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늘 아침 블로거뉴스 연예면을 보다가 실소를 금치 못할 글을 하나 발견했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 '신데렐라맨'의 주인공인 권상우에 관한 것이었는데, '자막이 필요하다'는 제목이었다. 글의 내용이 뻔히 짐작이 됐기에 나는 그 글을 읽지 않았다. 어제는 미처 방송을 보지 못했던 상황이었으므로 권상우의 대사처리에 문제가 있구나 싶었다. 오후에 이 드라마에 관한 또 다른 글 두 개를 더 볼 수 있었는데, 이 또한 글의 내용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너무나도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하나는 권상우가 드라마 선택을 잘못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여전히 발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뚜껑을 따 보기도 전에 김이 새는 느낌이 들었다. 안 그래도 소녀시대의 윤아가 나온다는 얘길 들어서 은근히 반감이 들었는데 기대했던 권상우마저 헤매고 있다니 완전 실패구나 싶었다.

그러나 저녁에 뒤늦게 본 신데렐라맨 1회는 내 짐작과는 전혀 달랐다. 비록 선입견 때문에 권상우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지레 조마조마해 하며 대사 전달이 불분명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정말 그렇게 심각한 정도인가? 내가 보기에 권상우의 연기는 아주 좋았다. 첫회임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안정돼 보였고 다소 어색할 수 있는 장면마저 능청스럽게 잘 해 내었다. 1인 2역을 소화하기 위해 부잣집 인물의 목소리를 조금 더 낮게 깔았을 뿐이지 사람들이 수군대던 것 처럼 자막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권상우의 연기 논란은 당분간은 계속될 것 같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신데렐라맨에 관한 좋지 않은 글들을 읽었기 때문이다. 선입견 때문에 권상우의 대사 처리에 더욱 문제가 있는 듯 생각될 것이고 보는 이 스스로 그 드라마에 몰입하기 전까지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 것이다.



신데렐라맨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가난하지만 성실하고 밝게 살아가는 한 남자가 어떠한 계기로 인해 백마탄 왕자(?)를 만나 인생 역전이 되는 내용을 그릴 것 같다. 요새 드라마에는 출생에 문제가 없으면 안 되는 모양인지 너도나도 출생부터 아주 드라마적인 요소들을 삽입해 두었다. 부모의 반대 때문에 아이를 출산하고도 헤어지게 된 비련의 여자는 쌍둥이를 낳았지만 이 중 하나만 부잣집이었던 남편의 집으로 가게 되고 나머지 하나는 동대문 시장에서 어렵지만 밝고 씩씩하게 신데렐라처럼 살고 있다. 이 둘이 운명처럼 제외하면서 앞으로 무궁무진한 얘기가 펼쳐질 것이다. 드라마 깨나 봤다는 사람은 누가 누구와 사랑을 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지 쉽게 머리를 굴려볼 수 있을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런 대중적인 얘기가 잘 먹히니 나는 그동안 '돌아온 일지매'가 낮은 시청률 때에 겪었던 수모를 신데렐라맨이 대신 갚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인과 아벨'이 더 화끈한 복수를 하지 못하고 정체돼 있고 '미워도 다시 한번'이 불륜과 사각관계와 출생의 비밀이라는 막장의 삼박자를 고루 갖추면서 결국 '아내의 유혹'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이 시기에, '신데렐라맨'은 각기 다른 삶을 살아 온 쌍둥이 형제의 재회라는 흥미있는 무기를 갖추고 있어 수목 드라마의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윤아가 연기하는 장면을 한 번도 못 봤었는데 왠만한 신인 여배우들보다 더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 하는 것 같았다. 가수가 연기를 해 봤자지 했던 내 선입견이 윤아의 연기를 보기도 전해 깎아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권상우의 발음 논란은 그가 데뷔한 이래 한번도 빠지지 않은 단골 메뉴였다. 이미 그도 그의 단점을 인정했고 어쩔 수 없는 부분에 연연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자기만의 분야를 찾아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그런데 또 굳이 캐캐묵은 얘기를 또 끄집어 내어 잘 해보겠다는 사람에게 초를 칠 필요가 있겠는가. 다른 어떤 것이 아닌 그의 발음이 이제와서 또 다시 문제가 된 것을 보면 꼬투리를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그 이외의 것에서는 건질것이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내가 보기엔 재미만 있었던 신데렐라맨. 나는 권상우도, 신데렐라맨도 잘 되기를 바란다.
반응형
반응형

