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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를 키우면서 참 신기한 것이, 아기들의 발달 단계가 비슷비슷해서 마치 '데자뷰'를 보고 있는 듯 착각하게 된다는 거예요. 큰아이나 작은아이나 둘다 동글동글한 머리 모양에 머리카락도 별로 없어서 성별은 다르지만 생김새는 정말 똑같은데요, 거기다가 물려 준 옷까지 입혀 두면 다솔이가 다시 아기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이제는 혼자 설 수도 있고 호기심도 왕성해진 다인이가 2년 전 다솔이와 똑같은 모습으로 서랍을 뒤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야~' 감탄사가 절로 나온답니다.


그런데 대체로 비슷한 모습으로 자라는 아이들도 세심하게 살펴 보면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요, 다솔이가 꽈당꽈당 넘어지면서도 기를 쓰고 앉으려 애썼던 것에 비해, 다인이는 안정적으로 앉을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 기다렸다가, 앉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늘상 잘 앉아 왔던 것처럼 편안하게 잘 앉아 있었던 점. 다솔이는 10개월 때부터 걷고 돌 무렵엔 뛰어 다녔지만 곧 돌이 되는 다인이는 지금까지 한 발 자국도 내닫지 않은 점 등등...... .


이건 아기들의 성격과 개성의 차이겠죠?


저희 집 큰아이와 작은아이의 또 다른 차이는 '치아'에 관한 것이에요. 다솔이는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생후 6개월쯤 이가 나기 시작했어요. 순서도 일반적이어서 맨 처음에 아래쪽 앞니 2개가 나왔고 그 다음 위쪽 앞니가 나왔고, 그 다음 위쪽 앞니가 두 개 더 생겼지요. 그런데 다인이는 생후 9개월이 될 때까지 이가 나지 않았었어요.




모든 아기들이 다 동일하지는 않으니까 조금 더 기다려도 괜찮다며, 둘째 아이 엄마 특유의 여유로움을 보였지만 9개월이 다 됐을 땐 조금 걱정이 생기기도 했었답니다. 사실 이가 조금 늦게 나는 것이 치아 건강에는 더 좋다고 해요. 이가 일찍 나 버리면 치아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되고, 이유식을 먹고 나서도 치아를 잘 닦아 줘야 되는데 신경을 잘 못 써 줄 경우 자칫 충치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 세 돌밖에 지나지 않은 저희 이웃집 아이가 벌써 치아의 절반 가량이 썩어서 치과 진료를 받고 있는 걸 봤기에 차라리 이가 늦게 나는 것이 더 편하겠다는 생각도 있었죠. 또 젖을 먹는 아기들은 치아가 날 무렵 이가 근질근질하면 엄마를 꽉꽉 깨무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게 얼마나 아픈지는 안 당해 본 사람들은 모른답니다. 아기들은 인정사정 없어요. 있는 힘껏 꽉 깨물어 버리죠.)


그래도 이가 너무 늦게 나는 건 걱정이 되어서 (돌이 지났는데도 치아가 하나도 없다면 치과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어요.) 슬슬 치과에 가 봐야 하나 생각하던 차에 잇몸에 하얗고 뾰족 것이 만져 지더니 이가 나더라고요.




다인이는 이가 약간 늦게 나기 시작해서인지 한꺼번에 아래 위 네 개가 돋아났어요. 한꺼번에요. 아직도 치아가 완전히 나온 것은 아니라 얼굴이 좀 웃기게 보이는데요, 얼마전에 위쪽에 하나가 더 생겨서 지금은 총 5개의 치아가 생겨났답니다.


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저를 얼마나 물어대는지 모르겠어요. 팔, 다리 할 것 없이 꽉꽉 물어서 저를 꽥 소리나게 만드는데, 타일러도 보고 야단도 쳐 봤지만 어떨 땐 민망한 듯 웃고 어떨 땐 재밌는 듯 깔깔대며 웃을 뿐 좀처럼 깨무는 걸 그만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들어 주지 않을 때 깨무는 것을 무기로 삼아 꽉꽉꽉 깨물고 있어요. 깨물 때 마다 야단을 치긴 하겠지만 말귀를 알아 들을 때까지 조금 더 참아 주기로 했어요.




