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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때마다 공감백배, 감동백배를 얻게 되는 '롤러코스트'의 남녀 생활 백서에서 나온 내용이다. 여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것에 감정이입을 하며 눈물을 흘리거나 크게 웃는 것과는 별개로 여자 주인공의 모든 것을 제빨리 스캔하는 능력이 있단다.

슬픈 장면에서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여자 주인공의 머리 모양, 화장법, 옷 스타일, 들고 있는 가방, 구두 굽의 모양 등을 순식간에 다 파악을 하면서, 여자 주인공이 지난회 비해 살이 더 많이 빠진 것 같은데 요즘 무슨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한단다. 동시에 매니큐어를 칠하거나 외출 준비로 화장을 할 수도 있으니 남자들은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여성들만의 기술이다.

지난 번에 '지붕뚫고 하이킥'의 두 여인 황정음과 신세경에 대한 남자와 여자의 의견 차이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남자들은 청순하고 참해 보이는 신세경을 더 많이 좋아하는 것에 비해 여자들은 세련되고 옷 잘 입는 황정음의 손을 더 많이 들어 주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참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다.


그런데 여자들이 신세경의 청순한 매력을 무시하지 못하고 때때로 그녀처럼 차분한 듯, 아무것도 모르는 듯 내숭을 떠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은 황정음의 애교 공세에 깜빡 넘어가게 된다.

나는 하이킥에서 신세경 보다는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황정음이 훨씬 더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이 시트콤을 볼 때면 황정음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스캔하면서 그녀의 스타일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된다. 얼마 전 케이블 재방송으로 '우리 결혼했어요'를 봤는데 예전 같았으면 채널을 돌렸겠지만 황정음의 스타이리을 복습(?)해야 됐기에 그 방송을 매우 자세히 보게 됐다.

내가 본 방송에서는 세 커플들이 모여서 운동회를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실제 연인 사이인 황정음-김용준은 단연 다른 커플들 보다 자연스러워 보였다. 황정음은 실제로도 애교가 많은 성격인지 다른 커플들과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도 자연스레 김용준의 어깨에 매달리거나, 기대거나, 허리를 껴안거나 손을 잡거나, 대롱대롱 업혀 다녔다. 그녀 특유의 코맹맹이 소리도 여전했다.


경상도 출신인 나는 황정음 보다 신세경 쪽에 더 가까워서(물론 외모는 어느 쪽도 아니다.) 애교의 'ㅇ'도 모른 채 살아 왔다. 학창시절엔 무슨 까닭에서인지 감정이 표정에서 읽히는 것은 굴욕이라고 생각해서 얼굴도 늘 무표정이었으며 소리내어 웃지도 않았다. 그러다 감정 표현 잘 하는 'B형에, 곱슬머리에, 왼손잡이에, 외아들인' 남편을 만나서 그나마 많이 나아졌지만 생각해 보니 신랑에게 업힌 것도 연애시절 딱 한 번 이었던 것 같다.

방송을 보고 나서 나는 남편에게 '우리 결혼했어요'에서의 황정음의 이러 저러한 애교 공세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역시 내 예상대로 남편도 신세경의 청순함에 한 표를 주었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황정음의 애교를 좋아했다. 그 날 이후 황정음을 더욱 자세히 관찰을 해 봤는데 얼마나 애교 기술 숙련자인지 뭐 별 말,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을 때에도 애교가 몸에 배어 있었다. 눈도 애교, 코도 애교, 입도 애교, 몸짓도 애교, 손짓도 애교, 발짓도 애교 그 자체였다.

애교를 '글'로 배워 남편이 쓰러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나는 그녀의 다양한 표정들이 담긴 사진들을 보고 그녀가 출연한 다양한 영상들을 봤지만 역시나 삼십 일년 목석(!?!) 인생이 하루 아침에 달라 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예쁜 그녀 황정음, 오늘도 그녀를 볼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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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우결은 기존 커플에게서 더 이상의 소재를 찾아낼 수 없고, 새로운 시도였던 ‘육아일기’로도 큰 재미를 얻지 못하면서 하락세를 보였었다. 스타들의 가상 가상 결혼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취하며 한 때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으로 승승장구했던 우결에게 권태기가 찾아 왔던 것이다. 제작진은 권태기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히 가지치기를 했고 다행히 그 방법이 통한 것 같다. 새로운 구성원을 들이면서 다시 프로그램이 신선해졌고 매 회 그 밥에 그 나물이었던 내용도 출연진의 개성에 따라 다시금 달라졌기 때문이다.

