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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생후 21개월 째로 접어 든 다솔이는, 요즘 간식으로 생오이를 즐겨 먹는답니다.
참 희안한 것은 똑같은 오이라도 집 안에서는 싫어싫어 도리질을 하는데요,
외할아버지와 함께 밭에서 먹는 오이는 저리도 잘 먹으니,
아삭아삭 시원한 오이맛을 결정하는 8할은 분위기인가 봅니다.




이 날도 농기구 차를 타고 덜커덩덜커덩 밭으로 출근(?)한 할아버지와 다솔 군.
균형도 어찌나 잘 잡는지 약간 기울어진다 싶으면 알아서 엉덩이를 쪽 빼고 몸을 낮추더라고요.
할아버지께서 다른 일을 하시는 동안,
다솔이는 강아지(묶여 있는)를 쓰다듬으며 놀거나 밭 여기저기를 뛰어 다니며 논답니다.




다 왔다!
저기가 농기구 차를 주차해 놓는 곳이에요.
이제 다솔이의 본격적인 놀이가 시작됩니다.
원래 다솔이는 피부가 하얀 편이었는데, 요즘에 어찌나 탔는지 새카맣게 변했어요.
어쩌다 선크림을 발라 주기도 하지만 그냥 모자만 씌우는데,
어떨 땐 이래도 되나 싶습니다.




작년에 산 창 모자가 너무 작아져 버려 얼굴이 조금 눌렸네요.
한 해 사이에 머리둘레도 많이 커졌나 봐요.
(아이들 옷이나 모자는 너무 비싼 건 사지 마세요. 대부분 한 해밖에 사용하지 못한답니다.)




다솔이가 여기 저기 다니며 자유롭게 노는 동안
저는 평상에 앉아서 다솔이를 지켜 보는 안전 요원 역할을 합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놀도록 놔 두는 편이에요.




자갈 던지기를 하며 한참 놀던 다솔이는 갑자기 어느 한 곳으로 시선이 고정됩니다.
집중하는 모양이 무언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나 보지요?
다솔이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외할아버지가... 가지고 오신 '오이'가 있었답니다.




수돗가에서 싹싹 씻어 툭 잘라낸 오이예요.
외할머니는 늘 깎아서 주셨지만, 외할아버지는 그냥 싹싹 씻어 껍질째 주셨네요.




받아 들자마자 아삭아삭 정말 맛있게 먹습니다.



 
오물오물 귀여운 표정 좀 보세요.
냠냠냠 정말 맛있나 봐요.




다솔이는 간식으로 하루에 오이 한 개는 거뜬히 먹는 것 같아요.
엄마 입장에서는 밭에서 금방 딴 신선한 오이를 많이 먹일 수 있어서 정말 좋지요.




오이를 다 먹은 후에는 커다란 돌 의자 위에 앉아서 잠시 휴식.
다솔이 옆으로 보이는 나무는 포도 나무예요.
아직은 열매가 열리지 않았지만 곧 따먹을 수 있게 되겠지요?




오이 밭을 자랑합니다!
어찌나 잘 자라는지 자고 나면 또 튼실한 오이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요.
친정 농작물은 모두 '먹기 위해' 농사 짓는 것이기 때문에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부지런히 먹고 먹고 또 먹어야 해요.
그러나 아무리 먹어도 절대 다 못 먹을 양이라는 사실...... .




아랫 쪽에 오이가 주렁주렁 달렸어요.




저는 오이가 자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봤는데요,
멀리서 봤을 땐 호박인 줄 알았어요. 잎이 호박잎처럼 넓쩍하고 꽃도 호박꽃과 많이 닮았거든요.
가시가 삐죽삐죽 따갑게 나와 있어서 맨손으로는 따지 못하고 가위로 잘라 내야 한답니다.



 
오이가 넘쳐 나서 저는 오이로 팩도 하고요,
큼직하게 잘라서 물과 함께 담아 두고는 오이향이 은근하게 배 있는 오이물도 마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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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풍성한 이 곳은, 다솔이의 외갓집 경북 안동입니다.
다솔이와 자꾸만 외갓집으로 오고 싶은 이유는 이 곳에 오면 다솔이가 여러모로 건강해지기 때문이에요.
역시나 시골이라 공기부터 다른지, 안동에 내려 오기만 하면 감기도 뚝, 피부도 매끈매끈이거든요.
그리고 집에 있을 땐 종일 뽀로로~를 외치던 녀석이 외갓집에선 '뽀~' 자를 꺼낼 겨를이 없습니다.
뽀로로를 볼 틈이 어디있어요?
바깥에 나가서 강아지들이랑 놀아야죠, 풀도 뽑아야죠, 돌멩이도 신나게 던져야 되니까요.




아침을 먹자마자 외할아버지를 졸졸졸 따라 다니는, 다솔이의 농촌 체험이 시작됩니다.




외할아버지께서 일 하시는 모습을 이미 봤던 다솔이는 자기도 삽질이 하고 싶은 모양이에요.




삽 무게가 만만치 않을 텐데도, 꽤 안정적인 자세로 열심히 땅을 파는 다솔 군.




외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요령을 터득합니다.
한참을 삽질하고 흙 만지고 잘 놀았어요.




제가 잠시 물을 마시러 집 안으로 들어 갔다 온 사이,
다솔이는 할아버지가 벗어 놓은 모자를 냉큼 집어 쓰고 기우뚱기우뚱 걸어 오네요.
할아버지의 모자가 멋져 보였던 모양이에요.




모자가 너무 커서,
가까이에서 보면 목에 잔뜩 힘을 주고, 벗겨질까봐 조심조심 걸어 오고 있어요.
자기 모자는 잘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외할아버지 밀집 모자는 끝까지 쓰고 옵니다.




응?? 다솔이가 사라졌네요.




모자 때문에 계단 오르는 것이 버거웠던지, 계단을 기어 올라 오는 중이었어요.
이런 모습 하나하나가 어찌나 귀여운지 모르겠어요.




영차영차~!




다 왔네요.




모자를 벗어 놓고 이제 안으로 들어 가야 되는데,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자 또다시 내려 가 버린 다솔이에요.




외할아버지께 가면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겠죠?
농기구로 보드를 타고 밭 아래까지 다녀 온 후에야 다솔이는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외갓집에 오면 하루가 너무 신나는 다솔 군.
다솔이가 흙을 만지며 건강하게 놀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저는 정말정말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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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꼴로 있는 산부인과 정기 점진을 마치고 같이 갔던 남편, 아이와 함께 점심을 먹고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벌써 임신 19주. 몸이 무거워졌기 때문인지 어느새 여름이 절정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인지 '덥다'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6월이었다. 마침 근처에 냉면 가게가 있어 매콤시원한 냉면 한 그릇을 후루룩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이윽고 음식이 나왔다.

회냉면 한 그릇과 뜨끈한 갈비탕 한 그릇. 남편이 후룩후룩 냉면을 먹는 동안 나는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밥을 만 갈비탕을 식혀 아이를 먼저 먹인다. 20개월 된 아이에게 매콤한 비빔냉면을 먹일 수는 없고 그렇다고 아이 몫의 음식을 따로 시키기도 애매하니 식당으로 들어오면서 나는 뜨뜻한 갈비탕을 먹기로 마음을 돌렸었다. 잠시 식당 분위기를 파악하느라 얌전했던 아이가 드디어 식당을 '접수'하기 시작한 지라 남편과 나는 둘다 마음이 급했다.


결국 뽀로로 님의 은혜로우신 도움을 받아 간신히 아이에게 밥 반공기를 먹이고 슬쩍 남편 쪽을 보니 남편의 냉면 그릇이 얼추 다 비워졌다. 남편과 나의 눈이 마주친 순간, 우리는 호흡이 잘 맞는 육상 선수들처럼 투명한 바통을 착착 터치하고, 서로의 역할을 바꾸었다. 아이가 남편의 손으로 넘겨진 순간부터 내 식사가 시작된다.

갈비탕 국물을 후루룩 마시고(떠 먹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먹이고 남긴 밥을 싹싹 비우고, 반찬 그릇의 반찬도 싹싹 비우고, 갈비탕 그릇을 그릇 받침대에 척 기울여 놓고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싹싹 먹는데 채 십 분이 안 걸린 것 같다. 나는 아직 입 속에 음식들을 우물거리며 남편과 함께 얼른 식당을 빠져 나왔다.




남편의 식사가 끝난 후에 내 식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개구쟁이를 돌보는 남편의 입장에서는 내 식사 시간이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것도 신경이 쓰였고, 또 밥 상 밑으로 기어 다니며 숟가락통이며 휴지통을 뒤집고 물병을 쏟기 시작한 아이를 보는 것도 힘들었다. 그래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닌 배를 채우는 수준의 식사를 하게 된 것이다. 아기 식탁 없이 아이와 함께 외식을 하며 편안하게 밥 먹기를 기대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일인지도...... .

