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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미 (두 번째) 제왕절개 수술을 마친지 십 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고,
당연히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생활을 잘 해 나가고 있는데,
제왕절개 수술을 앞두고 계신 예비 엄마들은
날짜가 다가올 수록 하루하루 걱정스럽고 초조해서 밤잠을 설치시나봐요.
((( 안 그래도 덥고 잠 안오는 밤의 연속인데
배까지 부르니 정말 힘들게 지내실 것 같아요.
날짜 잡고 수술까지 얼마남지 않으신 분들, 끝까지 화이팅입니다!!)))


저에게 '제왕절개 수술 부위의 통증'에 관해 너무 많이들 물어 보셔서
(사실 말이 쉽지 생살을 찢는 수술인데 얼마나 두렵겠어요?)
일일이 답을 해 드리기가 어려운지라
오늘은 딱 제왕절개 '수술 부위의 통증'에 관해서만 말씀을 드려 보려고 해요.


열 달 전 일이지만,
기억이 아니라 기록에 의한 내용이니까
믿고 보셔도 된답니다.
다시 읽어 봐도 생생한 것이 역시 메모의 힘은 대단하네요.
살짝살짝 정신을 차릴 수 있을 때 마다 기록해 두길 정말 잘했어요.


자, 그럼 시작합니다.
밤마다 수술 후기를 찾아 보시는, 예비 엄마들의 속이 시원해지길 기대하면서...... .
아참, 이번 글에서 저는 수술 부위의 통증에 대해서만 썼고요,
더 자세한 수술 후기는 각각의 날짜의 것으로 URL을 첨부해 드릴게요.
클릭해서 자세하고 생생한 수술 경과 이야기를 읽어 보시길 권해 드려요.




# 수술 당일 #

관련 글 : 둘째 제왕절개 생생 수술 후기, 죽다 살아 났어요!
http://hotsuda.com/955



이제 막 배를 가르고(!) 아기를 꺼낸 상황이니 당연히 아픕니다.
그러나 제왕절개 수술 부위가 생각보다 끔찍하게 고통스럽지는 않은데요,
우리에겐 무통 주사도 있고, 진통제도 있고, 모성애도 있기 때문이에요!!
수술을 하기 전에 간호사 선생님께서 무통 주사를 맞을 건지 물어 보실 텐데요,
두 번 고민할 필요도 없이 냉큼 네! 하셔야 해요.
무통 주사를 맞는다고 해서 모유 수유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회복이 더딘 것도 아닌데,
생살을 찢은 고통을 생으로 견딜 이유가 없으니까요.


자연 분만을 한 경우에는 무통 주사가 공짜라던데
무슨 까닭으로 제왕 절개 수술을 하면 주사값을 받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돈 아끼느라 미련하게 고통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무통 주사를 맞아도 아프거든요.


제왕절개 수술을 할 때 아래 쪽 복부를 20cm정도 가르는데요,
수술이 끝나면 지혈도 돼야 하고
상처 부위도 잘 아물 수 있게끔 고정도 시켜야 해서
8kg짜리 모래 주머니를 배 위에 올려 두고 있어요.


허걱, 8kg?? 싶으시겠지만
오히려 복대를 한 듯 수술 부위를 꽉 눌러 줘서 모래 주머니를 올려 두었을 때가 통증이 덜해요.
시간이 흐르면 조금 더 가벼운 것으로 바꿔 주기도 하는데
배를 잘 고정하고 있던 모래 주머니를 들어 올렸을 때 느껴지는 그 살벌한 통증,
악소리와 함께 눈물도 찔끔 나지만
수술 당일 신생아실로 옮겨져 잘 쉬고 있던 아기가 한 번 다녀가니 그걸로 위안이 되던데요?


수술 당일 제왕절개 수술 부위 통증 정도는 별 5개.





# 수술 다음날 #

관련 글 : [제왕절개 수술 2일째] 버티고 버티고 또 버티기?
http://hotsuda.com/959



제왕절개 수술을 한 다음날에도 여전히 아파요.
진통도 파도처럼 몰려 온다던데(우리 제왕절개한 엄마들은 진통을 모르잖아요?)
제왕절개 수술 후에도 그래요. 괜찮다가도 슬슬 조짐이 보이고, 작은 파도 큰 파도로 통증이 심해지죠.
통증이 극심할 땐 무통 주사의 버튼을 눌러 주사약을 조금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조절할 수 있어요.
둘쨋날은 정신이 약간 들고 아기를 낳았다는 것이 실감도 나고 해서인지
수술 부위가 더 아프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수술 당일엔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내내 쿨쿨쿨 잠만 자잖아요.
그 다음날엔 맨정신으로 버티려니 더 힘든 것이지요.


