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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하고 나면 병원에서 산모에게 권고하는 사항이 하나 있어요. 유축에 관한 것인데요, (자연 분만을 하든 제왕절개를 하든) 보통 아기를 낳은 후 삼일 정도가 지나면 초유가 나오기 시작하거든요? 이 때부터 모유수유에 익숙해질 때까지 피 눈물 나는 젖 먹이기 전쟁이 시작됩니다. 병원에서는 세 시간 마다 한 번씩 유축을 하라고 권하고 산모들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산책 하다가도 얼른 돌아 와, 밥 먹다가도 깜짝 놀라 세 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하지요.


말이 세 시간에 한 번이지 출산 초기에는 기계로든 손으로든 유축을 하는 것이 쉽지가 않기 때문에, 한 번 유축을 할 때 30분이 넘는 경우가 많거든요? 유축을 시작할 때 젖병, 깔대기, 손수건 등을 준비하고 끝낼 때 유축한 모유를 챙기는 일까지 합하면 거의 한 시간이 넘어가니, 사실상 하루 종일 젖을 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저도 첫 번째 출산을 했을 때는 수유도 원활하게 잘 되지 않았고, 유선이 막혀서 유축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하루 종일 방에 갖혀 있느라 산후 우울감이 극심했었어요. 게다가 세 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하려면 밤에도 쪽잠을 자야 되니까 피로가 풀리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꼭 세 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해야 되는 걸까요?





병원이나 모유 수유 관련 서적에서 세 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권하는 이유는요, 우선 아기들이 보통 세 시간에 한 번씩 젖을 먹기 때문이고, 다음으로는 모유량을 늘리기 위함이에요.


모유는 비워 내는 양 만큼 새로 또 생기거든요. 아기가 젖을 먹고 난 후에 유축을 해서 젖을 비워 내면 뇌에서는 '아하, 아기가 먹는 양이 이만큼이구나, 다음에 또 그만큼의 젖을 생산해 내야지' 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출산한지 얼마되지 않았거나 젖량이 부족하다 싶으면 아기에게 젖을 물린 후에도 조금 더 짜주는 것이 좋지요. 그렇게 하면 다음 번 수유시에 이번에 비워낸 것 만큼 또 다시 젖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젖량이 많은 경우에는 유축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아요. 어차피 엄마는 아기가 먹을 만큼의 모유만 가지고 있으면 되니까요. 젖량이 너무 많은데 아기가 먹는량이 적어서 수유가 끝나도 가슴이 팽팽하게 부풀어 올라있다면, 유축을 하지 말고 그대로 두면 돼요. 그러면 다음 번 수유시엔 그만큼 젖이 적게 돌게 되거든요.




저는 둘째를 낳은 엄마라 처음에 유선만 잘 뚫어 주니 모유 수유에 별 무리가 없었고요, 첫 아이가 아들이라 먹는 양이 둘째인 딸아이 보다 많았던 까닭에, 뇌에서 모유 생산을 첨부터 많이 했는지 젖이 남아 돌아서 문제였어요.


둘째 아이가 작게 태어났고 뱃고래(?)도 작아서 한 번에 먹는 양은 70ml 남짓이었거든요? 저는 출산 후 열 흘이 넘으니 한 번 유축하면 200ml 정도 모유가 나오니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결국엔 산후조리원 냉동실에 하나 둘씩 얼려 두었다가 퇴원할 때 아이스팩에 넣어서 집으로 싸가지고 왔어요.


딸아이가 젖을 잘 빨지 못해서 유축을 해서 먹였는데 (작게 태어난 아이들의 공통점이더라고요. 산후조리원에 2.5kg으로 들어 왔는데 힘이 없어서 젖을 잘 빨지 못해서 유축한 후 거의 젖병으로만 먹이고, 하루에 몇 번씩 젖빠는 연습만 시켰었어요. 조리원 나올 때 3kg 정도 되어서 집으로 돌아온 후부턴 직접 수유 잘하고 있으니 신생아 시기에 유두 혼동 올까봐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모유 저장팩이 자꾸 냉동실로 들어가게 되니까 나중에는 5~6시간에 한 번씩만 유축을 해서 딸아이와 양을 맞추었어요.


간혹 유축을 하지 않으면 젖몸살이나 유선염에 걸릴까봐 젖량이 많은데도 3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더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젖몸살이나 유선염은 젖이 남아 있어서 걸리는 것이 아니라, 젖의 흐름이 불규칙적이었거나 오랫동안 수유를 안 했거나, 유선이 막혀서 생기는 것이에요.