엄마가 된 이후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우아함'에 관해서이다. 나도 우아하게 밥 좀 먹고 싶어. 나도 우아하게 차려 입고 외출을 하고 싶어. 나도 우아하게 커피 한 잔 마시며 책 한 권 읽고 싶어, 우아하게, 우아하게, 우아하게...... . 결혼 전에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별로 써 본 적 없었던 '우아함'이라는 말을 이렇게까지 많이 쓰게 된 까닭은 우리 엄마들이 아이를 낳고 나서 급격하게 변한 자신의 상태가 문득문득 안쓰럽기 때문이 아닐까?

출산 전에는 화려한 옷들도 잘만 입던 친한 언니가 아이를 낳고 나서는 무조건 싸고 무조건 편한 옷들만 집어 드는 것을 보고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또 예전에는 유행하는 화장법을 가장 먼저 선보였던 친구 A양도 아이를 낳고부터는 아이를 치장하는 데에만 신경을 쓸 뿐 정작 자신은 푸석한 얼굴로 나타나 안쓰러웠는데...... .

전에 한 번은 '우아함'을 부르짖는 엄마들끼리 모여 언제까지 우리의 '지지리 궁상'은 계속되어야 할 지에 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 네 살쯤 되면 엄마들도 우아함을 되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야기가 무척이나 희망적으로 흘러가던 순간,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모 엄마의 한 마디, 둘째는?!!!




아이가 다 클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우리 스스로 가능한한 우아해 지도록 노력하자며 급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했었다. 얼마 전 가족 여행 준비를 하며 실로 오랫만에 (결혼식 이후 처음) 손톱 가게에 가서 손톱 매니큐어를 받았다. 뭉뚝하고 못생긴 손톱이 전문가의 손길을 받자 꽤 예쁘게 변신을 했다. 마음에 들어 계속 손톱을 쳐다보며 감탄을 하고 있는데, 20개월 짜리 아들 녀석이 제 눈에도 신기한지 내 손을 잡고 한참동안 바라 본다.

엄마 예쁘지? 하는데 아이가 어디론지 후다닥 뛰어 갔다 오더니 슬쩍 내미는 것이, '휴지'다. 무언가 지저분한 것을 봤을 때 내는 감탄사인 '이~~~' 소리까지 내면서.

상황이 어찌나 우스웠는지 아이와 함께 배가 아프도록 깔깔깔 한바탕 웃었다. 나는 엄마가 되면서 '우아함'은 잃었을지 몰라도 아이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얻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나에게 주는 행복 선물 하나하나가 매우 크기에 그깟 우아쯤은 잠시 잃어 버려도 괜찮지 싶다. 글솜씨가 없어서 이 글도 매우 우울하게 읽혀졌을게 뻔 하지만 말이다.(저,,, 발랄함은 어디서 배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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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기르면서 깨달은 것이
조바심 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거예요.
엄마들은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조금 늦을 까봐, 뒤쳐질 까봐
전전긍긍 하나라도 더 많이
하루라도 더 일찍 가르치려고 애쓰잖아요?
그런데 무심히 있어도 때가 되면 저절로 싹 틔우고 꽃 피우는 나무처럼
우리 아이들도 때가 되니 스스로 하나씩 깨우치게 되더라고요.


젖을 오래 먹은 아이일 수록 젖떼기가 힘들다기에
다솔이가 젖을 못 뗄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다솔이는 18개월 먹은 후, 별 어려움 없이 딱 하루만에 젖을 뗐고요,
밥 먹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기에 돌 지나서부터 숟가락 쥐는 연습을 시켰었다가
너무 많이 흘리고 뒤엎어서 중도 포기했었는데,
20개월이 되니 알아서 척척 밥을 떠 먹게 되었어요.



 

물론 아직은 익숙치가 않아서
밥을 많이 흘리기도 하고, 숟가락질이 잘  안 될 땐 손으로도 집어 먹어요.




밥 먹다 말고 다른 데 정신이 팔리거나
먹다 말고 노래를 부르고 장난이 시작되는 일도 있지만



 

그래도 용케 밥 숟가락이 입을 찾아 쏙 들어가는 모습으르 보면
대견하기 그지 없습니다.
벌써 이만큼 컸나 싶기도 하고 말예요.
아이와 밥을 먹을 때 아이 한 술, 나 한 술 하다 보면
밥을 먹고 나서도 허기가 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을 때가 너무 많지요.
이제 다솔이가 스스로 먹기 시작했으니
식사를 시작할 때는 엄마부터 편히 밥을 먹다가
어느 정도 식사가 진행이 되었을 때(혹은 엄마는 다 먹었을 때) 아이의 밥 먹기를 도와 주면 될 것 같아요.
끝까지 저 혼자 먹겠다고 떼를 쓰지만 아직 혼자서 다 먹기는 무리라서
다솔이랑 숟가락을 하나씩 쥐고
다솔이가 한 번 떠 먹고 제가 한 번 떠 먹여 주고 있어요.


사진을 찍지 않을 땐 훨씬 더 예쁘게 잘 먹었었는데
멍석을 까니까 실력 발휘가 덜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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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가 증조할머니와 만났어요.
다솔이는 세 살
증조할머니는 백 살!!!!
(정확히는 아흔 여덟? 아홉? 다솔 아빠의 할머니라서 다솔아빠에게 물어보니,
어느 순간부터 할머니의 나이를 모르게 됐다는 구차한 변명을...... .)


다솔이가 조금 더 어렸을 때 증조 할머니를 한 두번 더 뵀었지만
아이들은 금방 잊어버리잖아요.
증조할머니는 다솔이와의 만남이 한없이 행복하고 소중했지만
다솔이의 눈엔 그저 낯선 할머니일 뿐이었지요.


어린 다솔이의 눈에는 연로하신 할머니가 이상한지
1박 2일 동안 단 한번도 할머니에게 다가가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안아 보려고 하시면
낑낑대면서 몸을 뒤로 뺐었거든요.




그러나 다솔이가 낑낑대도 피해도
할머니의 시선은 늘 다솔이를 향해 있습니다.
식사를 하실 때도,




사진을 찍을 때도,
할머니는 계속 다솔이만 바라 보시지만,
다솔이는 그런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망가기 일쑤였어요.




도망간 다솔이를 겨우 잡아 다 앉혀
사진을 찍는데,
다솔이는 어색한지 괜히 귀를 만지작 거리고,




멍하니 딴 데만 보더니,




드디어
증조할머니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짧은 시간 할머니는 참 많은 뜻을 전했을 테고
어린 다솔이도 할머니의 마음을 알아차렸지 싶습니다.
할머니와 눈빛이 통하고
마음이 통한 다솔이.
다솔이도 그 순간 할머니께 더 건강하시라고, 오래오래 사시라고
말을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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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이에요.
모가 나지 않고 동근 돌이라는 뜻을 가진
몽돌은 이름도 참 예쁘네요.


동글동글 예쁜 모양을 갖게 되기 까지
얼마나 많이 부딪히고 깎이고 부서졌을까요?
그 세월을 보상이라도 하듯 동글동글 예뻐진 몽돌을 보며
한 편으로는 신기하고 또 한 편으로는 대견한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동글동글 서른 세 해 만큼의
동그랗고 예쁜 마음, 예쁜 모양을 갖길 스스로 다짐해 보았지요.




여기는 경상남도 거제에 있는 몽돌 해수욕장이랍니다.
간 밤에 비가 많이 옷 까닭에
저 멀리 산자락에는 아직 비 기운이 가시지 않았어요.
다행히 거짓말 처럼 날씨가 좋아져서
더 깨끗해고 더 맑은 거제를 볼 수 있었는데요,
아직은 해수욕을 할 때가 아니라서 그런지 무척 한산했어요.
사람 없는 바다가 약간은 쓸쓸해 보이기도 하네요.




저는 몽돌 해수욕장이 딱 한 군데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여기 거제도에만도 여러 곳이더라고요,
(여행 안 다녀 본 티가 나네요.)
저희가 간 곳은 거제도 중에서도 학동 해수욕장 안에 있는 몽돌밭이랍니다.




임시 주차장인데 저희가 갔을 땐 무료 주차가 가능했어요.
여름 성수기에는 바뀔 지도 모르겠네요.




오랫만에 바다를 보니 마음이 참 평온해졌어요.
저에게는 너무 뜨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춥지도 않은
이 때가 바다를 보기에 딱 좋은 것 같아요.
착착 파도가 밀려 오는 모양을 보니 괜스레 착해지는 기분???




