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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패떴과 1박 2일이 하는 신나는 일요일입니다. 주말 드라마의 핵심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패떴과 1박 2일은 SBS와 KBS의 대표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예전만 해도 MBC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일요일 최고의 프로그램이었지만, 그 명성도 이제 사그라든지 오래되었네요. 패밀리가 떴다는 유재석이 나오고, 1박 2일에는 강호동이 나오죠. 정말 국내 최고의 MC들이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는 양상입니다.

그런데 패밀리가 떴다가 하는 도중에 1박 2일이 시작을 해서 항상 고민에 빠집니다. 5시 20분부터 패떴을 보기 시작하지만, 6시부터는 1박 2일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죠. 1박 2일이 하는 해피선데이에서 패떴 방영 시간에 남자의 자격을 방영하고 있고, 패떴이 속해 있는 일요일이 좋다에서는 1박 2일 시간에 골미다를 방영하죠.

 

남자의 자격보다는 패떴이 나은 것 같고, 골미다보다는 1박 2일이 더 나은 것 같으니 항상 고민이 됩니다. 특히나 요즘은 패떴이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져서 보는 중간에 1박 2일을 틀어버리는데요, 중간에 끊겨서 그런지 재방송으로 보기도 애매하고 점점 안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남자의 자격이 아직은 패떴을 넘을 정도로 재미있거나 이슈를 끌어내지는 못해서 항상 패떴의 앞부분만 보거든요. 패떴이 예전처럼 다시 재미있어지면 1박 2일의 앞부분을 안보고 패떴을 끝까지 볼텐데, 패떳과 1박 2일을 비교해놓고 보자면 1박 2일이 훨씬 재미있는 것 같아요.

 

패떴을 볼 때는 하하하, 호호호 이런 정도의 웃음이지만, 1박 2일을 볼 때는 떼굴 떼굴 흑흑흑흑 푸하하하 등의 다양한 포복절도 액션이 나오니 말이죠. 시청자로서 패떴이 식상한 패턴을 없애고 파격적이고 리얼한 변화로 재미를 더해 준다거나, 남자의 자격이 패떴을 넘어서는 재미를 주던가, 아니면 1박 2일이 패떴 시간대로 옮겼으면 좋겠어요.

제일 좋은 것은 1박 2일이 패떴 시간대로 옮겨서 정면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남자의 자격은 골미다보다 훨씬 재미있고, 1박 2일도 패떴보다 재미있으니 채널 선택의 고민없이 고정해놓고 볼 수 있으니 말이죠. 일밤에 오빠밴드가 있지만, 아직은 남자의 자격과 붙기에도 버거운 상황이기에 해피선데이로서는 가장 전략적인 선택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일요일 저녁 프로그램을 보고 계신가요? 저는 패떴-1박2일-탐나는도다 이렇게 이어지거든요. ^^ 주말 저녁을 즐겁게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정말 즐거워요. 탐나는도다는 오늘이 마지막회네요. 스타일도 끝나고 탐나는도다도 끝나고 이제 어떤 주말 드라마를 보아야 할지도 고민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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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설거지도 하고 밑반찬도 조금 만들어 볼 요랑으로 시작한 부엌일, 라디오 속에서 흘러 나오는 흥겨운 음악을 들으니 일도 놀이처럼 즐겁다. 노래 한 곡이 끝나자 왠일인지 송은이와 신봉선의 목소리가 평소와는 달리 끈적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듣고 있었던 라디오 방송은 송은이와 신봉선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동고동락'이었다. 그녀들은 이윽고 끈적한 목소리로 정체 모를 발음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오늘 모실 게스트는 그레이드가 하이 하기 때문에 그냥 소개를 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알고 보니 초대 손님을 모시는 자리라서 그런 아부성 소개를 한 것이었다. 일일이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무수히 많은 영어 단어가 나열된 다음에야 '그레이드가 하이'한 손님이 인사를 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진다. 도대체 어떤 대단한 손님이기에 '비루한(?)' 우리말로는 소개할 재간이 없어서 영어도 아니고 우리말로 아닌 말을 섞어가며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던가.