이가 났으니 (이가 나기 전부터 면손수건으로 입안을 잘 닦아 주는 등, 구강을 청결하게 관리해 줘야 되는데 저는 그렇게 하지를 못했었어요.) 이제 이유식을 먹었을 때, 과자 등의 간식을 먹었을 때는 양치질을 해 줘야 되잖아요? 아기가 음식을 먹은 후에는 물을 먹여서 아기의 입안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하고 그 후 칫솔질을 해 주는 것이 좋아요.


큰아이 다솔이는 지금은 양치질 하는 것을 좋아해서 자기가 스스로 이를 닦겠다고 칫솔과 치약을 달라고도 하고 샤워를 하다가도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치카치카를 하겠다고 하는데요, 다솔이도 처음에는 양치질을 무척 싫어했었어요.


그러다 말귀가 통하게 된 이후 어금니가 금니인 아빠의 이를 보여주고, 어금니 한 개가 썩은 제 이를 보여 주면서 밥을 먹고 난 후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엄마, 아빠의 이처럼 된다고 겁을 줬더니 학습 효과가 정말 좋던데요? 입 속에 벌레가 있다면서 스스로 치카치카를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변하더라고요. 물론 그래도 제가 한 번 양치질을 도와준 후에 스스로 하게끔 한답니다.


다인이는 아직 양치질을 하는 걸 무척 싫어하지만 그래도 충치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게 때문에 되도록 빠뜨리지 않고 입안을 닦아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기들은 일반적으로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첫 번째 이가 나기 시작해서 돌까지 여섯 개의 이로 지내다가 몇 달 후 앞니 2개와 어금니 4개가 나고 18개월 무렵 송곳니가 나고 두 돌이 지나서 어금니 4개까지 나서 총 20개의 치아를 갖게 되지요. 이제 5개의 이가 난 다인 양, 지금부터 치아를 잘 관리해 줘서 충치가 하나도 없도록 희고 곱게 잘 길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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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20. 생후 6개월

엄마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가는 다솔이
요즘에는 지하철 마다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아기를 데리고 다니기에 참 편리하다.
다솔이와 같이 다니면서 생긴 변화는
모르는 사람들과 스스럼 없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는 것.
아기와 함께라는 이유로 사람들은(남녀노소 불문) 나에게 몇 곱절 더 친절하게 대해주고
자리도 양보해 주고 더 많이 웃어 준다.
역시 모든 사람들의 내면에는 아기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


2010. 3. 21. 생후 6개월

이가 간지러워서 드라규라처럼 으르렁 거리면서
엄마 아빠를 앙앙앙 물어 대던 다솔이,
아랫 쪽 잇몸에 뽕 구멍이 나더니 뾰족하게 이가 올라오고 있다.
거금 14,000원(아기 용품들은 왜 그리도 비싼지)을 들여서
축하하는 의미로 치아 발육기(달랑 하나)를 새로 하나 사 주었다.
다솔아, 엄마 아빠 대신 치아 발육기를 잘근잘근 씹으렴 부탁하는 엄마다.

 

2010. 3. 22. 생후 6개월

이유식을 어찌나 잘 먹는지 너무 많이 먹이는게 아닌가 살짝 걱정도 되지만
소아과 의사 선생님께 여쭤 보니 잘 먹을 때 위를 늘려 놓는 것이 좋단다.
잘 먹는 아기들이라도 계속 많이 먹는 것은 아니고
급성장기가 되면 오히려 먹는 것에 관심이 없어지고 먹는 양도 줄어든단다.
이유식 잘 먹고 나서 무엇이 불만족스러운지 인상까지 쓰고서 덤벼드는(?) 다솔이다.

 

2010. 3. 23. 생후 6개월

아아아--- 짜증난 다솔이.
그러나 벌어진 입 속으로 하얀 이가 보이는 것이 너무 귀여워서
엄마는 그저 웃어 버린다.


2010. 3. 24. 생후 6개월

부부 침대에서 같이 자는 다솔이가 떨어질까봐
사방에 베개와 이불로 성을 쌓아 두었다.
조금 뒤면 이렇게 낮은 성으로는 어림도 없겠지만 아직은 그런대로 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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