앗!
몽돌을 몇 개 주워 갈 생각이었는데,
가져가면 안 된다네요.
그 넓은 해수욕장에서 제가 몽돌 몇 개를 슬쩍한다고 해도
진짜 잡을 수야 있겠냐마는 착한(?) 일레드는 슬그머니 돌을 내려놓습니다.
사실 해수욕장에서야 예쁘지 집에 가져가 봤자 처치곤란일 거예요.
아기자기한 성격도 아니고...... .




엄마, 아빠가 신이 나서
화보(?????????) 촬영을 하는 동안




작년 겨울 바다에 이어 두 번째로 바다를 본 다솔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유모차에서 내려 올 생각을 않습니다.
요즘엔 왠만하면 유모차를 쓰지 않고 걷게 하는 까닭에
다솔이는 유모차에 앉히면 잘 내리지 않으려고 해요.
처음에 걸음마를 배울 땐 걷고 싶어 안달이더니
다리 아프게 걷지 않아도 저절로 스스륵 가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안 까닭이겠죠?
점점 더 세상을 터득해 가는 다솔 군! 그러나 바다에 왔으면 바닷물을 만져 봐야지.




자자, '좋은 엄마 & 교육 좀 할 줄 아는 엄마' 모드로 급변경 해서
다솔이를 달래고 어르기 시작합니다.
다솔아, 유모차에서 내려
몽돌도 만져 보고, 파도도 만지면
훨씬 더 재미있을거야.




다솔이는 호기심도 많지만 겁은 더 많아서
낯선 것과 친해지기가 조금 힘든데요,
다솔이 스스로 돌을 쥐게 하는데 성공했어요.




얼굴 가득 호기심과 장난기가 번지기 시작했네요.
이때닷! 아빠가 번쩍 안아 다솔이를 유모차에서 내렸어요.
그, 러, 나!!!




다솔이는 바다가 너무 무서운지
아빠에게 꼭 매달려 울기 일보직전입니다.


 

겁에 질려서 몸이 바나나 모양으로 꾸덕꾸덕 굳었어요!!
아까 쥐어 준 몽돌은 손에서 놓지 않은 채
절대 일어서지 않겠노라고 절규하는 다솔 군.




우리는 그 자리에 앉아서
우선 다솔이가 몽돌과 친해질 수 있도록 재미있는 놀이를 시작합니다.
이런 것은 아빠가 전문이지요.



조금 지나자 다솔이 스스로 돌을 들어 주기도 하고
큰 것만 골라 저만치 던져 보기도 하고
한결 익숙해진 모습을 보였어요.




자, 이제는 파도를 보여줘도 될 것 같은데요?




할아버지와 함께 바다 가까이에 간 다솔이




돌 던지기에 신이 났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먼저 시범을 보여주시고




다솔이도 돌을 집어 바닷속으로 퐁당.




때마침 고등학생들이 소풍을 왔는데
남자 아이들은 돌을 던지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남자들은 애나 어른이나 돌 던지기를 좋아하나 봐요?
저는 아까 앉았던 그 자리에서 돌 구경, 바다 구경, 사람 구경을 하고 있었어요.




돌 던지기에 재미를 붙인 이다솔 군,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까와는 전혀 달라진 똘망똘망한 눈빛.




양손에 돌을 쥐고 쉬지 않고 돌던지기를 하네요.
큰 돌로만 골라 잡는 다솔이에게 할아버지께서 어마어마하게 큰 돌을 보여주셨는데요,
다솔이 아랑곳 하지 않고 그 돌로 팔매질을 하려 합니다.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 못 하는 사람은 다솔이가 아닌 다솔 할아버지.



히히히 재밌어요.




바다야, 여름에 다시 올게!
그 땐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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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는 한국 나이로 세 살, 태어난 지는 이제 19개월이 되었어요.
요즘 아이들은 참 빠르기도 하다더니, 다솔이도 슬슬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을 했답니다.
엄마의 화장대를 호시탐탐 엿보던 다솔이가 며칠 전엔 파운데이션에 슬쩍 손을 대서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러운 피부를 연출해 보더니,
어제는 봄철 건조한 날씨엔 보습이 중요하다며, 엄마가 선물 받아 애지중지 아끼던,
그 비싼 영양크림을 절반이나 덜어 내 얼굴에 바르는 만행을 저질렀지요.





힝힝, 흐흐흐
어차피 얼굴에 바르라고 있는 화장품이기에,
엄마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지만, 다솔아! 엄마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





다솔이는 생후 19개월이지만 머리숱은 생후 1일이나 뭐 별반 다르지 않은데요,
모르는 사람들은 머리를 한 번 밀어줬겠거니 하시지만
사실은 단 한 번도 다솔이는 머리카락을 깎은 적이 없었어요.
그냥 그대로 뒀지만 아직 덜 자란 것이지요.





