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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강호동이 진행하는 '무릎팍 도사'(이범수편)를 봤다. 예능인의 피가 흐른다는 이범수의 매력 덕분인지 연이어 하락세를 보였다는 '무릎팍 도사'가 이번주에는 정말 재밌었다. 드라마 '온에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훈남 대열에 오른 이범수를 나도 좋아하기에, 흐뭇한 맘으로 편하게 '무릎팍 도사'를 시청했다. 그런데 보면 볼 수록 이범수보다는 강호동에게 더욱 눈길이 갔다. 이범수의 개그를 받혀주고 그가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도록 얘기의 물꼬를 터 주는 강호동의 진행 솜씨가 더욱 돋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호동을(유재석과 더불어) MC계의 최강자라고 일컫는 것인가?

지난 주 '1박 2일'에서는 6명의 출연자들이 둘 씩 짝을 지어 여행하기 위해 인기 투표로 같이 갈 짝을 정하는 내용이 방송되었다. 여차저차 해서 강호동은 김C와 짝이 됐다. 물론 재미있게 보이려고 더욱 오버했게지만, 강호동은 김C와 짝이 됐을 때 절망적인 표정으로 앞날을 걱정했었다. 왜냐하면 달인 김C는 자상하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람이긴 하나 항상 무덤덤한 표정으로 어떤 경우에나 같은 표정, 같은 몸짓으로 한결같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강호동은 자신이 개그를 할 때, 옆에서 열렬하게 반응을 해 줘야만 흥이 난다고 한다. 그렇기에 늘 샐쭉한 표정으로 아무런 반응없는 김C와 함께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나는 그 때 그 방송을 보면서는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오늘 그와는 반대로 상대에게 열렬하게 반응해 주는 강호동을 보면서, 공감하며 듣기의 힘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었다.


강호동은 몸집이 크다. 그러니 당연히 얼굴도 크고 목소리도 크다. '무릎팍 도사'에만 한정해서 얘기 한다면,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에 초대 손님이 방문하면 일단 펄쩍펄쩍 뜀박질을 하거나 재밌는 춤을 추면서 그 사람을 환영한다. 그런 다음 초대 손님이 편안하게 자신의 속 얘기를 할 수 있도록 온 몸으로, 정말 온 몸으로 반응하면서 그의 얘기를 경, 청, 한, 다. 이번 주 방송분도 그랬다. 이범수가 재밌는 얘기를 하면 강호동은 그 큰 얼굴 전체로 아주 크게 웃어줬다. 강호동의 반응에 이범수가 신나서 더 재밌는 얘기를 하면, 강호동은 이번에는 아주 바닥을 구르면서 웃어준다. 웃느라 얼굴이 벌게지고 목에는 핏대가 선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이범수가 진지한 얘기를 꺼낼 때의 표정은 또 어떤가? 강호동은 이번에는 온 얼굴 전체로 그를 한없이 이해하고 그의 의견에 공감하고 동의한다는 것을 표현한다. 그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나 조차도 나를 이해받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니, 그에게 얘기하는 당사자는 얼마나 더 그럴 것인가? 언젠가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담당 PD가 강호동에 관해 인터뷰 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강호동이지만, 그 돈이 절대로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강호동은 프로라고...... . 큰 덩치와는 달리 번뜩이는 재치와 순발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면서, 출연자들이 절대로 얘기하지 말아야지 결심하고 온 바로 그 내용도 유연하게 이끌어 낼 줄 아는 인터뷰 기술(?)을 가진 최고의 MC라고 했었다.


나는 강호동이 온 몸으로 웃고 온 몸으로 반응하며 최고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그것이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오른 비결이 아닌가 싶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말을 잘 들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강호동. 그의 성공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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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가 이럴 줄 알고 그동안 드라마 보기를 자제했었는데, 결국 우려했던 일이 생기고야 말았다. 스타까메오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기사에도, 송윤아의 오버연기 파문 기사에도(실제로 보니 송윤아의 연기는 아주 훌륭했다. 역시 낚시성 기사였음.) 뭉실뭉실 일어나는 호기심을 꾹꾹 눌렀었는데, 우연히 눈돌리다 본 잠시 잠깐의 영상에 매료되어, 결국 <온에어>의 열혈 시청자가 돼 버렸다. 다시보기 서비스로 놓쳤던 방송을 순식간에 다 봐 버리고, 감질나게 한회 한회를 봐 온지도 어언 한 달째.


내가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는 까닭은, 내 입맛(?)에 딱 맞는 드라마를 발견하게 되면 너무 감정이입이 심해져서 드라마 속 인물들을 실제 인물들로(그것도 내 이웃으로) 착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내 감성(?)때문이다.

난 이번에도 내 마음대로 김하늘(오승아)에 감정이입이 되었는지, 하루하루를 국민요정처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 참 이상한 것은, 내가 글 쓰는 일을 아주 좋아하고 가끔은 서영은 작가처럼 엉뚱한 일을 일삼는 사람임에도 송윤아가 아닌 김하늘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극중 오승아가 서영은보다 더 예쁜 캐릭터이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온에어의 속 러브라인에서 이범수의 보살핌을 받는 인물이 바로 오승아이기 때문인 것은 확실하다.

아! 이범수!!! 누가 알았겠는가? 서른 아홉살의 작달막한 남자가 그렇게 멋있을 수 있는지를...... .
그동안 흥행을 했든 아니든 간에 그의 영화는 거의 다 봤다. 연기 잘하는 그덕에 대체적으로 재미있는 영화들이 참 많았다. 그러나 연기 잘하고 재미있다는 것과 멋있다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이다.
솔직히 '언니가 간다'에서 이범수가 작은 체구로 듀스의 춤을 출 때에는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그의 작은 체구보다는 그의 깊은 눈이 더 먼저 보이는 거은 왜 일까?

아직도 온에어를 한 번도 보지 않았다는 후배에게 몹시 흥분한 목소리로(^^;;) 박용하보다 이범수가 훨씬 더 멋있다는 말을 했더니, 후배의 얼굴이 묘한 빛을 띄며 갸웃갸웃 한다. 그러나 나는 확신하건대, 온에어를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나 김하늘에게 감정 이입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이범수가 정말 멋지다는 것에 한 표를 던질 것이다. 이제 슬슬 시작되는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더 아름답고 더 행복하게 풀어져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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