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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한지 백 일이 조금 못 되는 후배 B가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해 왔다. 언니, 아기가 하루종일 잠만 자는 것 같아요. 너무 많이 자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고, 심심하기도 하고...... 깨울까요? 
초보 엄마의 철 없는(?) 걱정에 나는 피식 웃음이 났다. 조금만 지나 봐라 아기는 '잘 때가' 가장 예쁘나니, 걱정 말고 하고 싶은 일 있음 아기 잘 때 얼른 하라는 답장을 보내고 나도 몇 달 전부터 벼르고 있었던 소설책 한 권을 꺼내 든다. 오후 네 시, 우리 다솔이도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고이 단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23개월 된 아이라도 오후 네 시는 잠을 자기에 이른 시간이기에 조금 더 놀리다가 아예 저녁 밥까지 먹여서 재울 생각이었으나, 아이는 너무 피곤했던지 간식으로 준 빵을 입에 문 채 곯아 떨어졌다. 배가 고팠던지 자면서도 절대로 빵을 빼앗기지는 않으려고 손에 힘을 꽉 주었지만, 정작 다솔이의 몸은 '빵' 보다 '잠'을 더 원하는지 금세 꼴까닥 기절하듯 잠에 든 아이.


다솔이는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렸을 때부터 잠 자는 것을 싫어해서 일명 '밤샘 다솔', '불면 다솔'로 불리던 아이었다. 호기심이 많고 개구져서 자는 것 보다는 노는 것이 좋아, 피곤해도 끝까지 버티는 아이었기에 한 번 잠에 들면 12시간을 꼬박 자기는 하지만 자리에 눕는 것부터가 싫은 일이라 어떨 땐 밤 2시, 3시까지도 자지 않으려고 떼를 쓰기도 했다. 늦게 자면 키가 안 큰다는데...... 키 작은 엄마에게는 치명적으로 들리는 이런 이야기에도 안 자려고 버티는 다솔이를 이길 힘은 없었는데,


며칠 전부터 다솔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한 번 잠이 들면 꼬박 12시간은 넘게 자는 아이었기에) 오후 6시에 곯아 떨어져서 그 다음날 6시, 혹은 7시까지 쿨쿨쿨 잘 자기 시작한 것이다. 중간에 목이 말라 '물!!!'을 외치며 두어 번 일어나기는 하는데 물만 마시곤 다시 깊은 잠에 빠지는 기특한 다솔이!
아이가 6시에 잠을 자 주면 나는 12시에 잔다고 해도 내게는 선물같은 6시간이 오롯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제 그 비결을 공개하려고 한다.




저질 체력인 엄마, 절대 아이를 이길 수 없다!!
어느 날이었던가, 그 날 밤까지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나는 점심을 먹은 후 오후 1시 경에 다솔이와 외출을 했다. 어차피 아이가 자 주지 않으면 일을 시작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낮에 신나게 놀아 주고 일찍 재울 심산이었다. 집 근처 소극장에서 매일 2시에 어린이를 위한 공연이 열리기에 운동삼아 유모차를 밀고 30분 정도 걸어서 소극장으로 향했다. 중간에 아이가 유모차에서 내리는 바람에, 나는 유모차와 아이를 동시에 밀고 끌느라 기진맥진해진 상태로 소극장에 도착해서 공연을 봤다.


공연이 끝나고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같은 건물에 있는 아이들 놀이방에서 2시간을 신나게 뛰어 놀게 했다. 모든 것은 아이를 잠재우기 위한 나의 계략이었지만 아이도 즐거워 했으니 1석 2조라고 생각하고, 실컷 놀게 한 후 함께 저녁을 사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벌써 오후 6시, 찬거리를 좀 사려고 들른 마트에서 이미 아이는 꿈나라로 떠났고 나는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집으로 돌아 올 때도 30분 정도 걸어 와야 했기에 나도 많이 지쳤는데, 겨우 도착해서 잠든 아이를 침대에 옮겨 눕히는 순간, 한숨 잘 잤다는 듯 아이가 눈, 을, 뜬, 다!!!!! 나는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나 아이는 그 때부터 다시 시작인, 정말 공포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이럴 땐 교대로 아이와 놀아 줘야 된다!!