알렉스와 신애커플도 곧 하차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온다. 우결에서 가장 인기 있던 커플이라, 알렉스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중도 하차했을 때 시청자들은 재결합을 강력히 주장했고 결국 그 둘은 다소 민망하게 다소 어색하게 재회했었다. 그렇지만 이 둘 역시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고 방송 분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장 인기 있던 커플도 결국 권태로워진 것이다. 티격태격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며 가장 부부(?)싸움을 많이 보여줬던 서인영-크라운 제이 커플은 정형돈을 투입시킴으로써 발등의 불은 끈 것 같다. 그러나 둘의 싸움이 셋의 싸움으로 변화했다는 것 밖에 달라진 것이 없는 이 둘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장 늦게 합류해서 아직도 보여줄 것이 많은 김현중-황보 커플은 아직은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 김현중의 성격이 워낙 예측할 수 없고 다른 커플들과는 달리 연상 연하라는 차이점도 이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얼마 전에 ‘놀러와’에서 ‘우리 정말 결혼했어요’라는 주제로 실제 연예인 부부들을 불러다가 얘기를 풀어놓은 적이 있다. 노사연-이무송 부부, 조갑경-홍서범 부부, 이승신-김종진 부부, 주영훈-이윤미 부부, 박준형-이지혜 부부, 총 다섯 쌍의 부부들이 자리를 함께 했었다. 2주 분으로 편성된 이들의 특집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다들 느꼈을 테지만, 그들은 ‘우결’이 감히 따라올 수 없는 진정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매 순간 재미있었고 그보다 큰 감동이 있었다.  새내기 부부들은 알콩달콩한 모습을, 고참 부부들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지만 그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한결 같음을 알 수 있었다. 고참 부부들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일부러 더 다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나는 오히려 고참 부부들이 신참 부부들보다 한결 더 여유롭고 행복해 보이는 것 같았다. 같이 살면 살수록 더 얘깃거리가 많아지고, 늘어난 추억만큼이나 사랑이 더 깊어진 듯 보였다. ‘우결’이 고민하고 있는 소재고갈 따위가 그들에겐 있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나는 늘 궁금했었다. ‘우결’은 결혼도 하지 않은 스타 남녀에게 왜 굳이 ‘결혼했다’는 설정을 하고 들어간 것일까? 차라리 ‘우리 사귀어요’가 더 낫지 않았을까? 사귐이 없이 바로 가상 결혼에 들어간 남녀에게 상대를 배려할 여유가 있을 수 없다. 자기 것을 하기에 바쁜 것이다. 각자의 성격을 설정하고, 부부 사이의 형태(?)를 설정하고 나면 바로 결혼 생활 시작이다. 선을 보고 나서 바로 결혼을 한다고 해도 결혼 준비까지 최소한 한 달은 걸릴 텐데 이들은 얼굴도 보지 않고 바로 결혼이니 무엇이 제대로 되겠냔 말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사실은 진실성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늘 자상하게 노래를 불러주고, 사진을 찍으며 이벤트에 몰두하는 남편, 조그마한 일에도 꽥꽥 소리를 지르며 이해하지 못할 짜증만 내는 아내, 매사를 장난처럼 가볍게 대하다가 어떤 내기만 했다 하면 온 몸을 내 던지는 남편, 남편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을 까봐 전전긍긍하다가 남편이 슬쩍 내 비치는 작은 관심에도 크게 기뻐하는 아내, 결혼이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사생활을 고집하는 철없는 남편 등등 모든 것이 억지스러운 설정이다.

이들이 서로 사귄다는 가정을 했을 경우, 이 모든 것들은 훨씬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다. 더 파격적으로 구성하여 같은 집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을 (정말 함께 살 수는 없겠지만) 정당화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들을 억지로 끼워맞춰 놓은 것 같다. 사랑도 거짓, 부부도 거짓, 생활도 거짓인 이들의 부부 흉내는 진짜 부부를 결코 이길 수 없다. 말 그대로 흉내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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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에게 결혼에 대한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준다며 많은 어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 그러나 다양한 커플들의 사실적인 결혼 생활을 묘사하면서 회가 거듭될 수록 점점 더 많은 팬 층을 확보하고 있어서 '일밤'의 간판이 돼 버린지도 오래다.

지난 주 '우리 결혼했어요'를 본 많은 시청자와 연예계 언론들은 한층 더 솔직해진 앤디&솔비 커플에 주목했다. 반지 사건 이후 다소 서먹해졌던 둘 사이가 솔비의 진심어린 사과로 다시 애틋해졌고 이러 저러한 사건과 갈등을 겪으면서 그 둘 사이가 더욱 더 깊어진 듯 보이는 내용이 방송됐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앤디를 향하는 솔비의 솔직한(?)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앤디에 대한 마음이 커지면 커질 수록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점점 더 두려워진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솔비를 가여워했다.
그런데,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솔비의 눈물,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 '우리 결혼했어요'는 스타들의 실제 결혼 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아니다. 엄연히 작가가 있고 그 상황을 연출하는 피디가 있으며 그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모든 연예인들은 사전에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서 자신의 역할에 따라 프로그램에 임하게 된다. 대사 하나 하나까지 작가가 써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그 날의 상황 설정과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에 맞게 연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쉽게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수년 전 경악스러운 반전으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끔 했던 짐캐리 주연의 영화 '트루먼 쇼'를 기억하는가? 그 영화 속 트루먼이라는 남자 주인공은 자신만 모른채 24시간 동안의 사생활이 드라마처럼 전국에 생중계된고 시청자들은 드라마 보듯 그 남자의 삶을 지켜본다. 결국 그는 한낱 세트장에 불과했던 자신의 생활 터전을 스스로 부수고 나오게 되지만 그 인생의 덧없음은 씁쓸함만 남길 뿐이었다. 그런데 '우리 결혼했어요'는 '트루먼 쇼'와는 다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연기자들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뿐인 것이다. 나는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는 많은 시청자들이 연출된 거짓(?) 생활을 '트루먼 쇼'의 실제 생활과 혼동할까봐 걱정된다.
지난 주 솔비는 기자 회견장에서 울면서 인터뷰했던 게 아니다. 앤디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것도, 그 마음이 커질까봐 두렵다고 말한 것도 사실은 그 프로그램의 한 장면일 뿐이었다는 말이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대본을 쓴 작가도, 사실 처럼 연출하고 있는 연출자와 가장 큰 공헌을 세운 솔비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트루먼 쇼'에서는 배우 역을 했던 트루먼이 속았다면, '우리 결혼했어요'는 그것이 거짓말인지 뻔히 아는 우리가 스스로 속고 있는 것이다. 어느 네티즌의 말처럼, 우리는 시트콤 보듯 즐기며 '우리 결혼했어요'를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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