어른이나 아이나 머리 모양은 스타일을 완성하는데 참 중요한 요소잖아요.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다솔이도 그 점을 인지했는지, 가발을 쓰고서 2% 부족한 머리숱을 보완했답니다.





~~~~





짜잔~~
우리 다솔 군이 한결 더 멋있어졌어요.
풍성한 머리숱과 살짝 말린 웨이브 컬이 다솔이를 훨씬 더 귀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자신도 변한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연신 웃음을 짓네요.



불과 5개월 전만해도 다솔이는 가발을 아주 싫어했었거든요.
작년 11월에 쓴 포스팅을 '다솔이를 울린 폭소만발 가발 사건의 전모(http://hotsuda.com/649)'를 보면
아이의 민둥 머리가 맘에 안 든 엄마가 다솔이에게 가발을 씌우자,




다솔이는 처음에는 의아한 듯 가발을 쓰고 있다가,







뭐가 맘에 안 들었는지,
가발의 까끌까끌한 감촉이 싫었는지, 자신의 머리카락이 치렁치렁해진 것이 싫었는지
으아앙!!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었거든요.
어른들이 보기엔 우는 모습마저 귀여웠기에 깔깔깔댔더니
다솔이는 서러움이 분노로까지 변해서는









스스로 가발을 벗어 던져 버렸었어요. 

그랬던 다솔이가 5개월이 지난 지금은 가발을 무척이나 즐기고 있는 듯 해요.


 



함박 웃음을 짓고 집안 여기저기를 뛰어 다니다가
카메라 앞에 서서 자세까지 잡아 주는 다솔이.
역시나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나저나 우리 다솔이는 언제쯤 머리카락이 풍성해질까요?
두 돌이 지나면 좀 나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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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어릴 때 엄마 화장품에 몰래 손을 댄 적이 있지만,
요즘 아이들은 정말 빠르네요.
이제 곧 태어난지 19개월이 되는 다솔 군, 슬슬 화장을 즐기기(?) 시작했답니다.
저는 초등학교 들어간 이후에야 파운데이션을 처음 발라 봤던 것 같은데 말예요.


제가 늘 다솔이가 보는 앞에서 화장을 해서 그런지
다솔이는 로션을 볼에다가 톡톡 두드려서 바르는 것도 좋아하고
어떨 땐 파우더 퍼프를 꺼내서 얼굴에 화장하는 시늉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좀 사고를 크게 쳤어요.


네, 다솔이 얼굴에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 저것은 바로바로 파운데이션이랍니다.



 

엄마도 하는데 나는 왜 안돼?
다솔이의 얼굴을 보고 놀라서 다솔아! 불렀지만,
다솔이는 눈도 깜짝 안 하고 여상스럽게 파운데이션을 열어 스폰지를 꺼냅니다.
이미 온 얼굴과 머리에는 손가락으로 덕지덕지 바른 파운데이션이 가득하고,
고체 파운데이션엔 온통 다솔이가 손으로 쑤셔 놓은 자국이지만
그나마 잘 쓰지 않고 몇 달째 그냥 두고 있었던 파운데이션이라 크게 화가 나지는 않았어요.
옳지, 이참에 포스팅이나 쓰자,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
저는 전문 블로거인가요?




 

맞아, 파운데이션은 손으로 바르는 것 보다 스폰지로 바르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다솔이는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파운데이션을 열면 바로 나오는 전용 스폰지를 꺼냈어요.
손가락에도 파운데이션이 덩어리 져 있었던 걸 보면 좀 전에는 손가락으로 마구 발랐던 것 같은데,
제가 스폰지로 슥슥 파운데이션을 바르던 게 생각났나봐요.


그래그래, 어디 맘 대로 해 보렴.


스폰지에 파운데이션을 톡톡 묻히더니,
분노의 화장질(??)이 시작되었어요.
손이 어찌나 빠른지 저도 재빨리 셔터를 눌렀음에도
스폰지가 얼굴에 닿는 모습은 포착할 수가 없었지요.




눈을 질끈감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면서 스폰지로 얼굴을 마구 두드리는 다솔 군,
제가 화장하는 모습을 유심히도 봤나봐요.
내 손이 그렇게 빨랐었나?


제가 피부 화장을 할 때 오래오래 두드리는 습관이 있거든요.
적은 양의 파운데이션을 지루할 정도로 톡톡톡 오래 두드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피부표현의 비법이라는 것을 어디서 들은 적이 있어서.
다솔 군 파운데이션을 처음 발라보는 것 치고는 꽤 그럴싸한데?
그러나 엄마는 화장하는 남자는 별론데...... .



 

화장 끝!
분노의 화장질을 끝낸 다솔이가 해맑게 반응을 기다립니다.
다솔아, 예쁘긴 하다만 스킨, 로션에서 끝내렴.
파운데이션은 이제 그만 그만,
색조는 절대 안 되느니라!


다솔이의 손이 빨라서 제대로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모습이 귀여워 움직이는 사진으로도 보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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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하게 스마트폰을 터치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어플을 보고 있는 다솔 군.
왠지 모를 의젓함에 다시금 얼굴을 드려다 보니,
엥?!!?????


어쩐지 좀 늙어(?) 보인다 했더니
이마에는 머리카락이, 턱에는 수염 자국이 가득합니다.
침이 흥건히 흘러 나와 거뭇한 자국이 살짝 흐려지긴 했지만 이건 틀림없는 싸인펜 자국이지요.


요즘 색깔별로 싸인펜을 가져다가 손등에, 손바닥에, 얼굴에
그리고 집안 곳곳에
그림을 그려 대는 통에 싸인펜을 책상 위에다 감춰 놨는데


저 혼자 몰래 방에 들어와
의자에 올라 가서 책상 위에 둔 싸인펜을 찾아 냈나 봅니다.



의자에서 내려 오더니 방바닥에 떨어져 있던 싸인펜 뚜껑을 찾아서
역시나 능숙하게 탁 소리나게 뚜껑을 닫습니다.
전에는 잘 끼우지 못했었는데 며칠 사이에 일취월장 했네요.


그러곤 마치 자기 것이라는 듯이 제 휴대폰을 가지고
이것저것 터치하는 다솔이.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장면이었어요.
정신을 차리고 방을 보니 싸인펜을 찾으라 엎질렀는지
메모지가 온 바닥에 흩어져 있고, 얼굴 뿐만 아니라 팔과 손에도 싸인펜 자국이 무성했어요.
야단을 쳐야 되나 말아야 되나 잠시 고민을 하다가
야단을 치는 척하면서 동영상을 찍었는데,
눈치빠른 다솔이가 모를 리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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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는 여전히 목욕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팔꿈치를 대 보아서 따뜻할 정도의 온도가 아기에게는 적당한데요,
육아 서적에는 38도~40도 정도가 알맞다고 나와 있어요.


저는 다솔이가 더 어렸을 때부터 만약에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다솔이에게 스스로 수도를 틀고 잠그는 걸 가르쳐주었었어요.
물이 너무 많이 차 올라 힘들 때 스스로 수도를 잠글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으나
다솔이는 물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하는지
제가 잠그면 또 틀고 잠그면 또 틀어서 언제나 졸졸졸 물 소리를 들으며 목욕을 하고 싶어 한답니다.


그런 다솔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목욕탕에 장난감을 가져 다 주기로 했어요.
장난감? 어디? 이유식기 뿐인데?


네, 맞아요.
다솔엄마는 쓰지 않아 애물단지가 돼 버린 이유식기를 목욕용 장난감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시중에는 정말 갖고 싶은 목욕놀이세트가 판매되고 있지만
저는 그냥 안 쓰는 것을 활용해 봤어요.




다솔이는 국그릇에 물을 담아서 욕조 밖으로 쏟아 붓기도 하고
물을 자기 몸에다 뿌려 보기도 하며 신나게 노는데요,
저는 수영장에 있는 안전 요원처럼 욕실 밖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좀 쉬면서
다솔이가 놀이를 끝날 때까지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어요.


물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한 번 들어가면 꽤 오랫동안 있으려고 하거든요.
그래도 아기들은 쉽게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장시간 목욕은 힘이 빠지게 할 수도 있으니까
20분을 넘기지 않으려고 해요.




한참을 놀다가 제가 사진을 찍는걸 유심히 보는 다솔 군이에요.
아이들은 전자기기에 너무 관심이 많아서
잘 놀다가도 휴대전화나 카메라가 보이면 그걸 가지고 놀고 싶어하지요.
엄마는 귀여운 목욕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데,
다솔이는 카메라를 가지고 놀고 싶어합니다.




물이 꽤 깊은 데도 다솔이는 혼자서 잘 놀아요.
저 정도로 물이 차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지 자꾸 물을 틀려고 해서
아예 저 정도는 받아 주지요.
지난 번에 욕조에서 미끄러지면서 거의 잠수가 돼 버린 적이 있었는데
재빨리 꺼내긴 했지만 좀 놀랐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솔이는 절대로 목욕을 중단하지는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답니다.
진짜 대단한 물 사랑이에요.