그러니 아이의 먹는 양에 비해 젖량이 부족하신 분들만 유축을 하시는 것이 좋아요. 지금은 아기가 먹는 양이 충분한데 나중에 모자라면 어떡하냐고요? 앞에서 말씀드렸듯 젖은 비워 내는 양 만큼 또 생기잖아요? 아기가 먹는 양이 늘어나 젖을 오래 계속 빨게 되면 그 자극에 의해 젖량이 자연스럽게 더 늘어난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생각하기에 엄마젖은 '오병이어'의 기적과 비슷해서 아예 없는 듯 보였다가도 아기가 젖을 빨기 시작하면 다시금 샘솟아서 아이의 배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생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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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를 낳기 전에 정말 궁금한 것 중 하나가 '모유 수유'에 관한 것이었어요. 큰아이를 18개월 동안 완모하긴 했지만 모유 수유가 수월해지기까지 정말 힘든 일이 많았었거든요. 출산 후 얼마 되지 않아 젖몸살이 시작됐고 유선이 막히고 염증이 생겨서 유선염 세 번이나 걸리기도 했으며 그 중 한 번은 입원까지 할 정도로 심했으니까 말예요.


모르는 사람들은 '까짓 젖몸살 정도야!' 할 수도 있지만 가슴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부풀어 오르고, 믿지 못할 정도로 딱딱해지고, 눈물이 줄줄 흐를 정도로 아픈 것이 젖몸살이랍니다. 돈 아깝게 비싼 가슴 마사지도 많이 받았고 제대로 된 전문가를 찾아 올바른 정보를 듣기 전까진 진짜 힘든 일이 많았었어요.


그 고생을 두 번 다시는 하기 싫어서, 둘째 때는 순조롭게 모유 수유를 할 수 있을지 궁금했었는데, 주위에 속시원한 답을 해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저와 비슷한 궁금증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시죠? 그래서 제가 직접 경험해 본 결과(비록 아직 한 달도 안 됐지만)를 말씀드리자면 첫째 아이 때 모유 수유에 성공하셨다면(혼합 수유 포함) 둘째 아이는 훨씬 쉬워요! 만세!!!!




출산 후 초유가 나오는 시기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자연 분만이나 제왕절개 수술이나 비슷한 것 같아요.보통 아이 낳고 이틀 후부터 가슴이 부풀고 딱딱해지기 시작하고, 삼일 후 정도부터 초유가 나오기 시작해요. 이 때 중요한 것이 유선 뚫기거든요? 이것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유선이(모유가 나오는 구멍)이 5~7개 정도 되는데 모유가 이 구멍을 통해 잘 배출이 되도록 하는 것이 성공적인 모유 수유의 시작이에요.


당연히 초산일 경우가 경험이 없으니 이 과정에서 애를 먹게 돼 있죠. 갓 태어난 아기도 젖 빠는 요령이 없고, 엄마도 처음이라 하나부터 열 가지가 어색하니 꽤 오랜 시간 끙끙댄 후에야 익숙해져요. 젖 먹이는 자세부터 서툴고 가슴은 예민해서 수유 시간이 조금만 길어도 유두가 헐고 탈이나고, 심하면 피도 나고......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으면 산후 우울감도 더 커지고...... .  


저는 초산부들에게 모유 수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엄마와 아기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혼자서 끙끙대지말고 분유의 도움을 좀 받으라고(전문가의 의견과 정반대죠? 경험해 보니 이론은 그저 이론일 뿐이더라고요.) 말씀드리고 싶어요. 모유 수유에 익숙해지면 준비물 많고 귀찮은 분유 수유 보다 훨씬 더 홀가분하고 쉬운데, 초반에 너무 힘을 빼다 보면 진이 빠져서 모유 수유에 실패하게 되거든요. 


특히 산후조리원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조리원비에 분윳값도 포함이 돼 있으니 몸조리하면서 (직접 수유도 물론 해야 되지만) 하루에 몇 번은 간호사에게 분유를 먹여 달라고 부탁하라는 말씀이에요.


