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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밤새 눈이 펑펑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던 그 날,
밥솥에 달랑 아이 밥만 있는데 배는 고프고 손은 까딱도 하기 싫어 중국집에 전화를 걸다가 미안함에 종료 버튼을 눌렀던 그 날, 어차피 자장면을 시켰어도 도저히 한 그릇은 배달이 불가했을 그 날, 나는 강남에 있는 모 호텔에서 이브닝 파티를 즐길 예정이었다.

자그마치 삼백 명이 참석하기로 한 이 파티는 너무 대규모라 예약한 사람들이 순간적인 귀차니즘에 빠져 '나 하나 쯤이야' 하며 무단으로 펑크를 낼 소지가 다분했고, 그러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주최측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지혜로운 운영진들이 보증금을 미리 받는 형식으로 예약을 받았다. 파티는 무료로 진행이 되나 보증금 오만 원을 선입금한 후 파티장에서 되돌려 받도록 하는 제도였다.

대형마트에서 고작 백 원을 되돌려 받기 위해 우리는 착실히도 쇼핑카트를 스스로 정리하지 않는가? 보증금 제도를 활용한 운영진의 선택은 탁월했고, 그 날 밤 행사장 어디에도 빈 자리는 없었다.

아침에 새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서 나는 추위를 뚫고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모 호텔까지 갈 자신이 없었다. 길도 미끄러울 테고 무엇보다 추운 것은 것은 참을 수가 없는데...... 그러나 역시 현금 오만 원의 위력은 대단하여 나는 준비해 둔 옷 속에 '내복'을 입고 파티에 참석하기로 결심을 했다.

호텔에서 열리는 이브닝 파티에 내복을?? 검정과 빨강을 드레스코드로 정해 두었기에 내가 미리 준비한 옷은 붉은 색 원피스인데 그 속에 내복을???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이없는 결정이었지만 추위를 극도로 싫어하는 내 성격 탓에 나는 내복에 두툼한 레깅스까지 껴 입고 부츠와 길다란 코드로 마무리를 하여 몸 속으로 바람 한 점 들어올 수 없도록 꽁꽁싸맨 후 호텔로 향했다.

강남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버스에서 내려 호텔로 가는 동안 내 이마에는 '땀'이 흘렀다.



늦었을까봐 헥헥거리며 행사장으로 도착했는데, 여긴 어느 나라? 12월, 한 겨울의 대한 민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헐벗은 언니들이 가득했던 그 곳에서 나는 내 내복이, 완전 무장을 명령한 내 덜떨어진 생각이 심히 부끄러웠다. 급 우울해져서 일단 한 쪽 구석에서 파티 분위기를 파악하고자 잠시 쉬고 있는데, 미녀들은 다 여기 있구나 할 만큼 어여쁜 여인네들이 참으로 많았다.

'여자'에게는 탁월한 환경 적응 능력이 있다. 짦은 순간에 주위의 모든 것들을 스캔하고 동시에 퀸카와 들러리를 구별해 낼 줄 알며 그 자리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 날 밤 나는 완벽한 들러리였기 때문에 일찌감치 방청객의 기분으로 난생 처음 가 본 호텔 이브닝 파티를 즐기기로 했다.

그리고 덤으로, 내가 기가 막히게 찾아 낸 퀸카들의 일거수 일투독을 잘 관찰하여 나중에 써 먹을 수 있도록 배워 두기로 했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될까마는 그래도 뭐든 배우는 것은 좋은 거니까...... .


After Party
After Party by !borghetti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내가 관찰한 고수들의 비법들은 다음과 같다.


1. 파티에서는 무조건 눈에 띄어야 된다. 반짝이는 것이 최고다.

대부분의 파티에는 드레스 코드가 있다. 내가 갔던 파티에서도 검정과 빨강을 드레스코드로 정해 두었었는데, 중요한 것은 옷의 색이 아니라 옷의 '소재'였다. 남자들의 눈길은 물론 내 눈길까지 사로 잡았던 퀸카들은 하나 같이 이 추운 겨울에 반 소매로 된 옷을 입고 있었는데(하의는 당연히 치마, 원피스로 맞추든 치마를 입든 짧게 입는 것이 좋다.) 소재는 겨울 것이되 반짝임이 있는 블링블링한 모습이었다.

절대! 절대! 절대! 내복은 안 된다.