친정 엄마께서 집에 오셨을 때는 엄마와 내가 교대로 다솔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서 놀았다. 일찍 일어나니까 아이는 아침밥을 먹은 후에도 잠깐 낮잠을 자는데, 점심 식사 이후에는 무조건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서 신나게 뛰어 놀게 했다. 그리고 돌아 오면 친정 엄마가 쉬시는 동안 내가 다솔이와 노래하고 춤추고 책 읽고 놀다가 이번에는 친정 엄마와 내가 함께 또 다솔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고...... 한 마디로 극기 훈련을 시키는 조교처럼 다솔이를 계속 계속 원없이 놀게 하는 것이다.


다솔 아빠가 출장 갔다가 돌아 온 이후에는 다솔 아빠와 교대로...... .(교대로 봐 줄 손이 부족하신 분이라면 체력을 기르시면 된다. 나는 한평생 운동이라곤 해 본 적이 없고 지금 둘째 임신 중이라 특히 더 저질 체력이기 때문에 도저히 다솔이의 넘치는 힘과 겨룰 자신이 없지만 체력이 좋으신 분들이라면 거뜬하실 듯 싶다.)


우리는 걸어 다녀도 다솔이는 뛰어 다니기 때문에(왜 그렇게 뛰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땀으로 범벅이 된 다솔이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와 개운하게 씻기고 저녁밥을 먹이면 다솔이는 재우지 않아도 스르륵 눈을 감는다, 아무리 잠 자는 걸 끔찍하게 여기고, 가장 싫어하는 노래가 신생아 때부터 공식 자장가로 지정 되어 있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라고 해도, 재우기 전에 축복 기도만 하려고 하면 '엄마~!' 하면서 발버둥 치는 '불면 다솔' 님이라고 해도, 안 잘 수가 없는 것이다.


비결치고는 너무나 단순하고 쉽지만 다솔이가 일찍 자 주어서 나는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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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월 다솔이는 하루가 다르게 장난꾸러기로 돌변하고 있어요.
하루 종일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 통에 따라 다니며 수습(?)을 하기에 버거울 때가 많은데요,
부끄러움이 많아서 다른 사람만 있으면 내숭을 떨고 얌전, 의젓한 척 하는 다솔이가,
사실 집에서는 이렇게 장난을 많이 친답니다.
오늘은 다솔이의 장난 3종 세트를 보여드릴게요.
엄마들이라면 다 아시죠? 사진으로 찍어 놓지 않은 장난 + 사고들이 100만배 더 많다는 것을!


첫 번째 장난
  



엄마, 엄마 저를 부르는 다솔이의 소리에 뒤를 돌아 보니,
다솔이가 실내 정원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문과 방충망 사이에 쏙 들어가 있었어요.
참 얄미운 것이,
다솔이는 자기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기가 막히게 잘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알면서도 장난이 치고 싶어서, 굳이 저를 부르고 일(?)을 시작한답니다.


 

(실내에서 사진을 찍어 사진이 어둡게 나왔기에 사진을 좀 밝혔더니 상태가 좀 안 좋네요.)
다솔이는 문을 꼭 닫고 눈을 동그랗게 뜬 후 저를 쳐다 봅니다.
도발을 하는 것이지요.
저 속이야 높지 않은 곳이라 크게 위험하지 않아 그냥 두었지만,
아파트 베란다 문을 열고 문과 방충망 사이에 들어가는 것은 상황이 좀 다르지요.
방충망이 별로 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어요
.




그러니 어린 자녀가 있으신 분은 조금 덥더라도 아파트 베란다 문은 닫아 놓으셔야만 해요.
베란다 문은 도둑 방지 때문에 무거운 손잡이가 달려 있으니
어른들이 열어 두지 않으면 분별력 없는 아이 스스로는 문을 열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꼭 주의 하셔야 해요!!




다솔이가 이런 장난을 자주 치지 않도록
다솔 아빠는 문을 잠가 버렸답니다.
결국 다솔이가 징징 울며 문을 탕탕탕 두드린 후에야 문 사이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요.


두 번째 장난




예배를 드린 후 집으로 돌아 오려는데,
차 안이 너무 뜨거워서 차 문을 열고 열기를 조금 식히기로 했어요.
그러는 사이 장난꾸러기 다솔군이 냉큼 운전석으로 올라 탑니다.
???
그러더니 우리를 보고는,

 



'안녕~'
여유있게 손까지 흔들더니,




핸들을 왼쪽 오른쪽으로 마구 돌리며 아빠를 흉내내고 있네요.
만날 뒷자석에만 탔었는데, 언제 아빠가 운전하는 것을 본 것일까요?
아이들의 관찰력과 기억력에 새삼 놀라고 있는 요즘입니다.
꽤 진지하게 운전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요.