국그릇에 물을 가득 담아서 마시는 시늉을 해 보는데요,
마실 물과 마시면 안 되는 물을 이미 구분을 하는지
진짜로 들이키지는 않아요.


가끔씩 얼굴을 물에 가까이 대고 잠수하는 듯 하며 한 모금씩
물을 마셔 보기도 하긴 하지만 꺄르르 웃는 걸 보면 그게 안 되는 행동인 걸 알고 있는 듯 했어요.


다솔이의 목욕 장면을 보여드립니다.
아, 다솔이의 얼굴과 손등에 있는 빨간색은 싸인펜으로 그린 자국이니 놀라지 마세요.
요즘 싸인펜으로 그림 그리기 놀이에 한창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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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와 함께 여권을 만들러 갔어요.
뭐, 지금 당장 다솔이가 여행을 갈 계획이 있는 건 아닌데요,
그래도 갑자기 가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우선 만들어 두기로 했지요.
보통 사진관이 9시쯤 문을 연다기에 그 시간에 맞추어서 나갔어요.
아직은 쌀쌀한 날씨 탓에 목도리까지 꽁꽁 싸맨 다솔군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마냥 즐겁습니다.




동네 사진관 어디에서나 여권 사진을 찍어 주니까 가까운 곳으로 가시면 되고요,
여권이다 보니까 지켜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어요.

다솔 엄마가 알려주는 <잠깐! '아기 여권' 사진찍기>

1. 양쪽 귀가 다 보여야 해요. 아기들은 거의 머리카락이 짧은 편이니까(설마, 다솔이만?) 머리카락이 눈썹을 가리거나 귀를 덮는 경우가 별로 없지요. 다만 아기들 중에서도 귀가 잘 안 보이는 경우엔 최대한 귀가 보이도록 드러내면 괜찮아요.

2. 헤어 핀 안돼요.
3. 정면을 응시해야 돼요. 사진관 아저씨가 여러 번 찍고 확인해 주시니까 별 무리 없을 듯 해요.
4. 색깔 있는 옷 입히세요.  여권 사진 배경이 흰색이므로 흰색옷이나 형광색 옷은 안 된대요.

앉아서 찍어야 되는데, 혼자서 못 앉는 아기 중에서도 여권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요? 그럴 경우에는 부모님이 안고 계시거나 잡아 주시는 등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될 듯.


다솔이는 스스로 앉아 있을 수 있기에
사진관 의자에 다가 앨범을 두껍게 깔고 그 위에 다솔이를 앉게 했어요.
분위기가 낯설고 사진관 아저씨를 무서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엄마가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아서 안심할 수 있게 아기의 손을 잡아 준답니다.
보통 여권 사진이 3.5cm * 4.5cm이므로 자르면 엄마 손은 안 나와요.


여권 사진은 수정하면 안 되고(얼굴이 다르면 입국 거부 당할 수도 있잖아요)
아기들은 수정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예쁜 덕에 15분이면 사진이 완성돼요.


 '아기 여권' 만들 때 준비물 & 장소

아기 여권 사진 한 장(3.5cm*4.5cm), 부모님 신분증, 인지값 47,000원(카드 납부 가능)
끝! 정말 간단하네요.

집 근처 시청 민원실에 가셔서 만드시면 되고요, 붐빌 수 있으니 아이와 함께 가실 때는 평일 오전을 이용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해요. 미성년자는 5년 짜리가 최장이에요.

만든 날로부터 4일 후에 여권이 나오고요, 직접 방문해서 받는 방법과 등기로 받는 방법이 있어요.  


성남 시청의 민원실이에요.
평일에 오전 10시가 되기 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다솔이는 비치돼 있던 책을 꺼내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책도 보고 놀았고요,
저는 서류를 작성해서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밟고 여권을 만들었답니다.
써서, 1번 창구에서 검사를 받고, 2번 창구에서 접수...그랬던 것 같아요.


몇 시간 뒤면 될 줄 알았는데 나흘 뒤에 오라고 했어요.
아직 찾아 오지 못해서 여권은 못 보여드리지만 대신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다솔이의 첫 번째 증명사진이에요.
입을 약간 벌리긴 했지만 치아가 나오지 않아서 괜찮을 듯 하고요,
눈도 비교적 크게 뜨고 카메라를 잘 쳐다 본 것 같아요.


많이 긴장했는지 얼굴 표정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잘 나온 여권 사진입니다.
다솔이의 흰 피부와 배경에 어울리게 파란색 옷을 입혔는데 잘 선택했네요.
귀엽게 잘 나왔어요.


보너스로, 천사가 된 다솔 엄마 아빠를 소개합니다.




헤헤헤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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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꺄르르 꺄르르 참 잘도 웃는 다솔 군!
오늘은 또 어떤 재밌는 일이 있기에
목젖이 보이도록 저리도 큰 웃음을 웃고 있을까요?


어라?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솔이의 눈 속에 물이 고여 있어요. 그럼 눈물?


뭐야, 다솔아 너 지금 울면서 동시에 웃고 있는거니?
얼레꼴레 얼레꼴레......
그러나 사진에만 없었지 그 옆에 있던 저도 엄청 울었답니다.
매서운 칼바람 때문이었는데요, 꽃샘추위라는 일기예보는 들었지만 이정도로 추울 줄은 정말 몰랐어요.




다솔이와 제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 곳은 어린이대공원이에요.
3월인데 제 까짓 꽃샘추위가 추워 봤자지! 흥!
코웃음을 웃고 계획했던 대로 어린이대공원에 갔는데,
구경꾼이라고는 우리 일행들 뿐, 사람이 없어서 더 휑하니 춥더라고요.




추위를 잊고자 더 발랄한 척을 하면서 북극곰과 물개, 물범을 구경하고
그 뒤에 있는 다솔이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에스키모 소년(아이들이 낙서를 해서 불쌍해 보이는)과
사진도 찍었지만 추운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동물원에 들어 온지 겨우 몇 분 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하지,
살짝 걱정스러웠던 찰나, 반가운(?) 문구가 보였어요.




동물들이 조류 독감에 걸릴 위험이 있어서
당분간 동물원을 닫아 놓겠다
는 안내문이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맹수 우리는 관람이 허용되어서 사자, 호랑이 등은 볼 수 있어요.)
밖에서 동물을 구경하는 대신 팔각정(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는 실내 놀이센터
캐릭터월드에 놀러가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었어요.


그러나 캐릭터월드가 있는 팔각정까지 걸어가는 것도 만만치 않았지요.




너무 추워서 가만히 있어도 눈물 콧물이 줄줄줄 흐를 지경이었어요.
그래도 다솔이는 좋다고 깔깔댑니다.





이럴 때 딱 떠오르는 노래가 있죠?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그대 나의 사랑아!!




결국 한 줄기 눈물을 떨구고 만 다솔 군.
추울 땐 실내로 놀러 다니시길 바라요!




다솔이 네가 고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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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고소한 우유 한 모금에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다솔 군이에요.
물 마신 후 캬~ 하는 것을 가르쳐 준 이후에
주스든, 우유든, 때론 국이든
액체로 된 음식만 먹으면 자동으로 캬~ 합니다.


다솔이는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젖을 뗀 후 밥을 잘 먹어서
오히려 살이 오동통 귀엽게 올랐어요.
젖을 먹을 땐 밥을 잘 먹지 않으려 해서 늘 배가 고파있는 상태였는데요,
허기를 젖으로만 채우려고 하니
엄마 젖은 점점 더 줄어 들고, 다솔이의 배는 점점 더 커져서
엄마와 다솔이 모두 힘들었었걱든요.


밤에도 배가 빵빵하게 부르지 않아서
계속해서 젖을 찾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젖을 뗀 이후에 잠도 잘 자네요.
여러모로 정말 다행이에요.


아, 그렇다고 젖을 빨리 떼실 필요는 전혀 없으니
엄마와 아이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충분히 아시죠?




음식점에 갔다가 밥을 맛있게 냠냠 먹고서
후식을 먹을 때인데요,
어른들은 커피를 마시고 다솔이에게는 우유를 줬어요.


아직 다솔이는 우유가 익숙치 않은데도
예쁜 컵이 마음에 들었는지, 식당의 분위기가 좋았는지
꺄르르 웃으면서 우유를 한 잔 다 먹더라고요.
귀엽게 하얀 우유 수염까지 그리고 말예요.




다솔이는 이제 혼자서도 척척 손잡이를 잘도 잡고
맛있게 우유를 마실 줄도 압니다.
점점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요.




젖을 떼고 더 의젓해진 다솔 군,
앞으로도 밥, 고기, 채소, 우유 골고루 다 잘 먹고
키도 쑥쑥 몸도 튼튼, 건강하게 잘 자라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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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한기가 느껴지는 꽃샘 추위 가득한 3월의 주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나는 아침부터 봄맞이 대청소를 시작했다. 안방 분위기는 커튼이나 침대 시트만 바꿔 줘도 확 변하는 법.

