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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말할 것도 없지만, 다솔이를 데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땐 정말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집에서야 나는 좀 꼬르륵 배가 고플 지라도 다솔이에게 먼저 이유식을 먹이고 나서, 나는 그 후 다솔이가 노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먹으면 된다. 대접에 밥이랑 반찬을 모두 넣고 쓱쓱 비벼 눈으로는 다솔이의 동선을 살피면서 먹으면 된다는 말이다. 엄마가 된 이후 우아하게 앉아서 천천히 밥을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 돼 버린 지 오래...... .

그러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땐 내가 먹고, 다솔이를 돌보며, 같이 간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일을 동시에 해야 돼서 너무 힘들다. 뿐만 아니라 다솔이가 귀엽다고 여기저기에서 손들이 나타나 다솔이의 볼이며 머리를 쓰다듬는 일이 많아졌기에 낯선 손을 조심하는 일도 새로이 추가된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아기가 귀엽다는 의미로 손을 내밀고, 쓰다듬는 것인데 그런 사람들을 무작정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나마 어른들은 스스로 조심을 해 주는 편이서 신경이 덜 쓰이는데, 감기에 걸린 것이 분명해 보이는 아이들이나 손이며 옷에 사탕과 초콜릿을 잔뜩 묻힌 아이들이 다가올 땐 나도 모르게 바짝 긴장을 하게 된다.



같이 식사를 했던 선배 엄마들에게 이런 내 속마음을 털어 놓았더니 엄마라면 누구나 당연히 할 수 있는 생각이라며 나를 토닥여 주었다. 내 마음을 솔직히 말하면 내 아이만 챙기는 이기적인 엄마로 비춰 질까봐 걱정했는데, 그녀들은 모든 엄마의 고민이라며 자신들의 이야기도 덧붙여 줬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들이 바로 '무슨 무슨 질병을 옮아 오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선배 엄마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이,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가 동요도 배워 오고 어휘 실력도 좋아지는 등 하루하루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감기를 달고 사는 것이 걱정이라는 이야기였다. 어린이집에 보내기 전에 반드시 해야 되는 것 하나가 예방접종일 정도로 '아이'들이 가장 무서운(??) 존재란다.

이때다! 싶어 나는 얼마 전에 찾아봤던 콤보백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콤보백신인 테트락심은 이미 유럽이나 미주에서는 10년 이상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배 엄마들도 아직 잘 모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했고 참 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쉽게 말해 콤보백신 테트락심은 DTaP+IPV이다. 그래서 주사 한 대로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소아마비)를 모두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유럽에서는 여기다가 Hib(뇌수막염)까지 섞은 콤보백신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기들은 매 2, 4, 6개월에 DTaP와 IPV를 맞는데 한 번에 두 대의 주사를 맞기 때문에 맞는 아기들도 괴롭고 그 장면을 보는 엄마들도 힘들다. 뾰족하고 길다란 주사가 아기의 허벅지에 푹 들어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플 것 같기 때문에, 나는 예방접종을 맞힐 때마다 차라리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려 버렸었다. 그런데 한 대만 맞아도 힘든 주사를 두 대씩 맞는 것이 아기들에게는 얼마나 스트레스요 공포겠는가? 기초에 추가접종까지 해서 하루에 주사 4대를 맞혔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그래서 개발된 약이 테트락심이다. 1998년에 출시 되어 세계 80개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개별 접종과 같거나 그 이상의 효과를 내며, 값은 두 대를 맞을 때보다 조금 더 비싸다고 한다.(병원마다 차이가 있기에 정확한 금액을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선배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이 콤보백신이 각각의 백신을 섞어서 만든 것인데, 섞어도 괜찮냐는 것이었다. 내가 알아 본 바로는 각각의 백신이 서로 다른 면역세포를 자극하므로 상호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꺼번에 맞아도 큰 영향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내 생각으로도 원래 두 대를 동시에 맞는 주사였으니 그걸 섞어서 맞는다고 해도 큰 해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37.8도 이상의 발열과 인후통,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와 3개월 이내에 수혈을 받았을 때에는 예방접종을 피해야 한단다.(미열은 괜찮다.) 또한 과거에 알레르기 반응이나 과민 반응을 일으켰던 백신일 경우에도 접종을 피해야 하며 소아청소년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다.

우리 아이의 건강을 위해,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맞추는 것이 예방 접종인데 주사를 맞힐 때마다 아기의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아기가 겁에 질려 운다면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더 아플까? 아기의 건강은 지키면서도 아기의 고통은 줄여주기 때문에, 이미 콤보백신에 대해 알고 있는 엄마들이 콤보, 콤보하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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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콤보백신이 뭔지 아직도 모르는 나와 비슷한 엄마들을 위해 주사 한 방으로 DTaP(백일해, 파상풍, 디프테리아)와 IPV(소아마비)를 해결하는 놀라운 테트락심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다음 번 예방 접종에도 한꺼번에 무시무시한 주사 바늘 두 개를 다솔이의 다리에 꽂는 가슴아픈 장면을 또 봐야 했겠지. 친구를 초대한 일이 진짜 다행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 날의 경위>
이쯤하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쪽에선 몸에 좋은 버섯이며 양파, 양배추, 당근이 잔뜩 들어간 오징어 볶음이 지글거리고, 또 한 쪽에선 순두부가 먹음직스럽게 들어간 뚝배기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혼자 놔 둔 것이 못내 걱정스러워 힐끔거리면서 다솔이가 있는 쪽을 계속 의식하다가 다솔이가 아슬아슬한 모양새를 보이는 즉시 번개처럼 달려가서 다솔이를 안아 올린다. 그 와중에 친구들에게 문자까지 보내기.