몸에 힘이 들어가거나 약간씩 움직임이 있을 때
꽥! 소리가 날 정도로 수술 부위가 심하게 아픕니다.
버티기 작전에 돌입해야 해요.
엄마가 계속 힘들게 아프면 아기를 보러 갈 수도, 데려 올 수도 없으니
아기 한 번 안아 보겠다는 일념으로 통증을 참아요.


수술 다음날 제왕절개 수술 부위 통증 정도는 역시 별 5개.





# 수술 3일째 #

관련 글 : [제왕절개 수술 3일째] 드디어 밥을 먹어요! 걷기 연습 시작.
http://hotsuda.com/960


자연분만한 산모들은 하하호호 웃으며 잘도 걸어다니고
밥도 일찍부터 먹기 시작하고, 심지어 퇴원도 한다는데......
제왕절개 수술을 한 엄마들은 여전히 배가 끊어질 듯 아프고, 혼자서는 절대 일어나 앉을 수도 없어요.
저는 이 때 너무 오랫동안 꼼짝 없이 누워있어서인지
등에 담이 걸려서(수술 부위 통증과 맞먹을 정도로 된통 걸렸었죠.)
몸을 돌릴 때 마다 배와 등이 동시에 아파서 아야얏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그래도 회복이 빨리 되려면 좌우로 몸을 뒹굴뒹굴 자유자재로 돼야 하니까
이를 악물고 뒹굴거리는 연습을 했어요.


좋은 소식은, 죽을 지경이었던 수술 부위의 통증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
제왕절개 수술 후엔 버티는 것이 최선입니다.


수술 3일째 제왕절개 수술 부위 통증 정도는 별 4개.







# 수술 4일째 #

관련 글 : [제왕절개 수술 4일째] 모유 수유 전쟁 시작, 기침은 나의 적!http://hotsuda.com/963



어머낫, 이럴수가?!!
3일 정도 끙끙 앓고 났더니 이 때부터는 제왕절개 수술 부위의 통증이 많이 줄어 들었어요.
저도 수술 4일째부터는 씩씩하게 잘 걸어 다니고
신생아실과 입원실을 오가며 아기도 만났으며 운동도 제법 할 수 있었답니다.
살만 하다는 얘기지요.


관련 글에서도 알 수 있듯,
수술 부위의 통증이 사그라들기 시작하니
또다른 고통이 시작되었지만
이 글은 순전히 수술 부위의 통증에 관해서만 이야기 하기로 했으니,
괜찮네요. 별로 아프지 않아요.
다만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땐 수술 부위가 당기며 아프니까,
코미디 보실 때 조심하셔야 해요.(농담 아님.)
웃다가 진정으로 울 수 있습니다.


수술 4일째 제왕절개 수술 부위 통증 정도는 별 3개.






# 수술 5일째 #

관련 글 : [제왕절개 수술 5일째] 실밥 풀고 퇴원해요. 출산 후 몸무게 절망!http://hotsuda.com/965



제왕절개 수술을 한 지 5일쯤 되면 병원에서 퇴원하라고 합니다.
이제 괜찮으니 집에 가라는 거죠.
여전히 걷는 것이 불편하긴 하지만 반송장이었던 첫날에 비하면 날개를 단 듯 해요.
제왕절개 수술 부위를 꿰맸던 실밥을 뽑는데요,
이거이거 좀 무섭고 따가워요.
한 번에 잡아 빼야 통증이 덜 하기에,
선생님이 가차 없이 확~ 실을 당겨 뽑아내는데요
어떤가 보면 피가 맺혀 있어요. 흑~ 따가웠다고요!!!
 
 
어기적어기적 비틀거리며 걷긴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수술 부위가 아파서 그런건 아니니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5일 정도면 괜찮아지는 것 같아요.
 

수술 5일째 제왕절개 수술 부위 통증 정도는 별 1개.