2. 파티를 즐기는 것은 곧 연극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늘 긴장을 늦추지 말고 '행복'을 연기할 것

이 부분은 좀 웃겼는데, 생각을 뻔히 다 아는 여자들끼리 볼 때는 웃기지만 여자를 잘 모르는 남자들에겐 백발백중 통한다. 뚱한 표정의 여자와 해사한 표정의 여자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해맑은 웃음을 웃는 여자일 것이다.  무엇이 그렇게도 행복한지 퀸카들은 작은 일에도 참으로 환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의 표정을 열심히 바꾸어 댔다. 저 멀리 있는 남자들에게도 자신의 아름다움이 전파되어야 되기 때문에 행동을 크게 크게 표정은 더 크게 제 아무리 사나운 여자일 지라도 일단은 사랑스러운 여인인 척 해야만 한다.

3. 친구들끼리는 화기애애하게 남자들에게는 차도녀로 급변신

여자들은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 있다. 친구들과 왁자지껄 수다를 떨면서도 눈과 귀를 움직여 자신을 주시하는 남자를 계속해서 의식할 수 있는 것이 여자들이다. 친구의 어깨를 톡톡 치면서 소녀처럼 꺄르르 웃다가, 파티장의 화려한 장식들 틈에서 천진난만하게 사진을 찍다가 남자들이 주위에 얼쩡거리면 (이미 알고 있었을 테지만)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차도녀로 급변신한다. 절대 '쉬운 여자 아니에요' 포스를 풍겨야 되기 때문에. 그리고 파티가 끝나려면 멀었는데 성급하게 소수의 남자들과 어울릴 수 없지.

4.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들러리, 파티장을 휘저으며 자신의 존재를 알려라.

좋은 파티에는 좋은 음식이 있는 법, 이 날 무료로 진행된 파티였음에도 맛있는 음식들이 참 많이 나왔다. 나는 축하 공연도 즐기고 스테이크도 한 접시 싹 비우고 커피도 리필하면서 지정받은 탁자에서 벗어나지 않고 쭉 앉아만 있었는데, 역시나 퀸카들은 시도때도 없이 들락날락하면서 남자들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이끌었다.

그냥 화장실 간 거라고? 아니면 말고.

5. 파티가 끝나기 전, 맘에 드는 남성에게 눈짓을 줄 것

연말 파티의 목적이 나처럼 그저 그 행사를 즐기는 것이라면 행사장에서 주윗 사람들의 기분 좋은 시선을 받으며 돋보이는 것 만으로도 목적은 이미 달성! 그러나 춥고 외로운 이 긴긴 겨울을 함께 할 남자친구를 찾는 것이 목적이라면 꼭 파티가 끝나기 전에 맘에 드는 남성에게 눈빛을 보내자. 말이 아닌 눈빛이기에 밑져봐야 본전이다. 별로 망신스럽지도 않고 잘만 되면 파티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에스코트를 받을 수도 있다. 퀸카들은 말이 아닌 눈짓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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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여행에서 돌아온 친구가 선물 증정식(?)을 한다면서 우리를 불렀다. 대학 동창인 우리들은 커피숍으로 우르르 몰려 나가 새신부를 기다리니, 면세점에서 샀다며 생각지도 않았던 고급 아이섀도우를 하나씩 안긴다. 없는 형편에 부조를 좀 많이 하긴 했지만 이런 선물까지 주다니 너무도 황공하여 나는 4가시 색으로 구성된 아이섀도를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한 친구가 새신부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급하게 눈을 돌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아닌게 아니라 결혼 전보다 피부가 한결 거칠어진 것도 같았다. 한창 깨가 쏟아질 시기에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살짝 걱정을 했다가 그녀의 뜻밖의 대답을 듣고 우리는 일시에 박장대소를 했다.

