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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넷의 여자가 스물 넷의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리다니 실제로도 정말 가능한 일일까? 그가 범이 처럼 웃어만 준다면, 내 가슴도 박진희의 가슴처럼 콩닥콩닥 알 수 없는 감정들로 두근거릴 것만 같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처음 봤던, 애인 줄로만 알았던 김범이 어느새 성장해서 누나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 유명했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보지 않아서 범이가 그 속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드림'을 보면서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었다.

드림에서 김범은 수컷(?)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격투기 선수로 출연을 했었지만 일부러 거친 척 하는 폼세가 무언가 어색했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운동을 할 때 흘리는 땀방울을 보면서 매력을 느낀다고 하던데 어린 여자 아이들에게는 그의 모습이 멋져 보였을 지 몰라도 누나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극중에서도 그의 팬클럽은 여고생 뿐이었고 손담비에게는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지만 거절당했듯 말이다.(끝까지 보지 않아서 나중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내가 손담비였어도 어리광쟁이 막내 동생 쯤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풋내를 숨길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미성숙. 드라마의 성숙도도 별로 인 것 같아서 중간 정도까지 보다가 말았었다. '드림'이 종영한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그새 김범은 몰라보게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요즘 내가 열광하는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김범은 인디밴드계의 천재 뮤지션 하민재로 출연한다. 사랑에 대해 냉소적이고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른바 '선수'인데, 때론 자상하게 때론 무뚝뚝하게 여자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훔쳐 버리는 특기를 가지고 있다. 오랫만에 내가 완전히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났고 드라마가 박진희, 왕빛나, 엄지원 등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들로 완벽하게 구성되었다는 사실에 더 신나있었다. 그러다가 박진희의 상대가 풋내나는 김범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땐 '왜왜왜'하며 절규했었다.


김범 때문에 감정이입이 어려울까봐 혼자서 못내 아쉬워하며 1회부터 야금야금 봐 왔다.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이미 결혼한 내가 보기에도 정말 재미있다. 가장 마음이 가는 것은 역시 박진희이지만 엄지원도 귀엽고 왕빛나는 멋지기까지 하다. 시간이 흘러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 수록 김범을 보는 내 시선도 달라졌다. '흐음 그런대로 괜찮군, 짜식 꽤 늘었는데'하다가 어느새 꼴까닥 넘어가 버린 것이었다. 극중 하민재가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여자라도 자신을 미치도록 사랑하게끔 만들 수 있다고 단언했던 것처럼 말이다.

드라마 중에는 이런 독백이 나온다. 민재(김범)에게 점점 끌리는 신영(박진희)의 독백이다.

나한텐 시간이 멈추고 이 남자한텐 시간이 후딱 흘러서
내일 아침 우리가 동갑이 돼 있으면 어떨까요?
내가 이 사람 나이로 돌아가긴 싫어요. 그 동안의 맵고 쓴 시간들을 어떻게 다시 겪어...... .
난 지금 내 나이가 좋아요. 이 나이를 품어 줄 남자가 없을 뿐.
이 아이한테 끌리는 마음이 두려울 뿐, 내 나이가 죄는 아니잖아요.
이 나이에도 이런 떨림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연애에 감을 잃어 심한 현기증을 느끼는 이신영입니다.


극중에서 이신영은 서른 넷, 하민재는 스물 넷이다. 열 살이라는 터무니 없는 나이 차가 참 속상하지만, 나는 이 둘이 아름다운 사랑을 하기를 바란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조금씩 조금씩 민재에게 빠져 들 신영과 조금씩 조금씩 신영을 사랑하게 될 민재. 누나의 눈에는 어릴 적 받은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나 때로는 가엾은 마음에 보듬어 주고 싶은 민재, 가끔은 어깨가 참 넓고 믿음직스럽게도 보여 맘 놓고 한참 기대 쉴 수도 있을 것 같은 민재, 그런 민재 역을 김범이 해 줘서 참 다행이다.

어느새 훌쩍 성장하여 눈부신 미소를 뿜어내는 민재, 김범이 누나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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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자들 사이에서는 새롭게 시작한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가 화제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후반까지의 여심을 사로잡음으로써 금요일 저녁의 시청률을 싹쓸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예계 최고 동안으로 손꼽히는 최강희가 여주인공 오은수 역을 맡아서 더욱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달콤한 나의 도시'. 나는 드라마의 원작인 정이현의 동명 소설을 이미 읽은 후였기에 기대반 걱정반으로(원작을 너무나도 재밌게 읽었으므로 혹시나 드라마가 내가 가지고 있던 감동을 방해할까봐......)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왠걸? 오은수 역은 최강희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배역을 소화하고 있는 그녀와, 동화를 보는 듯 예쁘고 재치있는 연출 덕에 나 또한 행복한 맘으로 최강희와 지현우의 알콩달콩한 사랑얘기를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달콤한 나의 도시'가 사랑받는 것은 당연하다. 앞에서 언급했듯 드라마의 원작 소설은 이미 많은 여성들에게 필독서로 손꼽히며, 소설이 발표된 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불구하고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나도 그 소설이 처음나왔을 때부터 재밌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야지 하고 다짐했었다. 특히 그 소설이 여성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잘 표현해주고 있기 때문에 읽고 나면 위로와 감동과 설렘을 받게 돼 행복해 진다고 했다.

평소에 책을 사기 보다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를 더 좋아했기에 나는 뻔질나게 도서관을 드나들며 '달콤한 나의 도시'를 빌리려고 애썼으나 1년이 지나도록(?!!!!?) 내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 얼마동안 잊고 있다가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잠시 그 책을 읽어 보게 됐는데, 30분쯤 읽다가 나도 모르게 그 책을 사서 집으로 왔으며 그 날 늦도록 내 방 불은 꺼지지 않았다. 이렇듯 이미 원작 소설이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기에 드라마가 시작되기도 전에 '달콤한 나의 도시'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으며  그것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은 최고 동안 최강희이다. 최강희는 올 해 나이 서른 둘(!), 심하게 어려보이는 외모의 소유자이면서 극중 서른 하나로 나오는 오은수와 비슷한 또래이다. 그녀의 상대 역인 지현우 역시 태오역과 비슷한 스물 다섯 살이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나는 진심으로 그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 둘의 나이 차가 일곱 살인데도 말이다! 짧은 파마머리(장담컨대 이 머리가 유행할 것이다.)에 커다란 눈망울을 하고 있는 최강희는 어떨 땐 한참 동생인 지현우보다 더 어려보이기까지 하다. 모든 여성들의 소망인 '동안'의 소유자이면서 연하남과의 예쁜 사랑을 소꼽놀이처럼 표현하고 있는 최강희. 삼십 대 여성의 노련함과 소녀같은 귀여움을 발산하고 있는 그녀에게 드라마를 보는 여성들(특히 같은 또래의)은 자연스레 감정이입할 것이다.

많은 여성들에게 독보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달콤한 나의 도시', 뜰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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