 
 
어떤 이유로든 제왕절개 수술을 앞둔 예비 엄마들, 잘 읽으셨나요?
특히나 첫 번째 수술이시라면 더 겁나고 무서우시죠?
안 아프다, 괜찮다....고만 말씀드릴까 하다가
그냥 솔직하게 확~ 다 말해버렸네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무패라고 하잖아요.
죽을 것 같아도 눈 딱 감고 5일만 참고 버티면 좋은 날이 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맘 편히 가지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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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수술 후 2일이 지났어요.
여전히 통증은 심하고, 밤에는 진통제를 맞아야 조금이나마 길게 잘 수가 있는 상황이랍니다.
이 날은 '버티기'의 날인데요,
버티고 또 버티다 보면 하나씩 하나씩 상황이 나아지기 때문에
무조건 참으면서 버티고 있는 중이었어요.
시간이 흐르면 다 괜찮아진다는 말이 제왕절개 수술에 딱 맞아요.
무척 아프고 힘이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지니까요.


수술 후 24시간이 지나는 오전 10시 30분이 되면 머리를 들어도 되고요,
또 버티고 버티다 보면 소변줄을 빼 줍니다.
소변줄을 오랫동안 꼽고 있어서 그 부위가 아프고, 소변 보는 것도 만만치 않아요.
오후 4시 전까지 스스로 소변을 봐야 되는데, 당연한 것임에도 진짜 힘든 과정이지요.


소변을 보지 못하면 '물'을 못 먹게 할까봐 기를 쓰고 소변을 봤는데요,
일어날 수가 없어서 중환자처럼 누워서 소변기에다 보게 돼요.
부끄러운 것이 문제가 아니에요. 일단 회복이 중요하니까.




오후 5시가 되면 드디어 물을 마실 수 있어요.
저는 미리 남편에게 게토레이를 사 오라고 부탁을 해 두고,
30분 전부터 시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마실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주스는 안 되는데, 이온 음료 정도는 마셔도 되거든요.


너무 오랫동안 물을 마시지 못했기에 정말 정말 이 순간을 고대하고 있었어요.
거의 이틀 동안 물을 못 마셔서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목소리도 갈라져서 나올 지경이었는데, 드디어 !!!


아직 너무 아파서 앉을 수 없어요.
물도 누워서 먹어야 되는데 급하니까 누워서도 잘만 마시게 되더라고요.
침대 머리맡을 살짝 올리고 종이컵에 음료를 따라서 컵을 살짝 오므린 후 입에 살살 부어가며 마시는데,
웃긴 것은 너무 오랫만에 물을 마시니까 물 마시는 것도 힘들던데요?
배 어느 부위가 당기는 듯 아프게 느껴져서 종이컵으로 두 잔 겨우 마셨어요.
 
 
사진 속 제 배를 보시면 아직도 불룩하죠?
아기가 빠져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배는 아직도 임신 8개월 때 처럼 부풀어 있는데,
자궁이 아직 수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엉덩이에 자궁 수축 주사를 아침 저녁으로 맞는데, 맞고 나면 진짜 아파요.
 
 
다인이는 아직도 못 데려왔어요.
화장실까지라도 거동이 가능하면 그 이후에 데리고 오기로 했고요,
아직 젖이 나오지 않아서 다인이는 신생아실에서 분유을 먹고 있어요.
분유를 신청하지 않으면 아기는 엄마 모유가 나올 때까지 포도당만 먹게 되는데요,
알아 보니 포도당을 젖병에다가 넣어 먹이더라고요.
 
 
포도당을 먹이는 것은 이론상으로는 모유 수유를 성공시키기 위해 그러는 건데,
어차피 아기가 젖병을 빨게 되면 젖을 먹는 것보다 훨씬 쉽게 먹게 돼
분유를 먹는 거나 포도당을 먹는거나 결과적으로는 같은 거잖아요?
 
 
모유 수유 관련 책에는 엄마 젖보다 젖병을 먼저 빨게 되면
모유 수유에 실패할 것처럼 써 두었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확신하고 있었기에 별로 걱정하지 않고 분유를 신청해서 먹였어요.
모유 수유만 고집하다가 아기가 황달에 걸릴 수 있으니
처음에는 분유로 혼합 수유를 하세요.
그래도 절대 유두 혼동이 오지도 않고, 모유 수유에 실패하지도 않는답니다.
태어나서 며칠 젖병을 빨았다고 해도,
아기가 훨씬 더 좋아하는 것은 엄마의 부드러운 가슴이니까요.
 
 
...... .
 
 
물을 마신 후 또 버티고 버티면
다음날 새벽에 젓가락 주삿바늘도 빼 줘요.
단, 열이 없어야 하는데
간호사가 올 때 즈음 갑자기 오한이 왔으나
수액 주사를 빼고 싶어서 마인드 컨트롤을 했더니 오한도 사라졌고
다행히 열도 없어서 주사도 뺄 수 있었어요.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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