겨울 내내 깔고 덮었던 진분홍색 침대 시트를 벗겨 내고 미리 빨아 널어 놓은, 하얗고 보들보들한 봄 느낌의 덮개와 이불을 가져왔다. 혼자서 낑낑대면서 덮개를 침대 매트에 끼우고 착착 편 다음, 그 위에 순백색의 고귀함 마저 느껴지는 구름 이불을 펼쳐 놓았다. 드디어 완성! 안방 분위기가 어찌나 화사해 보이는지 너무 기뻐서 양 팔을 벌리고 두 바퀴 쯤은 돌아야 될 듯 싶기도 했다.

사실 나는 청소하는 것을 싫어하는 게으른 주부 중 한 사람인데, 청소도 싫어하는 내가 '대'청소를 좋아할 리가 없다. 그러나 나도 어느새 완연한 주부가 되어 가는지, 정리하고 쓸고 닦은 후 반들반들 윤기나는 집안을 보는 뿌듯함이 너무 커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가끔씩(?) 청소를 하고 있다.

내 손으로 인해 말끔해진 집 안을 보는 즐거움이란......!
자연스레 한 옥타브 높아진 목소리를 하고 저절로 나오는 콧노래를 부르며 다솔이의 식사 준비를 마친 후, 진지를 드시라고 다솔이 님을 부르는데, 몇 초간의 적막. 등 뒤로 느껴지는 쎄한 느낌을 애써 지우며 다급히 다솔이를 찾으러 갔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예상대로 다솔이는 안방에, 침대 위에, 욕조에서 푹푹 밟아 빨아 그늘에서 이틀을 말린 새 침대 시트 위에, 너무나 깨끗해서 손대기 조차 아까운 새하얀 이불 위에 앉아 있었다. 혼, 자, 서...... 요 맘때 아이들이 쥐 죽은 듯 조용히 홀로 방 안에 있을 땐 십중팔구 사고를 치거나 이미 쳤거나 칠 계획을 하고 있는 중일 텐데, 안타깝게도 내가 슬픈 예감을 한 대로 다솔이는 이미 저지른 상태였다.

상황을 보니 하나의 그림이 내 머리속으로 휘리릭 휘리릭 영화처럼 지나갔다.
다솔이는 내가 요리를 하고 있는 틈을 타 조용히 몰래 혼자서 방으로 들어 왔다. 그러곤 안방에 있는 화장대에 의자를 밟고 올라가 화장품이 잔뜩 들어 있는 파우치를 가져와 침대로 간다. 그 위에 화장품을 모두 쏟아 놓은 뒤, 파우더 통을 뒤집어 이불 위에 뭉개고, 립스틱을 꺼내 무언가를 그리고, 크림 통에 손가락을 푹푹 찔러 넣은 후 손가락을 쓱쓱 옷에다 닦고 다시금 가루며 액체들을 침대 시트와 이불 여기 저기에 문지르고 닦았을 것이다.
아주 해맑게 웃으면서...... .




내가 방으로 들어 오자 다솔이는 어깨를 들썩이며 움찔 놀랜다. 18개월 쯤 된 다솔이는 이제 자기가 친 사고가 '사고(事故)'인 줄 아는 것이다! 이다솔, 네 이놈! 나는 뒤늦은 소리를 질러 보지만 공허한 울림일 뿐. 대충 수습을 하고 침대 시트와 이불을 걷어내니 침대가 유난히 앙상해 보였다. 그래, 어차피 꽃샘추위라는데 봄은 무슨 봄.

자기 잘못을 알고 있는 다솔이는 곁에서 착한 척 인형과 함께 조용히 놀고 있다가, 일을 끝낸 내가 일어서자 와락 달려들어 목을 껴안는다. 내내 눈치를 보고 있다가 기회를 타 내게 화해를 요청한 셈인데, 다솔이의 계획은 이번에도 통했다. 사랑해? 엄마도 사랑해. 다솔이를 한 없이 따뜻하게 안고 쪽쪽 입을 맞춘 후, 아까 준비해 두었던 진지를 바치는 나.

읽고 있던 책을 갑자기 확 던져도, 뜬금없이 내 이마에 박치기를 해도, 갈아 입힌 지 얼마되지 않은 바지에 주스를 들이 붓고 내 얼굴를 할퀴어 상처를 내도, 꺄르르 웃음 한 번과 새근새근 자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 한순간에 미움이 사라지게 되는 사람이 바로 엄마이다.

일전에 7살배기 아이를 둔 엄마와 얘기를 하다가 요즘 유행하는 말을 듣게 됐다. 예전에는 미운 일곱 살이랬는데 요즘엔 아이들의 성장이 빨라져서 덩달아 유행하는 말도 달라졌단다. 미운 네 살, 때려 죽이고 싶은(??) 일곱 살이라나? 이런 무시무시한 말을 하면서도 호호호 웃는 그 엄마의 얼굴이 그리 무섭게 보이지 않았던 까닭은, 엄마들 사이에서는 그 말이 '엄마들의 거짓말'이라는 것이 이미 공공연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음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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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는 동물들을 참 좋아합니다.
처음으로 어린이대공원에 가서 사자며 원숭이를 구경할 때도
다솔이의 눈빛은 반짝반짝 호기심으로 빛났었었죠.


다솔이가 외갓집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동물 친구들 때문인데요,
가까이에서 보고 만질 수도 있는 강아지들이 많은 외갓집에 오면
다솔이는 멍멍멍 강아지를 부르며 함께 놀고 싶어 어쩔 줄을 몰라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면 한참동안 멍멍이 후유증에
(데려 오라고 손짓하며 멍멍거려요.) 시달리기도 하는 다솔이가
다시 강아지와 만났습니다.


약 3개월 전, 멍멍군과 다솔이의 첫 만남


어미 젖도 못 뗀 강아지 멍멍군과 다솔이의 첫 만남이 있었던 작년 11월
작년 겨울은 유난히 추웠기에
갓 태어난 강아지들을 어미 개와 함께 집 안 현관에서 잠시 길렀었어요.
어미 개가 정성껏 핥아 줘서 깨끗했던 강아지를 다솔이에게도 안아 보게 했었는데요,
혹시나 다솔이가 강아지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우리는 모두 여차하면 강아지를 구출(?)할 태세를 갖추고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다솔이는 매일 멍멍군과 놀았는데요,
강아지가 너무너무 귀여워서 다솔이는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껴안고 소파 위에다 강아지를 눕히고 살살 쓰다듬기도 하고
꼬리를 만져 보기도 하면서 엄청 예뻐해 주었지요.




침이 줄줄 흐르는 줄도 모르고 강아지 안아 올리고
강아지 흉내도 내 보는 다솔군 때문에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을 지도 모를다는 생각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솔이에게서 강아지를 떼어놓았는데요,




그러면 다솔이는
멍멍이를 부르며 한참동안 목 놓아 울었었답니다.


2011. 2.  멍멍군과 다솔이의 재회


이제는 날씨가 풀리고 강아지들이 어느 정도 자라서
밖에다 풀어 놓고 멍멍군을 기르고 있는데요, 새끼 강아지 중 한마리를 목욕시켜서 집 안으로 데려왔어요.
젖은 털을 말리는 동안 다솔이는 얌전히 강아지를 기다려 줍니다.




드라이가 끝나자 마자  얼싸 안고 강아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다솔이
지난 번에 같이 놀았던 그 강아지는 아니지만(새끼 강아지는 모두 4마리)
이 강아지도 그냥 멍멍군이라고 해요.




까맣고 촉촉한 코도 한 번 콕 만져 보고
털도 쓱쓱 쓰다듬으면서 예쁘다 예쁘다를 해 주는데,
헛! 강아지의 표정은 다솔이와 전혀 다르네요.


멍멍군의 속마음


네 마리의 새끼 강아지 중 가장 예쁜 강아지로 데려와
씻기고 말렸는데, 원래는 강아지의 표정이 저렇지 않았었어요.
장난기 넘치고 활발하고 생기있는 표정이었었는데
다솔이에게 붙잡히자 걱정이 한 가득인 슬픈 표정의 강아지로 바뀌어 버렸네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솔이는 기어이 강아지를 한 번 안아 보겠다고 해서 시도해 봤다가
3개월 동안 다솔이는 겨우 1kg 남짓 늘었는데,
멍멍군은 몸집이 세 배로 커졌기에 안아 올리는 것은 포기했어요.
휴--- 살았다!
한 숨 돌린 멍멍군입니다.




다솔아, 부탁인데 나를 조금 덜 사랑해주면 안 되겠니?
나 지금 몹시 긴장한 상태거든?





이크! 설마 지금 날 깨물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것 봐, 다솔!
깨무는 것은 내 전문이라고, 그러나 우린 친구니까 난 널 물지 않을거야.
그러니 다솔이 너도 나를 깨물면 안돼!

사실 멍멍군의 걱정과는 달리 다솔이는 뽀뽀를 하려는 것이었어요.




뽀뽀였단 말이지?
그러나 다솔군, 나는 뽀뽀 조차도 달갑지 않다네.
그저 나를 저기 저 어른들이나, 우리 엄마에게 얼른 데려다 줬으면 좋겠어.





계속되는 다솔이의 애정공세에 자신을 놓아 버린 멍멍군.
될 대로 돼라는 표정이네요.




보다못한 제가 다솔이에게 강아지를 쓰다듬는 법을 다시 가르쳤어요.
바닥에 가만히 둔 채 살살 쓰다듬어야 하는거야.
이렇게, 이렇게 살살 알았지?




그리고 나서 맘 졸였을 강아지를 안아 올려 토닥토닥 달래줬는데
다솔이는 강아지를 빼앗긴 것이 서러워서
또다시 대성통곡합니다.


그런 다솔이를 애써 외면하는 멍멍군.
멍멍군은 제 손을 떠나 다솔이 할아버지의 품으로 옮겨갔는데
그제서야 안심을 했는지 콜콜콜 금세 잠이 들었어요.
강아지야 미안해.


다솔이도 귀하지만 강아지들도 귀하기에
이제는 다솔이가 강아지를 보고 싶다고 하면
다솔이를 바깥으로 데리고 가서 어미 곁에 있는 강아지들을 보여 준답니다.
밖에서 다시 만난 멍멍군의 표정은 이 날과 전혀 딴판, 날쌘돌이였어요.




날씨가 조금 더 풀리고 다솔이도 조금 더 자라면
강아지와 다솔이가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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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불량식품 깨나 먹어 봤다는 다솔 아빠가
소다를 사 오더니
국자와 설탕을 꺼내 가스불에서 '뽑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제가 살던 동네에선 뽑기가 아닌 '파짜꼼'이었는데
별이며 동물이며 갖가지 모양대로 뽑으면 하나 더 준대서 뽑기인가봐요?
뭐, 불량식품에 정확한 이름이 붙었을 리 없지요.


자칭 뽑기의 고수인 다솔 아빠의 실력 한 번 보실까요?
뽑기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보시고
어렸을 때의 추억도 잠시 떠올려 보시길 바라요.




그럼 달콤 쌉싸래한 뽑기 만들기 시작할게요.
