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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오랫만에 정말 재미있는, 영화다운 영화를 보고 왔어요.
하정우, 박희순, 장혁 주연의 '의뢰인' 보셨나요?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심야에 한다는 것'과 '15세 관람가'라는 이유로
급하게 선택한 영화였는데, 진짜~ 진짜진짜진짜~ 재밌었어요.


아궁, 진작에 다솔이 맡겨 두고 심야 영화 좀 보러 다닐 걸...... 후회가 되더라고요.
다솔이는 오늘 놀이터도 다녀오고, 좀 많이 피곤했을텐데
잠 자기 싫어하는 다솔이가, 피곤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밤 10시 쯤에 아이를 재웠어요.


시어머님께 자는 다솔이를 맡기고 다솔 아빠랑 둘이서 영화를 보러 갈 계획이었거든요.
임신 37주가 되니 하루하루가 소중(!!)한데
이 때 아니면 못 하겠다 싶은 것들이 몇 개 있더라고요.
하고 싶지만 거동이 불편해서 못하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영화는 조금만 조심하면 괜찮겠다 싶어서,
요런 앙큼한 생각을 해 낸 것이에요.


다솔이를 엄청 피곤하게 만든 후, 곯아 떨어진 다솔이를 시어머님께 맡기는 것이니까
어머님도 별로 힘들지 않으실 것 같았고,
실제로 집 근처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오는 두 시간 반 동안
다솔이는 계속 콜콜 잘 자고 있더라고요.




야밤에 영화를 보면서도
엄청 달달하고 칼로리 높은 쿠키와 음료를 준비해 갔답니다.
이 때 아님 제가 언제 또 맘 편히 밤에 음식을 먹을 수 있겠어요?
지금은 '달이' 양 살 찌우기 프로젝트 중이니까
끼니에 관계없이, 음식에 관계없이 마구마구 폭풍 흡입이 권장되는 시기거든요.




진작에 이런 시간을 많이 가질 걸 진짜 아쉬웠어요.
조금 뒤에 간난쟁이가 태어나면 더더욱 극장에는 못 올 거 아니에요?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전체 관람가인 '파파씨네 펭귄들'인데요,
그나마도 펭귄이 나올 때만 25개월 다솔 군이 반짝 관심을 가져 주고
아빠에게 안겨서 너무 많이 움직이고, 의자 밑으로 들어 가려고 하고, 발버둥을 쳐서
중간에 나올 수밖에 없었답니다.
비록 크게 재밌지 않은 아이들용 영화였지만, 중간에 나와서 뒷 내용을 모르는 것은 영 찜찜해요.




밤이라서 추울 줄 알았는데(두툼한 겨울용 외투도 덧입고 왔었어요.)
 극장 측에서 난방을 하고 있는지 오히려 덥더라고요.
다솔 아빠의 운동복을 당연스레 입고 왔어요.
(친정 엄마가 절대 그러지 말라고 하셨는데...)




둘이서만 자유롭게 심야 극장에 오니,
얼마나 즐거운지, 8번 상영관 앞에서 촌스럽게 사진도 찍어 보고,




다음에 볼 영화도 미리 찜하면서 진짜 재미있게 두 시간 반을 보냈답니다.
'의뢰인' 정말 재밌어요.
배우들이 모두 연기를 잘 하고, 내용도 탄탄해요.
스릴러라서 자세한 얘기를 하면 영화 보실 때 김 빠질 수도 있으니
재밌다는 추천만 해 드려요.


하정우는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실물로 봤었는데,
그 땐 별로라고 생각했으나
이번 영화에서는 꽤 매력있게 나오더라고요.
장혁은 연기 변신이 색달랐고
박희순은 계속 박예진 남자친구인데...라는 생각이...... .


암튼 오랫만에 재밌는 영화를 잘 보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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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어리숙한 강도역이었던 임창정의 말처럼 '강도 당할(?) 나이지 강도 짓을 할 나이가 아닌 할머니들이 강도가 됐다'는 황당한 설정부터가 이 영화가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런데 나는 왜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낫을까?

분명히 한평생을 열심히 살았을 것이 뻔한 세 할머니, 영희(김수미), 정자(나문희), 신자(김혜옥) 할머니들의 노후가 어이 없을 만큼 꾸질꾸질해서? 아니면 할머니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도둑질 기술이 기발해서? 그것도 아니면 당장먹을 밥 한 그릇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이에서 수영복 입은 몸매를 뽐내고 싶어하는 할머니들이 귀여워서?

영화 '육혈포 강도단'은 눈빛 연기 하나로도 모든 대사를 소화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굉장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김수미 할머니,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애교 문희로 인기 몰이를 했던 나문희 할머니, 이 보다 더 귀여울 수 없는 김혜옥 할머니가 주인공이고 할머니들을 도와주는 어리버리한 강도역 임창정이 조연으로 출연한다. 소위 말하는 톱스타도 없고 아이돌도 없으며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할머니들의 할머니들에 의한 이야기가 전부이다. 그런데도 평균 나이 65세 할머니들이 쏟아내는 시시콜콜한 삶의 이야기는 참으로 신선하고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grandma
grandma by daska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하루하루 지리멸렬한 삶을 근근히 살아가는 할머니들. 그녀들의 꿈은 오직 하와이에 가서 단 한 번만이라도 힘든 삶의 무게를 내려 놓고 신나게 살아 보는 것이다. 하와이라는 목표가 없다면 단 하루라도 견디기 힘들 만큼 할머니들의 인생은 참 비참했다. 따뜻하게 먹을 밥 한 공기, 정답게 얘기 나눌 가족 조차 아쉬운 할머니들의 피폐한 삶 속에서 하와이는 한 줄기 빛이요, 희망이요, 생명이었다.