그러면서 자신은 유축기와 손으로 유축을 해 가면서 가슴을 모유 수유에 익숙해지게끔 만들고, 아기는 효과적으로 빠는 연습을 한 후 다시금 직접 수유를 해도 되지요. 신생아(생후 30일 이내) 때에는 하루에 몇 번 젖병으로 먹인다고 해서 유두 혼동이 오거나 직접 수유를 거부하는 일은 없습니다. 직접 수유로 아기에게 엄마 젖을 빠는 경험도 매일 갖게 해 줄거니까요.




이제 제 경험을 살린, 둘째 모유 수유에 대해 말씀을 드릴게요. 저도 출산 후 만 이틀 후부터 가슴이 불기 시작했어요. 초유가 나오지는 않으면서 속에서는 계속계속 만들어지는지 (꽥 소리나게는 아니지만)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경산부지만 큰아이 젖을 뗀지 1년 정도가 되어서 그런지 유선이 쉽게 뚫리지는 않고 손으로 유축을 하려고 해도 맘처럼 잘 되지 않았답니다.


슬슬 불길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러다 또, 젖몸살? 유선염?? 끔찍했지요. 유축기 보다 손으로 젖을 짜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가슴 손상도 적기 때문에, 출산 후 만 삼일 째 되는 날부터 손으로 딱딱해진 가슴을 살살 달래가며 짜는데 초유가 방울방울 떨어져 10ml가 겨우 나왔어요. 유선이 뚫리지 않아서 10ml를 짜는데도 참 오래 걸렸답니다. 이 때 저를 도와 줄 가장 중요한 그 분!! 바로 아기 님!!! 유축기 보다, 손 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유선을 뚫어 줄 바로 그 분!!


그러나 2.77kg으로 태어나 곧 2.5kg이 되어 버리신 아기 님은 너무 작아 힘이 없기에 젖을 몇 번 빨다가 지쳐서 이내 잠들어 버리기 일쑤. 아기가 3kg 정도가 될 때까지는 조금 기다려 줘야 했어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신생아실에 달려 있는 수유실을 들락달락했지만 아기는 콜콜 잠만 잤답니다. 어쩌지, 어쩌지?? 고민하며 힘들게 손으로 유축기로 간신이 유축을 하다보니 어느새 퇴원날.


다행히 제가 가기로 한 산후조리원에서는 가슴 마사지를 1회 무료로 해 주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좀 받으면 낫겠지 싶어 가슴 마사지사를 기다렸어요. 서비스로 해 주는 마사지는 삼십 분만 (돈을 지불하면 한 시간) 해 주는 거라 그 시간에 맞게 뭉친 가슴을 풀어주고 손으로 젖을 짜서 젖병에 담아 주는데요, 럴쑤럴쑤 이럴쑤!!! 시간이 짧아서 완전하게 유축을 하지 않았음에도 출산한지 5일 만에 약 120ml의 초유가 나왔어요. (아기가 한 번에 먹는 양은 40ml거든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유선을 뚫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진짜 편하게 손으로 유축기로 젖을 짤 수 있었어요. 아기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는 하루에 두 세번만 젖을 물리고 (직접 수유를 하더라도 금방 곯아떨어지니 깨워서 젖병으로 또 먹였어요.) 대부분 젖병에 담아 젖병으로 먹였어요. 아기가 더 자랄 때까지 기다려 주자는 것이 제 생각이었고, 매일 직접 수유도 하면서 아기에게 젖 먹는 연습도 병행하게 하면, 아기는 딱딱하고 정감없는 젖병 대신 부드럽고 따뜻한 엄마의 가슴을 더 좋아하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제 생각대로 후조리원을 졸업해서 집으로 돌아 온 후 아기는 직접 수유로만 젖을 잘 먹습니다. 가슴도 하나도 뭉치지 않았고 전혀 아프지 않아요. 지금대로라면 둘째 아이도 완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으로 돌아 온 후, 둘째 아이가 태어난 것을, 또 큰아이가 오빠가 된 것을 축하하는 조촐한 파티를 열었어요. 초는 오빠가 된 다솔이가 껐고 케이크는 둘째 아이 다인이에게 맞게 귀여운 것으로 골랐어요. 모유 수유가 원활하게 되니 산후 우울감도 없고 아이 보기도 한결 쉽습니다. 걱정 마세요. 첫 아이 때 수유에 성공하셨다면(혼합 수유 포함) 둘째 아이 때도 쉬워요.




