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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식객편에서 정준하가 또 한 건을 했다. 방송 초반에 예고 비슷하게 정준하와 셰프의 마찰 장면을 보여줄 때는 당연히 몰래카메라려니 했다. 요리를 배우는 입장에서 정준하가 그렇게 무례하게 나올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것은 실제 상황이었고, 정준하의 밉상스러운 행동에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정준하는 식신으로도 불릴 만큼 음식을 좋아하고 잘 먹는 사람이기에 요리도 잘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못했나보다. 음식을 잘 만드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조리대를 깨끗하고 정결하게 하는 것이고 재료 손질에서부터 음식의 완성단계까지 깔끔하게 부엌을 유지하는 것이다. 요리를 하는 도중에 틈틈히 치우고 버리기를 하면서 여유 있게 음식을 만들어낸다. 반면 음식 못하는 사람은 변변치 못한 반찬 하나를 만들더라도 싱크대며 부엌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기 일쑤다. 그런데 정준하는 김치전을 하면서 개수대며 조리대를 엉망으로 만들었으니 요리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해도 괜찮을 듯 하다.

그런데 요리를 잘 하든 못 하든 선생님에게 배우는 입장이라면 선생님의 지시에 잘 따르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정준하는 무엇이 불만이었는지 셰프의 말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서 분위기를 삭막하게 만들었다. 막힌 개수대를 선생님에게 뚫으라고 하는가 하면 반죽이 대한 조언도 그렇고 전을 부쳐낼 때 작은 손놀림 하나도 자기 멋대로 해서 셰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 둘의 사이가 어색해지니까 다른 출연진들도 이들의 눈치를 보게 만들었는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훌륭하게 음식을 만들어낸 박명수 팀과 완벽한 대조를 이루었다.

인터넷 기사를 읽으니 정준하의 캐릭터가 그래서 설정이었다는 글도 있던데, 연기자들끼리의 상황극이 아닌 셰프에게 그렇게 막돼먹은 짓을 하다니 그 캐릭터 당장 갖다 버리라고 말해 주고 싶다. 정준하가 잘 삐치고 안하무인에 무식하고 자기 멋대로 하는 캐릭터를 어쩔 수 없이 맡아서 자기가 하기 싫은대도 밉상짓을 억지로 해야 되는 것인지를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뉴욕에까지 가서 여자 셰프를 난처하게 만들고 결국 제 멋대로 만든 김치전은 쓰레기 통에 버려야 되는 상황을 만든 정준하를 보는 내내 정말 기분이 언짢았다.


어색해진 사이를 되돌려 보고자 셰프가 오히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장면에서는 텔레비전 속을 뚫고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잊을만 하면 사고 치는 밉상 정준하, 언제까지 막돼먹은 짓만 골라서 할 것인지...... .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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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서는 2주 동안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음식 만들기 대결을 했다. 유재석, 정형돈, 정준하가 한 팀이 됐고 박명수, 노홍철, 길이 또 한 팀이 돼서 각 팀별로 선별한 음식을 연습해서 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유재석이 이끄는 팀에서는 죽통밥, 떡갈비, 민어전을 만들었고 박명수가 이끄는 팀에서는 타락죽, 해물신선로, 떡갈비, 단군신화전, 김치샤배트를 만들었다. 이들은 이 음식을 배우기 위해 음식의 달인들을 찾아가서 조언을 듣고 최고의 재료를 구해와서는 심사위원들에게 연습한 음식을 선보였다.

무한도전의 여섯 남자들은 요리에 문외한들이었는지 처음에는 도저히 먹지도 못할 음식들을 만들어 냈다. 텔레비전이었기에 맛과 향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척 봐도 비린내 범벅이었을 아귀찜이나 뜸이 들지 않은 밥, 간이 절대로 맞지 않을 갖가지 음식들을 쏟아내 놓았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정형돈과 정준하도 의외로 요리 실력이 형편없는 것으로 보아 평소에 부엌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는 듯 했다. 


그러나 늘 그랬듯 무한도전의 구성원들은 결국 자신의 역할을 해냈고 서툰 칼질이었지만 노력한 티가 역력했다. 무한도전을 보는 내내 그들의 음식 만들기 대결도 참 재미있었고 요리 실력이 늘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흐뭇했다. 그런데 어느 한 순간 번쩍 드는 생각은? 그들이 만든 음식들 중에 내가 만들 수 있는 음식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결혼 기념일이 두번이나 지나갔고 귀여운 아들도 태어났는데 그럴싸한 음식을 제대로 만들어 본 기억이 없는 것이다.

그래도 자취를 오래 한 편이기에 가장 기본적인 찌개나 밑반찬 정도는 만들 줄 아는 것이 다행이었다. 남편이 음식에 별로 욕심이 없고 내가 만들어 주는 것이면 어느 것이나 맛있게 먹어줘서 음식 만들기에 큰 고민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 사실이기에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없을 땐 밑반찬 몇 개만 바꿔서 며칠 씩 카레라이스를 먹기도 했다. 똑같은 반찬을 여러 번 올려도 군말 않고 먹어 준 남편이 새삼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조금 특별한 음식을 만들 경우에는 닭볶음탕이나 잡채, 돼지고기 두루치기 등을 만들어 주고, 시부모님 생신이나 손님이 올 때면 인터넷에서 손님 음식상 차리기를 검색해서 하루 온종일 걸려서 상을 보기도 했는데 블로그를 둘러보니 정말 대단한 주부님들이 참 많았다. 아기도 태어났으니 나도 이제 요리 실력을 좀 높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중에 아이를 위해서도 그렇고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자유자재로 선보일 수 있으려면 요리 학원을 좀 다녀 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한식을 기본으로 하고 아이를 위해서는 쿠키나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도 배워보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기에 요리 학원 다니기는 나를 위한 재미있는 취미생활도 될 것 같다. 벌써부터 먹기도 보기도 좋은 음식들을 뚝딱 만들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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