국자에 설탕을 욕심껏 넣고요,
가스불을 아주 조금만 켜고 설탕을 녹입니다.
젓가락을 휘휘 저으면서 설탕을 완전하게 녹이는 것이 중요해요.




설탕이 다 독으면 불은 처음과 동일하게 유지하고요
소다를 약간(손가락으로 한 꼬집)만 넣고 (많이 넣으면 써요)
손이 안 보일 정도로 휘리릭 휘리릭 재빨리 휘저어 줍니다.
시간이 엄청 중요하기 때문에
소다를 넣는 사진은 찍을 수가 없었어요.




여기서 잠깐!
절대로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뽑기를 팔던 '달인' 아저씨의 뽑기를 흉내내서는 안 됩니다.
그 아저씨는 말 그대로 달인인데, 경력없는 우리의 실력이 거기에 미칠 수 없겠지요.
점점 뽑기가 모양을 갖추기 시작하고
소다 덕에 설탕이 굳으면서 부풀어 오르면 불에서 내립니다.




불에서 내린 후에도 점점 더 뽑기가 부풀어 오르니까
망쳤다고 실망할 필요 없어요.




이것 보세요.
얼추 모양이 잡힌 다솔 아빠표 뽑기예요.
그럴싸하지요?




엄마, 아빠가 뽑기를 만든답시고 부엌에서 난리를 치는(?) 동안
다솔이는 홀로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요.
리모컨까지 두 손에 꼭 쥐고요.


24개월까진 절대로 영상물을 보여주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불량 엄마가 되어 갑니다.




다솔 아빠는 접시에 뽑기가 달라 붙지 않도록 설탕을 소량 뿌리고
그 위에 뽑기를 쏟아 올릴 건데요,
뽑기의 달인 아저씨들 처럼 누르개로 꾹 누르지는 않고
그냥 동그란 모양 그대로 드실 거라네요.




국자 바닥에 있던 설탕까지 싹싹 긁어서 올려 놓으니
흡사 초콜릿 무스 같아 보이네요.
아주 부드러울 것 같은 질감이지만 사실은 이미 굳어서 바삭바삭하답니다.




완성된 뽑기를 젓가락에 쏙 꽂아 넣고는 아이처럼 좋아하는 다솔 아빠
사실 저게 설탕 덩어리인거잖아요.
불, 량, 식, 품!!!
저는 절대로 먹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답니다.




안돼!!!!!
말릴 겨를도 없이 뽑기를, 설탕 덩어리를, 그 달고 쓴 것을
다솔이에게 맛 보이는 다솔 아빠,
처음 보는 음식에 호기심을 가진 다솔이는 덥썩 뽑기를 물고
그 옆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다솔 아빠네요.




다행히 다솔이도 입만 살짝 대 보고
진짜로 뽑기를 먹지는 않았어요.
참 의외인 것이 다솔이는 단 음식을 꺼리거든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고구마와 단호박 이유식을 잘도 먹더니
요즘에는 과일은 잘 먹으면서도 좀 달다 싶은 채소는 잘 안 먹는답니다.
그래서 뽑기도 제 입맛에 안 맞았던지
심하게 달려들지(??)는 않았어요.


대신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지 자꾸 입을 벌리네요.
한 차례 주의를 받은 다솔 아빠도 이제는 뽑기를 주지 않고
혼자서 냠냠 맛있게 드셨답니다.
맛이 궁금해서 저도 조금 먹어 봤는데
불량식품이 다 그렇듯 몸에 이롭지는 않지만 저를 유혹하는 맛이었어요.


요즘에도 초등학교 주위에서 뽑기를 만드는 달인 아저씨들이 계신지는 모르겠는데,
어릴 때는 불량식품도 좀 먹고 자라는 것이 추억도 되고 좋은 것 같아요.
어차피 저처럼 알 것 다 아는 어른이 되면
생각이 많아져서 절대로 못 먹게 되니까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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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가 처음으로 바다를 봤어요.
다행히도 평소보다 따뜻한 날이었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 다솔이에게는 겨울바다는 무척 추웠을 거예요.


모자를 쓰고 귀까지 꽁꽁 싸맸지만
볼이며 입술이 빨갛게 변한 다솔이가 겨울의 매서움을 느끼고 있네요.
다솔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올 겨울 비가 내리지 않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속초예요.
이제는 추운 겨울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속초 바다.
그래서 어쩐지 바닷물도 메말라 보이는데요,


다솔이가 바다를 보고 처음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모래밭에 내려 놓았더니
잔뜩 긴장해서 어기적어기적, 겨우 몇 발짝 걷고는




할머니의 다리를 꼭 붙잡고는 무서운듯 발을 떼지 못하더라고요.
다솔아, 바다야!
무섭지 않아.



다솔이는 파도가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밀려 왔다가
다시 밀려 가는 모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한참 보더니




파도 가까운 곳으로 데려가려고 하자
완강히 거부하며 바닥에 주저 앉았어요.
무서워, 무서워요!




아빠가 다솔이를 안아서 바다 가까운 곳으로 데려가 주었어요.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무덤덤해지고
뺨을 아리는 세찬 바람에도 익숙해질 때까지
아빠는 내내 다솔이를 안아주었답니다.




이윽고
다솔이는 바다를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어요.
쑥쑥 발이 빠지는 모래를 걷는 일도 재미있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누구의 도움이 없이도
다솔이는 오래오래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저 멀리 다솔이의 눈이 닿지 않는 곳까지
그 곳까지 바다가 펼쳐져 있다는 것을 안다는 듯




다솔이는 손을 들어 저 멀리를 가리키기 시작했어요.
그래, 다솔아. 그게 바다야.




다솔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겨울 추위의 매서움도 이기고
처음 본 바다의 두려움도 떨쳐 낸 다솔이가
한참동안 바다를 응시하고 있어요.


.
.
.
그러더니,
다솔이에 얼굴에 피어난 것은
한 점의 맑은 웃음이었어요!

다솔이가 웃네요.




다솔이의 얼굴 속에서 웃음을 발견한 엄마는


올 여름,
다솔이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여름의 바다를 보여 주기로 약속을 했어요.


여름이 오기 전까지
다솔이의 생각이 바다 보다 더 깊어지기를
 다솔이의 마음이 바다 보다 더 넓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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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달콤했던 연휴가 끝나고
이제 다시 일상이네요----라고 말씀 드리기가 멋쩍은 것이 
매일 꼭 붙어 있는 저희 가족에겐 일상이 연휴요 연휴가 일상이네요.


직장으로 복귀하신 분들은 
꿀맛 같았던 연휴가 꿈처럼 느껴지실 지도 모르겠어요.
진짜 내가 쉬었던가, 아니던가? 하시면서 말예요.
길게 쉴 수록 후유증이 심한 법인데,
헛둘, 헛둘 간간히 체조도 좀 하시면서 다시금 기운 내시길 바라요!!


저희는 설에 시어머님이 계시는 속초로 내려가서 
겨울 바다도 보고, 신선한 회도 먹고, 신나게 즐기다가 왔는데요,
재미있는 추억들도 많이 쌓아 왔으니까 차근차근 이야기 보따리를 풀도록 할게요.


옛말에
'아내'를 생각하는 '남편'일 수록 시댁에 가서는 
손 끝 하나 까딱하지 마라
는 것이 있잖아요?
당신 '아들'이 일하는 것을 보시고 좋아라 할 시어른이 없다는 얘기인데요,
그러면 아들 대신 '손자'가 일을 하면 어떨까요?



저렇게도 귀여운 엉덩이를 씰룩 거리면서 말예요.


어찌된 사연인고 하니,
밥상을 물리고 시어머니께서 걸레를 빨아서 바닥에 두셨는데,
다솔이가 거실 바닥에 놓인 걸레를 보더니
시키지도 않았는데 쓱싹쓱싹 바닥을 닦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것도 닦는 시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싹싹 잘도 닦더라고요.
저희 시어머님은 너무 좋으셔서 며느리인 저에게도 별로 일을 시키지 않으세요.
그래도 당신 아들이 걸레질을 했다면 그다지 좋아하시진 않으셨겠지요.
그런데 손자인 다솔이가 청소를 하니 어찌나 즐거워하시는지......


흠흠......
그럼 앞으로 우리 집 청소 당번은 모두의 바람대로
다솔 군으로 정해지는 것인가요?


그럼요! 다솔이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사진을 찍는 아빠를 한 번 올려다 보더니
아빠와 카메라는 신경도 쓰지 않고 다시 청소 삼매경에 빠집니다.




이렇게 청소를 즐기는 아이는 처음 봤어요.
앞으로도 쭉--- 하렴!
그래 그러렴!!




구석에 있는 얼룩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찬 
다솔이의 매서운 눈빛을 한 번 봐 주세요.
후후후




청소 끝!




이다솔 군,
앞으로 당신을 우리 집 청소 당번으로 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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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큰일 날 뻔 했어요!
으으으--- 진짜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다행히 일이 심각해지기 전에  발견해서 무사히 잘 마무리 되었답니다. 걱정하실까봐 괜찮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전기장판이요, 난방비 절약하려고 많은 가정에서 사용하고 계시는......
전기장판에서 아기를 재우실 때 정말 조심하셔야 돼요.