30분 후면 오랜만에 친구들이 놀러를 올 예정이어서, 다솔이에게 이유식을 먼저 먹이고 세수와 기저귀 갈기까지 마치고 나니 '딩동' 정확한 시각에 초인종이 울렸다.

다들 하나씩 매고 왔던 아기띠를 풀고 각자의 얼굴과 꼭 닮은 아기들을 일렬로 앉혀 놓으니, 바라보기만 해도 저절로 흐뭇해지는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우리는 먼저 주린 배부터 채우기로 하고 내가 미리 준비해 놓은 음식들을 양껏 맛있게 먹었다.



아기 엄마들끼리 모인 자리에서는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레 그래야 된다는 듯 아기들의 발달 상황이 화제가 되는데, 이 날도 다솔이가 스스로 서게 된 것에 대한 감탄과, A가 밤중 수유를 끊은 것에 대한 안도, 그리고 B의 얼굴에 난 조그마한 상처 등등이 순서대로 화제에 올랐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나는 아기 기르기에 대한 정보가 참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임신 때에는 우리나라 거의 모든 엄마들이 가입해 있다는 '임신, 육아' 관련 네이버 카페에서 거의 살다시피 해서, 임신에 관해서는 모르는 게 없었는데 지금은 처음 듣는 얘기가 너무 많았다. 다솔이가 백일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난 이후부터는 거의 카페에 들어가보지 않았으니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은 아기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유기농 제품은 어디에서 사는 게 좋은지, 오히려 여름에 더 추운 지하철과 공공기관에 갈 때 따뜻함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담요는 어디 것이 예쁜지, 슬슬 밤에 안고 잘 수 있도록 유행하는 토끼 인형을 사 주고 싶은데 공동구매는 어디서 하면 되는지...... 끝도 없는 정보들을 술술술 이야기 했고 나는 하나씩 외우려고 하다가 너무나 방대해서 결국 도중에 포기해 버렸다.

친구들이 돌아간 후 나는 후다닥 네이버 카페에 접속을 해 봤다. 역시나 알토란 같은 정보들이 넘쳐 나서 나는 메모까지 하면서 하나씩 달게 글들을 읽었다. 그러던 중 '콤보백신'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Inoculation
Inoculation by David Robert Wright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아기들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맞는 BCG를 시작으로 해서 돌까지 여러 종류의 예방 주사를 맞게 된다. 그 조그마한 다리에 뾰족한 주사 바늘이 쿡 들어가는 순간, 너무나 아플 것 같아서 아기보다 엄마의 얼굴이 더 일그러지게 마련이다. 다솔이는 꽤 용감한 편이라 주사를 맞고도 길게 운 적이 한 번도 없긴 한데, 매 2, 4, 6개월에 맞았던 DTaP와 소아마비(IPV)를 맞던 날엔 다른 날보다 많이 아파했었다.

주사를 놔 주시는 의사 선생님이 소아마비를 맞을 때 그 주사가 특별이 더 아프다고 말씀해 주시기도 했지만, DTap와 소아마비는 같은 날 두 대의 주사로 맞아야 되기 때문에 아기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공포가 더 크기 때문이기도 할 것 같다. 주사 한 대를 맞고 이제 끝났겠지 하는 순간 또 다시 주사를 맞게 되니까 말이다.

콤보백신은 각각의 백신을 혼합하여 여러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을 말한다.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콤보백신이 보편화 되어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야 테트락심이라는 백신이 출시되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지는 못한다고 했다.

콤보백신도 그랬지만, 테트락심이란 말도 나는 처음 들었기에 진짜 주사를 한 대만 맞고도 두 대를 다 맞은 효과가 있는지 더 찾아 보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신문 기사로도 나왔고 소아과 의사들이 쓴 칼럼에서도 콤보백신과 테트락심을 소개 해 놓은 글들이 있었다.

*테트락심의 DTaP는 10년 이상 백일해 예방에 효과가 입증된 제품이고
*테트락심의 IPV는 20년 이상, 2억 3천만 도스 이상이 공급되었고, 세계 80개국 이상에 등록된 제품이다.
*테트락심은 한 번의 접종으로 두 가지 이상의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아! 진작에 알았으면 다솔이가 2, 4, 6개월에 걸쳐 무려 세 번을 아프고 공포스러운 주사를 두 대씩 맞지 않았어도 되었을텐데, 엄마의 정보 부족이 너무나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2, 4, 6개월에 맞는 기초 접종은 물론 추가 접종(15~18개월, 4~6세)시에도 콤보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유럽이나 미주 등에서는 10년 이상 콤보백신을 사용하고 있다니 안전성에 대해서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주사 한 대로 두 대를 동시에 맞은 효과를 낸다면, 진짜 안전하다면, 가격도 비슷하다면 1타 2피의 놀라운 위력을 가진 콤보백신으로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엄마와 아기에게는 훨씬 덜 아프고 덜 고통스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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