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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시작은 이러합니다.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텔레비전을 보던 다솔 엄마, 즉 저는 문득 헤어스타일이 사람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드라마를 보면 시골에서 상경한 촌스러운 여자들은 한결같이 뽀글이 파마를 하고 있고, 착하고 순한 여자 주인공의 머리 모양은 개성 강한 21세기에도 한결 같이 긴 생머리이며, 드센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늘 강한 웨이브 머리를 하고 있습니다.

남자도 다르지 않아서 바보이거나 촌스럽거나 무식한 사람은 2:8 가르마가 아니면 권투선수 장정구 님의 아줌마 파마를 하고 있지요. 동네 바보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정준하가 그 옛날 '두 번 죽이는~~'을 할 때 2:8 가르마를 탔었고 그 이후 여전히 바보 이미지를 고수하면서 뽀글뽀글한 장정구 파마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쉬워요. 요즘에는 결혼 적령기라서 그런지 바보 머리에서 탈피를 해서 정준하도 한결 멋있어졌잖아요.

다솔이는 돌이 지났음에도 신생아기의 머리 모양에서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서 잘생긴 외모가 조금 묻힌다(??)는 생각이 들자 다솔 엄마는 조금 억울한 마음까지 생깁니다.


지난 번 글에도 썼듯 머리카락이 잘 자라지 않는 아기들은 멋내기를 할 때 모자를 활용하면 참 좋은데, 다솔이는 모자만 씌우면 족족 벗겨내기 때문에, 아들을 조금이라도 더 귀엽고 멋있게 보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안타깝기 그지 없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자가 달려 있는 옷을 입히면 모자를 곧장 벗어버리지는 않는다는 것이에요. 아마도 그냥 모자와는 조금 달라서 벗을 줄 모르는 것 같기도 해요.

아무튼 모자를 씌우면 귀여움이 몇 배가 되는 다솔이인데, 맨 머리로 있으면 무언가 허전해 보여요.


같은 날 찍은 사진인데요, 문틈에 끼여 있는 대걸레를 빼내고 싶은데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잔뜩 짜증을 내고 있는 다솔이에요. 짜증난 얼굴이어서 더 밉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모자를 쓴 것과 쓰지 않은 것은 확실히 미모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가발'이에요. 저희 집에 성인 여성용 패션 가발이 있었다는 것을 깜박 잊고 있다가 텔레비전을 보던 중에 생각이 났던 것이지요.



자, 다솔아 우리 가발 한 번 써 볼까?
외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멋내기용 가발을 씌워 보았어요.
그랬는데 이게 왠일? 정말 귀여운 거예요!!!

가발을 씌우자 마자 사진을 찍었어야 됐는데 그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웃고 즐기느라 시간이 조금 지연이 됐어요. 다솔이는 가발이 살짝 따갑고 머리는 불편한데 어른들은 자기를 보고 웃고...... 그래서 좀 무서운 느낌이 들었나 봐요.



처음에는 괜찮더니 슬슬 가발을 멋고 싶어하더라고요. 저희는 한참을 웃다가 사진으로 남겨 두고 싶어서 다솔이의 손까지 부여잡고는 벗지 못하도록 말렸어요. 처음의 귀여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지만 그런대로 귀엽지 않나요?



어른들은 다솔이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뻐서 여전히 깔깔대고 있는데,
다솔이는 사진을 찍는 저를 물끄럼이 바라 보다가 입을 씰룩씰룩 하더니,
급기야 울음을 터뜨립니다.


엉엉 서럽게 우는 다솔이.
그 모습이 더더욱 귀여워서 어른들은 또다시 하하하 웃고,
결국 다솔이는 화가나서 분노하게 되었지요.

미안해, 다솔아!
나중에 커서 사진 보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 거야.




자기는 서러운데 엄마는 도와주지도 않고......
다솔이는 화가 많이 났습니다.



마침내 한바탕 소동을 끝내고 다솔이는 가발을 벗어 버립니다.
우리 다솔이가 머리카락이 길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에서 비롯된 이번 가발 사건이 다솔이에겐 화가나는 일이 되고 말았지만 나중에 이 사진을 보여 준다면 다솔이도 재미있게 웃어 주리라고 생각해요.

머리카락이 있으니 지금보다 훨씬 더 귀여워 보이는 것은 사실인데, 한편으로는 얼굴이 통통해 보인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다솔이가 요즘 잔병치례를 많이 하면서 살이 다소 빠진 상황인데도 가발을 쓰니까 얼굴이 오동통해 보였거든요. 얼굴살이 많은 사람들은 아예 머리를 짧게 자르면 더 날씬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바탕 소동을 치른후 엄마에게 기대 쉬는 다솔 군.
아직 눈물이 남아 있네요.
다솔아, 다솔이는 속상한데 엄마는 웃어서 미안해! 너무 귀여워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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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4.

엄마도 잘 안다.
생후 75일 밖에 되지 않는 새카맣게 어린 다솔이를,
아직 혼자서 앉지 못하는 어리디어린 다솔이를,
보행기에 태우면 아나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잠도 안 자면서
여섯 시간이 넘게 내려 놓기만 하면 앙-하고 울어버리는 다솔이를
혼자서 돌보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보행기에 앉혀두면 좀 나을까 싶어서
발이 땅에 닿지도 않는 다솔이를 보행기에 태웠더니
더욱 더 서럽게 머리를 콩콩콩 박으면서 우는 다솔이다.
그런 다솔이를 보며 더 크게 울어버리고 싶은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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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17.

으앙----------.
다솔이가 운다. 처음엔 참 귀여웠다.
늘 방긋방긋 웃기만 하는 우리 다솔이가 이렇게 힘차게 울기도 한다니.
신기하고 또 귀엽고, 한편으론 사랑스럽기까지...... .
그런데,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고 20분이 넘어가자
엄마도 아빠도 처음의 행복한 표정이 사라졌다.
다솔아, 다솔아! 슬피 우는 다솔아!
제발 왜 우는 것인지 이유라도 좀 말해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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