어른들이야 엉덩이가 뜨거우면 들썩들썩하면서 열을 식힐 수도 있고, 오히려 뜨거운 것을 즐기면서 일부러 허리며 다리를 지지기(?)도 하지요. 어른들은 왠만한 열에는 끄덕도 없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전기 장판도 무시무시한 흉기가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다솔이가 초저녁에 잠을 자기에 거실에 깔려 있던 전기장판 위에다 눕히고 이불을 덮어 주었었어요.

얼마나 지났을까 다른 곳에 계시다가 거실로 오신 친정 엄마께서 전기장판에 앉아 보시곤 깜짝 놀라서 온도를 낮추셨다고 해요. 다솔아빠도 자고 있는 다솔이와 같이 거실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으나, 다솔아빠에게는 그저 뜨뜻하게만 느껴졌던 그 전기장판의 온도가 무려 37도로 올라가 있었던 거였어요!

차가운 곳에 있다가 온 사람에게는 전기장판이 놀랄 만큼 뜨거웠지만 이미 적응이 된 어른에게는 몇 번씩 엉덩이만 들썩거리면 그저 뜨뜻하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놀라신 엄마께서 전기장판의 온도를 급히 낮추고 저와 함께 다솔이를 살피셨는데 발에 두 줄 빨간선이 나 있었어요. 쯧쯧쯧 얼마나 아팠을까? 맘 아파 하면서 바지를 벗기고 기저귀를 갈아주려는데!!!
더 큰 일이 엉덩이와 다리에 일어나 있었던 겁니다.



전기장판 속에 깔려져 있던 열선의 모양 그대로 다솔이의 엉덩이와 다리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어요.
흡사 그릴에 구워진 고기처럼 말예요.

다행히 친정에는 싱싱하고 커다란 알로에 화분이 있어서 그걸 2센티 잘라서 진액을 빨갛게 부어 오른 부위에 흥건하게 발라주었어요. 경미한 화상에 알로에 진액 강추합니다. 진짜 효과가 좋았어요. 마르면 또 바르고 마르면 또 바르기를 세 번 했는데 다음날 흔적도 없이 말끔하게 다 나았답니다. 다 나은 사진을 찍어 두지 못한게 아쉬운데요, 진짜 말짱하게 다 나았어요!!

'알로에'에 어찌나 좋은 효능이 많은지 귀찮아서 절대로 식물을 기르지 못하는 제가 한 번 키워볼 결심을 하게 됐답니다. 알로에를 반으로 갈라서 진액을 얼굴에 십분 쯤 마사지 한 후 물로 헹궈내면 즉시로 얼굴이 뽀샤시해지는 피부 미백효과가 있고요, 갈아서 요구르트 등에 섞어서(먹기 좋으라고) 마시면 변비도 싹 없어져요. 그리고 경미한 화상 치료에도 효과가 있으니까 댁에서 비상약??으로 길러 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그런데 왜 전기장판은 온도는 37도까지나 올라갔을까요?

이것이 아이들 있는 댁에서 전기장판을 조심해야 될 또다른 이유랍니다. 전기장판은 켤 때, 끌 때, 그리고 온도를 조절할 때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삐비빅 소리를 내거든요, 그래서 다솔이도 그 소리를 들으며 장난치고 놀다가 온도를 37도까지 높여 둔 것이었어요. 히유-- 이만하길 천만다행이었네요.
 
다솔아! 개구쟁이어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개구쟁이 다솔이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싱크대 서랍을 결국 열어서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꺼내고 들어가 앉아 있는 다솔이.
열지 못하도록 잠금장치까지 설치해 두었건만 천하장사 다솔이의 힘을 이겨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청테이프까지 붙여 놓았으나 그마저도 결국 실패.


종이가방을 얼굴에 뒤집어 쓰고 아무도 자기를 찾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다솔이.
요즘 숨바꼭질에 재미를 붙였는데, 눈만 가리면 자기가 안 보일 거라고 믿고 있어요.


부딪혀서 이마에 혹과 멍을 단 채로 엄마의 젓가락을 빼앗아서 놀고 있는 다솔이.
매일 밥 먹이기 전쟁이지요.


이불을 덮어주면 기어이 발로 차 내고 배를 드러내고서 잠을 자고 있는 다솔이. 그래서 추워지고부터는 잘 때는 한치수 큰 사이즈의 조끼를 입혀주고 있답니다. 자는 모습이 천사같은 다솔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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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중에서.

뜻도 몰랐으면서 그저 연애시라고 생각했던 까닭에 학창 시절 입에 달고 살았던, 멋도 모르던 내가 멋도 몰라 더 좋아했던 '꽃'이라는 시다. 이 시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랬는지, 내 생각이 원래 그러해서 이 시를 좋아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렸을 적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 '이름'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철이 덜 들었었기에, 아무리 멋있는 남자를 만나도 이름이 우스꽝스러우면 절대 가까이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기도 했었다. 분위기를 잡아야 될 시점에서 그저 나직히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피식 웃음보가 터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연예인의 본명을 듣고 깔깔대는 까닭도 그렇지 않나, 귀엽고 앙증맞은 소녀시대의 써니가 사실은 순규였고 엠블랙의 미르의 본명은 방철용이라니 순식간에 이미지가 바뀌는 순간이다. 



다솔이는 왜 '다솔'이가 되었을까?


이다솔(李多率).
남편과 내가 열 달의 임신 기간 동안 머리를 싸매어 지은 이름이다. 다솔이라는 이름을 미리 지어놓고 아들이든 딸이든 (우리는 출산을 하고 나서야 다솔이의 성별을 알았으므로) 이 이름을 쓰겠노라고 결정해 놓았다.

우리 부부처럼 아기 이름을 부모가 짓는 경우도 있지만 집안의 분위기에 따라 할아버지가 지어 주시는 경우도 참 많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이 집안의 돌림자를 쓰게 되는데, 어르신들이 지은 이름은 대체로 우직하거나 뜻이 좋지만 자칫 촌스러운 이름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심사숙고해서 지어 오신 이름을 두고 아들도 아닌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그러니 마음에 들지 않는 이름을 받게 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임신 기간 내내 아기 이름 짓기에 몰두 해야만 한다.

한편 산후조리원에 있으면서 다른 엄마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인데 의외로 작명소에 가서 아기 이름을 받아 오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작명하시는 분께 아기가 태어난 날짜와 시간을 가르쳐 주고 후한 이름 값까지 치르고 나면 훗날 여러 복을 받게 될 좋은 이름을 받을 수 있다. 요즘 작명소는 뜻이 좋으면서도 현대적인(?) 이름으로 지어주는 것이 유행이라고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아기 이름을 짓느냐는 전적으로 부모의 철학에 달려 있지만 어떻게 해서 지어진 이름이든 사랑을 담아 많이 많이 불러주는 것이 좋겟다.

나는 개인적으로 좋은 이름이란 중성적이고 너무 흔하지 않으면서 나쁜 것을 연상시키지 않고 동시에 너무 어렵지 않은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름을 중요시 여기는 만큼 까다롭기도 하다.) 그래서 부르기도 쉽고 쓰기도 쉬우며 한자로도 멋있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고르느라 열달 내내 고생을 했다. 

'가나다라마바사 아자차카타파하' 한글표를 요리조리 섞어서 이름을 조합해 보기도 하고 간판의 글자를 보면서도 이름을 생각하는 등 갖은 정성을 쏟다가 마침내 성경에서 답을 찾았다. 남편과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기에 성경 속 인물 중 본받을 만한 인물의 이름을 따기로 한 것이었다.

미소년이면서도 용맹스러웠던 '다윗'과 지혜로운자의 표상인 '솔로몬'의 첫글자를 따서 드디어 뜻도 좋고 부르기도 쉬운 '다솔'이라는 이름을 얻은 순간 만세를 부르고 싶었다.

다솔이의 이름이 한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중에, 나중에 아주 나중에 다솔이가 백발 노인이 되었을 때, 할아버지 이름이 '다솔'인건 좀 웃기지 않겠냐고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그런데 그저 부르기에 예쁘라고 다솔이라고 지은 것이 아니라 다윗과 솔로몬의 용맹함과 지혜를 본받으라는 의미에서 다솔이라고 했다면 변명(?)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한글로 이름을 먼저 정하고 한문을 골랐는데 리더십을 가진 아이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많을 '多'에 이끌 '率'을 썼다.

오늘 재미삼아 다솔이의 이름풀이를 해 봤는데, 너무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대박!!
임신 기간 내내 고심했던 보람이 있었다. 이름풀이는 그냥 심심풀이로 재미삼아 해 보는 거지만 그래도 결과가 좋으니 기분도 좋았다. 종교인으로서 운세를 보고 좋아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솔이의 이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기분 좋게 불려져 다솔이가 그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꽃'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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