요즘 그 친구의 최대 고민은 '화장실'이란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좋든 싫든 하루에도 십수번씩은 화장실에 가야 되는데 화장실에서 자신이 낼 '소리'가 너무 신경이 쓰여서 결혼한 이후에 제대로 시원하게 볼일을 본 적이 없단다. 작은 일을 볼 때에도 그녀의 신경은 신랑이 있는 바깥의 동태를 살피느라 여념이 없고, 신랑이 퇴근한 이후에는 배가 아파도 절대 집에서 일을 해결한 적이 없단다. 신랑과 둘이 사는 집이라 평수가 크지 않는 신혼집이니 큰일을 치루게 되면 거실이나 다른 방에 있는 신랑에게 분명히 그 소리(?)가 전달될 것이라는 것이 그녀의 하소연이다. 소리는 그렇다쳐도 냄새는??? 우리의 깔깔대는 얼굴과는 상반되게 너무 진지한 그녀를 보니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어느 날은 상한 음식을 먹었는지 갑자기 배가 아파 오는데 진땀을 뺐다고 한다. 다음날 신랑이 출근할 때까지 도저히 참아 낼 자신이 없어서 결국 아파트 상가에 있는 화장실로 가기로 했단다. 거실에서 뉴스를 보고 있는 신랑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가게에 뭘 좀 사러 가겠다며 태연한 척 지갑을 챙기는데, 사람 속도 모르고 따라나서는, 그 날따라 심하게 다정스러운 남편이 끝까지 같이 가겠다고 팔을 잡아 끄는 통에 하마터면 '욕'을 할 뻔 했단다. 뱃속은 부글부글 땀은 삐질삐질 한계에 다다를 쯤에서야 간신히 신랑을 떼어내고 상가 화장실로 직행,무사히 일을 끝낼 수 있었단다.

음악을 틀거나 텔레비전 볼륨을 좀 높여 보라는 우리의 말에, 자기가 뭘 하려는지 신랑이 뻔히 아는 상황에서 어떻게 편히 일을 볼 수 있겠냐며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고 짐짓 눈물까지 보이려는 귀여운 우리의 새색시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편해질 때까지 조금만 더 고생하라며 그녀를 토닥이는데 아까부터 어이없다는 듯 팔짱을 끼고 있던 친구 하나가 불쑥 끼어든다. 양미간을 찌푸리며 속사포처럼 쏟아낸 그 친구의 말을 요약해 보자면, 1년 동안 연애하면서 순 내숭만 떨었으니 당해도 싸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쿨한 연애사를 자랑하듯 이야기한다. 3년 째 열애중인 그 친구는 만난지 두 달만에 남자 친구 앞에서 트림을 한 것을 계기(?)로 순차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공개했단다. 이제는 아주 편한 사이가 돼서 서로 방귀를 뀌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맨얼굴도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땐 머리도 안 감고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그녀였다. 이쯤돼야 편하게 사귀는 사이지 않냐며 의기양양해 하는데 나는 약간 우스웠다. 그 친구 딴에는 으쓱한 마음에서 한 이야기겠지만 종합해보니 아주 가관이었기 때문이다.

자다 깨서 약속 장소에 나온 부스스한 머리의 여자 친구가 밥 먹다 말고 트림을 하고 미처 못 씻은 몸이 가려운지 긁적대면서 종국에는 방귀까지 뽕 뀌어 댄다. 그런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거뭇거뭇한 기미에 커질대로 커진 모공마저 눈에 띈다. 3년 째 열애중인 사랑스러운 여자 친구의 모습이다? 여기까지 상상을 하니 너무 재미있어서 너무 신비주의인 새신부도 문제지만 너무 일찍 모든 것을 공개한 너도 문제라고 한 마디 했다. 연애가 길어질 수록 초반에는 감추고 있던 것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남자친구에게 어디까지를 공개해야 되고 어디까지를 꽁꽁 숨겨야 되는지 그 경계점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매일 남편이 회사에 가기를 기다렸다가 화장실을 사용하는 친구도 참 불편할 것 같고 이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방귀가 뽕 나와 버린다는 다른 친구도 참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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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번도 제가 예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예쁜 여자에게 자신의 외모 중 어디가 가장 마음에 드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손사레를 치며 당치도 않는다는 듯 겸손을 떤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 눈에도 그렇게 예뻐 보이는데 매일 거울보며 가꾸는 자신이 그 사실을 모를리가 없다. 내가 관찰(?) 해 본 결과 자기 자신이 예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여자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적인 행동 양상이 보였다. '예쁘긴요~' 하면서 수줍게 웃고 있는 그녀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이용할 줄도 아는 여우라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행동들을 보일 것이니 잘 살펴보기를 바란다.

1. 항상 호감 있는 남자 쪽으로 몸을 기울여 앉으며 말하거나 웃을 때 옆에 앉은 남자를 가만 두지를 않는다. 