8년간 갖은 고생을 하면서 모은 돈 837만원을 가지고 드디어 하와이에 갈 수 있는가 싶었는데, 그만 은행 창구에서 강도를 맞고 만다.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허탕하고 그대로 포기할 수도 없기에 할머니들은 스스로 은행 강도가 되어 자신들의 돈을 돌려받고자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

코믹 영화를 내가 너무 어둡게만 표현을 했나? 다른 분들의 글들을 읽어 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빵빵 터져서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고도 하고, 김수미 할머니의 불꽃 에드리브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역시나 코미디 영화의 최고봉은 임창정이라고 칭찬을 하기도 했으며, 할머니들의 소탈하고도 재치있는 연기에 몰입하다보니 107분이 금방 지나가 버렸다는 글도 있었다. 웃고 즐길 수 있었다는 얘기다.

나도 많은 부분에서 웃었던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입은 웃는데 눈은 우는 참 이상한 현상을 경험한 것이다. '소녀, 숙녀, 아줌마, 엄마'를 지나 앞으로 나에게 남은 호칭이 '할머니'밖에 없어서 감정이입이 된 것인지, 이미 할머니라고 불리고 있는 엄마 생각이 나서인지, 영화에서 매우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는 그래서 더 쓸쓸해 보이는 그녀들의 삶이 참 아프게 와 닿았다.
 
입소문을 타고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육혈포 강도단'. 앞으로도 이와 같이 건강한 웃음을 주는 영화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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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시리즈, 신라의 달밤, 두사부일체, 조폭마누라 등'은 (작품성을 떠나서) 흥행한 영화들이다. 반면 '아이언 팜, 닥터 k, 보리울의 여름, 목포는 항구다, 한반도 등'은 (작품성은 모르겠으나) 한결같이 처참하게 실패한 영화들이다. 눈치빠른 사람이라면 벌써 알아차렸을 테지만, 전자는 차인표가 거절했던 영화이고 후자는 차인표가 선택했던 영화이다.

한반도가 주목을 받으며 VIP시사회를 할 때, 조재현이 그랬던가? 한반도가 개봉하게 되면 지금껏 나온 영화의 누적 관객수 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나도 그럴 줄 알았는데, 결국 그 영화는 차인표가 나온 영화는 모두 흥행 실
패라는 쪽박 기록만 더 늘여주고 말았다. 왜 그렇게 영화 고르는 눈이 없는 것인지 팬인 내가 더 안타까울 지경이다.

차인표는 1994년 겨우 두달 남짓 방송되었던 MBC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그의 반쪽 신애라와 톱스타 자리를 모두 꽤 차는 영광을 얻었다. 사실 그 때만 해도 그의 연기는 서툴기 그지 없어서, 립싱크(?)로 섹스폰 부는 연기 말고는 봐 줄 게 없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조각 외모 덕에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언니들(?)은 차인표를 좋아하는 듯 보였다. 그 땐 내가 꼬꼬마였기에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내가 자람과 동시에 연예계에서의 차인표의 영향력도 점점 더 커졌다. 성인이 된 나 역시 예전의 언니들처럼 그의 매력에 흠뻑빠져있다.

언제부터인가 차인표는 그저 잘생기기만 한 배우에서 벗어나, 신의 있고 멋있는 진짜 사나이로 우리에게 인식되고 있다. 북한을 끔찍한 악당으로 그렸던 007시리즈를 거절한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헐리우드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는 그 영화가 우리나라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 또한 '돈'보다는 '의리'를 택했던 기업 은행 광고 관련 일화도 정말 훈훈했다. 그것뿐인가? 오지에서의 봉사활동은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됐으며, 나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두명의 아이를 입양하는 것까지......! 아~그는 정말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근육질의 몸보다, 선한 마음이 먼저 보이는 남자. 조각같은 생김새보다 깊은 눈이 더 멋진 남자, 내가 정말 본받고 싶은 사람 차인표. 그가 2년만에 '크로싱'이라는 영화를 가지고 우리에게 모습을 보였다. 탈북자로 변하기 위해 몸에 있는 근육을 다 없애는 노력을 하면서까지 이 영화에 매진을 했단다. 그동안 그런 소재로 제작된 영화 중 성공한 것이 거의 없기에 또다시 흥행에 실패할까봐 걱정되기는 하지만 (^^;;) 어떤 영화일지 정말 기대가 된다. 굶주리는 북한 아이들이 불쌍한 마음이 들어, 이 영화를 선택했다는 차인표. 그의 선한 마음을 본받고 싶은 팬 중 한 사람으로서, 이번 영화는 꼭 대박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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