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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4. (생후 126일)

입술을 뾰족하게 내밀고 사진 찍는 엄마를 바라보는 다솔이.
태어나자마자 사진을 찍힌 경력 덕에
사진 찍히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 아기 모델 다솔이.
그런데 왜 기저귀 회사며 잡지사에 신청한 아기 모델 모집에선
 번번히 떨어질까? 왜 연락조차 오지 않는 걸까?
궁금한 엄마다.

2010. 1. 15. (생후 127일)

그래, 다솔아!
그렇게 웃는거야.
언제 잡지사에서 연락이 올 지 모르니
우리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웃는 연습을 하자꾸나.
다솔이를 웃기는 데에는 도사가 된 엄마가
이미 낙방한 잡지 모델에 대한 미련을 차마 버리지 못한다.



2010. 1. 16. (생후 128일)

다솔이는 우는데, 아주 서럽게 우는데
엄마는 뭐가 좋아서 깔깔대며 또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일까?
여보, 다솔이 운다! 사진찍자!!
아빠도 신이나서 달려온다.
서러운 것은 다솔이 혼자 뿐이다.


2010. 1. 17. (생후 129일)

아주 긴 시간을 외출하고 돌아온 후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잠이 든 다솔이를 거실에 널부러뜨리곤
엄마도 아빠도 그대로 늘어져 버렸다.
다솔이를 꽁꽁 싸매고 온 겉싸개를 담요삼고
그래도 추울까봐 덮었던 아동복 크기의 겉옷(절대 입힐 수 없는)을 이불삼아
그대로 다솔이를 재우는 게으른 엄마다.


2010. 1. 18. (생후 130일)

다솔이가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엄마를 쳐다본다.
눈썹은 엄마,
눈은 반반?
코는 아빠,
입술은 엄마,
턱도 엄마,
다솔이의 얼굴에서 자꾸 내 얼굴을 찾아내려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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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아들 다솔이의 백일 사진을 좀 자랑해 볼까 합니다. 예전에 우리가 어렸을 때처럼 사진관에 가서 의자에 앉힌 다음 딱 한 장만 찍어주려고 했었는데 아기 아빠가 결사 반대를 해서 결국 찍게 된 백일 사진인데요, 찍고 나니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상의 모든 엄마의 마음이 동일하겠지만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자랑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길 지경이 돼서 각 주제별로 두 장씩만 골라서 블로그에 올립니다.

고슴도치 엄마라고 놀리실건가요?

다솔이는 차에 타면 잠이 드는 아주 좋은(?) 습관이 있는데 이 날도 사진관으로 가는 동안 내내 새근새근 잘 잤어요. 사진관에 도착하니 먼저 온 친구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저희 부부는 다솔이가 잠에서 완전히 깨고 사진관에도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아기와 조금 놀아주었답니다. 잠에서 깬 지 얼마되지 않아서 사진이 제대로 안 나올까봐 무척 걱정했는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니까 얼마나 잘 하는지 저 애가 내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으쓱했어요. 물론 콩깍지가 잔뜩 끼어서 그렇겠지만 아기 모델을 시켜도 되겠다는 생각까지 했었지요.

첫 사진은 노란색을 주제로 한 사진인데 포동포동한 팔 살이 사진에 잘 나와서 아주 마음에 들어요. 사진관에서 느낀 것이지만 아기 사진은 역시나 노하우가 필요하더라고요. 사진관 직원 분이 딸랑이를 흔들면서 다솔이를 어르니까 다솔이도 덩달아 신이나서 방긋방긋 잘 웃었어요. 집에서 사진찍을 땐 대부분 눕혀 놓고 찍었는데 잘 배워 두었다가 따라해봐야겠다고 결심을 했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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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촬영은 제가 좋아하는 빨간색이 주제인데요, 모자 달린 옷을 입히고 처음 몇 장은 옷에 달린 모자를 씌웠고 그 다음 몇 장은 그 위에 귀마개까지 씌워서 찍었어요. 아기들은 머리카락이별로 없어서 그런지 모자를 씌우거나 두건 등 소품을 사용해서 멋을 좀 내 준 다음 찍으니까 훨씬 더 귀엽게 나오는 것 같아요. 이 때부터 잠이 완전히 깼는지 조금만 신나게 해 주면 펄쩍펄쩍 뛰고 아주 좋아해서 지켜보는 내내 흐뭇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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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진은 분홍이 주제예요. 사진이 의젓하고 어른스럽게 나와서 또 다른 분위기가 나는데, 여기에 올린 사진들은 모두 원본이라서 조금 보정을 하면 더욱 멋진 사진으로 완성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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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사진은 겨울이 주제예요. 여러가지 표정들을 보여 드리고 싶어서 일부러 웃는 얼굴은 뺐어요. 집에서 사진 찍은 것을 인화할 때 찍은 사진의 수량이 너무 많으니까 잘 나온 것만 선별해서 뽑는데, 너무너무 고르기가 힘들잖아요. 어쩌다 펼쳐진 손가락 세개가 귀여워서 뽑고, 혓바닥이 조금 나와 있으면 그 모습이 또 귀여워서 뽑고, 옆으로 조금 흘긴 눈빛이 귀여워서 뽑고...... . 이번에도 사진관에서 각 주제별로 다섯 장씩을 고르라고 했는데 진짜 힘들더라고요. 사진관에서 원본을 다 줘서 어쨌든 다 인화를 하긴 할 것이지만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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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와서 힘들었는지 다솔이는 집에 돌아와서 내리 다섯 시간을 잤답니다. 장한 우리 아들, 아기 모델한 번 시켜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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