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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9살 다솔이의 기도 vs 7살 다인이의 꿈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내 저럴 줄 알았지~

내가 널 낳았는데 네 맘은 곧 내 맘, 네 생각은 곧 내 생각이라며

뛰어봤자 벼룩이다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러나 그런 순간은 빙산의 일각.



아이들의 상상력과 생각과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것을 매일 느끼고

내가 널 낳았지만 너는 나보다 훨씬 더 대단하구나...라는 것도 종종 느끼고

너는 참 뜬금없구나. 왜???? 할 때도 가끔있는데요~







저를 닮았지만 저 보다 훨씬 더 

더더더더 X 10000000 만큼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다인이를 보면서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 춤추기, 머리 묶기, 로션 바르기, 화장하기, 매니큐어바르기)



그러나 올 해 7살이 된 다인이는 막내라 그런가

아직도 여전히 아기같아요~

엄마 냄새가 좋다며 제 상의를 긴 원피스처럼 입고 다니는 다인이가,

어느날은 제가 샤워하는 동안에 소파에서 잠이 들었는데

제가 늘상 집에서 입고 있는 제 고무줄 바지를 

그것도 고무줄 바지의 한쪽 다리 속에 쏘옥 들어가서 잠을 자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사진은 엄마 옷을 입고 애벌레처럼 잠이 든 다인이가 귀엽다며

9살 다솔이가 찍은 거예요.





7살이 된 다인이에게

나중에 커서 뭐가 될거냐고 물어 봤는데,




!!!!!!!!!!!!!!!!!

깜짝 놀랄 만한 답을 ㄷㄷㄷ



다인이는 이다음에 커서 귤이 될 거라고 해요.

 이라니.... 넘나 놀랐지만

그래~~~ 하고 웃으며 넘어갔어요.








반면 올 해 9살이 된 다솔 군.

갑자기 두 손을 모으고 열정적으로 기도를 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 내일 아침에

제 책상위에 돈 500만원이 있게 해 주세요~



귤 보다 더 놀랐어요!!!





슬슬 돈의 개념과 그 가치를 알아가고 있는 다솔이는 요즘 부쩍 돈을 밝히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돈을 좋아해봤자

9살 다솔이가 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으니

기도를 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무려 500만원이나 바라다니 참 대단해요...







그러나 9살 다솔이도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꼬꼬마 어린이일 뿐~



머리를 묶어 놓으니

오히려 다인이 보다 더 예쁜 듯 하여

한 번만 입어 보자며 다인이의 원피스를 입혀 보았는데~

정말 예쁘지 않나요? ^^

아기 때 딸이냐는 소릴 많이 들은 다솔 군.

여전히 미소년 느낌으로 예쁩니다.






이번엔 다인이가 나설 차례 ^^

오빠 옷으로 보이시하게 입혀 보았는데,

의외로 잘 어울려서

다솔이의 자켓과 바지는 나중에 다인이가 입기로 했지요~



아들은 딸의 옷을 입을 수 없지만

딸은 아들의 옷을 입을 수 있어서 옷이 두 배 ^^









책상위에 짠 하고 500만원이 있길 바라는 다솔이의 기도도

귤이 되고 싶은 다인이의 꿈도

제가 생각하기엔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이긴 하지만,

아이들은 제가 생각하는 것을 늘 뛰어 넘는 무한한 존재이니

어떤 식으로든 그 바람을 이루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물론 다인이가 귤로 변하는걸 절대로 원하지 않지만 말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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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눈물이 뚝뚝뚝 ㅜㅜ
너무너무 슬퍼 보이는 우리 다솔이.
다솔이는 왜 우는 것일까요?



 

어머낫!!! 보기만 해도 무척 아파보이는 ㅜㅜ
동생 다인이가 앙~ 물어 버렸어요.
둘이서 장난감을 서로 가지고 놀겠다고 뺏고 빼앗기고 그러다가
그만 다인이가 앙~ ㅜㅜㅜㅜ


사실 조금 전에도 비슷한 일로 싸움이 났었고
그 때 다솔이가 다인이를 때려서 애들 아빠에게 엄청 심하게 혼이 났었거든요~
그래서 다솔이는 다인이를 때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천방지축 다인이는 온 힘을 다해서 다솔이의 손목을 물어 버렸어요.


결국 다인이는 아빠에게 연행되어 골방으로 끌려가고,
다솔이는 최대한 불쌍한 얼굴로 저에게 위로를 구합니다^^
눈물을 후두두둑 흘리면서 ...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을 잘 만들 줄 아는 영악한 6살, 이다솔 군...
오늘 아침에 다솔이 유치원 가방을 챙겨줄 때였어요.
아침마다 아이들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가방 싸느라 허둥지둥 허둥지둥 ㅜㅜ
빈 도시락 챙기고, 숟가락 포크 챙기는데,
다솔이가 저를 빤히 바라봅니다.


엄마!
숟가락이랑 포크가 그게 뭐야?
뽀로로면 뽀로로,
패티면 패티지!!!


