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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의 초대를 받고 겨우 반나절 안산을 둘러 보고 왔는데, 어찌나 할 얘기가 많은지...... 그만큼 제 맘에도 쏙 들고 인상적이었다는 뜻일텐데요, 이번에는 안산 다문화센터 안에 있는 몇 가지 복지시설과 다문화 홍보관을 보여 드리려고 해요.




맨먼저 소개해 드리고 싶은 곳은 안산 다문화 작은 도서관이에요.
저도 예전에 중국에서 살 때, 학교 도서관에서 한글로 된 책을 발견하고 정말 기뻤던 기억이 있어요. 비록 얇은 잡지 책 몇 권이었고 별로 관심도 없는 건축에 관한 얘기였지만, 그저 한글이 반가워 잡지를 끝까지 읽었었는데요, 안산에 사는 외국인들도 저와 같지 않을까요?


특히 한국에 이사 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한국말과 글에 서툴다면 자국어로 되어 있는 책을 무척 읽고 싶을텐데요, 이 곳 다문화 작은 도서관에는 다양한 언어로 된 책들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마련돼 있어서 그들의 가려움을 긁어 주는 곳이에요.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아담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도서관이었어요.




사진은 못 찍었지만 한쪽에는 어린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있어서 신발을 벗고 엄마와 함께 들어가서 동화책을 읽을 수도 있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자국어로 된 책은 물론, 다양한 문화가 가득한 책들을 읽고 꿈을 키워 갈 수 있는 곳인 것 같았어요.




알고보니 여러 곳에서 후원을 해서 만들어진 곳이더라고요.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있어, 아이들의 꿈이 점점 더 커지길 바라 봅니다.




다음은 이주민 통역 지원센터예요.
각국의 원어민이 창구에 앉아서 통역 지원을 하는데, 전화로도 하고 직접 얼굴을 맞대고도 업무를 봐 주고 있대요. 처음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얼마나 낯선 것이 많겠어요? 말도 통하지 않아 답답할텐데, 이주민 통역 지원센터에 오면 우선 말이 통해 좋고, 갖가지 일들을 상담하고 의논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아요.



이곳은 안산시 다문화 홍보학습관이에요.




시민이라면 이 곳을 방문하여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데요, 특히나 아이들이 가면 체험학습도 하고 언어도 배우면서 안산에서 세계를 배울 수 있어 좋을 듯 싶었어요. 저희를 환영해 주시는 인삿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곳은 볼 거리가 정말 다양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들어가면 각국의 전통옷을 입고 계신 직원분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시는데요, 신기한 것들이 너무너무 많아 저는 눈을 어디에 둘 지 모를 지경이었답니다.




전통 인형과 전통 악기들도 가득했고요,

 



전통옷과 탈들도 많았어요.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인도 의복인데요, 어찌나 화려하고 예쁜지 딱 제 취향이었어요!! 입어 보고 싶었어요.




계단을 조금 올라가니 문화센터처럼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는 곳도 있었어요.



이 곳 직원분들은 다들 그 나라의 전통 의복을 입고 계세요.




이곳 저곳을 신나게 구경하면서,
여기에도 이 다음에 아이들과 함께 오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답니다.


이번 블로거 초청 행사에는 역시나 블로거인 남편과 함께 참여했는데요, 남편과 둘이서 어찌나 재미있게 구경하고 왔던지 꼭 다시 오자는 얘기를 했어요.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산시.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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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도 아니고 같은 직장 동료도 아니니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해 두자. 어찌어찌 하다가 알게 된 이 사람은 중국인 유학생이다. 작년에 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조금 더 경험을 쌓고자 체류하는 중인데 중국에 돌아가서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될 거란다. 중국에서부터 한국어를 배웠기에 그녀는 한국어에 능통하여 웬만한 의사소통에는 무리가 없다. 그런데 묘하게 어긋나는 화법상의 오류때문에 그녀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괜시리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 문제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비앙카와 왠지 닮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비앙카는 그녀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과 걸죽한 사투리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할머니께 한국어를 배웠기 때문에 한국어가 서툰 것은 당연하며 외국인에게 완벽한 우리말 구사를 요구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 비앙카를 옹호하는 쪽의 의견이다. 반면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살아 온 세월이 있는데 무례한 줄 뻔히 알면서도 언어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방송에 나와서까지 막말을 일삼는 것이 곱게 보일리 만무하다는 것이 반대 편의 입장이다. 나는 방송을 보면서는 어린 비앙카의 말이 그저 귀엽게만 보였다. 외모가 예쁘장해서 그런지 부산 사투리도 귀엽고 다른 사람들은 거칠게 느껴진다는 직설 화법도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실제로 비앙카와 비슷한 외국인을 만나보니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한국어를 아예 하지 못하면 덜 할텐데 제 할 말은 다하는 그녀가 유독 높임법에는 서툴다는 것이 특히 문제였다. 나보다 정확히 9살 어린 그녀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반말을 뱉어 내니 그녀를 보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처음에는 내가 가르치는 외국 학생이려니 하고(나는 대학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 학생들에게 하듯 내가 먼저 고개 숙여 인사하는 시범을 보이고 되도록 친절한 어투로 높임말로 응대하곤 했었다. 그런데 고개 숙여 인사하는 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그녀와 만나는 횟수가 잦아질 수록 은근히 앙금이 쌓였나보다. 더구나 그녀는 중국으로 돌아가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될 것이 아닌가.

나와 그녀를 동시에 알고 있는 한 남자분은 외국인에게 발끈하는 나를 오히려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지만, 남자들의 그런 우유부단이 그녀를 더 버릇없게 만들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남자분의 말씀처럼 내가 옹졸해서 그녀를 포용하지 못하고 있는건가? 아니면 나이 어린 여자에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는 것인가?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에서 3년 이상 공부하고 살아오면서 올바른 경어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닐텐데도 말이다.


어쩌면 그녀가 우리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중국인이기 때문에 내가 더 발끈할 지도 모르겠다. 우리말도 술술 잘 하는 그녀가 외모마저 비슷하니 문득문득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우리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최근에는 그녀와 되도록 오래 만나지는 않으려 하고 있다. 아무튼 이제 미녀들의 수다에서 비앙카를 볼 때면 그 귀엽던 말투와 외모가 곱게 보이지만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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