가 조금 넘은 제 몸무게는 55kg, 다솔이때와 비교해서 정확히 2kg이 더 나가는 상황이에요. 중국에서는 못 미더워서 빵류, 과자류를 안 먹었었는데(한창 멜라민 파동이 있었던 시기였지요.) 지금은 조금의 허기를 못 참고 열량 높은 것들을 마구 먹기 때문인 것 같아요. 건강하게 식단 잘 조절하면서 다솔이 때 처럼 몸무게 사수에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두서없이 글을 쓰다보니, 청소 얘기- 가계부, 일기장 얘기- 몸무게 얘기까지 참 다양하게도 이야기가 흘러갔네요. 국어 시간이었다면 하나의 소재로 글을 써야 된다며 야단 맞았겠지만, 블로그에 올리는 일상 이야기니까 꾸짖지 말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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