시청률이야 어찌됐든 내가 가장 재밌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드라마 '신의 저울'이 이번주에 종영됐다. '신의 저울' 한국판 '프리즌 브레이크'라는 평을 받으며 금요일 저녁을 가슴 졸이게 해 주었던 드라마이다. 드라마의 전개도 빠르고 내용도 긴박해서 금요일이면 나는 손에 땀을 쥐고 이 드라마를 봤다. 나는 '신의 저울'을 보면서 하나의 거짓말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게 되는지를 차근차근 살펴볼 수 있었다. 주인공 우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정당 방위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지만 그 사실을 숨김으로써 나중에는 어마어마한 궁지에 몰리게 된다.

사법고시 합격생인 우빈이 자신의 죄를 숨기게 된 까닭은, 첫째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대를 이은 검사가 될 수 없을까봐 두려웠기 때문이었고, 둘째로 아버지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 싫어서였다. 그런데 이런 이유로 잘못을 은폐하고 다른 사람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되면서 일은 일파만파 커진다. 밝은 성격이었던 우빈은 결국 음울하고 예민한 사람으로 변했고 그토록 원했던 검사가 아닌 아버지와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로펌 회사에 변호사로 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 자신이 지키려고 했던 모든 것을 잃은 셈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죄가 드러날까 두려워 자신이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증거를 가진)와 약혼을 하고 점점 괴팍한 사람으로 변해갔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이 있다. 눈 앞에 보이는 작은 잘못을 덮기 위해 작은 거짓말부터 시작하였던 우빈이 결국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게 된 것을 보면서 이 글귀가 생각 났다. 잘못을 했으면 부끄럽고 걱정되더라도 그 순간 고백하는 것이 나으며,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을 안다면 그 순간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나쁜 평판을 들을까 겁이 나서, 너무 먼 길을 와 버려서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돌리지 못하는 것은 자신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무튼, 지난주까지 극에 달하는 갈등을 담고 있던 신의 저울이 15회에 말에 극적으로 사건이 해결되고, 16회에서는 용서와 화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아름답게 막을 내렸다. 그런데 마지막회를 보면서 아쉬웠던 것은 왜 모든 드라마는 그리도 황급히 마무리를 하려 애쓸까? 하는 것이었다. 신의 저울 뿐만이 아니다. 거의 모든 드라마는 마지막회에서 갑자기 너무도 많은 말을 하려고 애쓴다. 모든 갈등이 사라짐은 물론이고 악역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갑자기 착해지고 집 나간 자식은 돌아오며, 우울했던 가족들은 화기애애, 싸웠던 부부는 새로운 잉태를 하며, 병에 걸린 사람은 기적처럼 완치된다. 해피엔딩이 싫은 것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갈등이 극심했던 남녀가 어려운 상황을 딛고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는 내용의 드라마라면 마지막회에에서 뜬금없는 결혼을 하며 끝내는 것 보다는, 둘이 알콩달콩 연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신의 저울'의 경우에도 모든 인물들이 갑자기 급격히 친해져서 피해자인 용하와 가해자격인 우빈이 호형호제를 하고 영주와 우빈은 어느새 부부가 돼 있으며, 내 아들은 죄가 없다며 악다구니를 쓰던 우빈 엄마가 다시 천사로 돌아와 있는 것이 영 간지러웠다. 차라리 16부가 아닌 18부로 편성을 해서 화해와 용서 이후, 그들에게 다시 찾아온 평화로운 삶을 더 보여주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종종 사람들은 드라마와 현실은 같지 않다는 얘기를 한다. 그 이유 중에 마지막회 와서 모든 사건이 갑자기 종결되며 비현실적으로 변해버리는 등장인물의 성격도 들어있을 것이다. 나는 드라마가 시청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드라마의 감동을 조금 더 즐길 수 있도록 여유를 주길 바란다. 신의 저울을 참 재미있게 봐 왔는데, 사건의 종결과 동시에 드라마의 종결이라니 너무 아쉽다.