부엌일을 마치고 텔레비전을 켜서 채널을 돌리던 중, 코메디 보다 더한 웃음을 주는 방송이 있어서 잠시 그 방송을 보게 됐다. 이제는 그러려니 할 때도 됐지만 볼 때마다 그냥 넘어가기가 힘이 든다. 화면 속에는 여름 옷들을 아주 싼 값에 묶음으로 팔고 있는 쇼핑호스트가 있다. '심플한 블랙이지만 디테일이 럭셔리하기 때문에~~ 옐로와 그린이 믹스돼 있는 이 블라우스는 웨이스트에 라인이 들어가 있어서~'. 모든 쇼핑호스트들은 영어 단어를 섞어쓰기를 너무 좋아한다. 홈쇼핑 연출진들이 원하는 것인지 그들을 교육시키는 학원에서 그렇게 가르치는 것인지 영문을 알 수 없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면 그들은 한국어 발음도 어딘지 모르게 영어와 닮아 있다.

이번주 '놀러와'에서는 출연진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이 경험한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 여기에서 이하늘은 아주 망신을 당하고 말았는데, 초반에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욕심으로 썼던 '픽션'이라는 단어가 틀렸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경험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만 '픽션'과 '논픽션'이 헷갈려서 무서운 얘기가 우스운 얘기가 되고 말았다. 그냥 우리말로 했으면 됐을 걸, 그는 왜 굳이 영어를 써야만 했을까.


또 며칠 전에는 임신 중인 사촌 언니와 병원에서 열린 산모대학에 참석하게 됐는데, 거기서 기가 막힌 강의를 듣고 말았다. 강의의 제목은 '영어 뇌를 만들어 주는 기적의 음악 태교' 이 제목을 보고 당장 강의를 듣고 싶으신 분들도 많을 것이다.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내용은 별거 없었는데, 음악을 담당하는 뇌와 언어를 담당하는 뇌의 영역이 같으니 태교로 음악 들려주기를 많이 하면 아기가 나중에 영어 등의 언어를 잘 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강의가 끝나고 '뇌까지 영어 뇌로 만들려고 하는구나' 생각하며 한참을 씁쓸해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질문이 쏟아지는 것을 보니 나와는 달리 많은 산모들은 태아 때부터 영어 교육을 시키고, 영어 뇌까지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정말, 진심으로 슬펐다.