세 번째 장난



맛있는 된장찌개에 상추쌈을 싸 먹으려고 텃밭에 상추를 뜯으러 갔어요.
한참 상추를 뜯고 있는데 또 어디선가 장난꾸러기 다솔 님이 등장했답니다.
손에는 실내에서만 쓰는 청소 도구를 들고 말예요.




자기도 상추를 뜯고 싶었는지 이파리만 툭툭 뜯어서 상추를 못 쓰게 만들더니,




이번엔 상추를 마구 짓밟고 이리저리 지나다닙니다.
저는 둘째를 임신 중이라 몸이 무거워서
야외에서는 다솔이를 당해 낼 재간이 없어요.
이럴 때 다솔이는 다솔 아빠 차지인데, 남자들은 꼭 아이를 놓치고 말지요.




실내에서만 쓰는 청소도구를 휘두르며, 아빠를 피해 도망갔던 다솔이가,



오후에 낳은 달걀을 가지러 가셨던 외할아버지와 함께 닭장에서 발견이 되었답니다!
그 속에는 또 언제 들어간 것일까요?




닭들이 커서 엄청 무서웠을 텐데 닭장 안에서 '꼬꼬~ 꼬꼬~'하면서
닭을 가리키던 다솔이, 정말 못 말린다니까요.




한참을 장난 치며 놀던 다솔이가 또다시 발견된 곳은, 집 앞 정원이었어요.
다솔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응??? 어딘가 조금 이상한데요?




역시나 자전거 위에서 곯아 떨어진 것이었군요~
하루종일 이렇게 정신없이 노는데, 기운 넘치는 다솔이라고 버틸 수 있겠어요?




가까이에 가서 보니 피곤했던지 콜콜콜 완전히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다솔아~ 불러 보니 슬며시 눈을 뜨다가 다시금 잠이 든 다솔 군.
다솔아, 이대로 아침까지 푹 자 줄거지???
 
 
 

혹시나 깰까봐 더 깊게 잘 때까지 담요를 덮어 재운 후에
깊은 잠에 빠진 것을 확인 한 후,
아이를 방에다 눕히는 심정을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다 아실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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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

토닥토닥
자장, 자장 우리 다솔이 자장, 자장 잘도 잔다.
자장, 자장 우리 다솔이 자장, 자장 잘도 잔다.
자장, 자장 우리 다솔이 자장, 자장 잘도 잔다.
...... .
다솔이를 어렵사리 재워놓고 살금살금 일어나 다른 일을 하다보면
다솔이가 어느새 잠에서 깨어나 있다.
그러면 나는 후다닥 다솔이 곁으로 가서
자장, 자장 우리 다솔이 자장, 자장 잘도 잔다.
그러다 문득 놀아주지도 않고 계속 다솔이를 잠만 재우는 것 같아서
너무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미안해, 다솔아! 하루종일 잠만 재워서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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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8.

다솔이가 아빠 품에 안겨서 콜콜콜 자고 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조금 벌린 입이며
오목한 턱이며
터질 것 같은 볼살이며
포동포동한 손등까지
어디 한 구석 예쁘지 않은 곳이 없다.
...... 라고 생각하는 고슴도치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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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3.

아기들은 쌔근쌔근 잘 자다가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팔을 휘저으며 깜짝 놀라 깰 때가 있다.
보통 속싸개로 아기를 꽁꽁 싸매는 것도 생후 한 달 정도면 졸업을 하지만
아기가 깊게 못 자고 자꾸 깨는 경우에는
속싸개와 겉싸개로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콜콜콜 잘 자는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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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12.

다솔이가 자는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꿈을 꾸는지 표정이 참 다양하다.
냠냠냠 젖을 빠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무엇이 그리 좋은지 베시시 웃기도 하며,
사진에서 처럼 잔뜩 찡그리며 우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다솔아, 무서운 꿈을 꾸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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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3.

참 미안하지만, 어느새 엄마는 다솔이가 자는 모습이 가장 사랑스럽다고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기가 살이 포동포동 찔 수록 엄마는 피골이 상접해진다고 하더니
밤낮없이 다솔이를 돌보느라 엄마는 정말 울기 일보직전.
그나마 외할머니가 많이 도와주시는 데도 이렇게 힘드니
혼자서 아기 보는 엄마들은 정말 힘들것 같다.
세상없이 자는 다솔이와
다솔이가 오래 자 주기를 바라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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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19.

다솔이와 아빠가 같이 자는 모습
눈, 코, 입, 얼굴의 방향까지 어찌나 똑같은지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몰래 찍었다.
쿨쿨쿨, 콜콜콜 편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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