반응형
반응형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로, 현재 방송되고 있는 모든 방송사의 드라마 중 내가 1등으로 손꼽는 것은 금요드라마 '신의 저울'이다. 하루에 두 편의 드라마가 방송되어서 더욱 몰입하기 쉬운 이 드라마는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오랫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문성근이 드라마에 안정감을 주고, 훈남 이상윤, 송창의 등의 신예 배우들 또한 제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다. 특히 서울대 출신 배우 이상윤은 돋보이는 외모 덕분에 남자 김태희로 불리며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달구었던 인물이다. 연기력 되고 인물 되는 그를 보는 것 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 드라마 속에서 벌어진 사건이 더욱 긴장감있는 것이라 보는 이의 가슴을 절로 졸이게 만든다.



신의 저울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드라마는 사법고시 준비생들의 피를 말리는 고시 전쟁에서부터 시작하여 인물들이 꿈에도 그리는 사법 연수원에 입성하면서 제대로 된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단 세 주, 즉 6회 방송이 나간 상태인데 어찌나 전개가 치밀하고도 빠른지 굵직 굵직한 사건들이 이미 시작되어 깊숙한 내용으로 넘어가려는 상태이다. 초반에 몰아붙이기를 해서 보는 이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끔 만든 것이 이 드라마의 전략이었던 것 같은데, 탁월한 판단이었다. 금요일 저녁에는 아줌마부대가 리모컨 주도건을 잡고서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보는 것이 당연하게 돼 있는 지금, 신의 저울이 4회 방송만에 시청률 1위로 올라섰고 6회만에 의미있는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고 트렌디한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해서 '사랑과 전쟁'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항상 참혹했다. 그런데 신의 저울은 어떻게 이 징크스를 깬 것일까?

우선 '신의 저울'은 신선한 재미가 있다. 이 드라마에 주인공인 훈남들도 대부분 신인 연기자들인 만큼 풋풋한 매력이 있는데, 극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 또한 흥미진진하다. 뿐만 아니라 선과 악이 분명하게 나누어지던 옛 드라마들과는 달리 이 드라마에는 누구의 편도 들 수 없을 정도로 기구한 운명과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존재한다. 주인공 김우빈은 결과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됐지만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고 자수를 할 생각도 여러 번 했었다. 그런 김우빈(이상윤)과 사법 연수원에서 만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장준하(송창의)는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이 세상에서 받는 냉대를 몸소 체험한 인물이다. 우빈과 우정을 나누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체험하게 되지만, 그 친구가 곧 자신의 원수인 셈.



얽히고 설킨 사건 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시청자들은 사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맘인 동시에 선하고 여린 우빈이 한 번의 실수로 엄청난 결과를 초해할 것을 걱정하게 되는 것이다. 사건의 경의와 범인이 모두 밝혀진 상황에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드라마 '신의 저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심정이다. 이미 모든 것이 다 밝혀졌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매 회 가슴 졸이며 사건의 흐름을 지켜보고 된다. 이들의 꼬인 실타래 같은 관계 속에 이들을 사랑하게 될 여자들 신영주(김유미), 노세라(전혜빈)까지 합세하면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정말 기대가 된다.

매주 금요일이면 의무적으로 이혼이냐, 아니냐를 점치던 아주마부대까지 채널을 변경해 우빈이냐, 준하냐를 선택하게 만든 매력있는 드라마 '신의 저울', 이번 주 방송에서는 또 어떤 흥미진진한 얘깃 거리로 보는 이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까?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