 
 
 
저는 설거지를 미루어 놓고 하루에 딱 한 번만 하는 성격이기에 ㅜㅜ
숟가락이랑 포크의 짝이 안 맞으면 
그냥 있는 걸로 챙겨 보내곤 했었는데,
뽀로로 포크에 패티 숟가락, 뽀로로 숟가락에 패티 포크가 다솔이 마음에 안 들었었나봐요 ㅜㅜ
좀 당황스러워서 뽀로로와 패티는 짝꿍이야, 둘이 얼마나 친한데~ 하며 얼버무렸네요~
 
 
날이 갈수록 말을 잘 하고,
제법 논리도 생기고, 어떨 땐 잔소리까지 하는 이다솔 군.
잘 자라고 있습니다.....만, 설거지는 언제나 귀찮아요.
아무리 전업 주부라고 해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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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둘 키운지도 어느새 17개월이 되었어요. 아이 하나와 둘은 천지차이인 것인 걸, 둘째를 낳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는데요, 예전에 썼던 육아일기를 읽고서 헛웃음을 웃었답니다~ 큰 애가 6~7개월 남짓 되었을 때 쓴 글 같았는데, 그 땐 또 애 하나 키우면서도 세상 짐을 다 진 사람 같았더라고요~ 그래도 아기가 하나일 때는 집안이 깨끗했었네요. 지금은 혼자 사는 서인국 집 못지 않게 늘 폭탄 맞은 상황인데......


큰 아이 다솔이 밖에 없었을 때 그 때가 천국인 줄 몰랐었던 때, 제가 쓴 육아 일기를 다시 보여 드립니다~ 애가 하나만 있어도 배낭 여행인 들 못가겠냐며... 그런데 아이 셋 있는 집에서는 아이가 둘만 있어도 박사 학위 쯤은 거뜬히 딸 수 있겠다고 하시는 말씀을 듣긴 했네요~ 아이 셋?? 생각만 해도 공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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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누...구세요?
무심결에 거울을 봤다가 깜짝 놀랐다. 거울 속에는 '나'인 것으로 추정(??)되는 웬 꾀죄죄한 아줌마 한 명이 있었기 때문이다.(쓰고 보니 공포네.) 아참, 그러고 보니 오늘 내가 세수를 안 했지. 엥? 밤 11시에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아까 다솔이의 동선을 살피면서 황급하게 양치질을 끝낸 것은 기억이 나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세수를 한 기억은 없었다.


얼마 전 다솔이가 슬금슬금 기기 시작했을 때 철없이 헤헤헤 웃었을 때만 해도 내가 다시금 출산 직후 초췌한 모습으로 돌아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생후 8개월 째, 이제 하루 두 번, 한 번에 1~2시간씩 낮잠/저녁잠을 자고는 온 종일 깨어 있는 다솔이는 하루가 다르게 호기심 가득한 개구장이로 변모해 가고 있다.


기는 것도 속력이 붙어서 계속 신경써서 주시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쌩하고 사라져 버리는 다솔이다. 집 안에서 가장 더러운 곳, 가장 위험한 곳만 기가 막히게 찾아 내어 내 애간장을 녹이는 귀여운 악당 다솔이. 다솔이가 나에게 있어 '축복'인 것은 사실이지만 활동력 좋은 다솔이를 돌보느라 힘든 것도 사실이다.




글의 제목에서도 썼듯 지금 내 소원은 천천히 여유있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뜨끈한 국 한 그릇을 먹는 것이다. 궁금한 것이 많아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은 다솔이 때문에 늘 큰 대접에 밥과 밑반찬을 비벼서 허겁지겁 먹는 것이 일상화 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소화력 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내가 요즘은 줄곧 체한 기분이 둔다.


아기를 낳기만 하면 좋은 엄마는 저절로 되는 줄 알았건만, 육아라는 것이 쉽지가 않다. 다솔이의 인생에서 지금은 엄청나게 중요한 시기이므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은 자극을 주고 되도록 충실히 반응을 해 줘야 한다. 그러다보니 끼니를 잘 챙기지 못해서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았던 쿠키나 빵으로 허기를 달래고 밤이 늦도록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루 두 번 이유식 먹이기, 젖도 먹이기, 자주 기저귀 봐 주기, 책 읽어 주기, 노래 불러 주기, 운동도 시켜 주기, 위험하지 않게 늘 바라보기, 틈틈히 설거지, 청소, 밥, 빨래하기...... . 해야할 것, 해야할 것, 해야할 것, 해야할 것...... .
수많은 해야할 것들 사이에서 '나'를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지금보다 더 지혜로워야 된다.


행여나 지금 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그래서 나는 아기를 낳지 않을거야'라고 결심하는 분들이 계실까봐 걱정스럽다. 수많은 해야 할 것들과 나를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솔이는 나에게는 값으로 치를 수 없는 '선물'이요, 내 인생 최대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다솔이가 냠냠냠 하루 두 번 이유식을 맛있게 먹어줄 때의 데견함, 꼴깍꼴깍 젖도 잘 먹어 줄 때의 환희, 자주 기저귀를 갈아주면서의 행복. 그리고 내가 읽어주는 책을, 불러주는 노래를, 같이 하는 운동을 무척 즐거워 하는 다솔이를 볼 때의 기쁨을 엄마가 돼 보지 못한 사람은 영영 알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천천히 여유있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뜨끈한 국 한 그릇을 먹고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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