모유 수유 관련 다른 글 보기

산부인과 의사도 잘 모르는 유선염 정복기 http://hotsuda.com/390 
내가 모유 수유를 고집한 진짜 이유 http://hotsuda.com/661
모유량 늘리는 방법 http://hotsuda.com/444
모유 수유, 강요만 할 일이 아니다 http://www.hotsuda.com/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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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날 시댁에 갔는데 시아버지께서 슬쩍 신문을 내미신다. '모유 먹일 때 도움 되라고...' 하시면서...... . 기세등등하게 '아버님, 저예요! 장장 18개월 동안 분유 한 통 안 사 보고 완모(완전한 모유 수유)한 며느리, 일레드라고욧!' 하는 말이 나오려고 했으나 일단 다소곳이 신문을 받아 놓았다. 신문을 보시다가 며느리에게 도움 되는 정보를 발견하시곤, 며느리 생각해서 살뜰히 챙겨 주신 그 마음을 알기에 말이다. 막상 신문을 받으니 나도 모유 수유에 관한 전문가들의 최신 조언이 궁금해서 내용을 읽어 보기로 했다.


애걔??!! 그런데, 웬걸!
이 전문가 이론만 아는 남자인가? 싶게, 너무 공감되지 않는 말들만 쭈욱 나열해 둔 것 아닌가? 신문에 나온 내용대로 따라하다간 초보 엄마 눈에서 눈물 깨나 빼게 생겼기에, 모유 수유 경력 18개월에 육아 경력 24개월인 똑똑한 엄마 일레드가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모유 수유에 관해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칫! 전문가도 아니면서...하실 수도 있지만 때로는 캐캐묵은 이론 보다는 진귀한 경험담이 더 생생한 도움을 줄 때도 있는 법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일단 한 번 읽어 보시길~!




자연 분만을 한 산모들은 가능한 일이지만 나처럼 제왕절개를 한 산모라면 절대로 불가능 한 것이 바로, 분만 후 30분~1시간 내 젖을 물리는 일이다. 나는 요즘 많이 하는 척추마취로 수술을 했는데 수술 후 하루가 지날 때까지 머리를 들 수 없고(두통이 심하게 올 수 있으므로) 물도 마실 수 없으며, 수술 자국이 잘 아물도록 절개 부위에 묵직한 모래 주머니까지 올려두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꼼짝 없이 침대에 누워 손만 왔다갔다, 눈만 깜빡깜빡 할 수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아기에게 젖을 물릴 수 있겠는가?


다행히 아기는 태어나서 금방은 먹지 않아도 괜찮기에 제왕절개한 엄마가 힘들게나마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모유 수유를 권장하는 병원에서는 포도당을 젖병에 넣어 먹여 준다. 그러나 여기에도 위험이 있다. 이 대목은 자연 분만을 한 엄마들도 마찬가지인데, 아기를 낳은 후 제대로 젖을 먹일 준비가 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아기를 쑴풍 낳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젖이 펑펑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말이다.


가슴이 돌로 변해 버릴까봐 겁이 날 정도로 딱딱해졌다가, 악 소리가 절로 나는 마사지로 살살 달래 풀어주었다가를 몇 번 반복한 후에야 겨우 초유가 찔끔찔끔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 과정 동안 갓 태어난 아기는 3일 동안 굶어도 괜찮다는 책 속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다가는 아기를 쫄쫄 굶겨 '황달'에 걸리게 할 것이 뻔하니(다솔이도 모유만 먹이려고 고집하다가 황달 직전까지 갔었음.) '분유'의 도움을 좀 받자.


내가 18개월 동안 분유를 한 번도 안 사고 완모를 했다고는 하지만 나에게도 비밀이 있다. 샘플로 받아 놓은 스틱형 분유와 산후조리원에서 공짜로 먹일 수 있는 분유가 바로 그것! 사실은 나도 가끔씩 필요할 때는 분유의 도움을 받았던 것이다. 몇 번 분유를 먹여 봐도 괜찮다. 정말이다!






모유 수유와 관련된 책에서 하나같이 주장하고 있는 잘못된 말 중 하나가 바로 '젖병'에 관한 것이다. 젖병은 빨기가 쉽고 구멍이 뚫려 있어서 힘들여 빨지 않아도 내용물이 술술 잘 나오기 때문에, 아기들이 한 번 젖병을 빨기 시작하면 젖병 보다 오십 배는 더 빨기 힘든 엄마 젖은 싫어하게 된다는 말인데, 전문가들이 잘 모르는 것이 있다. 갓 태어난 아기들은 엄마의 사랑을 간절히 원하고, 엄마의 냄새, 엄마의 감촉, 엄마의 젖, 엄마, 엄마, 엄마...를 무엇보다도 더 원한다는 것 말이다!