이것은 만약 당신이 그녀의 옆자리에 앉은 남자라면 그녀의 여우짓에 홀려 눈치를 챌 수 없겠지만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녀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스스로가 예쁜 줄 아는 여자들은 자신의 손길(?)에 남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인지 별로 웃기지도 않은 일에 크게 반응하며 옆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를 무지하게도 괴롭힌다.(물론 당하는 남자들은 오히려 좋아하겠지만.)

이 때 그녀의 옆자리를 꿰찬 운 좋은 남자는 그녀의 호감을 샀을 확률이 아주 높지만 어떨 땐 전혀 관심이 없는 남자이기도 하니 스스로의 운명을 시험해 보시길 바란다. 그녀들은 웃으면서 슬쩍 어깨에 기대기도 하고 별 것 아닌 개그에 박장대소를 하며 옆 사람을 마구 때리기도 한다. 그 뿐인가 스스럼 없이 팔이며 다리를 마구마구 만지기도 하는데 정말 강심장이다.


2. 남자들과 얘기할 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상대방의 눈을 빤히 쳐다본다.

자신이 예쁜 것을 알고 있는 여자들은 무척이나 당당하다. 예쁜 그녀를 거절할 남자들이 극히 드물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당당함은 처음 만난 사람의 눈을 빤히 쳐다보는 도발적인 행동을 가능하게 하지만, 앞서 말했 듯 그녀들은 여우이다. 그렇기에 상대의 눈을 아무렇지 않게 쳐다보는 대담성은 지녔으되 표정은 여고생처럼 수줍게 짓는다.

갑작스런 눈맞춤에 남자들은 더욱 긴장하여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 그런 그를 보며 그녀들은 만족한다. 남자들은 그런 사실도 모른채 그녀가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녀의 눈빛에 빠져드는 순간, 당신은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3. 물건을 바닥에 떨어뜨리고도 주변에 남자들이 있으면 주우려는 시늉만 할 뿐 실제로는 줍지 않는다.

주변에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그녀들도 지체없이 떨어뜨린 물건을 주울 것이다. 그러나 근처에 남자들이 보인다면 떨어뜨린 물건이 휴대폰이든 지갑이든 그녀들은 구태여 수고스럽게 허리를 숙여 그것을 집을 필요가 없다. 어디선가 나타난 짱가같은 남자들이 꼭 있을 테니까 말이다.

어쩌면 남자들은 호시탐탐 말을 붙여 볼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이때구나 싶어서 신나게 달려 왔을지도 모른다. 남자가 물건을 주워 주면 그제서야 자신도 주으려고 했다는 듯 시늉을 하며 깜짝 놀라는 척 연기하는 여우들. 고마움의 댓가로 아름답게 한 번 웃어주면 그만이다. 어리석은 남자들은 그것만으로도 황홀해 할 테니까 말이다.

4. 아이도 아니면서 아이스크림을 꼭 입 주변에 잔뜩 묻히고 먹는다.

운이 좋아서 예쁜 그녀와 데이트를 하게 됐다면 참으로 이상한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을 눈치챌 수 있는 남자는 몇명 없을 것이다. 그녀는 스파게티나 오므라이스와 같은 소스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늘 우아한 자태를 유지하며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인다. 요령있게 음식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귀엽게 먹는 사랑스러운 그녀. 그런데 왜 아이스크림만 먹었다하면 입 주변에 잔뜩 묻힐까?

당연히 남자들은 한 번도 그녀를 의심해 보지 않았겠지만, 생크림이며 우유거품을 입가에 묻힌 그녀를 그저 귀엽다고만 생각했겠지만 따져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자장면을 먹었어도 절대 묻히지 않았을 그녀인데 왜 유독 아이스크림, 케이크, 우유를 먹을 때만 어린 아이가 될까?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김칫 국물을 입가에 흘린 그녀와 아이스크림을 입가에 묻힌 그녀를 떠올려보면 금방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인 그녀는 생크림이 입가에 묻었을 때 그녀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일지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열열한 연애를 하고 있는 중인 당신의 그녀가 '여우'라면 당신은 행운아이다. 예쁘고 당찬 그녀를 여자 친구로 얻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당신이 오랫동안 짝사랑하고 있는 그녀가 여우라면 당신은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이미 그녀는 당신의 마음을 눈치챘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감 무소식인 것은 당신은 그녀의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쁜 여자들의 여우짓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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