주말 드라마 '스타일'이 인기를 얻으면서 같이 인기를 얻게 된 '엣지'라는 유행어.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그것이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쓰지 못해 안달이다. 이제는 거의 모든 상황에 '엣지'라는 말을 붙이고 있는데, 이런 현실 속에서 앞으로 '노숙자'라는 말을 쓰지 말고 '홈리스'라는 말을 쓰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으니 정말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노숙자'라는 말이 주는 거부감과 부정적인 의미를 없애기 위함이라는데 영어로 얘기하면 뭐가 달라지는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어이 없는 웃음을, 어이 없어 눈물을 짓는 나는 시대에 뒤떨어진 '엣지' 없는 여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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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찬란한 유산'의 여운을 가지고서 후속 드라마 '스타일'을 봤다. '스타일'이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김혜수와 류시원의 출연으로 방송되기 전부터 각종 매체에서시끌벅쩍 하더니, 드디어 8월 1일 첫방송을 선 보였다. 천방지축 잡지사 에디터 서정을 중심으로 화려하게만 보이는 패션잡지사의 일과 사랑이야기를 다루게 될 '스타일'은 나 또한 굉장히 기다렸던 드라마이다. 단순히 드라마의 출연진이 좋아서도 아니고 화려한 예고편에 반해서도 아니다. 나는 이미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부터 '스타일'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언제였던가 퇴근길 지하철에서 심드렁하게 무가지 신문을 읽다가 1억원의 고료를 받았다는 소설 '스타일'에 관한 내용을 보게 됐다. 1억! 그 신문 광고에서는 1억이라는 돈과 스타일리시하게 서 있는 여자의 뒷모습 그림(책의 표지이다.)만을 너무 강조해 놓았기에, 처음 그 내용을 읽었을 땐 '스타일'이 그냥 저냥한 소설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었다. 작가가 그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피땀흘려 노력했을까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1억이라는 상금만을 질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역시 광고의 효과는 대단한 것이어서  별다른 관심 없이 흘려버린 정보였는데, 매일 아침 저녁으로 소설 '스타일'의 광고를 보게 되니까(무가지 신문은 출퇴근길의 동반자 아니던가.) 슬슬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광고를 읽어보니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란다. 1억이라는 상금이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문학상 수상작이라니, 솔깃했다. 나처럼 학창시절을 열등하게 보냈던 사람들은 '상'이라고 하면 왠지 더 그럴싸해 보이니까 말이다. 그러던 중에 서점에 들를 기회가 있어서 나는 신문 광고가 아닌 실물로 소설책 '스타일'(백영옥 저)을 만나게 됐고, 어떤 내용인지 조금만 읽어보겠다고 펼친 책장을 도저히 덮을 수가 없을 정도로 그 소설에 몰두하게 됐다.

문학상을 받은 소설이라고 하면 너무 어려워서 도대체 작가가 어떤 의도로써 그러한 소설을 썼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을 때가 너무나 많다. 솔직히 '재미없다'라고 평을 하고 싶지만 권위있는 문학상을 받은 소설에게 감히 그렇게 말하지는 못하고 나의 무지함을 자책하면서, 용케 끝까지 다 읽어냈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그저 책꽂이에 장식품으로 꽂아두게 된다. 그런데 '스타일'은 많이 달랐다. 일반적인 20~30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흠뻑 빠질 정도로 소설은 재미있었다. 약속 시간은 다가오고 읽던 책을 덮을 수는 없어서 당연히 나는 그 책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 후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스타일'을 드라마로 만든다는 소식은 걱정반 기대반이었다.


정이현의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가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씁쓸하게 지켜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오은수역이었던 최강희의 패션 스타일 덕에 처음에는 뭇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듯 하더니, 원작의 감동은 이미 사라지고 내용이 점점 산으로 가다가 결국 처참하게 마무리 되는 모양을 고스란히 지켜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 드라마는 '최강희 머리'라는 검색어만을 히트 시키고 시청자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백영옥의 소설 '스타일'이 드라마화 된다는 말에 걱정이 더 앞섰다.

스타일 1회를 보고 나니 우려가 현실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너무 실망스러웠다. 이제 1회인데 내가 너무 빡빡하게 구는 지도 모르지만 어디에도 원작이라던 백영옥의 '스타일'은 없었다. 고작 잡지사라는 공간의 배경과 등장인물의 이름만 같았지 책 어디에도 없는 에피소드로 1회를 구성했다. '찬란한 유산'의 시청률이 너무 부담스러웠는지 볼거리만을 잔뜩 뿌려 둔 느낌이었다. 어깨에 힘만 잔뜩 들어갔지 구성도 엉성하고 인물들의 성격도 종잡을 수 없었으며 비현실적인 내용이 너무 많아서 공감할 수도 없었다. 처음에 강렬한 인상을 주려는 시도였는지 초반이라서 연기자들이 캐릭터를 제대로 잡지 못했는지 너무 어수선했다.


1회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과장됐다는 것과, 김혜수가 예쁘고 멋지다라는 것 밖에는 없다. 이 드라마도 김혜수의 패션 스타일만을 히트시키고 말 것인지 너무 걱정스럽다. 조금 더 지켜 봐야겠지만 산만의 도가 지나친 '스타일' 1회 출발이 너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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