딱딱한 분유병의 가짜 젖꼭지 보다 부드럽고 따뜻한 엄마 젖을 아기들은 본능적으로 더 사랑하게 되어 있다. 몇 번 빨기 쉬운 젖병으로 분유든 모유든 먹어 보았다고 한들, 아기들은 젖병 보다는 엄마 젖을 더 필요로 한다. 이론만 읽은 순진하고 모성애 강한 엄마들은 젖몸살 때문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유두에서 피가 철철 날 때도 오로지 모성애로 버티면서 직접 수유를 하는데 이럴 땐 젖병과 교대를 해도 괜찮다. 아예 젖병으로만 먹이라는 뜻은 아니고 한 번은 직접 수유, 그 다음 번에는 젖병에 유축을 해서 수유를 하시라는 말씀이다.


이제 막 모유 수유를 시작하게 된 엄마의 가슴도,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아기도 모유 수유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아기들이 젖을 빠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본응인 만큼 그 빠는 힘이 상상을 초월하는데, 아들일 경우에는 어찌나 세게 빠는지 엄마 유두가 찢어지고 실핏줄이 터질 정도이다. 다솔이도 빠는 힘이 너무 세서 젖을 먹고 나면 늘 입가가 새빨갰다.(유두에서 피가 날 때도 아기에게 모유를 먹일 수 있다. 어차피 모유가 빨간 색이 빠진 '피'이므로.) 이럴 땐 유축을 하는 것이 모유 수유를 더 오래하는 비법이라고 생각한다. 신생아때는 두 시간 마다 수유를 해야 되는데 끔찍한 고통이 계속되면 아무리 엄마라도 항복하게 될테니 말이다.


아기가 조금 더 자라 조그맣던 입이 더 커지면 아기도 모유 수유에 적응할 시기가 된 것이고 그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라면 엄마의 가슴도 이전 보다는 더 강해졌을 테니 그 때까지만 힘들면 유축과 직접 수유를 교대로 활용해 보자. 모유를 먹일 때는 유두가 아닌 유륜까지 깊게 물려야 되는데 갓 태어난 아기는 입이 작아서 유륜까지 물기 힘들다. 그래서 유두에 상처를 내는 것이다. 아기가 자라서 입이 커지면 수유는 훨씬 더 쉬워진다.






흥! 진짜 말도 안 되는 얘기이다. '모자동실'이라는 말은 출산 후 입원 기간을 의미할 때가 많다. 퇴원 후 집에 오면 당연히 엄마와 아기가 같은 방을 쓸 테니 말이다. 그러니 이론대로 하자면 자연 분만한 엄마의 입원 기간 약 3일, 제왕절개 수술을 한 엄마의 입원 기간 약 5일 동안 엄마는 회복할 겨를도 없이 무조건 아기에게 올인해야 된다는 뜻이된다. 그러면 엄마는? 엄마의 산후조리는??

 
이론 서적을 읽으면 모유 수유에 성공을 하려면 아기가 잠에서 깼을 때, 울기 전에 모유를 먹여야 된다고 나와 있다. 그래서 모자동실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자동실을 한다고 해도 아기가 잠에서 깨자마자 바로 젖을 먹인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까? 엄마가 계속해서 아기만 바라보고 있었다면 가능하겠으나, 출산 후 입원 기간 동안엔 엄마도 쿨쿨쿨 많이 자야 되는데 어떻게 아기가 잠에서 깨 눈을 뜨는 딱 그 시점을 알아 차리겠는가 말이다.


일단 엄마가 몸을 추스려야 건강한 몸으로 아기를 잘 돌볼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과 산후조리원에서(혹은 집에서) 몸을 회복할 때에는 아기도 중요하지만 엄마 역시 중요한 시기에 있으니 잘 먹고 잘 자는 데에도 집중을 하자. '출산 후 백일을 어떻게 보내는 가'가 남은 인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말이다. 산후조리를 잘 못해서 찬 바람이 불면 여기저기 안 아픈데가 없이 쑤신다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 봤다. 아기도 엄마의 산후조리 기간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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